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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투어 - 수상호텔 아쿠아 메콩

신비로운 투어 - 수상호텔 아쿠아 메콩

아마존에 처음으로 호화 리버보트 크루즈를 띄운 프란체스코 갈리 주가로가 운영하는 아쿠아 메콩은 메콩 강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객실 20개가 구비되어 있는 아쿠아 메콩에서는 유명 셰프가 만든 음식과 스파, 영화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객실이 20개나 되는 유람선 아쿠아 메콩은 크기가 더 크고 더 호화로우며 수영장과 스파, 운동시설과 시청각실까지 구비되어 있다.
하늘에는 우기(雨期)의 마지막을 의미하는 어두운 구름이 겹겹이 깔려 있다. 소형보트에 올라탄 우리는 임시로 만든 수상가옥과 식료품을 파는 바지선, 주황색과 암갈색 물결 가운데 서 있는 담청색 수상성당 등이 모여 화려한 색상을 이루고 있는 캄보디아 북부 수상마을 총크니아스의 중심가를 지났다. 강의 마지막 굽이를 지나 우기에 내린 비 때문에 불어난 톤레삽 호수에 들어서자 아쿠아 메콩(Aqua Mekong)이 시야에 들어왔다. 일몰 속에서 외벽 조명들을 반짝이며 외닻으로 정박해 있는 아쿠아 메콩은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워터프론트 다이닝 / 아쿠아 메콩의 셰프 데이비드 톰슨은 카놈 부앙을 비롯해 새롭게 해석한 타이와 캄보디아 전통요리를 제공한다.
“아쿠아 메콩은 크루즈선이 아닙니다.” 우리가 배에 올라타자 아쿠아 익스페디션즈(Aqua Expeditions)의 설립자이자 CEO인 프란체스코 갈리 주가로(Francesco Galli Zugaro·40)가 말했다. “주변 경관이 매일 변하는 세계일류급 부티크 호텔입니다.” 종업원들의 환대는 끊임이 없었다.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들은 우리가 외출했다가 배로 돌아올 때마다 우리를 마치 처음 승선한 고객처럼 반기며 과일주스를 권하고 열대의 더위를 식혀줄 차가운 수건을 내밀었다. 통유리 벽면에 부드러운 흙색조(earth tone) 내부, 강 위에 떠있는 배안인데도 부족할 것 없는 편의시설이 있는 자그마한 아쿠아 메콩의 최대 수용 승객은 40명이며 종업원 40명이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콩 강 어귀에서도 원하면 바로 따뜻한 샤워를 하고 싶은가? 2014 산 펠레그리노 시상식에서 아시아 최고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방콕 남(Nahm) 레스토랑의 셰프 데이비드 톰슨(David Thompson)이 준비한 음식을 먹고 싶은가? 육지와 한참 떨어진 곳에서도 초고속 와이파이를 사용하고 싶은가?(갈리 주가로는 와이파이는 아직 수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아쿠아 메콩에 탑승해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프놈펜까지 가는 나흘간의 여정을 함께했다(요금은 나흘 여정 전체에 2인실 기준 1인당 4420달러부터 시작하며 모든 서비스가 포함된 금액이다).

내가 전 세계를 넘나드는 카리스마 넘치는 사업가 갈리 주가로를 처음 본 때는 6년 전이었다. 당시 그는 캄보디아와 환경이 완전히 다른 페루에서 관련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은 아쿠아 익스페디션즈 선박 두 척 가운데 한 척을 진수했다. 적절한 일정을 짜고 알맞은 직원들을 태워 호화 여객선을 아마존 강에 띄우는 일은 매우 어렵고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갈리 주가로가 편안한 삶을 영위하던 페루 리마를 떠나 싱가포르로 이주한 후 베트남에서 괜찮은 조선소를 찾아 지금껏 해왔던 전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두 번째 계획을 얘기한 당시에는 모두 그가 정말 실행에 옮기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갈리 주가로는 야망 빼면 시체인 사람이다. 아쿠아 메콩은 선박 하부가 물에 잠기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선체를 얇게 만든 선박형 호텔이라는 점에서는 아마존에서 운영하는 유람선들과 똑같다. 하지만 아마존 선박들은 객실이 6개나 8개인데 반해 객실이 20개인 아쿠아 메콩은 크기가 더 크고 더 호화로우며 수영장과 스파, 운동시설과 시청각실까지 구비되어 있다. 여행방식도 비슷하다. 머리 위로 가림막이 쳐진 소형보트들이 아침마다 손님을 태우고 관광에 나섰다가 점심 때 돌아온다. 손님들은 셰프가 공들여 만든 점심을 먹고 낮잠을 즐긴 후 오후에 다시 소형보트를 타고 관광에 나선다( 태양이 저물어갈 때쯤 소형보트를 타고 땀에 젖은 채 지쳐서 배로 돌아오는 손님은 자신을 맞이하는 듯이 다가오던 배에 갑자기 조명이 들어오면 마치 외딴 벽지에서 안락한 숙소를 발견한 느낌을 받는다. 이같은 환대는 아쿠아 메콩만의 전매특허다).

하지만 두 선박의 가장 큰 차이는 메콩 강과 아마존이 완전히 다른 곳이라는 데 있다. 아쿠아 익스페디션즈의 페루 유람 상품과 달리 아쿠아 메콩은 야생동물을 구경하는 여행상품이 아니다(갈리 주가로는 “메콩 유역 사람들은 움직이는 생물을 발견하면 먹기에 바쁘다”고 설명했다). 대신 아쿠아 메콩 일정은 앙코르 제국의 수많은 사원과 궁전들(갈리 주가로는 앙코르와트를 ‘아시아의 마추픽추’라 부른다)에서 시작해 아름답지만 생동감은 떨어지는 부족한 프놈펜(반대쪽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끝난다.

시엠립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중세 앙코르 제국의 수도에서 현재 수도인 프놈펜을 향해 강을 타고 내려오다 보면 캄보디아 역사의 흐름을 훑어볼 수 있다. 캄보디아 국민들은 (외부인이 보기에는) 매우 길고 비극적인 시간을 보낸 끝에 지금처럼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앙코르 유적에서는 8세기부터 15세기까지 꽃을 피웠던 크메르 문화의 웅장함에 흠뻑 젖어든다. 거대하고 부유했던 앙코르 제국은 자연재해와 정치적 문제로 갑자기 쇠퇴했으며 1431년에 오늘날의 타이족에 의해 정복당했다.

하지만 크메르 역사에서 가장 끔찍한 재앙은 크메르족이 자초한 것이었다. 폴 포트(Pol Pot)가 이끄는 크메르루주가 나라를 지배한 기간은 1970년대 후반에 겨우 4년 동안이었지만 크메르루즈는 그 사이 캄보디아 인구 가운데 약 4분의 1을 학살했고, 수많은 국민을 추방했으며 퇴각한 후에도 정글에서 거의 20년 동안 게릴라전을 벌여(캄보디아는 그 사이 10년 정도는 베트남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캄보디아에 큰 타격을 입혔다.

한 세대가 지났지만 매력과 아름다움이 넘치는 오늘 날의 캄보디아에는 아직까지 당시 입은 상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아쿠아 메콩의 소형보트를 타고 침수된 내륙지역 깊숙이 들어가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경제 발달의 파급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하는 장소가 21세기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화려한 유람선을 타고 있는 승객들은 다른 문화권 기준의 즐거움과 만족에 얼마나 동화될 수 있느냐에 따라 유람선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활동을 다르게 느낀다.
 호화 유람선의 극진한 음식
스위트 라이프 / 아쿠아 메콩 객실 하나하나에는 통유리가 설치되어 있어 여행 내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3개 층으로 된 길이 62m짜리 호화 유람선 내부에서 승객들은 종업원에게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우연히도 내가 승선한 나흘 동안은 셰프 톰슨이 계속 근무했다. 헝클어졌지만 세련된 머리스타일에 냉소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호주 출신 셰프 톰슨은 씬 도우 피자부터 자신의 시그니처 타이요리(페퍼 크랩과 달콤 짭짤한 오징어 요리, 반촉 국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멋진 요리를 제공했고 아침식사용 쌀푸딩 같은 간단한 요리도 좋은 재료와 적당한 양념을 사용한 덕인지 맛이 훌륭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맨 위층에 있는 라운지로 가서 유리창 너머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며 싱가포르 프루프&코(Proof & Co) 출신 칵테일 바텐더들이 제공하는 맛있는 주류를 즐길 수도 있다. 로완즈 크릭(Rowan’s Creek) 버번과 ‘노점상 스타일’의 차이티를 섞어 만든 켄터키차척(Kentucky Cha Chuck) 같은 독특한 칵테일을 마시면서 두껍게 낀 구름들 뒤로 번쩍이는 번개 쇼를 구경하게 될 때도 있다.

객실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톤레삽 호수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어느 날 오후, 나는 1층에 있는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내 담당 마사지사는 아스(Ath)라는 이름의 체구가 작은 여인으로 천사의 미소를 띤 채 투견의 턱만큼 강한 힘으로 1시간 동안 마사지를 해주었다. 특히 등을 마사지하는 데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난 마사지에 대한 조예가 깊은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껏 받은 마사지 중에 최고였다. 애초에 보잘것없는 체구이긴 했지만 마사지를 받고 나자 긴장이 풀리고 발걸음이 가벼워졌으며 어쩌면 키와 팔다리가 조금씩 늘어난 것도 같은 느낌이었다.

한편 유람선 밖에서 아쿠아 메콩은 한결같이 영혼의 양식을 제공한다. 종업원들은 친절한 태도로 손님이 바깥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능숙하게 돕는다. 저녁식사 전에 라운지에서 에티켓에 대한 강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타이의 와이(wai) 인사법처럼 캄보디아에는 삼뻬아(sampeah) 인사법이 있는데 강연에서는 손을 합장하듯 모으고 절하는 삼뻬아의 다양한 방식을 가르쳤다(친구와 인사할 때는 손의 위치가 가슴 중앙에, 부처에게 인사할 때는 이마 높이에 와야 한다).

앙코르와트의 장관을 지나고 나면 프놈펜에 도착할 때까지 당일 투어코스는 없다. 대신 아쿠아 메콩은 다양한 삶의 모습과 사람들, 순간들을 경험하게 해준다. 어느 날은 공원 관리인들의 노력 덕에 톤레삽 호수에 있는 거대한 조류서식지로 돌아와 높은 맹그로브 가지 위에서 사는 목이 뱀처럼 생긴 가마우지과의 새(Oriental Darter)와 물수리, 인도 쇠가마우지 등을 구경하며 아침을 보냈다. 그리고 보트나 자전거, 뚝뚝(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 삼륜차)을 타고 이동해 정교한 베틀로 비단을 짜는 직공들과 소박한 물레를 돌리는 도공들, 흙가마에 불을 지피는 은세공인들이 사는 마을을 구경하기도 했다. 강 저 멀리에서 그들이 망치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강변 도시 코 오크나 테이(Koh Oknha Tey)에 소형보트를 대고 붉은 진흙 제방을 올라가 동네 초등학교에서 영어수업을 돕기도 했다. 우리는 학생을 한 명씩 골라(그렇다기 보다는 학생들에게 우리 중 한 명씩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함께 책을 읽고 색칠공부를 하고 일일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업이 끝날 무렵 학생들은 ‘반짝반짝 작은 별’과 ‘우리 모두 다 같이’를 불러주었고 우리는 ‘그대로 멈춰라’를 부르며 엉망진창 춤을 추었다.
 생동감 넘치는 프놈펜
메콩의 왕 / 아쿠아 익스페디션즈의 CEO 프란체스코 갈리 주가로는 아마존에 띄운 호화 유람선과 같은 유람선을 새로 제작했다.
객실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톤레삽 호수의 남쪽 풍경은 녹색 식물들이 우거진 제방에서 혼잡한 마을로 바뀌고 옆으로 기울어져 보이는 임시 가옥들 사이로 솟아 있는 사원의 첨탑들, 가끔은 모스크의 금빛 지붕들이 눈에 들어온다. 수도인 프놈펜 북쪽에 다다르자 메콩 강은 작은 돛단배들과 바지선, 배의 앞뒤 부분이 위로 올라간 밝은 색상의 좁은 나무 고기잡이배들로 넘쳐나기 시작한다.

프놈펜은 ‘동양의 파리’라는 홍보문구와는 다를 수 있지만 멋진 박물관들과 가게들이 빽빽이 들어선 시장, 다른 아시아 수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생동감 넘치는 거리의 삶과 같은 매력들로 가득한 도시이다.

아쿠아 메콩은 며칠 동안 캄보디아의 심장부를 누비면서 낯설고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 속으로 손님들을 인도한다. 이 여정이 주는 가장 큰 혜택은 유람선에서 내려 대장간과 어육을 직접 보며 세계화 시대에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의 소리와 냄새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 RICHARD NALLEY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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