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땀냄새 막는 섬유

땀냄새 막는 섬유

홍조류는 칼로필리스 라시니아타(사진)를 포함해 5000여종이 넘는다. 일부 홍조류는 자연발생적인 항균성 합성물질인 라나솔을 함유한다.
코에 익은 냄새다. 사향 내 나고 축축하며 땀 냄새 범벅이다. 챔피언의 냄새라는 사람도 있지만 이 냄새를 맡는 사람은 대부분 코를 찡그린다.

습한 체육관 냄새를 유발하는 것은 실상 땀이 아니라 거기서 번식하는 박테리아다. 희소식 한 가지. 스웨덴 왕립공과대학(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연구 팀이 이 냄새를 유발하는 박테리아의 증식 억제법을 찾아냈다. 자연이 준 최고의 항균제 중 하나인 조류(algae) 를 이용한다. 그뿐이 아니다. 이들이 개발한 조류 기반 섬유는 체취뿐 아니라 냄새를 유발하는 박테리아까지 억제할 수 있다.

섬유의 핵심 기술은 작고 특이한 실이다. 전기방사(electrospinning)라는 공정을 이용해 개발됐다. 실의 굵기는 사람 머리카락 100분의 1만하다. 이 소재의 섬유와 착용자 피부 간의 전반적인 접면을 넓힌다. 실에는 라나솔이 코팅돼 있다. 홍조류에서 흔히 발견되는 자연발생적인 항균성 합성물질이다. 최대의 박테리아 박멸효과를 얻는다.“이런 유형 소재의 필요성은 분명한데 기존 대안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논문의 대표 작성자 리처드 안데르손이 뉴스위크에 말했다. 현재 시판되는 땀 배출 운동복에는 은을 먹인 항균 소재가 사용된다. 그와는 달리 조류 소재는 세탁해도 날라가지 않는다. “우리의 항균 물질은 섬유 속에 고르게 녹아 들었다”고 안드레손이 말했다. “세탁 중 섬유가 닳아 얇아져 이 신소재가 겉으로 드러나더라도 물질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소재가 체취제거와 함께 포도상구균 박테리아의 99.99%를 박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에 응용하면 도움이 될 만한 기능이다. 병원 환경에선 포도상구균 감염이 흔히 발생한다. 라나솔 입힌 수술 가운이 감염률을 낮출 수 있다.

브래드 스펠버그 박사는 캘리포니아대(로스앤젤레스)의 감염병 전문의다. 의료관리 환경에서 감염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 조류기반 소재는 실험실뿐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효능이 입증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구에게나 똑 같이 하는 말이지만 감염률을 낮춘다는 …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보여주는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조류섬유가 세균감염으로부터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시작하기까지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신흥 패션 사업가들은 흥분할 만하다. 현재 누구든지 플라스틱 제조업체와 화학약품 공급업체로부터 그 섬유 제조에 필요한 소재를 구입할 수 있다고 안데르손은 말한다. 그것으로 직접 항균 의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탄핵 위기' 의협 회장 "과오 만회할 기회 달라"

2‘어떻게 색출하지?’ 나솔 23기 '정숙' 범죄 논란에...제작사 섭외 부담 커졌다

3“母 수감으로 학업중단”...한소희, 나이 줄인 사정 있었다

4 미국 9월 PCE 물가 전년비 2.1%↑...전월비 0.2%↑

5약속 지키는 정의선...내년에 넥쏘 후속 나온다

6물리치료 342회 받더니...실손보험금 8500만원 청구

7기준금리 내렸는데...은행 주담대 금리 최대폭 상승

8석달 만에 풀려난 카카오 김범수..."성실히 조사받을 것"

9이준석 "명태균이 김영선 공천 부탁했지만..."

실시간 뉴스

1'탄핵 위기' 의협 회장 "과오 만회할 기회 달라"

2‘어떻게 색출하지?’ 나솔 23기 '정숙' 범죄 논란에...제작사 섭외 부담 커졌다

3“母 수감으로 학업중단”...한소희, 나이 줄인 사정 있었다

4 미국 9월 PCE 물가 전년비 2.1%↑...전월비 0.2%↑

5약속 지키는 정의선...내년에 넥쏘 후속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