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 [이코노 인터뷰]
- [기업과 청년, 함께 여는 미래]⑤
박주호 청년과미래 이사
“희망이 없다” 무기력함에 빠진 한국 청년들 ‘니트족’으로
국가·기업·시민단체 등 협업해 지속 가능한 플랫폼 만들어야

박주호 청년과미래 이사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청년 문제는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미래, 그 속에서 피어나는 무기력함에서 출발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청년들이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 신입 직원 육성에 소극적인 기업들에 의해 청년 취업난이 극에 달한 상태다. 좁아진 채용문으로 인해 청년들은 사회와 단절되고 있다. 무섭게 치솟은 집값은 내 집 마련의 꿈과 연애·결혼을 포기하게 만든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나 중국 탕핑처럼 일을 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쉬었음 청년’을 의미하는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NEET)이 한국 사회에서 급증하는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니트 비율은 18.3%(2022년 기준)로 OECD 평균(12.6%)을 훨씬 웃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해당 기간 주요 11개 국가 중 니트 비율이 증가한 곳이 한국뿐이라고 분석했다.
벼랑 끝에 선 청년들
‘청년과미래’는 청년들의 삶의 질 향상과 정책 참여 확대를 목적으로 청년정책 발굴·입법 참여·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단체다. 지난 2015년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로 시작해 이듬해(2016년) 비영리법인을 설립, 현재 청년친화헌정 대상·청년스타트업 어워즈·대한민국 청년의날 축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박 이사는 “청년은 학생에서 경제활동 인구로 전환되는 과도기 세대”라며 “경쟁이 극심한 수도권 환경과 주거 비용 문제 그리고 결혼 및 출산 부담 등이 청년들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경제적 좌절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무기력으로 이어지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의 청년들은 행복하지 않다. 국무조정실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수행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34세 청년 1만5000가구 중 우울 증상 유병률은 8.8%, 최근 1년간 자살 생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년은 2.9%로 나타났다. 청년 6.3%는 최근 1년간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 상담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 청년들에게는 여유가 없다. 박 이사는 “유럽의 청년들을 보면 휴학 또는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충전의 시간을 갖는 등 여유가 있어 보인다”며 “그러나 한국 청년들에게서는 유럽 등의 해외 청년이 가진 여유로움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으로 올라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등이 원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년 문제는 고용·인구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최우선으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청년 고용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고용률은 46.1%에 불과하다. 최근 3년(2022~2024년)간 청년 고용률은 46.6%→46.5%→46.1%로 계속 감소했다. 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OECD 평균은 55.1%다. ▲호주 71% ▲독일 62.9% ▲일본 62.8% ▲미국 60.8% ▲프랑스 48.6% 등과의 격차도 매우 크다.
박 이사는 “물론 기업은 주주이익 등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채용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면서도 “국가별로 채용의 형태에 차이가 있지만 한국 대기업 기준으로 보면 공개채용이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에 소극적이다.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6곳(62.8%)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은 24.8%에 달했다.
박 이사는 “경영자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회사가 청년 채용을 등한시하면 미래 세대가 무기력해진다”며 “이는 국가 경쟁력 약화, 더 나아가 국내 기업의 국제 시장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세대 청년들의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결국 기업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물론 기업에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청년 문제, 특히 청년 고용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기업·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를 위해 제시할 수 있는 해법은 독일식 이원 직업훈련 프로그램이다. 이는 학교에서의 이론 교육과 기업 현장에서의 실무 교육이 결합된 방식이다. 프로그램 참여자는 이론과 기술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역량까지 습득할 수 있다.
박 이사는 “독일의 경우는 체계적인 국가 시스템하에 학생들의 적성을 찾아주고 기업과 연계된 프로그램이 잘 마련돼 있다”며 “교육당국이 가진 데이터를 활용해 당사자에게 최적화된 교육 방식을 제공하고 국가 차원에서 기업에 제안해 이론 외의 것을 배워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이사는 꿈을 가진 청년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청년과미래에서 진행하는 청년의날 행사의 경우 서툴지만, 관련 전공 학생들이 모든 과정을 준비한다”며 “청년 지원은 단발성 이벤트로 끝이 나면 안 된다. 꿈을 가진 청년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터가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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