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스타트업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스타트업
평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디캠프를 찾았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마련한 6층 건물의 스타트업지원센터다. 세미나, 다목적홀, 협업공간,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창업 준비생을 위한 4층 협업공간을 찾았다. 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빈 자리는 없었다. 마치 대학 도서관처럼 조용하지만 역동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디캠프에는 한국 뿐만 아니라 핀란드, 일본, 미국 등 해외스타트업 한국지사도 자리 잡았다. 디캠프에서 창업을 준비 중인 이들은 건물을 오가면서 해외 스타트업과도 교류할 수 있는 셈이다. 6층 건물이 하나의 미팅 공간이자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다. 한국 스타트업 붐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스타트업 붐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런 상황을 ‘캄브리아기(Cambrian moment)’라는 말로 설명하기도 한다. 캄브리아기는 5억4000만년 전을 말하는 데 갑자기 지구에 다양한 생물이 나타났던 시기다. 이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스타트업이 세계 곳곳에서 탄생하고 있어 2014년 1월 영국의 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스타트업 붐을 조명한 기획기사를 ‘기술 스타트업의 캄브리아기(Tech Startups A Cambrian moment)’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한국도 창업 열풍이 거세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미국 실리콘밸리보다 더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을 출시한 ‘우아한형제들’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부터 400억원, 한국의 옐로모바일은 미국 투자기업으로부터 1100억원을 투자 받았다. 그만큼 한국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 디캠프 류한석 사업관리 매니저는 “세계 투자자들이 디캠프에 와서 스타트업 현황을 많이 살펴보고 간다.”
한국의 스타트업 붐은 창업지원센터의 확대에서 느낄 수 있다. 스타트업에 잘 알려진 곳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디캠프, 마루180이다. 2014년 4월 개관한 마루180은 스타트업·벤처캐피탈·액셀러레이터가 한 건물에 입주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강북에 이어 강남에 청년창업센터를 열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 SK플래닛, 삼성 등도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 기업 구글은 세계에서 3번째로 서울에 구글캠퍼스를 마련해 한국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5년 문을 연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목하는 사례다.
스타트업을 준비 중인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투자유치도 과거에 비해 많이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앤젤투자자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앤젤투자사로는 본엔젤스·더벤처스·케이큐브벤처스 등이 꼽힌다. 소프트뱅크벤처스·본엔젤스파트너스·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로 인지도가 높다. 정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소기업청과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지원정책을 다양하게 펼친다. 중소기업청은 창업벤처국을 주관부서로 내세우면서 창업교육과 창업자금 융자 등의 창업지원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인터넷 스타트업 육성 방안, 글로벌K-스타트업 사업, 인터넷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얼라이언스 발족 등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주도한다. 2013년 9월 미래창조과학부는 스타트업의 해외진출만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를 열기도 했다. 정부는 2017년까지 5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4년 11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4’에 따르면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 100점 만점에 55점을 줬다. 긍정적 시각과 우려가 섞여있는 분위기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서는 ‘투자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3년 11월 발표된 ‘2013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벤처기업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자금 조달·운용 등 자금관리’를 꼽은 이들이 75.4%에 달했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받지 못해 금융권으로부터 ‘연대보증’으로 융자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벤처기업협회 박태근 대외협력팀장은 “한국에서는 사업에 실패하면 재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실패도 사회적인 자산이라는 생각이 퍼져야 한다. 실패하면 모든게 끝나는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 연대보증 폐지가 급선무다. 연대보증 없이 융자 받는 벤처는 여전히 소수”라고 덧붙였다. 한국 스타트업 구루(정신적인 스승)로 불리는 임정욱 센터장은 기자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센터장과 미국 라이코스 CEO 등을 역임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벤처라는 말을 많이 썼다. 요즘은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만 쓰는 것 같다.구글트렌드를 살펴보면 2000년대 중반부터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벤처와 스타트업의 차이는 크게 없다. 다만 뉘앙스 차이는 있다. 스타트업은 더 작고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이미지다. 기술력이 좋은 창업 초기의 회사로 이해하면 된다.
창업지원센터가 많은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특징은.네이버가 펀딩을 하고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힘을 합쳐 만든 민관협력기구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스타트업 멘토링을 해주며 스타트업 사람들끼리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이벤트를 연다.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다는데, 그 이유가 뭔가.소프트웨어가 중심인 사회이고, 창업하기 쉬어졌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보다 지금 창업을 준비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SNS를 이용하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홍보할 수도 있다.
세계가 한국의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는데 실감하나.요즘 해외 언론에서 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자주 찾아온다. 얼마 전에는 대만과 프랑스 언론에서 취재를 왔다. 한국은 모바일 생태계가 가장 좋은 나라다. 삼성의 급부상을 보면서 모바일 사업을 위해 한국에 진출하는 해외 스타트업도 많아졌다. 한국이 국제화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정부도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정부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하면 안된다. 정부 지원금은 리스크 테이킹(실패 감수)을 하지 못한다. 정부가 지원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원 후에 많은 서류를 요구한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성공한 창업자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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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붐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런 상황을 ‘캄브리아기(Cambrian moment)’라는 말로 설명하기도 한다. 캄브리아기는 5억4000만년 전을 말하는 데 갑자기 지구에 다양한 생물이 나타났던 시기다. 이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스타트업이 세계 곳곳에서 탄생하고 있어 2014년 1월 영국의 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스타트업 붐을 조명한 기획기사를 ‘기술 스타트업의 캄브리아기(Tech Startups A Cambrian moment)’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한국도 창업 열풍이 거세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미국 실리콘밸리보다 더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을 출시한 ‘우아한형제들’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부터 400억원, 한국의 옐로모바일은 미국 투자기업으로부터 1100억원을 투자 받았다. 그만큼 한국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 디캠프 류한석 사업관리 매니저는 “세계 투자자들이 디캠프에 와서 스타트업 현황을 많이 살펴보고 간다.”
한국의 스타트업 붐은 창업지원센터의 확대에서 느낄 수 있다. 스타트업에 잘 알려진 곳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디캠프, 마루180이다. 2014년 4월 개관한 마루180은 스타트업·벤처캐피탈·액셀러레이터가 한 건물에 입주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강북에 이어 강남에 청년창업센터를 열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 SK플래닛, 삼성 등도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 기업 구글은 세계에서 3번째로 서울에 구글캠퍼스를 마련해 한국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5년 문을 연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목하는 사례다.
스타트업을 준비 중인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투자유치도 과거에 비해 많이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앤젤투자자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앤젤투자사로는 본엔젤스·더벤처스·케이큐브벤처스 등이 꼽힌다. 소프트뱅크벤처스·본엔젤스파트너스·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로 인지도가 높다.
세계에서 3번째 구글캠퍼스 서울에 오픈 예정
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4년 11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4’에 따르면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 100점 만점에 55점을 줬다. 긍정적 시각과 우려가 섞여있는 분위기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서는 ‘투자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3년 11월 발표된 ‘2013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벤처기업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자금 조달·운용 등 자금관리’를 꼽은 이들이 75.4%에 달했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받지 못해 금융권으로부터 ‘연대보증’으로 융자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벤처기업협회 박태근 대외협력팀장은 “한국에서는 사업에 실패하면 재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실패도 사회적인 자산이라는 생각이 퍼져야 한다. 실패하면 모든게 끝나는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 연대보증 폐지가 급선무다. 연대보증 없이 융자 받는 벤처는 여전히 소수”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 “삼 성의 부상으로 한국 스타트업 주목받아”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벤처라는 말을 많이 썼다. 요즘은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만 쓰는 것 같다.구글트렌드를 살펴보면 2000년대 중반부터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벤처와 스타트업의 차이는 크게 없다. 다만 뉘앙스 차이는 있다. 스타트업은 더 작고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이미지다. 기술력이 좋은 창업 초기의 회사로 이해하면 된다.
창업지원센터가 많은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특징은.네이버가 펀딩을 하고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힘을 합쳐 만든 민관협력기구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스타트업 멘토링을 해주며 스타트업 사람들끼리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이벤트를 연다.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다는데, 그 이유가 뭔가.소프트웨어가 중심인 사회이고, 창업하기 쉬어졌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보다 지금 창업을 준비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SNS를 이용하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홍보할 수도 있다.
세계가 한국의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는데 실감하나.요즘 해외 언론에서 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자주 찾아온다. 얼마 전에는 대만과 프랑스 언론에서 취재를 왔다. 한국은 모바일 생태계가 가장 좋은 나라다. 삼성의 급부상을 보면서 모바일 사업을 위해 한국에 진출하는 해외 스타트업도 많아졌다. 한국이 국제화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정부도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정부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하면 안된다. 정부 지원금은 리스크 테이킹(실패 감수)을 하지 못한다. 정부가 지원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원 후에 많은 서류를 요구한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성공한 창업자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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