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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IS) 지뢰의 역습

이슬람 국가(IS) 지뢰의 역습

시리아 다마스쿠스 동북쪽에 위치한 고대 로마 유적지 팔미라에도 IS가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동북부 카부르는 아시리아 기독교 주민이 다수인 도시다.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점령당했다가 지난달 쿠르드·시리아 민병대가 탈환했다.

몇 달 동안 피난해 있던 파티마(가명)가 최근 카부르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 문 앞에는 ‘IS 재산’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그처럼 피난했다가 카부르의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은 IS의 점령을 상기시키는 그런 흔적을 보고 섬뜩해한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점령지 전역에 지뢰를 매설했다. 민간인 가옥, 농장, 들판, 고대 유적지에도 지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마가 냉장고 문을 열자 채소 보관 선반에 폭파되지 않은 지뢰가 들어 있었다. 다행히 뇌관이 손상돼 지뢰가 터지진 않았다. 파티마는 즉시 아시리아기독교민병대(MFS)에 신고했다. 그들이 도착해 냉장고 속의 지뢰를 해체하고 집안을 샅샅이 뒤졌다. 화장실과 침실에서도 지뢰가 발견됐다.

이 지역의 아시리아인, 칼데아인, 시리아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비정부기구 ‘행동 요구’의 다이애나 야코 홍보실장은 “IS는 점령지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거의 모든 전투 지역에 지뢰를 설치한다”고 말했다.

IS는 그 지뢰를 이용해 점령지에서 쫓겨난 뒤에도 주민을 계속 공포에 떨게 만든다. IS가 도시나 마을에 진입하면 주민은 대개 인근 지역으로 피신한다. IS는 주민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민간인 거주지에 지뢰를 매설한다. 자전거나 어린이의 발걸음에도 지하에 매설된 지뢰가 터질 수 있다.

비정부기구 국제지뢰금지운동(ICBL)은 IS가 사용하는 것 같은 지뢰를 “잠재적 피해자를 노리고 잠복해 있는 폭탄”이라고 부른다. “그런 지뢰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주민을 살상하고 불구로 만든다. 지역사회에 공포를 조장하며 개발에 치명적인 장애물이다.”

MFS의 카부르 대표 유하논 가브리엘은 “IS는 카부르에서 민간인을 최대한 살상할 수 있는 곳에 지뢰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부르에 설치된 지뢰의 65∼70%가 해체된 것으로 추정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이나 작물 수확을 재개하려는 카부르의 농민은 먼저 민병대에 지뢰 수색을 의뢰한다. 이 같은 예방 조치에도 파티마의 냉장고 속에 설치된 지뢰처럼 많은 폭탄이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된다. 가브리엘 대표는 “지뢰 대부분은 주민이 다시 정착하려고 마을로 돌아가거나 옛집에서 가재도구를 가져가려고 할 때 발견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지뢰처리 경험 부족으로 우리 대원이 다치는 경우가 많다.”

지뢰의 위치를 전부 확인해도 시리아 민병대는 지뢰해체 장비가 거의 없다. 카부르에서 MFS는 쿠르드족 인민수비대(YPG)의 도움을 받는다. 그들은 시리아의 다른 지역에서 IS가 설치하고 떠난 지뢰를 해체한 경험이 많다. 카부르의 지뢰 제거 과정에서 지금까지 최소한 15명이 사망했다. 대부분은 YPG 대원이었다. MFS와 ‘행동 요구’는 외부의 도움을 촉구했다.

지난 6월 YPG는 IS의 거점인 라카 북쪽 지역에서 IS를 몰아낸 뒤 지뢰가 들어 있는 박스 수십 개를 발견했다. 그 이래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라카·하세케·데이르 엘조르 등 시리아 북부 5개 주에서 지뢰폭발 사고가 최소한 8차례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 IS는 고대 유적지 팔미라 부근에도 급조폭발물(IED)과 지뢰를 매설했다고 알려졌다.

지뢰는 새로운 무기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지뢰는 엄청난 피해를 불렀다. ICBL에 따르면 그 후 50여 개국이 다양한 형태의 지뢰를 생산했다. 1997년 162개국이 “대인지뢰의 사용·비축·생산·이전을 금한다”는 유엔 대인지뢰금지협약에 서명했다. 시리아는 그 협약에 조인하지 않았다. 시리아 정부는 4년 전 내전이 시작된 이래 민간인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보인다.

지뢰 생산을 중단한다고 해서 위험이 완전히 제거되진 않는다. 캄보디아는 그 협약에 조인했지만 현재 지뢰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캄보디아는 30여 년에 걸친 내전 후 10여 년이 지났지만 비정부기구 캄보디아지뢰제거행동(CMAC)에 따르면 아직 제거되지 않은 지뢰가 400만∼600만 개나 남아 있다.

IS가 지뢰 매설 지점이나 수량을 기록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런 정보가 없으면 매설된 지뢰를 전부 찾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 시리아인은 앞으로 오랫동안 지뢰의 위협을 안고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

ALESSANDRIA MASI IBTIMES 기자 / 번역 이원기
 [박스기사] 급진 무장단체의 합종연횡


전 세계의 민간인을 공포로 몰아넣는 그들의 정체는?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IS), 누스라 전선과 알샤바브를 구별할 수 있는가? 급진 무장단체의 세계에서 누가 누구인지 알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장단체 간의 합종연횡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현재 난립하는 무장단체의 이름과 특징을 알아본다




보코하람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테러단이다. 6년 전부터 폭탄테러, 암살, 납치를 자행해왔다. 지난 7월 17일엔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이슬람 성월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축제 이드 알피트르를 겨냥한 폭탄테러로 수십 명이 숨졌다. 보코하람은 ‘서양식 교육을 금지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어린 여학생 수백 명을 납치했다. 최근 들어 보코하람은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IS 서아프리카주’로 개명했다. 지난 3월 IS 대변인은 보코하람의 충성 서약을 받아들였다며 서아프리카 ‘지하디 동지’의 합류를 환영했다.



이슬람국가(IS)
가장 악명 높고 사악한 이슬람주의 무장단체다. 10여 년 전 이라크에서 알카에다 분파로 결성됐다. 처음엔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로 부르다가 2006년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로 개명했다. 그 후 9년 동안 시리아 북부부터 이라크 중심부까지 넓은 지역을 장악하고 아프리카까지 손을 뻗치면서 지난해 6월 ‘이슬람국가(IS)’로 다시 개명했다. 알카에다는 몇 달 동안 IS와 불화 끝에 지난해 2월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알카에다 대변인은 “IS는 알카에다 지부가 아니고 조직적 관계가 전혀 없다”며 “IS의 행동은 알카에다의 책임이 아니다”고 말했다.



알카에다
이슬람주의 테러단의 원조다. 1980년대 오사마 빈 라덴이 결성했다. 2001년 미국 본토를 겨냥한 9·11 테러가 알카에다 소행이다. 그들의 목표는 중동 전역에 걸쳐 독립적인 이슬람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서방 사회와 관련 있는 모든 정치적·사회적 활동을 거부한다. IS가 이슬람주의 테러단의 핵심으로 급부상한 이래 알카에다는 중동 지역 각 지부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누스라 전선
알카에다 연계 조직으로 ‘알누스라’로도 불린다.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무너뜨리기 위해 결성됐다. 지금도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정부군에 맞서 싸운다.



AQAP
알카에다 아리바아반도지부의 두문자어다. 예멘과 사우디를 기반으로 하는 AQAP는 지난 1월 파리에서 발생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 테러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한다. 그 이래 예멘의 내전에 전념한다.



AQIM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의 두문자어다. 아프리카 사헬(북쪽으로 사하라 사막에서부터 남쪽으로 수단에 이르는 지역)을 거점으로 한다. 1990년대 알제리 내전으로 결성됐다. 마약 밀매와 인신매매로 자금을 확보한다.



알샤바브
알카에다의 소말리아지부다. 국제적으로 승인 받은 소말리아 정부에 맞서 잔혹한 테러를 일삼는다. 2013년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공격으로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약 7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단이다. 기독교인을 주 표적으로 삼는다.

— REBECCA GRE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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