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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의 불사조

게임업계의 불사조

액션게임 ‘크리티카’가 텐센트를 통해 사전오픈베타테스트를 개시하며 중국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실패를 거듭한 이종명 올엠 대표는 “10년간 액션에 쏟은 열정이 ‘크리티카’에서 꽃을 피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종명 올엠 대표는 텐센트와 손잡을 수 있었던 비결로 ‘진정성’을 꼽았다.
알리바바, 바이두와 함께 중국 IT 업계 3강으로 꼽히는 텐센트는 한국 콘텐트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기업이다. 2007년까지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 점유율이 6%에 불과했던 텐센트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등을 유통하며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 2008년 57억 위안(약 1조 10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3년 608억 위안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텐센트가 한국에서 제2, 3의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를 찾는 이유다.

최근 올엠의 ‘크리티카’에 대한 게임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2012년 3월 텐센트와 중국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2014년 12월 3일 사전오픈베타테스트를 개시했기 때문이다. 2015년 초 본격 서비스에 들어간다.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정벌에 성공했던 ‘크로스파이어’의 매출이 1조원을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크리티카’의 ‘대박’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올엠 사옥에서 이종명 올엠 대표를 만나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이 대표는 “경험도 인력도 없이 게임업계에 뛰어들어 이 기회를 잡기까지 10년 동안 좌충우돌했다”고 돌이켰다.


중국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텐센트와 어떻게 손잡게 됐나.텐센트와의 첫 만남은 5년 전쯤으로 기억한다. 당시 올엠에서는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MO RPG)인 ‘루니아전기’에 이은 차기작에 대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텐센트 역시 새로운 액션 MO RPG를 찾고 있었던 터라 양사의 니즈가 잘 부합해 계약까지 이르게 됐다.


텐센트가 지목했을 정도면 국내에서의 성과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크리티카’ 온라인 버전은 NHN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출시됐고, 모바일게임 ‘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은 게임빌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은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2014년을 빛낸 베스트게임 30’에 선정됐다. 1년 동안 1000종 이상의 모바일게임이 출시되는 것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게임업계에서 다들 계약하기 원하는 텐센트의 선택을 받은 비결은.계약부터 사전오픈베타테스트에 이르는 5년 동안 중국이나 우리나 ‘중국 시장에서 액션 Mo RPG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 게임 하나를 출시하는 데 수없이 많은 과정을 거쳤다. 계약서만 한 100장은 썼던 것 같다. 준비하는 데 걸린 2년 반이라는 시간이 결코 길지 않았다. 파트너쉽을 맺고 나서도 그들의 요청사항에 항상 귀 기울이고 열심히 일하는 진정성을 보였다.


‘크리티카'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형태로도 출시됐는데 현지 반응은.중국에서 알파테스트를 할 때 개성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에 착안해 ‘플레이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콘셉트로 홍보했다. 텐센트의 애니메이션·만화 플랫폼을 통해 중국 유명 만화가 채지충이 참여한 ‘크리티카’ 웹툰을 공개했다. 최근 개시한 사전오픈베타테스트에서 중국 웹툰 ‘중국경기선생’과 협업해 실제로 게임에서 ‘중국경기 선생’에 등장하는 몬스터와 주인공을 만날 수 있도록 이벤트 스테이지를 만들었다. 중국 유저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어떻게 게임사업에 뛰어들게 됐나.부친이 건설회사를 운영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해주던 기업 얘기를 듣고 자라서인지 기업가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젊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보였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스스로 할 수있는 것을 찾다 보니 게임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크리티카’ 전에 출시했던 게임들은 반응이 어땠나.창업은 했지만 게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기에 실패도 많이 했다.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험, 인력이 부족했다. 가장 먼저 ‘삼국시절’이라는 그래픽 온라인게임을 만들었는데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기도 전에 넥슨이 비슷한 기획으로 ‘바람의 나라’를 출시했다. 모바일게임으로 눈을 돌려 만든 ‘그리스이야기’는 한때 SK텔레콤 판매순위 2위까지 올라갔었다. 그러나 수익이 나지 않아 결국 접었다. 2006년 출시한 ‘루니아전기’도 출시 직후 동시접속 2만 명을 기록하는 등 나름 순항했지만 같은 시기에 나온 ‘던전앤파이터’에 밀렸다. 동시에 출시하고 같은 액션 MO RPG장르였는데 결과적으로 졌기 때문에 더욱 괜찮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물이 ‘크리티카’다.


거듭한 실패에도 오랫동안 함께하는 직원이 많은 것 같다.우리 회사의 화두는 ‘재미’다. 단순히 재밌는 게임을 만든다는 얘기가 아니라 일에서도 성취감을 통한 재미를 찾는 것이 목표다. 어떤 미션에 성공하면 보상과 칭찬이 주어지는 것은 일과 게임이 다르지 않다. 자신이 맡은 일을 성공시켜 성취감을 느꼈던 경험이 회사를 재미있게 만들고 그게 다시 성취동력으로 이어진다. 현재 올엠의 직원은 150명이다. 아직 본격적인 매출이 나오기 전이라 인건비 부담은 있지만 자기 몫을 해내지 못하는 직원은 없다. 직원들이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맡겨주면 이후에는 특별한 관리 없이도 밤새 일한다. 이게 바로 올엠이 사업을 확장해온 방식이다. 실제로 자회사 펀플로의 손경현 대표는 2000년 병역특례제도로 들어온 직원이다. ‘루니아전기’ 본부장을 할 때부터 모바일게임을 하고 싶다고 얘기해 자회사를 만들어 맡겼다. 어찌 보면 모험이었지만 뚜렷한 결실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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