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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우버 ‘프랙토’

의료계의 우버 ‘프랙토’

인도의 프랙토는 건강의료 서비스 방식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온라인으로 옮겨놓는 방법을 추진 중이다.
인도의 스마트폰 혁명으로 피자 또는 심지어 고급 요리 주문까지 식은 죽 먹기가 됐다. 그러나 아이가 아픈데 담당 의사가 멀리 출장을 떠났을 때 믿을 만한 의사를 찾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피자를 배달 받는 데 걸리는 통상 30분 정도의 시간으로는 어림없다. 그러나 한 신생 벤처기업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방갈로르의 온라인 의사 검색 서비스 업체 프랙토 테크놀로지스(이하 프랙토)가 인도 보건의료 분야의 플립카트가 되고자 한다. 플립카트는 온라인 쇼핑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인도의 인터넷 이용자 층은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많다. 건강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 도시 중산층은 5000만~6000만 가구. 하지만 그들도 제때 필요한 의사를 찾으려면 요행수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장시간 대기는 다반사고 검사를 받으려면 검사 센터와 의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검사결과 기록지를 직접 전달하는 건 보통이다. 비그네시 무랄리다란(24)은 최근 IT 업체를 나와 인도 남부 도시 첸나이에서 회사를 차린 기업가다. 얼마 전 귀에 심각한 염증이 생겨 병원에 갔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간 적이 없었다. 프랙토에 이용자들의 의사 평가가 올라 있어 상당히 유용했다.” 엔지니어인 그는 프랙토의 전자예약 시스템에 높은 점수를 줬다. “손쉽게 예약을 끝냈다. 어디에도 전화할 필요가 없었다.”

인도의 보건의료 시장은 분산돼 있고 기술적으로 낙후됐다. 프랙토의 창업자 N D 샤섕크는 공백과 기회를 동시에 간파했다. “기형적인 현상을 목격했다”며 그는 2008년의 일을 돌이켰다. 부친의 무릎 수술에 관해 다른 의사의 의견을 물으려고 디지털 기록을 찾을 때였다. 문서 기록을 카메라로 촬영한 뒤 인터넷에 올려 미국의 컨설턴트에게 전송했다.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는 정형외과 의사, 최고의 병원에 최고의 의사였다. 하지만 의사가 사용하는 기술(문서 기록)은 평범한 수준이었다”고 샤섕크 창업자가 말했다.

그는 그런 경험을 토대로 쉽게 열람하고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건강 계정’을 개발했다. 먼저 의사들이 현장결제 방식(pay-as-you-go basis)으로 이용하는 병원 관리 소프트웨어 ‘프랙토 레이(Practo Ray)’를 구축했다. 그클라우드 사업의 성공으로 2012년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4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그 돈으로 샤섕크는 공동 창업자 압히나브 랄과 함께 ‘프랙토 서치’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의사검색 상품이다.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프랙토 서치를 이용해 일반의나 전문의를 검색할 수 있다. 의사경력, 지역, 예약일정 등을 토대로 선택범위를 좁혀 나갈 수 있다.
 의사에게 연간 64만원 정도의 수수료 받아
프랙토의 병원 관리 소프트웨어를 함께 이용하는 의사들의 경우엔 검색상품에 진료예약 기능이 통합돼 있다. 의사를 선택한 뒤 이름, 증상,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번호 같은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인증코드가 전송된다. 그것을 이용해 예약을 확정할 수 있다.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건강의료비를 자비로 부담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3년 인도의 의료비 총 지출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선이었다. 그중 공공지출은 3분의 1도 안 됐다.

프랙토의 검색엔진 이용자는 현재 월 1000만 명이다. 주로 인도인이 치아 신경치료로부터 심장수술에 이르기까지 의료 전문가를 다양하게 찾는다. 그중 스마트폰을 통한 접속이 3분의 2를 웃돈다. 나머지는 대부분 동네 치과병원을 찾아가거나, 심장질환의 경우 일반의로부터 전문의를 추천 받는 방법을 이용한다.

프랙토는 두 가지 방법으로 매출을 올린다. 검색 엔진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병원의 매력적인 광고 매체로 부상한다. 의사와 의료 서비스를 소개하는 ‘정보 카드(information cards)’ 코너에 광고를 싣는 방법이다. 구글 검색에 등장하는 광고와 상당히 유사하지만 인도 법에서는 의사의 개별적인 광고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병원은 ‘사실 기반’ 배너를 비롯한 기타 광고를 올릴 수 있다.

사업이 “놀랍도록 빠르게” 성장한다고 프랙토가 이메일로 전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병원 관리 소프트웨어가 주요 수입원이다. 의사들은 그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가로 매년 1만2000~3만6000루피(21만 5000~64만30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프랙토에 등록된 14만 명가량의 의사 중 클리닉 관리 소프트웨어 유료 이용자는 3만5000명 선이다. 의사의 프랙토 등록은 무료다. 그 서비스를 통한 진료 예약에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론 검색광고 사업 시장 규모가 더 크다. 현재 인도에서만 20억 달러 선에 달한다. 한편 병원 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 시장은 현재 약 2억5000만 달러 규모다. 뭄바이에 소재한 매트릭스 파트너스 인디아의 타룬 다브다 대표의 분석이다. 매트릭스 파트너스는 지난 2월 프랙토의 2차 벤처자본 펀딩 행사에서 초기 투자자 세쿼이아 캐피털과 함께 3000만 달러의 투자를 주도했다. 프랙토가 러시아 억만장자 유리 밀너의 DST 글로벌, 구글 캐피털과 차기 자금 조달을 위해 협상 중이라는 루머가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다. 조달액 규모가 6000만 달러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다. 샤섕크 창업자는 논평을 거부했다.
 아마존 클라우드를 이용한 보안
프랙토의 앱을 이용하면 환자는 온라인 진료 예약을 할 수 있고, 의사는 프랙토 레이 병원관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진료를 관리할 수 있다.
인도의 전체 보건의료 시장은 2012년 790억 달러 선에서 2017년에는 약 1600억 달러로 갑절의 증가가 예상된다. ‘인디아 브랜드 에퀴티’ 재단의 추산이다. 2020년에는 28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민간 의료 서비스 기관의 비중이 약 81%에 달한다.

인도 35개 도시의 의사 14만 명이 프랙토의 네트워크에 등록돼 있다. 프랙토는 신속한 사업확장을 계획한다. 싱가포르와 필리핀으로 발을 뻗었으며 동남아와 중남미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샤섕크 창업자가 말했다. “소비자의 의사 물색을 돕는 서비스는 사업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진료센터와 약국뿐 아니라 스파, 피트니스·요가센터, 체육관 같은 예방적 조직도 있다.” 언젠가는 모두 프랙토의 마켓플레이스(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장터) 생태계에 속하게 될 것으로 그는 기대한다. “요즘엔 의사·소비자·데이터가 있다. 우리가 분명 이 같은 생태계의 여러 부분을 연결 지을 수 있다”고 샤섕크 창업자가 말했다. “독감에 걸린 것 같은데 신종플루(H1N1)가 아닐까 걱정된다면 집에서도 검사를 요청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보안과 환자 프라이버시 문제와 관련해 프랙토의 데이터 센터는 아마존의 클라우드(인터넷 상의 서버)에 위치한다. 그들의 서비스는 “HIPAA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가장 엄격한 기준에 따른다”고 프랙토 측은 말했다. 보건의료 데이터 보안의 표준을 정하는 미국 ‘건강보험 상호운용성과 책임에 관한 법률(HIPAA,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을 일컫는 말이다.

인도에선 HIPAA 준수가 의무 규정은 아니다. 하지만 데이터 프라이버시 법률 그리고 전자 건강기록 관리와 관련된 규제가 맞물려 적용된다. 포괄적인 연방 ‘디지털 인디아’ 프로그램이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인도의 건강의료 서비스 네트워크의 구축을 중대 목표로 하는 정책이다.

프랙토의 성공 확률이 장기적으로 상당히 높다고 매트릭스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내다본다. E2E 마켓플레이스(end-to-end, 판매자와 구매자의 리스트 제공에 그치지 않고 직접 거래를 연결해주는 방식)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진료예약 서비스를 실시하는 신생 벤처 작닥(ZocDoc) 또는 중국 기업인 과하오와 춘유와는 다르다. 과하오는 작닥과 비슷한 기능을 하며 춘유는 주문형 원격 컨설팅 서비스 업체다. “프랙토는 건강의료 생태계의 모든 측면에 걸쳐 서비스를 전개한다. 이를 감안할 때 전체 파이 중 월등히 큰 몫을 차지할 남다른 기회를 갖고 있다”고 다브다 대표가 평가했다. 샤섕크 창업자는 구체적인 매출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프랙토가 “매년 5배씩 성장한다”고 다브다 대표가 부연 설명했다.

그러나 프랙토는 많은 신생벤처와 마찬가지로 미완성 모델이다. 프랙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오른 댓글을 보면 이용자들의 민원이 적지 않다. 예약이 취소되거나, 엉뚱한 의사가 연결되고, 병원이 예약 사실을 모르거나, 심지어 검색할 때 부정확한 정보가 뜨는 등이다. “아이디어는 훌륭하지만 결과물은 빈약하다”고 인도의 유수한 병원 체인 심장외과의인 사티야키 남발라가 꼬집었다. 프랙토의 웹사이트 평가에서 별 5점 중 1개를 주며 올린 평가다. “의사들이 엉뚱한 전공으로 분류돼 무작위로 등록된다. 예컨대 수술 치료를 하는 심장외과의(cardiac surgeons)를 검색하면 모두 심장전문의(cardiologists)의 이름만 뜬다. 판막치환술(valve replacements)을 찾으면 그 수술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내과의사들이 열거된다”고 지난 6월 초의 평가에서 남발라 박사가 썼다.

프랙토의 한 대변인은 6월 말 IB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페이스북에 실린 비판을 반박했다(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최소한 전적으로 틀리지는 않은 예외”다). 그리고 프랙토는 “의사들을 무작위로 분류하지 않는다”며 인도 의학협회의 분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고 밝혔다.

세월이 흘러 운이 따라 주면 그런 사례가 줄어들고 무랄리다란처럼 만족스러워하는 이용자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비좁은 스마트폰 앱 공간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될 듯하다. “정말 고통스러운데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 모를 때는 상당히 유용하다”고 무랄리다란은 말한다.

- 번역 차진우
 [박스기사]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 유통시장에서 단말기 공급 확대 등이 인도시장의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인도, 2017년 미국 따라잡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다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인도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불과 2년 뒤에는 미국을 따라잡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7월 1일 발표된 조사 결과다.

IT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터지 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5년 15억 대에서 2017년에는 최고 기록인 17억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가 1억7400만 대로 그중 10% 정도를 차지한다. 또 미국 판매량은 1억6900만 대로 올해보다 미미한 증가세를 보일 듯하다.

중국은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계속 최대 시장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판매대수가 인도와 미국을 합친 것보다 많다. 2017년에는 5억500만 대의 판매를 기록해 연간 5억 대를 돌파하는 유일한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도의 판매량은 1억1800만 대, 중국은 4억58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2014년 대비 연간 성장률은 43%. 대형 시장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중국의 성장률은 13%로 예상된다. 미국은 올해 11% 성장해 1억6400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추정된다.

SA의 린다 수이 분석가는 “중국이 근년 들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견인해 왔지만 포화상태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인도가 미래의 성장 견인차로 빠르게 떠오른다”고 평가했다.

인도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으로는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 소매유통시장에서 단말기 공급 확대, 중산계급 소비자의 자산 증가, 마이크로맥스 인포매틱스 같은 현지 스마트폰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꼽힌다고 수이 분석가가 밝혔다. SA의 분석가 우디 오도 맞장구를 쳤다. “주류 글로벌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업체라면 요즘엔 거대한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외면할 수 없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는 내년 8% 증가가 예상된다. 더 큰 규모의 조사 보고서에서 SA가 밝혔다. 88개국에서 운영시스템 별로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다.

안드로이드가 판매량에서 세계 최고 인기 플랫폼 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타이젠,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등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운영 시스템으로 꼽힌다. SA는 “이들이 향후 5년 동안 안드로이드와의 격차를 꾸준히 좁혀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HARICHANDAN ARAK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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