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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새내기주 공통점은 ‘MY WAY’

잘나가는 새내기주 공통점은 ‘MY WAY’

지난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200%가 넘는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기업도 세 곳이나 됐다. 다만, 지난해 IPO 시장의 대어로 손꼽히던 제일모직과 삼성SDS는 기대에 못 미치는 주가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모두 78곳으로, 2013년(41곳)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중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상장한 기업을 제외하면 53개 기업으로 간추려진다. 이들 기업의 상장 첫날 종가 대비(4월 8일 기준) 주가상승률을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조사해봤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4.94%로 나타났다. 평균 주가상승률로만 보면 상장기업의 주가 성적이 양호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53개 기업 중 첫날 종가보다 주가가 높은 기업은 53개의 절반 수준인 28개 기업에 불과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PO 종목의 경우 상장 초기 수급적인 요인에 의해 주가 흐름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해 IPO가 하반기에 몰린 점이 수급적인 측면에서 악재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이후 상장한 기업은 삼성SDS와 제일모직이라는 거물급 기업을 포함해 44곳이다. 이 중 20곳이 12월 한 달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상장한 기업의 주가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들의 강세다. 주가가 상승한 28개 기업 중 26개 기업이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이었으며, 지난해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11개 기업 중에서는 BGF리테일과 제일모직 단 두 곳만이 상장일 종가 보다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특히 주가수익률 상위 10위 기업 중 코스피시장 상장 기업은 BGF리테일이 유일했다.
 독자적인 시장 구축한 기업들 강세
이 중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바로 의료기기전문업체인 메디아나다. 메디아나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지난해 10월 7일 5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4월 8일에는 2만 1400원까지 올라 264.85%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하루 평균 2% 이상 상승한 셈이다.

메디아나는 전기충격을 통해 심장기능을 소생시키는 의료용 필수장비 제세동기와 환자의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하는 병원용 환자감시장치를 개발해 생산한다. 특히 환자감시장치 분야에서는 국내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생체측정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헬스케어 및 의료기기업체들의 장기적인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는데다 IT 기술을 접목한 의료장비를 개발해 신규 시장 창출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석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헬스케어기업 중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가장 높고, 신제품 출시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 등에 힘입어 올 한 해 동안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10월 완공 예정인 2공장 증성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도 메디아나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메디아나에 이어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건 공인인증발급과 웹 보안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한국정보인증과 IT인프라관련 업체인 아이티센으로, 각각 238.83%, 213%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이티센은 지난해 12월 23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지 4개월 만에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인 B2C 기반의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제조기업인 슈피겐코리아의 주가도 상장 이후 190% 가까이 상승했다. 슈피겐코리아는 실제 제품생산은 전부 위탁생산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제품디자인과 마케팅, 유통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플라스틱기반 케이스 공급업체와 달리 슈피겐 코리아는 차별화된 독자적인 브랜드를 갖고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휴대전화 케이스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슈피겐코리아는 자체 디자인과 제작 총판을 통한 제품 판매로 재고 부담이 없어 앞으로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임상검사 전문기업인 랩지노믹스와 바이오에탄올 업체인 창해에탄올도 각각 144.21%, 136.30%의 주가 상승률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장한 기업 중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기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해 다양한 성장스토리를 그려나가고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문경준 애널리스트는 “대형 고객사를 기반으로 동반 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기업들은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성장에 대한 스토리가 빈약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들은 특정기업이나 산업의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아 상장 이후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설명했다.
 흔들리는 삼성SDS 주가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기업 중에서는 국내 최다 편의점 보유업체인 BGF리테일이 132.79%로,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BGF리테일은 2013년 말 기준 편의점 매장 수 79939개로, 매장 수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 31.6%를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와 소량 구매패턴 전환으로 소매유통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게 양지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제일모직은 상장 전부터 큰 관심을 보았다. 공모주 청약에 30조원이 몰려 청약경쟁률 195대1을 기록했지만, 주가 성적은 기대만큼 높지 않다. 지난해 12월 18일 11만3000원으로 마감한 제일모직의 주가는 지난 4월 8일 1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상장 이후 주가 상승률은 23% 수준이다.

제일모직과 함께 지난해 IPO 시장 대어로 손꼽히던 삼성SDS는 -21.22%의 다소 저조한 주가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SDS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14일 상장 이후 42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올해 들어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매각설이 나돌면서 2월 한때 22만원까지 떨어졌다. 오는 5월 대주주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나이 부회장은 보유 중인 삼성SDS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월 기관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면서 차익매물이 주식시장에 나오면서 주가 하락에 힘을 실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매각설은 새로운 이슈가 아닌 만큼 삼성SDS의 주가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정혜선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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