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이름 바꿔 단 기업들, 주가는] 실적 뒷받침 없이는 사상누각
- [이름 바꿔 단 기업들, 주가는] 실적 뒷받침 없이는 사상누각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증권시장에서 50곳이 상호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43곳)보다 16% 증가했다. 코스피 상장 기업은 11곳, 코스닥 상장 기업은 39곳이다. 상호(商號) 변경이란 말 그대로 회사 이름을 바꾸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상호 변경에 대한 제약은 없다. 상호를 변경하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따라 정관을 변경하고 공시하면 된다. 상호를 변경한 기업의 절반 이상인 52%는 웅진과 같이 기업 이미지를 개선할 목적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 등 주요 종속회사 편입(18%), 사업영역 확대(16%), 그룹 계열사 편입에 따른 기업이미지(CI) 통합(14%) 등의 이유다.
이미지 개선 목적이 가장 많아

이후 영남제분 불매운동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말 한 TV프로그램에서 이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6월 7일 2490원이었던 주가는 11월 말 1500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8월 11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는 2040원이다. 한탑의 영업이익은 2012년 59억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24억원을 기록했다. 사건 이후 실적과 주가가 부진하자 이미지 개선을 위해 상호 변경을 결정한 것이다.
레이저 프린트 업체인 지아이블루는 지난 3월 26일 사명을 엠젠으로 변경했다. 엠젠은 사업 부진에 따른 지속적인 적자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750억원으로 전년보다 15% 줄었다. 레이저 응용 개발 업체인 엘티에스는 지난 3월 31일 사명을 엘아이에스로 공시했다. 사업영업 확대를 위해서다. 엘아이에스는 지난 2011~2013년 잇따라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후 면세점 진출을 결정했다. 사후 면세점은 기존 고가 명품 위주의 일반 면세점과 달리 국내 기업이 생산한 중저가 화장품, 인삼 등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제품을 구매한 관광객은 공항에서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엘아이에스는 사후 면세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여행 관련 사업을 벌이는 ‘종합 여행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상호 변경 후 주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상호 변경 이후 8월 11일까지 주가가 오른 기업은 50곳 중에 23곳이었다. 3월 말 1만3400원이었던 엘아이에스 주가는 8월 11일 종가 기준으로 3만4000원으로 153% 올랐다. 엘아이에스는 최근 중국 최대 여행사인 중국국제여행사(CITS)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여기에 2분기 매출이 254억19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5.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45억3200만원으로 흑자전환하면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소방용품 전문 제조 업체인 파라텍 주가는 8월 11일 종가 기준으로 6530원이다. 5월 12일 기존 파라다이스 산업에서 이름을 바꾼 이후 20% 가까이 올랐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영종도 복합 리조트 건설로 모회사 파라다이스에 2017년까지 연간 120억원의 소방 관련 제품을 공급하고 내년부터는 파라다이스 워커힐점 확대 수혜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당분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라텍은 최근 제일모직과 169억4000만원 규모의 소방기계공사 계약을 했다. 지난해 매출(1321억원)의 10%가 넘는 규모다.
주력 사업, 재무구조 더 꼼꼼히 봐야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이미지나 사업 변경에 따른 이유로 상호를 변경하는 만큼 투자할 때 기존 사업 내용이나 실적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또 기존 상호와 전혀 다른 상호로 바뀐 경우도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영상장비 감시업체 윈포넷은 인콘으로,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인 아이넷스쿨은 룽투코리아로 바뀌는 등 과거 이름과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호를 바꾼 기업 중에는 최대주주 혹은 경영진, 주력 사업, 재무구조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며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기업의 상호 변경이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전략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상호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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