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수도 말라 간다

최근 국제학술지 수자원연구에 실린 논문 2편에 따르면 세계 37대 대수층 중 3분의 1 이상이 ‘과도한 스트레스’(자연적 보충이 거의 없어 인간의 지하수 소비를 상쇄할 수 없는 상황) 또는 ‘극도의 스트레스’(지하수가 약간씩만 유입되는 상황)를 받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이런 거대한 대수층에 물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믿을 만한 추정치가 없다는 사실이다.
캘리포니아대학(어바인 캠퍼스)의 지구 시스템과학 교수이자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선임 물 과학자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제임스 패미글리에티는 “가용한 물리적·화학적 계량 수치가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세계의 지하수 소비 속도를 볼 때 대수층에 물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세계적인 공조가 시급하다.”
우리가 지하수를 갈수록 많이 소비하지만 언제 그 물이 마를지 모른다는 뜻이다.

지난 3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은 장기적인 가뭄이 시리아 내전(지금까지 23만 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다)의 한 원인이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게다가 인간 활동이 일으킨 기후변화가 상황을 악화시켰다. 또 여러 건의 연구는 비옥하던 지중해 동부 지역(문명의 발생지인 ‘비옥한 초승달 지대’)도 최근 몇 십 년 동안 인간의 활동이 유발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심각하게 메말랐다.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계곡 대수층은 상황이 약간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패미글리에티 교수는 “지금 캘리포니아가 그렇듯이 가뭄 때는 지하수에 훨씬 많이 의존한다”고 말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기록적인 가뭄으로 지난 4월 1일 주민에게 물 사용을 25% 이상 줄이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한 지역 수자원의 지속가능성을 조사할 때는 그런 의존도를 감안해야 한다.”
더구나 2003∼2013년 10년 간의 장기 연구에 따르면 세계 37대 대수층 중 21개가 급변점에 이르렀다. 보충되는 물보다 소비되는 물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처음으로 NASA의 지구중력장 및 기후측정 전용 쌍둥이 위성 그레이스를 사용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세계적인 지하수 손실을 측정했다. 2002년 발사된 그레이스 위성은 지하수 무게의 영향을 받는 중력 이상 징후를 측정해왔다.
논문의 주 저자인 UC 어바인의 대학원생 알렉산드라 리치는 “사회경제적인 혹은 정치적인 긴장이 팽배한 지역의 대수층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며 “오늘날 적극적인 (수자원) 관리가 미래의 삶과 생계를 보호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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