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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는 핀테크 관련주 - 다음카카오 끌고 한국사이버결제 밀고

주목 받는 핀테크 관련주 - 다음카카오 끌고 한국사이버결제 밀고

카카오가 만든 애플리케이션 뱅크월렛카카오. 뱅크머니를 발급받으면 휴대전화로 결제를 할 수 있고, 친구끼리 돈을 주고 받을 수도 있다
연초부터 코스닥이 뜨겁다.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부각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1900초반에 정체된 것과 달리 코스닥 지수는 1월 2일 553.73으로 출발해 1월 14일 574.17로 상승했다. 보름 만에 3.66%나 올랐다. 코스닥의 랠리를 이끈 건 핀테크 관련주였다. 증권가에서 핀테크 관련주로 자주 언급되는 24개 종목의 한 달(2014년 12월 15일~2015년 1월 14일) 간 주가 변화를 살펴봤더니 평균 6.55% 상승했다. 모바일 플랫폼 업체부터 보안 관련 업체까지 핀테크에 한 발이라도 걸친 기업은 거의 대부분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해 말 정부가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계획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월 5일 “핀테크·창조금융 등 시대적 조류를 활용해 한국 금융의 성장 동력이 끊임없이 창출되도록 금융혁신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장들이 연이어 핀테크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증시는 더욱 뜨거워졌다.
 KG이니시스·아모텍·시큐브도 주목할 만
핀테크 관련주는 크게 4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전체 플랫폼을 다루는 업체, 근거리 무선통신(NFC) 관련 업체, 전자결제(PG)관련 업체, 보안 업체다. 대표적인 모바일 플랫폼 종목으로는 다음카카오가 있다. 코스닥 대장주인 다음카카오는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12.12% 올랐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는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금융플랫폼인 ‘뱅크월렛카카오’를 이미 출시했다.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을 가진 네이버도 잠재적인 수혜주로 분류할 수 있다. 세계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인 미국 모 지도와 공동으로 모바일 커머스 관련 합작기업(JV)을 설립하기로 한 SK C&C 역시 한 달 새 주가가 7.73% 상승했다. 다음카카오나 네이버처럼 기존 플랫폼을 보유한 건 아니지만 탄탄한 자본력이 강점이다.

NFC 관련 업체 중에선 솔라시아가 눈에 띈다. 한 달 새 주가가 28.28%나 올랐다. 10cm이내의 짧은 거리에서 사용하는 근거리 무선통신을 뜻하는 NFC는 핀테크 산업의 핵심 기술이다.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돼 NFC 기술과 맞물리면 식당이나 백화점 등에서 카드 없이 결제를 할 수 있다. 카드나 현금 중심의 결제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NFC 유심 제조업체인 솔라시아가 주목받는 이유다. 그 밖에 NFC 안테나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아모텍도 지난 한 달 새 주가가 35% 이상 상승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사이버결제·갤럭시아컴즈 등 PG 관련 업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사이버결제는 국내 전자결제 시장에서 KG이니시스·LG유플러스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 달 새 주가가 20.37%나 상승했다. 한국사이버결제의 대주주인 NHN엔터테인먼트의 간접 수혜도 예상할 수 있다. 모바일 결제시장의 강자인 다날과 KG모빌리언스도 각각 16.87%, 16.39% 상승했다. 갤럭시아컴즈가 35.75%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라온시큐어·인포뱅크·이니텍·안랩 등 보안 솔루션 업체도 덩달아 상승세다. 핀테크 시장이 확대되면 보안 수요 역시 확대되리란 예상이다. 라온시큐어가 26.69%, 안랩이 15.15% 상승했다. 그 밖에 인터넷 전문은행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키움증권의 주가가 한 달 새 약 20% 올랐다.
 실체 불명확한데 과열 조짐
애플페이와 알리페이에서 보듯 핀테크 시장이 유망한 건 사실이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택시, 가전제품 등에도 적용할 수 있어 판이 지금보다 훨씬 커지리란 예상에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그렇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과열은 경계해야 한다. 일단 핀테크 시장 확대에 따른 실익을 누가 챙길지 분명하지 않다. 플랫폼 업체가 돈을 벌지, 전자결제 업체가 돈을 벌지 확실하지 않다는 의미다. PG 관련 회사가 핀테크로 이익을 내려면 기술도 중요하지만 어떤 플랫폼을 가진 회사와 협력하느냐가 중요하다. 제대로 짝을 찾지 못하면 크게 재미를 못 볼 수도 있다.

보안주 역시 마찬가지다. 핀테크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안에 대한 의구심부터 해소해야 하는 건 맞다. 한 애널리스트는 “플랫폼을 갖춘 회사는 대개 자체 보안 계열사를 가진 경우가 많고, 최근 몇 년 간 각종 정보유출 사건이 자주 터지면서 업체들이 보안에 신경을 많이 쓴 터라 신규 수요가 얼마나 될 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핀테크 테마주로 분류되고 주가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출발점은 정부였다. 정부가 계획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수위부터, 규제 완화 정도까지 정해진 건 아직 아무것도 없다. 계획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단기적인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 발표 후에도 갈 길이 멀다. 기술이야 어느 정도 준비 돼 있다고 하지만 단계별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더구나 한국은 핀테크 시장에서 후발 주자다. 해외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실제 기업의 실적과 이어지기까진 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선 실체가 아직 없는데 과도한 관심이 쏠려 과열 조짐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주가가 단기적으로 너무 많이 올랐다. 한국사이버결제 등 PG 관련 7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한 달 새 19.35%에 달했다. 보안 관련 7개 종목도 13.89% 올랐다. 모든 핀테크 관련주가 다 오른 것은 아니다. NFC 분야 상위 업체 중 하나인 코나아이는 같은 기간 주가가 26.82%나 하락했다. 아직 오락가락한다는 얘기다. 핀테크 관련주는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고,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인 종목이 많다. 개인투자자 비중도 매우 큰 편이다. 테마 부각으로 주가가 상승한 만큼 부정적 이슈가 하나라도 부각되면 썰물처럼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 단기 시세에 현혹되지 말고 신중하게 옥석을 가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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