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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연 한국얀센 대표 - CDO<최고다양성책임자> 뽑아 다양성 키워야
-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 - CDO<최고다양성책임자> 뽑아 다양성 키워야

다국적 제약사에 여성 CEO가 많다. 이유가 뭘까. 업계에서도 궁금해한다.
다국적 제약사의 여성 직원 비율이 38% 정도다. 이 비율을 생각하면 여성 CEO가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니다. 굳이 이유를 따져보면 제약 분야는 전문성이 중요해 약학대학(약대) 출신이 많다. 여성이 약대를 많이 가지 않나. 이들이 자연스럽게 업계로 진출한 것 같다. 다국적 제약사의 가족친화적 기업 문화도 한 몫 했다고 본다.
다른 업계는 어떤가. 왜 다국적 기업에 여성 CEO가 많을까.

다국적 기업의 여성 CEO들에게서 공통된 경쟁력을 찾는다면.
소통을 중시하는 섬세한 리더십, 다양성에 대한 수용, 변화에 대한 적응력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남성과 경쟁하며 경력을 쌓아온 여성 리더라면 숨은 노력을 많이 했을 것이다. 이미 그 과정에서 끈기와 결단력을 증명했다고 본다.
한국얀센은 인재 등용과 관련해 어떤 기업문화가 있나.
얀센과 얀센의 모기업인 존슨앤드존슨은 다양성에서 진정한 혁신과 진보가 나온다고 여긴다. 성별뿐 아니라 사고, 행동의 많은 부분에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다. 인재를 채용하고 승진시킬 때 자질과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성장 잠재력을 판단한다. 여성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직장뿐 아니라 가정생활에 충실할 수 있게 배려하는 제도 역시 잘 갖추고 있다.
김 대표는 “많은 다국적 기업이 다양성을 포용하고 권장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를 전담하는 임원을 둔다”고 덧붙였다. CDO(Chief Diversity Officer, 최고다양성 책임자)는 인재 등용에서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 객관적 지표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나.
결혼을 안 해서 출산, 육아 경험은 없다. 하지만 업무와 생활 사이에서 뭔가 결정해야 할 때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포기하는 것인지,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에 따른 결과를 후회 없이 받아들일 용기도 필요하다.

한국얀센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원래 국립보건안전연구원(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런데 공공조직이라 그런지 일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비효율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사기업으로 이직을 고민하던 중에 친구가 한국얀센에서 직원을 뽑는다고 알려줬다.
20년 넘게 일하며 가장 뿌듯했던 일은.
나의 성공 혹은 내가 맡은 사업의 성공이 사람들의 건강, 행복과 직결된다는 것을 느낄때다. 한국얀센의 제품으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편지를 보면 눈물이 핑 돈다.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성과가 좋지 않은 직원들에게 단호하게 현실을 얘기할 때다. 무척 어렵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다.
마케팅 전문가로서 노하우를 알려준다면.
내가 무엇을 제공할 지가 아니라 고객이 무엇이 필요한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마케팅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무엇을 선택하지 않을 것인지 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고객의 신뢰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기업이나 브랜드는 단명할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매일 최선을 다해 충실히 살면 오늘이 쌓여 한달, 1년, 10년이 된다고 믿는다”며 “회사 경영에서 직원들과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누구의 생각이라도 사소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의사결정의 속도가 느려지더라도 장기적으로 얻는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에서 여성 CEO가 많이 나오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여성 직장인은 스스로 ‘나는 여성이니까’라는 의식을 없애야 한다. 회사는 여성 직원이 ‘여성이라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게 제도와 문화 조성에 힘써야 한다. 물론 성별을 떠나 개인의 개성이나 차별성은 인정해야 한다.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주목 받는 것을 꺼리는 여성들도 있다.
‘여성이라서 특별하지도, 차별 받지도 않는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면 더 이상 ‘여자가 사장이 됐다’는 것이 뉴스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라는 성별에 주목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여성 리더가 뉴스거리가 안 되는 문화가 조성됐으면 한다.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는것 같다.
다른 국가는 여성 CEO를 어떻게 바라보나.
우리나라, 일본, 대만에서는 여성을 남성과 다르게 본다. 중국, 홍콩만 가도 분위기가 다르다. 중국은 문화혁명 이후 남녀차별이 사라졌다. 하지만 현실을 부정할 수 없기에 다른 여성에게 동기부여와 모범이 되고자 노력한다. 성별과 관계없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변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지난 2월 김 대표는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의 첫 여성 회장으로 뽑혔다. KRPIA는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한국화이자제약 등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1999년에 만든 단체다.
회장으로서 포부를 말해달라.
제약업계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 기술교류와 파트너십 구축이 잘 이뤄질 수 있게 소통에 주력하겠다. 장기적으로 신약 개발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게 제도 확립에도 힘쓸 계획이다.
- 글 최은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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