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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망일은 ○월 ○일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월 ○일입니다.”


2013년 한 생명보험사 직원이 켄터키주 렉싱턴에 있는 네이선 드월의 집을 방문했다. 그의 체중과 혈압을 재고 건강 및 생활과 관련된 질문을 잇따라 던졌다. 34세인 그의 수명을 예측하기 위한 조사였다. 몇 주 뒤 드월은 조사결과가 담긴 우편 봉투를 받았다. 그의 예상수명은 88세였다.


“그 숫자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할까?” 사람들이 자기 앞의 죽음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연구하는 켄터키대 심리학자인 드월이 물었다. 피자 몇 조각을 더 먹으면 그 수명이 87.7세로 줄어들까? 러닝머신 이용시간을 좀더 늘이면 바늘이 88.3세로 멀어질까?

생명보험사들은 오래 전부터 한 가지 공식에 의존해 왔다. 개인의 건강, 연령, 라이프스타일, 위험한 행동이나 취미(나아가 범죄, 금융 또는 운전 기록)에 관한 특정 사실들을 보험통계표와 결합하는 등식이다. 그런 방법으로 대략적인 사망일자를 추산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명 계산기가 훨씬 더 정확하고 복잡해질 듯하다.


인간의 수명을 예측하는 빅데이터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젠 과학자들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해 사망일시를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 죽을병으로부터 살인, 작업장 사망 사고, 자살, 가정폭력 사고, 자연재해 등 온갖 데이터를 망라한다. 건강 및 처방약 기록, 소셜미디어, 휴대전화 기록, 범죄통계 등 갖가지 데이터에 근거한 사망 알고리즘이다. 경찰서, 지역공동체, 병원, 기업들이 임의로 발동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육감의 원천이 된다. 그리고 심리적 부담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 누구나 집에서 참고할 수 있다.

“수명 예측은 더없이 민감한 문제다.” ‘예측분석의 가능성을 찾는다(Predictive Analytics: The Power to Predict Who Will Click, Buy, Lie, or Die)’의 저자 에릭 시겔이 말했다. 상조업계와 장례 업계가 빅데이터를 이용해 특정일에 누가 사망할지 추정하기 시작할 경우 사람들이 느낄 당혹감을 상상해보라. 당사자가 직접 문구를 새겨 넣는 묘석을 선전하는 섬뜩한 광고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뜨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 또는 자신의 유골을 비닐 레코드에 압착하는 방안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묻는 구글 사이드바 광고도 등장할 만하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 비극시인 에우리피데스는 이렇게 썼다. “내일도 여전히 살아 있으리라고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인류가 존재하는 거의 내내 우리는 그런 진리를 마음 속에 간직한 채 살아 왔다. 하지만 그 원리가 틀렸다면? 빅데이터를 이용해 우리의 사망 일자를 분 단위까지 추정할 수 있다면? 킥스타터(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의 후원을 받는 ‘행복 시계(happiness watch)’ 티커(Tikker)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티커는 이용자의 사망까지 남은 시간을 카운트다운한다. 그럴 경우 우리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질까? “자신의 죽음을 생각할 때 우리 정신의 복원력은 대단히 뛰어나다”고 드월이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학술지 심리과학에 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피험자들에게 자신의 죽음에 관해 생각하도록 한 뒤 완성되지 않은 일련의 사고나 어구를 제시했다. 그랬더니 부정적인 단어보다 긍정적인 단어(기쁨·아기·키스·해변·강아지)로 채워 넣는 비율이 더 높았다. “우리는 곧바로 자신의 삶에 의미와 소속감을 주는 것들을 모색한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 ‘체크아웃’ 시간을 안다는 사고가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데이터를 토대로 숨겨진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면 죽음에 좀더 유리한 입장에서 접근하게 되리라는 인식이 있다.” 스키드모어 칼리지의사회 심리학자 셸던 솔로몬이 말했다. 그것은 착각이라고 그는 말한다. 죽는 시기와 방식에 관해 안다고 생각할수록 우리는 더욱 심리적으로 통제의 끈을 움켜쥐려 하게 된다. 그에 따라 더 건강하게 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데로 관심을 돌려 머리 속에서 죽음을 떨쳐내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는 모두 죽음을 받아들이기보다 그 불가피성을 거부하려는 또 다른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불로장생 연구자나 저온학(cryogenics, 냉동기술을 이용해 육체 수명을 연장하려는 노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솔로몬은 공포관리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을 주장하는 심리학자 중 하나로 꼽힌다. 사람들은 죽는다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노출될 때 용서와 관용의 정신이 약화되고 운전 성향이 더 공격적이 되며 쇼핑에 열을 올리거나 종교에 집착한다는 이론이다.

빅데이터에 의존하면 “더 숭고한 힘 대신 확률표에 호소하게 된다”고 솔로몬이 말했다. 어느 쪽이든 모두 “거짓된 안정감을 준다.”

어쨌든 죽는 길은 부지기수다. 작가 데이비드 사우스웰은 역사적으로 1001가지 희한한 죽음을 기록했다. 가령 금속 변기 위에서 TV를 수리하다가 감전사한 남자 등이다. 일설에 따르면 유리피데스는 마케도니아의 숲 속에서 영감을 얻으려고 산책하던 중 한 무리의 사냥개들에게 죽음을 당했다고 전해진다. 사냥개들이 그를 멧돼지로 오인한 탓이다. 알고리즘의 감각이 무덤에 이르는 모든 길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예방 가능한 사망 원인의 싹을 미연에 제거하는 법을 알아내려는, 또는 몇몇 기업의 경우 인간의 운명을 이용해 큰 돈을 벌려는 목적이다.





내가 근무 중 사망할까?


그 중국인 건설 노동자는 처크 페틴저에게 자신을 짐이라고 소개했다. 자신의 진짜 이름은 발음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이라며 알려준 별명이다. 미국 프리딕티브 솔루션스사의 안전관리 전문가인 페틴저는 2006년 베이징 외곽에 있는 공장을 방문 중이었다. 중국에 머물면서 작업안전을 위한 예측 분석 프로그램을 새로 실시하고 있었다. 그 2주 동안 짐이 수행하며 식사 대접을 하고 운전기사 역할을 하고 통역을 하고 그 건설회사의 작업실태를 알려줬다. 그의 집을 방문해 가족도 만나봤다. 짐이 벌어들이는 소득으로 직계 가족뿐 아니라 양 부모, 세 자녀, 그리고 손자들의 생계까지 책임 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페틴저가 샌프란시스코 본사로 복귀한 며칠 뒤 대표가 그의 자리로 찾아 오더니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서 안됐지만 짐이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허술하게 세워진 비계가 무너져 내려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페틴저는 큰 충격을 받았다. 몇 달만 빨리 안전분석 프로그램을 실시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 “가족이 그를 잃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페틴저가 말했다.

프리딕티브 솔루션스는 미국 노동안전위생국(OSHA)에 접수된 1억3000만 건의 안전검사 보고서뿐 아니라 고객 기업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검토한다. 근로자가 업무 관련 사고로 사망할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기계 감김·끼임 사고, 미끄러짐 또는 낙상, 감전 또는 건설현장 추락 등이다. OSHA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대략 4500건의 작업관련 사망 사고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프리딕티브 솔루션스는 부상과 사망 예측의 정확도가 70~90%에 달한다고 한다. 카네기 멜론대의 데이터 분석 결과라고 페틴저가 덧붙였다.

그들의 데이터베이스가 작업장 이력 검사를 분석한다. 또한 작업현장에 파견된 직원들이 아이패드에 안전 관련 정보를 입력한다. 예컨대 근로자가 한 눈을 팔지 않는지, 적절한 신발이나 안경을 착용하는지, 너무 많은 짐을 들지 않는지, 또는 장비의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지 등이다. 그런 입력 데이터가 모든 안전 기준에 너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지 등도 점검 대상이다. 누군가 박스에 대충 화살표 체크를 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렌치를 돌리는 사람에게 다가가 ‘일이 할 만한가’ 라고 물어봐야 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정말 일을 서두르는 듯한데 시간에 쫓기는가?’ 라고 확인하는 쪽이 정답이다.” 산업 심리학을 전공한 페틴저가 말했다. 서두르는 것은 위험 요인이다. 그런 진단 결과를 다른 분석 기법과 비교 검토할 때 구체적인 생사 예측이 가능해진다.

“바로 그런 점에서 빅데이터가 위력을 발휘한다”고 페틴저가 말했다. ‘금세기 말까지 업무 중 사망 사고를 없애는 것이 우리 회사의 비전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할까?


2012년 필라델피아시 사법당국에 10만7093건의 신고와 8535건의 전화가 접수돼 5568명의 가해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모두 ‘여성학대방지(Women Against Abuse)’ 단체가 집계한 가정폭력 통계다. 2007~2013년 6년 사이 필라델피아에서 연 평균 28명이 애정관계 폭력으로 사망했다.

암울한 통계지만 이 또한 예측 분석법을 적용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워튼 스쿨에서 범죄학과 통계학을 가르치는 리처드 버크 교수의 주장이다. 남녀간 폭력이나 살인이 발생하기 전에 위험 인물을 가려낼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필라델피아 경찰 당국과 협력해 10만 건의 가정폭력 기록을 분석해 왔다. 어떤 폭력범들이 다시 폭행을 하거나 심지어 살인할지 실마리를 제공하는 패턴을 찾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버크는 또한 메릴랜드주 가정복지국과 공동으로 아동과 그들의 가정 실태 수십만 건을 분석해 왔다. 어떤 아동이 학대나 폭행치사 위험에 처해 있는지 예측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현황을 숨진 아동의 검시 보고서와 대조했다. 그 기록에는 “아동 학대 또는 의심을 알리는 가정복지 기관들의 내부 문서들”이 포함된다고 버크가 말했다. “가정 내 위험성을 분석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지 판별하는 전문 알고리즘이 있다.”

버크는 보호관찰 대상자와 가석방자 그룹의 살인 예측에 관한 연구를 계기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예측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연구는 2009년 영국 왕립통계학회 저널에 실렸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궁극적인 관건은 프로필 구축이다. 이들 프로필은 기본적으로 수십만 건의 사례를 분석해 유사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을 찾아내는 고급 검색 엔진이다.”

그 프로필을 범죄 동향과 통계에 관한 역대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다. 예컨대 버크는 필라델피아에서 6만 건의 범죄를 분석한 뒤 알고리즘을 이용해 일부 가해자들을 예측했다. 그들은 훗날 교도소 출소 후 2년 이내에 살인 또는 살인미수로 기소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기법을 전국적으로 실시한다면 “더 효과적으로 폭력을 예방하게 된다”고 버크는 예상한다.

모두가 이것을 해결책으로 환영하는 건 아니다. 매사추세츠주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산하 ‘자유를 위한 기술 프로젝트’의 책임자 케이드 크록포드도 그중 하나다. 예측적 치안활동으로 인해 어떤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 있는지 알려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라고 그는 말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그 2002년작 영화(필립 K 딕의 공상과학 단편소설 원작)는 경찰이 범죄를 예견할 수 있는 통제된 세계를 그렸다. 영화는 범죄 예측이 어떤 경우에는 범죄행위 자체를 유발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 정책의 존재 자체가 범죄의 씨앗이 되는 셈이다. 현실 세계에선 경찰관들이 본래의 탐정 업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크록포드는 말한다. “마치 신처럼 군림하며 공상적인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행동을 사전에 저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런 기술은 분명 사람들의 프라이버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역의 도시에 예측 도구들이 보급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청도 가장 폭력사건이 빈발하고 범죄조직이 우글거리는 우범지역 일부를 순찰할 때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다. 그 방법으로 절도와 강도가 발생할 만한 곳을 예측한다. 경찰관들은 순찰할 때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레드폴이라는 기업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모니터한다. 제프 브랜팅엄 캘리포니아대(LA) 교수와 샌타클라라 대학 과학자 조지 몰러가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스크린상의 지도에 우범지역을 나타내는 붉은색 네모칸이 표시된다(이전의 범죄를 토대로 반 블럭 단위까지 계산된다). 다음에 어디에서 범죄가 일어날지를 예측한다. 그런 지역으로 경찰 병력을 집중 배치한다. LA 일부 지역에선 빅데이터를 도입한 결과 일부 범죄가 25% 감소했다.

애틀랜타와 시카고도 같은 기술을 이용해 살인과 총기 폭력을 예측해 왔다고 브랜팅엄이 말했다. 최근 캘리포니아대(샌타 바버라) 인근에서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난사 사건 같은 단독범의 총기 범죄를 예측하는 데는 그 데이터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유사한 범죄를 조사해 범죄와 총기 관련 살인을 예측할 수 있다. 미국·영국·우루과이 각지의 최소 45개 경찰서가 일부 업무에 프레드폴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다.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10년 전 크리스 풀린의 절친 중 한 명이 온라인에 유서를 올린 뒤 자살했다. 전자 상거래 검색엔진 개발 분야에 종사하던 풀린은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빅데이터 기술 분석도구를 이용했다면 그를 구할 수 있었을까?

1897년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 나름의 데이터 분석을 했다. 자살한 사람들의 일기와 메모를 조사해 행동 패턴과 사회적 요인들을 규명했다. 풀린은 디지털 시대에는 개인의 고립감, 우울감, 자살 성향을 실시간 측정 가능한 사이버 자취가 남는다는 데 착안했다.

그는 보훈처, 국방부와 손을 잡았다. 환자들의 익명 의료기록, 의사의 진단서, 약품 처방전, 종교 및 사회적 행동, 정신과 진단 및 치료 기록을 입수해 그들의 자살 패턴을 파악했다. 2012년 뒤르켐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풀린과 동료 연구원들은 그뒤 소셜미디어에 지원을 요청했다. 페이스북 및 트위터의 도움을 받아 실험에 자원한 퇴역 군인들의 온라인 활동에 그 예측 모델을 적용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중이다. 소셜미디어의 부정적 표현이 언제 심각한 자살 위험을 나타내는지 더 정확하게 알아내기 위해서다.

다음 단계는 심리학자와 긴급구호 팀의 배치를 위한 재원 확보다. 누군가 자살 징후를 보일 경우 구조에 나설 인력이다. 하루 22명의 퇴역군인이 자살한다. 이 시스템으로 그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왕따 청소년, 우울증을 앓는 십대, 성적 소수자(LGBT) 공동체, 그리고 기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위험에 처한 다른 그룹들에도 유용할 수 있다고 풀린은 말한다.





나는 어떤 병에 걸릴까?


고도의 사망분석 기법의 활용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합당한 선택이다. 특히 사람들 개개인의 목숨 값을 매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생명보험사들로선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젠 리(Gen Re)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사가 소유한 글로벌 생명·손해 재보험사다. 기본적인 생체인식(biometrics)을 뛰어넘는 복잡한 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한다. 독일에선 의학연구, 실험 결과, 상해보험 청구, 영국에선 금융행위 데이터, 남아공에선 임금, 건강 설문조사, 지역별 사회경제적 통계, 그리고 미국에선 실험실 사망 모델을 포함한다. 모두 사망 패턴을 더 잘 파악하려는 목적이다.

수익성과 마케팅 수단을 뛰어넘어 공공복지 차원에서 죽음에 임박한 사람을 빅데이터로 찾아내 구제하려는 노력도 있다. IBM의 스마터 플래닛(Smarter Planet) 프로그램에선 빅데이터를 이용해 세계 최대 암 등록부(cancer registry)를 구축한다. 만성질환을 억제하려는 목적이다. 또한 인기 TV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에서 2명의 우승자를 물리친 일로 유명한 IBM 왓슨 슈퍼컴퓨터도 병원 용으로 개조되고 있다. 환자 병력, 전자 의료 기록, 과학 연구를 종합해 더 정밀한 진단과 치료법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원 에릭 호비츠는 콜레라의 다음 발생지를 예측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믿는다. 뉴욕타임스와 기타 데이터 공급원의 70년치 제목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한편 구글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신념을 토대로 칼리코를 창업했다. 데이터 프로세싱을 이용해 노화와 질병의 유전적 원인을 조사하고 약이나 기타 치료법을 찾아내 그 모든 장벽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다.

사람들이 신체의 모든 생리 작용을 파악할 수 있는 자기 모니터 장치들이 쏟아져 나온다. 시계·조끼·지팡이 심지어 침대에도 내장된다. 실시간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더 유용하도록 그런 데이터의 분석법이 점차 진화해갈 것이다. 첨단기술 업체 애티지오의 사업개발 및 건강관리 책임자 찰리 쉬크의 전망이다.

그러나 또한 예측분석법의 활용 측면에선 건강의료 산업이 다른 업계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쉬크는 말한다. 병원들은 데이터의 수집·저장·처리 방법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특히 “통증·고통·사망 억제에서” 큰 발전을 이루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 변화는 건강의료 기록의 분석뿐 아니라 금융 및 사회적 데이터의 자료화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면 집에 간병할 가족이 없는 환자를 찾아내는 일이다. 예측분석 결과, 이는 병원 재입원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울혈성심부전, 당뇨병 등 3대 사망원인”의 조사와 예방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문제에 관해 폭넓은 토론과 발전이 이뤄졌다고 쉬크가 말했다. “특이 질환의 예방, 또는 정신건강 시스템과의 협력(가령 어떤 환자가 폭력적이 될지 예측하는 일)뿐 아니라 병존 질환(comorbidities)의 연관성 이해가 다음 단계다.”





개 산책시키다가 맞은 죽음


자신이 세상을 떠날 날을 우편으로 통보 받고도 네이선 드월의 생활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어머니의 예기치 않은 사망이었다. 60세의 어머니는 건강했다. 항상 어머니의 사망 ‘일자’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어느 날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중 집 앞 차도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그리고 며칠 뒤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운명의 이 같은 무작위한 변동이 나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드월이 말했다. “그 일로 자신을 더 잘 돌보게 됐다. 그때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드월은 요즘 마라톤보다 더 장거리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을 한다. 그는 어떤 알고리즘으로 그 일련의 사태를 예측할 수 있었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통찰과 예측이 아무리 확실하더라도 아직 우연을 이겨내지 못한다는 증거라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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