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은 내 손안에
미래산업은 내 손안에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엘런 머스크(Elon Musk·43)는 2000년 전자결제 회사인 페이팔을 창업해 억만장자가 됐다. 불가능에의 도전은 이때부터다. 이 자금으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내걸고 태양광 회사인 솔라시티에 투자했다. 이어 우주개발 회사인 ‘스페이스X’를 창업, 세계 첫 상업용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도 지지부진하던 전기차에서 고성능 스포츠카 ‘모델S’로 대박을 냈다. 불가능을 ‘발상의 전환’으로 극복한 머스크의 신화다.
“전기차와 태양광 발전으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설계하고 화성에 거주단지를 세운다.” 미래산업의 트렌드가 궁금하면 엘런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회장의 비전을 들여다보면 된다. ‘지속 가능한 지구’라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명분을 내건 그는 세계 최대의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우주개발의 청사진이 담긴 마법의 보자기를 잇따라 풀어 헤친다. 세계 최대의 태양광 패널 공장 계획에 이어 10년 후인 2020년대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우주산업에 대한 꿈이다. 그는 몽상가가 아니다. 사업 플랜은 구체적이다. 태양광을 동력으로 음속 질주하는 초고속 열차인 하이퍼루프의 개념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수륙양용 자동차, 화성 거주를 목적으로 한 멀티 플래닛 프로젝트는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 머물지않는 상상력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런 미래산업에 필요한 동력은 전 세계 어디서나 무료에 무한정 얻을 수 있는 태양광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솔라시티를 통해 미국 최대의 태양전지 업체인 실레보를 인수했다. 태양광 기술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졌다. 그는 올해 4월 솔라시티의 비전에 대해 “근본적으로 태양광 발전 비용을 낮춰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을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뉴욕에 2년 내 세계 최대의 태양광 패널 제조공장을 짓기 위해 뉴욕 시와 협의 중”이라며 “세계 최대의 태양광 전지 단일 공장으로 1기가와트(GW) 용량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양광을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패널 가격만 저렴해지면 수요는 무궁무진 하다고 본 것이다. 이 발표 이후 솔라시티 주식은 17% 이상 급등했고 관련 주식 전체가 동반상승했다. 그의 한마디에 주식시장이 들썩인 셈이다.
지난 10월에는 전기차 관련주가 요동쳤다. 머스크는 미국의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기존 직접판매를 고수하지 않고 딜러제를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파장은 일파만파였다. 그동안 테슬라는 딜러를 끼지 않고 온라인 판매 같은 직영체제를 고수했다. 딜러제 도입은 전기차 문턱을 중상층까지 낮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미국은 1930년대 자동차 딜러들이 힘을 모아 신차 판매는 딜러가 전담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대형 딜러사와 마찰을 빚었다. 뉴저지 주를 비롯, 메릴랜드·텍사스·애리조나 주에서 직접 판매가 금지됐다. 이들 주에서는 전화나 인터넷으로만 주문을 받았다.
머스크는 또 내년에 나올 전기차 ‘모델D’에 자동운전장치(오토 파일럿)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레이더 센서로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고,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기능이다. 머스크는 “사실상 90% 자동운전이 가능한 차”라고 표현했다.
테슬라 주가는 11월 17일 기준으로 253.98달러다. 2010년 나스닥에 상장할 당시 19달러였던 주가가 12배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은 300억 달러(3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2만 2477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테슬라가 연간 490만 대를 파는 현대자동차(시가총액 39조원)와 어깨를 겨룰만한 기업이 된 것이다. 테슬라는 2016년 3만5000달러(3700만원) 정도에 전기차를 출시, 중산층 시장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2020년에는 연간 50만 대 판매가 목표다. 그는 “10년 안에 전기차를 사서 이용하는 가격이 가솔린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보다 저렴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머스크는 아이언맨 영화 주인공의 배경이 됐던 핵융합에너지에 관심이 많다. 이 기술을 이용해 우주에 거주하는 시대를 열 계획이다. 그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12년 내에 인간을 화성에 보내겠다”며 “장기적으로 화성에서 자급자족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가 머스크의 손에 의해 실현된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지구 이외에 다행성에서 거주하는 시대(multiplanetary)가 온다고 전망한다.
1971년 남아공에서 출생한 머스크는 어릴 때부터 천재로 유명했다. 게임 중독이던 12세 때는 자신이 즐겨했던 게임을 분석한 비디오게임 ‘블랙스타’를 만들어 500달러에 게임잡지에 팔았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이미 수학과 컴퓨터의 천재였다.
머스크는 미국 아이비리그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상위 5%인 ‘제롬 피셔’ 과정으로 입학했다. 와튼스쿨에서 경영학과 이공계 학위를 동시에 취득하는 어려운 코스다. 1995년 경영과 물리학 학위를 받았다. 이후 창업을 꿈꾸며 실리콘밸리에 인접한 스탠퍼드대학 박사 과정(응용물리)에 진학했지만 일주일도 안 돼 “스탠퍼드는 나보다 창업을 모른다”며 중퇴했다. 이어 Zip2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 4년 만에 컴팩에 3억 달러에 팔았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Zip2에 이어 설립한 전자결제대행 페이팔을 온라인상거래 1위인 이베이에 15억 달러에 매각했다. 그의 손에 1억6500만 달러가 쥐어졌다. 대박을 터뜨린 뒤 한숨 돌렸던 실리콘밸리의 부자와 달리 그는 이 돈으로 우주개발 회사인 스페이스X(2002년), 테슬라(2004년), 솔라시티(2006년)를 잇따라 창업했다. 이런 사업은 내로라하는 굴지의 관련 대기업조차 성공하지 못한 미개척 분야다.
스페이스X는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할만한 기업이다. 우주선 발사는 웬만한 대기업도 감당하기 어려운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 출발은 기존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스페이스X에서 개발한 첫 번째 우주 로켓인 팰컨1은 연이어 발사에 실패했다. 테슬라의 첫 전기차인 로드스터도 개발에 난항을 겪어 출시가 계속 미뤄졌다. 머스크는 거듭된 실패에도 “불가능과 고정관념을 깨야 소비자가 알아준다”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돌파구는 ‘역발상’이었다. 스페이스X의 로켓 개발의 핵심을 재활용으로 잡은 것이다. 그동안 로켓은 한번 발사하면 모두 폐기물로 처리됐다. 로켓을 재활용해야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스페이스X 개발자들은 “재활용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2년 빨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을 것”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스페이스X는 팰컨9의 성공에 이어 유인 우주선의 모델이 될 팰컨 헤비를 개발하고 있다. 2012년 5월에는 민간우주 로켓기업으로는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자를 수송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테슬라에도 이어졌다. 세계 1위 전기차 명성을 안겨 준 ‘모델S’의 개발 과정을 살펴보자. 머스크는 우선 기존 자동차 업체가 만든 전기차가 왜 실패했는지 학습했다. 이어 고객이 원하는 전기차를 조사해 가닥을 잡았다. 소비자들은 “전기차가 지구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선 매우 훌륭하지만 주행거리가 짧고 운전의 재미가 없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가격이 비싸지더라도 한 번 충전으로 최소 400㎞ 이상 주행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여기서 발상의 전환이 진가를 발휘한다. 기존 사과박스 크기로 무겁기만 했던 2차전지 대신 컴퓨터에 쓰던 손가락 크기만한 노트북용 ‘18650’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했다. 이 배터리 6000여 개를 연결해 차체 밑바닥에 깔았다. 2012년 기본 가격을 6만 달러로 책정한 모델S가 발표됐다. 1회 충전으로 426㎞를 주행할 수 있고 성능은 비슷한 가격대의 스포츠카인 포르셰와 맞먹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3.6초 걸렸다. 주행거리와 고성능을 만족시킨 모델S는 ‘부자들의 친환경 스포츠카’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모델S의 신차 발표회 역시 역발상이었다. 그가 차에서 내리자 동승한 성인 네 사람이 하차한다. 트렁크를 열자 어린아이 두 명이 더 나온다.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면서 “이 차에 7명이 타고도 상당한 짐을 실을 수 있다”고 말하자마자, 또 한 사람이 보닛을 열고 ‘프렁크(프런트+트렁크의 합성어)’에서 나온다. 실제 프렁크는 사람이 탈 수 없는 적재공간이다. 모델S에는 가솔린 차에 들어가는 엔진이나 변속기 같은 부품이 없어 실내공간이 넓다는 점을 홍보한 것이다. 이어 머스크는 “오늘은 전기차 중의 최고가 아니라 모든 종류의 차 가운데 최고를 소개하려 한다”고 자신했다.
솔라시티의 비전도 마찬가지다. ‘태양광 패널의 무상 설치, 20년 장기 임대’라는 마케팅을 들고 나왔다. “내가 사용할 전기는 스스로 생산한다”며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전기차처럼 2020년대에는 태양광 에너지의 생산비용을 기존 전력생산 비용보다 저렴해질 것을 확신한다.
이남석 중앙대 교수(경영학)는 “어떤 신사업이든 장애에 부딪혔을 때 좌절하면 실패로 이어진다”며 “머스크는 이런 어려움을 발상의 전환으로 극복해 기업인이라기보다는 ‘상상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도전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로 이어진다. 머스크는 올해 상반기 5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대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지난 9월 공장 부지로 네바다 주를 선정했다. 그동안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해온 일본 파나소닉도 투자하기로 했다. 파나소닉의 기술 이전까지 진행되면서 국내 2차 전지 업체들의 긴장도가 높아졌다. 놀라운 것은 생산규모다. 2017년부터 가동해 2020년부턴 연간 35㎾h 상당의 리튬이온전지를 생산한다. 이는 2013년 전 세계 생산량인 33㎾h보다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화학담당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배터리 공장이 예상대로 완공되면 전기차 시장을 노리는 LG화학이나 삼성SDI의 리튬이온전지 사업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기차와 태양광 발전으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설계하고 화성에 거주단지를 세운다.” 미래산업의 트렌드가 궁금하면 엘런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회장의 비전을 들여다보면 된다.
뉴욕에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공장 건립
머스크는 지난해 솔라시티를 통해 미국 최대의 태양전지 업체인 실레보를 인수했다. 태양광 기술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졌다. 그는 올해 4월 솔라시티의 비전에 대해 “근본적으로 태양광 발전 비용을 낮춰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을 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뉴욕에 2년 내 세계 최대의 태양광 패널 제조공장을 짓기 위해 뉴욕 시와 협의 중”이라며 “세계 최대의 태양광 전지 단일 공장으로 1기가와트(GW) 용량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양광을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패널 가격만 저렴해지면 수요는 무궁무진 하다고 본 것이다. 이 발표 이후 솔라시티 주식은 17% 이상 급등했고 관련 주식 전체가 동반상승했다. 그의 한마디에 주식시장이 들썩인 셈이다.
지난 10월에는 전기차 관련주가 요동쳤다. 머스크는 미국의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기존 직접판매를 고수하지 않고 딜러제를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파장은 일파만파였다. 그동안 테슬라는 딜러를 끼지 않고 온라인 판매 같은 직영체제를 고수했다. 딜러제 도입은 전기차 문턱을 중상층까지 낮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미국은 1930년대 자동차 딜러들이 힘을 모아 신차 판매는 딜러가 전담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대형 딜러사와 마찰을 빚었다. 뉴저지 주를 비롯, 메릴랜드·텍사스·애리조나 주에서 직접 판매가 금지됐다. 이들 주에서는 전화나 인터넷으로만 주문을 받았다.
머스크는 또 내년에 나올 전기차 ‘모델D’에 자동운전장치(오토 파일럿)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레이더 센서로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고,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기능이다. 머스크는 “사실상 90% 자동운전이 가능한 차”라고 표현했다.
테슬라 주가는 11월 17일 기준으로 253.98달러다. 2010년 나스닥에 상장할 당시 19달러였던 주가가 12배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은 300억 달러(3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2만 2477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테슬라가 연간 490만 대를 파는 현대자동차(시가총액 39조원)와 어깨를 겨룰만한 기업이 된 것이다. 테슬라는 2016년 3만5000달러(3700만원) 정도에 전기차를 출시, 중산층 시장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2020년에는 연간 50만 대 판매가 목표다. 그는 “10년 안에 전기차를 사서 이용하는 가격이 가솔린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보다 저렴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머스크는 아이언맨 영화 주인공의 배경이 됐던 핵융합에너지에 관심이 많다. 이 기술을 이용해 우주에 거주하는 시대를 열 계획이다. 그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12년 내에 인간을 화성에 보내겠다”며 “장기적으로 화성에서 자급자족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가 머스크의 손에 의해 실현된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지구 이외에 다행성에서 거주하는 시대(multiplanetary)가 온다고 전망한다.
1971년 남아공에서 출생한 머스크는 어릴 때부터 천재로 유명했다. 게임 중독이던 12세 때는 자신이 즐겨했던 게임을 분석한 비디오게임 ‘블랙스타’를 만들어 500달러에 게임잡지에 팔았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이미 수학과 컴퓨터의 천재였다.
머스크는 미국 아이비리그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상위 5%인 ‘제롬 피셔’ 과정으로 입학했다. 와튼스쿨에서 경영학과 이공계 학위를 동시에 취득하는 어려운 코스다. 1995년 경영과 물리학 학위를 받았다. 이후 창업을 꿈꾸며 실리콘밸리에 인접한 스탠퍼드대학 박사 과정(응용물리)에 진학했지만 일주일도 안 돼 “스탠퍼드는 나보다 창업을 모른다”며 중퇴했다. 이어 Zip2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 4년 만에 컴팩에 3억 달러에 팔았다.
말 한마디에 미국 주식시장 ‘들썩’
스페이스X는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할만한 기업이다. 우주선 발사는 웬만한 대기업도 감당하기 어려운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 출발은 기존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스페이스X에서 개발한 첫 번째 우주 로켓인 팰컨1은 연이어 발사에 실패했다. 테슬라의 첫 전기차인 로드스터도 개발에 난항을 겪어 출시가 계속 미뤄졌다. 머스크는 거듭된 실패에도 “불가능과 고정관념을 깨야 소비자가 알아준다”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돌파구는 ‘역발상’이었다. 스페이스X의 로켓 개발의 핵심을 재활용으로 잡은 것이다. 그동안 로켓은 한번 발사하면 모두 폐기물로 처리됐다. 로켓을 재활용해야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스페이스X 개발자들은 “재활용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2년 빨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을 것”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스페이스X는 팰컨9의 성공에 이어 유인 우주선의 모델이 될 팰컨 헤비를 개발하고 있다. 2012년 5월에는 민간우주 로켓기업으로는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자를 수송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테슬라에도 이어졌다. 세계 1위 전기차 명성을 안겨 준 ‘모델S’의 개발 과정을 살펴보자. 머스크는 우선 기존 자동차 업체가 만든 전기차가 왜 실패했는지 학습했다. 이어 고객이 원하는 전기차를 조사해 가닥을 잡았다. 소비자들은 “전기차가 지구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선 매우 훌륭하지만 주행거리가 짧고 운전의 재미가 없다”고 답했다.
지구 공간 한계를 넘어선 ‘역발상’
모델S의 신차 발표회 역시 역발상이었다. 그가 차에서 내리자 동승한 성인 네 사람이 하차한다. 트렁크를 열자 어린아이 두 명이 더 나온다.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면서 “이 차에 7명이 타고도 상당한 짐을 실을 수 있다”고 말하자마자, 또 한 사람이 보닛을 열고 ‘프렁크(프런트+트렁크의 합성어)’에서 나온다. 실제 프렁크는 사람이 탈 수 없는 적재공간이다. 모델S에는 가솔린 차에 들어가는 엔진이나 변속기 같은 부품이 없어 실내공간이 넓다는 점을 홍보한 것이다. 이어 머스크는 “오늘은 전기차 중의 최고가 아니라 모든 종류의 차 가운데 최고를 소개하려 한다”고 자신했다.
솔라시티의 비전도 마찬가지다. ‘태양광 패널의 무상 설치, 20년 장기 임대’라는 마케팅을 들고 나왔다. “내가 사용할 전기는 스스로 생산한다”며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전기차처럼 2020년대에는 태양광 에너지의 생산비용을 기존 전력생산 비용보다 저렴해질 것을 확신한다.
이남석 중앙대 교수(경영학)는 “어떤 신사업이든 장애에 부딪혔을 때 좌절하면 실패로 이어진다”며 “머스크는 이런 어려움을 발상의 전환으로 극복해 기업인이라기보다는 ‘상상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도전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로 이어진다. 머스크는 올해 상반기 50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대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지난 9월 공장 부지로 네바다 주를 선정했다. 그동안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해온 일본 파나소닉도 투자하기로 했다. 파나소닉의 기술 이전까지 진행되면서 국내 2차 전지 업체들의 긴장도가 높아졌다. 놀라운 것은 생산규모다. 2017년부터 가동해 2020년부턴 연간 35㎾h 상당의 리튬이온전지를 생산한다. 이는 2013년 전 세계 생산량인 33㎾h보다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화학담당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배터리 공장이 예상대로 완공되면 전기차 시장을 노리는 LG화학이나 삼성SDI의 리튬이온전지 사업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148회 로또 1등 ‘3·6·13·15·16·22’
2“재산 절반 옆에 있는 여자에게...” 조영남 유서 깜작 공개
3한동훈 “민주, 李방탄 예산 감액…호남도 버렸다”
4고점 또 돌파한 리플 코인…한달 만에 264% 상승
5서학 개미에게 희소식…하루 23시간 거래 가능한 미 증권거래소 내년 개장
6 오세훈 시장 "동덕여대 폭력·기물파손, 법적으로 손괴죄…원인제공 한 분들이 책임져야”
7미·중 갈등 고조되나…대만에 F-16 부품 판매 승인한 미국의 속내는
8"나도 피해자” 호소…유흥업소 실장, 이선균 협박으로 檢 징역 7년 구형
9배우 김사희 품절녀 된다...두살 연상 사업가와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