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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아메리카나 3.0 -다시 미국이다] - 미국이 돌아왔다
- [팍스 아메리카나 3.0 -다시 미국이다] - 미국이 돌아왔다

이 책을 공저한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은 ‘미국 쇠퇴론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고 비꼰다. 1950년대엔 소련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됐다. 1970년대에는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에 빠지면서 미국 쇠망론이 등장했다. 1980년대에는 일본 경제가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담론이 지배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른바 ‘레이건 혁명’을 거치고 2000년대 중반까지 ‘대안정기’를 구가했다.
미국 쇠퇴론은 지식인들의 인기 담론이었지만, 담론은 담론으로 그쳤다. 미국은 계속 강했고, 쇠퇴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쇠퇴론이 고개를 들었던 순간에는 늘 경제 위기가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쇠퇴론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2008년 이후 제기된 미국 쇠퇴론은 여전히 유효한가? 과거에 그랬듯이 의미 없는 담론에 그칠 것인가?
아산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이 책은 ‘우리는 왜 미국의 귀환을 예측하지 못했을까’라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해 ‘미국이 경제 회복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국제 사회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결론 내린다.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 3.0 시대의 도래’다.
최근 국제 경제 동향에서 보듯이,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유일하게 경기 회복의 흐름을 탄 나라가 미국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이 책은 다섯 가지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다. 셰일가스 혁명, 양적완화 정책, 제조업의 부활, 되살아난 금융산업, 그리고 미국의 정치력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어떤 나라도 범접할 수 없는 ‘미국의 강한 펀더멘털’이 있다는 것이다.
최현정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일가스 혁명은 미국 경제에 활력을 제공하며 경제를 부활시킨 원동력’이라고 평가한다. 미국 셰일가스 혁명은 에너지 자원의 대외 의존도와 시장 가격을 낮춰 가계 가처분 소득을 늘렸고, 엄청난 고용과 근로소득을 창출했다. 최 연구위원은 컨설팅업체인 HIS 자료를 인용해 ‘셰일가스 혁명은 향후 20여 년에 걸쳐 5000억~6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이익과 파급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대미문의 ‘양적완화(QE) 정책’도 경기 회복을 이끈 힘이다. 이 정책의 제1 타깃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을 늘리는 것이었다. 미국 정부는 가계부채가 줄어야 소비가 회복된다는 인식 하에 파격적인 가계부채 감축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주택저당채권(MBS)를 사들이는 정책을 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정부가 ‘제조업의 부활’을 선언하면서 추진한 ‘리쇼어링(Reshoring) 정책’도 성과를 냈다. 산업공동화를 걱정하던 미국 제조업은 더 강하고 특화된 모습으로 미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미국 제조업체가 본토로 돌아왔다는 뜻만은 아니다. 고명현 연구위원은 ‘미국은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꿨다’며 ‘미국은 이런 파격적 혁신을 주도하는 나라’라고 했다. 첨단기술과 저비용을 바탕으로 강력한 생산성과 혁신 능력을 갖춘 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미국이 제시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귀환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는 미국 정부의 역할이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정권과 상관없이 편 케인지언 정책이 경기 부양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행정부나 오바마 정부 할 것 없이 확대 재정 정책을 일관되게 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미국이 부활한 다섯 가지 요인 외에 ‘강한 펀더멘털’에 주목한다. 인재·자본·기술이 모이는 미국의 혁신 생태계와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는 기업가정신이 대표적이다. 또한 미국의 젊은 인구 구조와 이민을 통한 외국인 인재의 지속적인 유입,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경쟁력도 미국 경제의 자산이다. 아울러 이 책이 주목하는 미국의 힘은 ‘경제·군사 병진정책’이다. 회복된 경제와 강력한 국방이라는 두 개의 튼튼한 축을 중심으로 미국은 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세계를 선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팍스 아메리카나 3.0]은 미국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 곳곳에서 불거지는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에 혼란을 느끼는 독자들이나, 갈팡질팡하는 우리 외교당국자들에게도 국제 정세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데 힌트가 될 것 같다. 다만, 전망과 분석이 엇갈리는 미국 경기 회복을 지나치게 단정했다는 점과 미국의 힘을 얘기하면서 ‘달러’ 얘기를 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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