Business Book | <근대의 탄생 I, II> - 근대의 태동은 19세기?
Business Book | <근대의 탄생 I, II> - 근대의 태동은 19세기?
폴 존슨은 저널리즘과 역사학을 절묘하게 묶어 쓰는 능력을 지닌 영국의 문필가다. <모던 타임즈> , <기독교의 역사> , <유대인의 역사> , <지식인의 두 얼굴> 등 그의 많은 작품이 이미 국내에 소개 됐다. <근대의 탄생 i, ii> 는 근대의 탄생뿐만 아니라 이후의 사건들을 생생하게 전하는 역사서다.
역사학계의 중론은 근대사회의 시작을 1780년 즉, 18세기로 본다. 이 시점은 프랑스 혁명으로 앙시앵 레짐이 전복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폴 존슨은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1780년 이후에도 중세의 잔재들이 계속되었으며 현대사회의 기초는 19세기 초반에야 마련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1815년부터 1830년까지 15년 동안 근대가 탄생하였으며, 현대사회의 기반 역시 이 때 대부분 마련됐다고 주장한다. 1815년이 어떤 해인가? 엘바섬을 탈출한 나폴레옹 1세가 이끈 프랑스군이 영국·프로이센 연합군과 벨기에 남동부 워털루에서 대결하여 대패한 해다. 또 신대륙의 북부에서는 미국 독립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뉴올리언스 전투가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책은 1815년 이후에 일어났던 세계의 중요 사건들을 다룬다. 대량 이민, 전쟁, 전례 없는 경제 성장과 뒤따른 재정적 재앙, 불황 및 고뇌에 찬 대중의 불안 등과 같은 역동적인 사건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몇몇 인상적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알렉세이 아락체에프의 사례가 그렇다. 20세기 동안 러시아는 공산주의라는 유토피아의 실험장이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미 알렉세이 아락체에프라는 씨앗이 있었다. 그는 러시아의 군인이자 정치인으로 핀란드를 러시아에 귀속시킨 스웨덴 전쟁을 승리로 이끈 포병 장군이었다.
그는 철두철미한 집단농장을 실험에 옮겼던 인물기도 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동쪽 120㎞에 그루지노라는 정원을 운영하였는데 이 정원은 훗날 러시아의 집단 농장의 원형이 됐다. 모든 농부들에겐 작은 토지라도 개인 소유가 금지되었으며, 작은 오락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알코올도 금지하였다. 그의 의도는 모든 농부들은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하루 10시간씩 기계처럼 규칙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집단농장은 철저한 관리와 통제에 기반을 두고 점점 전체주의 색채를 띠게 됐다.
이런 실험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로 황제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결국 알렉산드로 황제로 하여금 자기 소유의 광대한 땅에 유토피아 실험을 단행하도록 유도한다. 농노제를 반대해 온 그는 자신의 영토 안에 군대 공동체를 세우기로 하고 이 공동체는 러시아라는 바다에 청결과 질서의 섬들을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황제는 그루지노의 경험을 가진 알락체에프를 책임자로 임명해 민스크와 스몰렌스크 사이의 모길료프 지방에서 협동농장 건설에 착수했다.
폴 존슨 저서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역사적인 사건의 이면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야말로 ‘유토피아적 가면을 쓰고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그는 ‘러시아인들의 후진성 가운데 가장 특징적이고 고쳐지지 않는 면, 곧 야만적인 체벌의 포기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우리가 또 주목해야 할 점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지적이다. ‘근대 최초의 사회개혁 실험은 끝이 났다. 이 실험이 중요했던 것은 이 제도가 아무와도 상의하지 않고 어떤 승인도 구하지 않는 독재자 한 사람의 단순한 기분에 따라 100만명의 목숨을 결정할 규모로 쉽게 도입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법과 태도에 있어서 러시아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사회개혁이 훨씬 더 큰 규모로 행해질 미래에 대한 불길한 전조였다.’
책에는 노예 제도가 폐지되어 가는 일도 한편의 장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노예제도를 비판하고 인종에 관계없이 만인 공통의 권리를 선언한 것은 프랑스 혁명정부였지만, 영국인들이야말로 이를 촉진하고 실용적인 면에서 더 많은 것을 실제로 행했다.
노예제도가 폐지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반대는 한 사회가 새로운 정의의 기준을 설정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싱가포르를 건설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토머스 스템퍼드 레플스는 ‘법의 지배를 확산시켜 모든 인종이 똑같이 법의 지배를 받도록 해 결과적으로 무역이 자유롭게 번성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말로 영국의 기여라고 대변했다. 근대의> 지식인의> 유대인의> 기독교의> 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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