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M&A로 몸집 키운다
제약업계, M&A로 몸집 키운다
올해는 제약업계 사상 인수합병(M&A) 거래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업계에서 이뤄진 M&A 규모가 2120억 달러에 달했다. 지금까지 최고기록이었던 2009년의 152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 겨우 7월을 넘어선 상황에서 제약업계 M&A 거래액이 벌써 지난해 규모를 따라잡았다. 올 상반기의 총거래가 1590억 달러에 달했다고 기업재무 뉴스 매체 머저마켓이 보도했다.
“거래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거래액도 크게 늘었다”고 톰슨 로이터의 선임 바이오테크 애널리스트 로라 비테즈가 말했다.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앞서의 M&A 거래로는 화이자의 호스피라 170억 달러 인수, 밸리언트 파마슈티컬스 인터내셔널의 158억 달러 등이 있다. 최근 들어선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이하 테바)가 지난 7월 27일 앨러간의 복제약 사업부를 40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테바는 세계 최대 복제약 제조사이며 앨러간은 가장 치열한 경쟁사 중 하나였다.
거액의 기업합병이 왜 갑자기 늘었을까? 선도적인 제약업체 다수가 ‘특허 절벽(patent cliff)’에 가까워지면서 원가절감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초대형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줄줄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일단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업체들이 그 약품의 복제약을 생산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그에 따라 가격이 크게 내려간다.
테바는 전 세계의 복제약 시장 중 이미 12%를 차지한다. 이번 인수로 복제약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에 유리한 위치를 잡게 됐다. 특허 만료로 시장에 풀려나오는 약품이 늘어나고 복제약을 둘러싼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항정신병약 아빌리파이는 지난해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과 오츠카 제약사에 78억 달러 매출을 안겨줬다. 지난 4월 특허가 만료되자 테바는 곧바로 복제약을 출시했다.
특허 신약 제조사들은 올해 만료 예정인 약품 매출에서 최대 440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제약업계 전문지 피어스파마는 추산한다. 사노피 약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당뇨병 약 랜터스와 화이자의 항생제 자이복스 등이다. 제약 업체들은 합병을 통해 지출을 줄이고 신약 후보들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는다. 시장에서의 막대한 손실을 벌충할 만한 확실한 신약 후보들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러나 테바는 또한 자체 브랜드 약품의 특허를 상실할 위험에도 노출된다. 특허로 보호받는 테바의 대표적인 약품으로 코팍손이라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가 있다. 올해 초 경쟁사인 밀란과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투쟁 끝에 그 약품의 독점권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임박한 특허 절벽 말고도 제약 업체들은 최근 약값 인상으로도 비판을 받았다. 복제약이나 브랜드 처방약 모두 마찬가지다.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같은 보험자(payers, 보험계약에 따라 의료비를 지불하는 주체)의 공개적인 압력에 굴복해 제약업계는 최근 가격을 인하하고 보험자들이 감수할 만한 합리적인 약제공급 방안을 새로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매출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양보하는 와중에도 제약 업체들은 희귀질병 신약과 치료제의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려 애쓴다. 의료장비 업체와 전문의약품 업체들이 특히 합병에 관심을 보인다고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관측한다.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와 메디 케어(고령자 의료보장)뿐 아니라 민간 보험사들에 대해 갖고 있는 협상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다.
M&A 트렌드는 또한 제약업계 내에서 새 비즈니스 모델이 부상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대형 제약회사들이 중소 바이오테크 업체와 신생 벤처기업에 연구개발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경제지 포브스는 이를 일종의 피라미드로 묘사한다. 다수의 중소업체가 개발한 유망 신약의 제조·판매권을 꼭대기의 소수 대형 제약사가 인수하는 식이다. 최근 조사에서 신약을 출시하는 데 평균 25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형 제약사들은 처음부터 약을 개발하기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후보 약에 베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 모델은 구조적으로도 더 빈번한 인수합병을 낳는다.
“먹느냐 먹히느냐”의 세계라고 비테즈 애널리스트는 평했다. “대체로 대형 제약사들은 판매 약품과 개발 신약의 공급루트를 확보하려 전력을 다한다. 외부 자원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쓴다. 이런 회사들은 제품, 제품 라인,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성장한다.”
자금조달 방식과 트렌드도 인수합병 거래에 일익을 담당했다. 달러 강세 덕분에 일부 미국 기업이 다른 나라에 기반한 업체의 인수에 적극성을 띨 수 있었다고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쿠퍼스는 분석한다. 한편 미국 아닌 다른 나라에 있는 기업들은 낮은 세율 덕분에 대형 기업인수가 가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진단한다. 테바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본사를 두고 있다. 요즘엔 채권시장을 통해 유동성 높은 자금을 더 많이 조달할 수 있고 현금 흐름도 확대됐다. 그에 따라 지금이 인수합병에 적기라는 믿음을 기업들이 갖게 됐다고 제약회사 관계자들은 평한다.
그러나 2014~2015년 M&A 거래가 증가한 듯하지만 2012·2013년은 비교대상으로 적절치 않다고 포브스는 덧붙였다. 그 2년간이 상대적으로 침체된 해였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걸쳐 많은 제약사의 시가총액이 높아져 M&A 거래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M&A 거래에 맞서 약국체인들도 협상력을 높여 약을 싸게 조달하기 위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CVS 헬스는 지난 5월 옴니케어를 127억 달러, 라이트 에이드는 올 초 20억 달러에 엔비전RX를 품에 안았다.
건강보험사들의 합병 계약 발표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 주목할 만한 거래로는 유나이티드헬스의 카타마란 128억 달러 인수, 애트나의 휴머나 370억 달러 합병, 앤섬의 시그나 540억 달러 인수 등이 있다. 이 같은 거래는 보험사들이 제약회사, 그리고 병원과 환자 진료비를 인하하기 위한 병원과의 협상에서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노림수다. 보험사들은 또한 원가 절감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건강보험개혁법으로 가입 환자는 더 많아졌지만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보험료를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보험사의 이익에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 AMY NORDRUM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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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거래액도 크게 늘었다”고 톰슨 로이터의 선임 바이오테크 애널리스트 로라 비테즈가 말했다.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앞서의 M&A 거래로는 화이자의 호스피라 170억 달러 인수, 밸리언트 파마슈티컬스 인터내셔널의 158억 달러 등이 있다. 최근 들어선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이하 테바)가 지난 7월 27일 앨러간의 복제약 사업부를 40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테바는 세계 최대 복제약 제조사이며 앨러간은 가장 치열한 경쟁사 중 하나였다.
거액의 기업합병이 왜 갑자기 늘었을까? 선도적인 제약업체 다수가 ‘특허 절벽(patent cliff)’에 가까워지면서 원가절감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초대형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줄줄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일단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업체들이 그 약품의 복제약을 생산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그에 따라 가격이 크게 내려간다.
테바는 전 세계의 복제약 시장 중 이미 12%를 차지한다. 이번 인수로 복제약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에 유리한 위치를 잡게 됐다. 특허 만료로 시장에 풀려나오는 약품이 늘어나고 복제약을 둘러싼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항정신병약 아빌리파이는 지난해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과 오츠카 제약사에 78억 달러 매출을 안겨줬다. 지난 4월 특허가 만료되자 테바는 곧바로 복제약을 출시했다.
특허 신약 제조사들은 올해 만료 예정인 약품 매출에서 최대 440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제약업계 전문지 피어스파마는 추산한다. 사노피 약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당뇨병 약 랜터스와 화이자의 항생제 자이복스 등이다. 제약 업체들은 합병을 통해 지출을 줄이고 신약 후보들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는다. 시장에서의 막대한 손실을 벌충할 만한 확실한 신약 후보들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러나 테바는 또한 자체 브랜드 약품의 특허를 상실할 위험에도 노출된다. 특허로 보호받는 테바의 대표적인 약품으로 코팍손이라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가 있다. 올해 초 경쟁사인 밀란과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투쟁 끝에 그 약품의 독점권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임박한 특허 절벽 말고도 제약 업체들은 최근 약값 인상으로도 비판을 받았다. 복제약이나 브랜드 처방약 모두 마찬가지다.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같은 보험자(payers, 보험계약에 따라 의료비를 지불하는 주체)의 공개적인 압력에 굴복해 제약업계는 최근 가격을 인하하고 보험자들이 감수할 만한 합리적인 약제공급 방안을 새로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매출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양보하는 와중에도 제약 업체들은 희귀질병 신약과 치료제의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려 애쓴다. 의료장비 업체와 전문의약품 업체들이 특히 합병에 관심을 보인다고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관측한다.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와 메디 케어(고령자 의료보장)뿐 아니라 민간 보험사들에 대해 갖고 있는 협상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다.
M&A 트렌드는 또한 제약업계 내에서 새 비즈니스 모델이 부상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대형 제약회사들이 중소 바이오테크 업체와 신생 벤처기업에 연구개발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경제지 포브스는 이를 일종의 피라미드로 묘사한다. 다수의 중소업체가 개발한 유망 신약의 제조·판매권을 꼭대기의 소수 대형 제약사가 인수하는 식이다. 최근 조사에서 신약을 출시하는 데 평균 25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형 제약사들은 처음부터 약을 개발하기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후보 약에 베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 모델은 구조적으로도 더 빈번한 인수합병을 낳는다.
“먹느냐 먹히느냐”의 세계라고 비테즈 애널리스트는 평했다. “대체로 대형 제약사들은 판매 약품과 개발 신약의 공급루트를 확보하려 전력을 다한다. 외부 자원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쓴다. 이런 회사들은 제품, 제품 라인,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성장한다.”
자금조달 방식과 트렌드도 인수합병 거래에 일익을 담당했다. 달러 강세 덕분에 일부 미국 기업이 다른 나라에 기반한 업체의 인수에 적극성을 띨 수 있었다고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쿠퍼스는 분석한다. 한편 미국 아닌 다른 나라에 있는 기업들은 낮은 세율 덕분에 대형 기업인수가 가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진단한다. 테바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본사를 두고 있다. 요즘엔 채권시장을 통해 유동성 높은 자금을 더 많이 조달할 수 있고 현금 흐름도 확대됐다. 그에 따라 지금이 인수합병에 적기라는 믿음을 기업들이 갖게 됐다고 제약회사 관계자들은 평한다.
그러나 2014~2015년 M&A 거래가 증가한 듯하지만 2012·2013년은 비교대상으로 적절치 않다고 포브스는 덧붙였다. 그 2년간이 상대적으로 침체된 해였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걸쳐 많은 제약사의 시가총액이 높아져 M&A 거래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M&A 거래에 맞서 약국체인들도 협상력을 높여 약을 싸게 조달하기 위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CVS 헬스는 지난 5월 옴니케어를 127억 달러, 라이트 에이드는 올 초 20억 달러에 엔비전RX를 품에 안았다.
건강보험사들의 합병 계약 발표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 주목할 만한 거래로는 유나이티드헬스의 카타마란 128억 달러 인수, 애트나의 휴머나 370억 달러 합병, 앤섬의 시그나 540억 달러 인수 등이 있다. 이 같은 거래는 보험사들이 제약회사, 그리고 병원과 환자 진료비를 인하하기 위한 병원과의 협상에서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노림수다. 보험사들은 또한 원가 절감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건강보험개혁법으로 가입 환자는 더 많아졌지만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보험료를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보험사의 이익에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 AMY NORDRUM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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