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무서워 고양이 못 기른다고?
기생충 무서워 고양이 못 기른다고?
매년 몇몇 의학전문지는 반려동물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건강 위험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고양이를 숙주로 하는 흔한 기생충 톡소플라스마 곤디(Toxoplasma gondii, 톡소포자충이라고도 한다)가 제기하는 위험 때문이다. 그 기생충이 사람 몸속에 들어가면 톡소플라스마증을 일으킨다. 정신 장애와 관련 있다고 알려진 만성 질환이다. 그 위험은 수많은 논문에 자세히 나와 있다. 최근 스칸디나비아 정신과학회보(Acta Psychiatrica Scandinavica)에 실린 논문은 기존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 톡소플라스마증과 정신분열증 사이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하지만 고양이가 주인에게 과연 얼마나 큰 위험을 제기할까?
톡소플라스마 곤디는 무엇인가?모든 온혈 포유류를 감염시킬 수 있는 기생 원생동물의 일종이다. 고양이는 이 기생충을 유성생식 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숙주다.
사람에게 어떻게 감염되나?톡소플라스마 곤디의 생애 주기는 복잡하다. 고양이 몸속에서 생식하면 오시스트(접합자낭) 형태로 배설물을 통해 배출된다. 고양이 배설물 속에 들어 있는 오시스트는 1~5일 안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때 고양이 주인이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 대부분 고양이 변기를 청소하거나 배설물에 오염된 물체 표면을 만지는 동안 손에 묻어 입을 통해 사람 체내로 들어간다.
톡소플라스마 곤디는 사람 소화기관에 들어가면 무성생식으로 먼저 타키조이트(분열체), 그 다음 브라디조이트(느린 분열소체)로 변한 뒤 위와 소장의 벽을 뚫고 근육과 뇌 조직에 침투하며 혈류를 통해 퍼져 나간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고양이를 키워도 특별히 위험하진 않다고 반려동물 주인들을 안심시킨다. “사람들은 이 기생충을 고양이와의 접촉보다 정원일을 하거나 날고기를 먹다가 감염될 가능성이 더 크다.” 또 수혈이나 장기 이식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톡소플라스마증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되나?세계 인구의 30~50%가 톡소플라스마 곤디를 갖고 있다. CDC에 따르면 그런 미국인이 6000만 명 이상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은 면역체계가 그 기생충을 억제하기 때문에 실제로 톡소플라스마증에 걸리는 사람은 극소수다.
지리적 위치도 문제가 된다. 미국 역학저널에 따르면 날고기나 덜 익은 고기를 자주 먹는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 비교적 자주 발생한다. 고양이가 많고 무더운 날씨가 기생충의 생존에 유리한 남미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열대 지역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톡소플라스마증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은?대부분의 기생충·박테리아 감염과 마찬가지로 고령자, 어린이, 임산부, 기저질환 환자가 위험군에 속한다. 면역체계가 손상된 에이즈 환자나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도 마찬가지다. 임신부가 태아에게 톡소플라스마 곤디를 옮겨 선천적 결손증이나 유산, 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감염되면 증상은 어떤가?대부분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독감 같이 느껴진다. 임파선이 붓고, 근육통 등의 통증이 1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중증 톡소플라스마증은 뇌, 눈,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 눈에 만성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흐릿하게 보이거나, 눈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충혈되거나, 눈물을 자주 흘릴 수도 있다.
톡소플라스마증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급성이 아닌 만성 톡소플라스마증은 조울증(양극성 장애), 정신분열증 등 다양한 정신 질환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 스칸디나비아 정신과학회보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톡소플라스마증은 정신분열증, 조울증, 강박장애, 중독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과는 상관없는 듯하다. 특히 정신분열증 환자는 톡소플라스마 항체를 가졌을 가능성이 일반인의 2배였다. 이 기생충에 감염됐을 때 면역체계가 만들어내는 항체다.
다른 연구는 임신 기간에 톡소플라스마 곤디에 노출되면 아기가 태어나 성인이 됐을 때 정신분열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이란 기생충학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만성 톡소플라스마증이 충동성과 죄책감, 불안증 등 행동과 성격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9년 한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톡소플라스마증이 환자의 신경 반사작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톡소플라스마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당할 가능성이 더 컸다.
어떻게 감염을 막을 수 있나?전문가에 따르면 고양이를 키운다고 반드시 톡소플라스마 곤디에 감염될 위험이 더 큰 것은 아니다. 물론 고양이 배설물이 있는 환경은 감염 위험성을 높인다. 하지만 주인은 고양이 변기를 자주 청소함으로써 감염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톡소플라스마 곤디의 오시스트가 감염성을 가지려면 며칠 걸리기 때문이다. 임신부는 고양이 변기 청소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좋다.
- 번역 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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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소플라스마 곤디는 무엇인가?모든 온혈 포유류를 감염시킬 수 있는 기생 원생동물의 일종이다. 고양이는 이 기생충을 유성생식 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숙주다.
사람에게 어떻게 감염되나?톡소플라스마 곤디의 생애 주기는 복잡하다. 고양이 몸속에서 생식하면 오시스트(접합자낭) 형태로 배설물을 통해 배출된다. 고양이 배설물 속에 들어 있는 오시스트는 1~5일 안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때 고양이 주인이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 대부분 고양이 변기를 청소하거나 배설물에 오염된 물체 표면을 만지는 동안 손에 묻어 입을 통해 사람 체내로 들어간다.
톡소플라스마 곤디는 사람 소화기관에 들어가면 무성생식으로 먼저 타키조이트(분열체), 그 다음 브라디조이트(느린 분열소체)로 변한 뒤 위와 소장의 벽을 뚫고 근육과 뇌 조직에 침투하며 혈류를 통해 퍼져 나간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고양이를 키워도 특별히 위험하진 않다고 반려동물 주인들을 안심시킨다. “사람들은 이 기생충을 고양이와의 접촉보다 정원일을 하거나 날고기를 먹다가 감염될 가능성이 더 크다.” 또 수혈이나 장기 이식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톡소플라스마증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되나?세계 인구의 30~50%가 톡소플라스마 곤디를 갖고 있다. CDC에 따르면 그런 미국인이 6000만 명 이상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은 면역체계가 그 기생충을 억제하기 때문에 실제로 톡소플라스마증에 걸리는 사람은 극소수다.
지리적 위치도 문제가 된다. 미국 역학저널에 따르면 날고기나 덜 익은 고기를 자주 먹는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 비교적 자주 발생한다. 고양이가 많고 무더운 날씨가 기생충의 생존에 유리한 남미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열대 지역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톡소플라스마증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은?대부분의 기생충·박테리아 감염과 마찬가지로 고령자, 어린이, 임산부, 기저질환 환자가 위험군에 속한다. 면역체계가 손상된 에이즈 환자나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도 마찬가지다. 임신부가 태아에게 톡소플라스마 곤디를 옮겨 선천적 결손증이나 유산, 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감염되면 증상은 어떤가?대부분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독감 같이 느껴진다. 임파선이 붓고, 근육통 등의 통증이 1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중증 톡소플라스마증은 뇌, 눈,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 눈에 만성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흐릿하게 보이거나, 눈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충혈되거나, 눈물을 자주 흘릴 수도 있다.
톡소플라스마증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급성이 아닌 만성 톡소플라스마증은 조울증(양극성 장애), 정신분열증 등 다양한 정신 질환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 스칸디나비아 정신과학회보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톡소플라스마증은 정신분열증, 조울증, 강박장애, 중독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과는 상관없는 듯하다. 특히 정신분열증 환자는 톡소플라스마 항체를 가졌을 가능성이 일반인의 2배였다. 이 기생충에 감염됐을 때 면역체계가 만들어내는 항체다.
다른 연구는 임신 기간에 톡소플라스마 곤디에 노출되면 아기가 태어나 성인이 됐을 때 정신분열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이란 기생충학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만성 톡소플라스마증이 충동성과 죄책감, 불안증 등 행동과 성격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9년 한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톡소플라스마증이 환자의 신경 반사작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톡소플라스마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당할 가능성이 더 컸다.
어떻게 감염을 막을 수 있나?전문가에 따르면 고양이를 키운다고 반드시 톡소플라스마 곤디에 감염될 위험이 더 큰 것은 아니다. 물론 고양이 배설물이 있는 환경은 감염 위험성을 높인다. 하지만 주인은 고양이 변기를 자주 청소함으로써 감염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톡소플라스마 곤디의 오시스트가 감염성을 가지려면 며칠 걸리기 때문이다. 임신부는 고양이 변기 청소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좋다.
- 번역 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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