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이모저모
지구촌의 이모저모
미국 - 오바마 “좌절 이해하지만 폭력은 안 돼”
오바마는 미국 국민이 대배심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법치 위에 세워진 나라다. 대배심의 결정에 동의하는 미국인도 있고 크게 실망하거나 격분하는 미국인도 있다.”
오바마는 시위대에게 평정심을 촉구한 뒤 희생된 청소년의 아버지가 쓴 성명서를 대독했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 건물을 파괴하는 행위는 결코 해결책이 아니다. 대배심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내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바란다. 그 희생이 놀라운 변화로 이어지길 원한다.”
그 다음 오바마는 경찰 쪽에 초점을 맞췄다. “경관들은 매일 목숨을 걸고 우리를 위해 봉사한다. 그들은 너무도 힘든 일을 감당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임무를 수행할 때 지역사회를 적대시하지 말고 지역사회와 손잡고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오바마는 퍼거슨 사태가 “미국이 하나의 국가로서 당면한 더 폭넓은 문제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법집행 기관과 흑인 지역사회 사이에 불신의 골이 너무도 깊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 중 일부는 “인종차별”이라고 오바마는 말했다.
“이건 퍼거슨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전체의 문제다. 개선된 점도 많지만 아직도 문제가 남아 있다. 흑인 지역사회가 이런 문제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건 아니다.”
터키 - 에르도안 “성평등은 섭리에 어긋난다”
청중에는 자신의 딸도 포함돼 있었다. 에르도안은 “임신부에게 남성과 똑같은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여야 하는 어머니가 남자와 똑같을 수 없다. 공산 정권처럼 남성이 하는 모든 일을 여성도 똑같이 하도록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여성의 여린 본성에 반하는 처사다.”
에르도안은 이슬람교에선 “여성의 역할을 어머니로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권운동가들은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들은 모성의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내가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해도 아무 소용없다.”
에르도안은 과거에도 성별 문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내 비난을 샀다. 그는 낙태와 제왕절개술을 목청 높여 반대하며 터키 여성이라면 최소한 자녀 3명은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녀평등에 관해 이야기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도 한 행사에서 에르도안은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다는 것을 나는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터키의 여권운동을 이끄는 피나르 일카라칸은 지난해 어느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에르도안은 갈수록 독재적으로 변해 간다. 그가 대통령 자리에 있는 한 여성의 입지가 더 나빠지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러시아 - 푸틴 “냉전의 고립주의로 돌아갈 생각 없다”
“다른 나라들의 역사에도 세계와 단절되는 고립 정책을 추구하다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 사례가 있다. 나라가 쇠락하고 붕괴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는 절대로 그런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그 누구도 우리를 에워싸는 장벽을 세울 수 없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푸틴은 EU와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했다. 특히 러시아 경제를 지배하는 에너지 부문에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푸틴은 석유·천연가스 대량생산 능력을 갖춘 나라에겐 그런 제재가 ‘양날의 칼’이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 세계는 상호의존적이다. 따라서 제재, 유가의 급락, 통화가치의 하락이 유독 우리에게만 부정적이거나 비참한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앞으로 문제가 더 많아지면서 상황이 악화될 것이다. 러시아만이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나라를 포함해 우리의 파트너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유가의 하락 말이다. 유가 하락은 무엇보다 미국이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를 추출하면서 발생했다. 그런 생산의 손익분기점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의 지역에 따라 다를 것이다. 배럴 당 65달러에서 83달러 사이가 손익분기점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유가는 배럴 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따라서 셰일가스 생산의 수익성이 없어지고 있다.”
유럽연합 - 프란치스코 교황 “유럽은 영혼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77세인 프란치스코는 유럽 대륙을 “생식력과 활력을 잃은 할머니”로 묘사하며 “서서히 영혼을 잃어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프란치스코는 유럽이 공공지출을 통제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유로존 정책의 “획일성”의 볼모가 됐다고 말했다. “통합을 획일성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개념이 민주주의 체제의 활력을 손상하고 각종 기구와 정당들 사이의 풍요롭고 생산적이며 건설적인 상호작용을 약화시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서방의 “일회용 소비문화”가 인간의 권리,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짓밟는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사람들을 소비재로 취급하는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 그 결과 어느 한 사람이 그 기계에 유용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냥 버려진다.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의 말기에 처한 사람들, 버려지고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 낙태되는 태아들이 그 예다. 너무도 슬픈 일이다.”
마찬가지로 해로운 것은 EU의 가혹한 이민정책이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가 풍랑을 만나 익사한 수천 명의 죽음에 “유럽의 단합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그는 역설했다. “지중해가 거대한 공동묘지가 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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