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기자의 CAR TALK - 할리데이비슨으로 ROUTE 66(시카고~LA, 4200㎞)을 횡단하다
김태진 기자의 CAR TALK - 할리데이비슨으로 ROUTE 66(시카고~LA, 4200㎞)을 횡단하다

50줄에 들어선 기자는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주최로 지난 7월 11일부터 24일까지 12박 일정의 미국 횡단에 동행했다. 서부 대륙 횡단도로인 루트 66의 시작인 시카고부터 로스앤젤레스(LA)까지 4200㎞를 완주한다. 40여 명의 참가자 가운데 80% 이상이 50~60대다. 그동안 소홀히 했던 ‘나’에 대한 사랑을 듬뿍 주는 것일까. 결혼 25주년, 30주년을 기념한 부부 동반 투어부터 사연은 다양했다. 12일간의 횡단 일정을 정리했다.

[Day 1] 일리노이 시카고~스프링필드 355㎞ 주행

일리노이주는 한국(남한만 의미) 면적보다 더 크다. 사실상 루트 66을 횡단하는 일정이 하루에 한국땅 하나 정도를 훌쩍 달리는 식이다. 거대한 미국 대륙을 제대로 느껴본다고 할까.
[Day 2~3] 스프링필드~미주리 세인트루이스~스프링필드 570㎞ 주행

오늘은 주로 고속도로를 탄다. 이미 루트 66 구간이 상당부분 고속도로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도로 좌우에는 아무 볼 것이 없다. 오로지 끝도 보이지 않는 대평원이다. 일리노이와 미주리주 경계에는 미시시피 강이 흐른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세인트루이스의 상징인 ‘게이트웨이 아치’가 우리를 반긴다. 서부 대평원의 에펠탑으로 불리는 이 아치는 1965년 완공됐다. 높이가 192m로 뉴욕 자유의 여신상보다 2배나 높다. 은색 스테인리스 강철로 만들어져 햇빛을 받으면 광채를 발산한다.
미국은 위대한 나라다. 경제·군사력 세계 1위 같은 누구나 아는 수치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미주리주 메라멕 주립공원 동굴에서 느낀 미국의 위대함이다. 동굴 투어 중 일행 한 명이 가이드에게 “왜 동굴 바닥을 시멘트 포장을 해 자연을 훼손했느냐?”고 물었다. 먼저 미국 가이드가 동굴에 달린 종유석을 만지거나 떼어 가면 벌금이 1000달러라고 엄포를 준 다음이다. 가이드는 “미국은 모든 장애인이 어떤 곳이라도 일반인처럼 갈 수 있게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동굴을 구경할 수 있도록 포장을 했다”고 설명한다. 적어도 미국은 장애인에 관한 위대한 나라다. 메라멕 공원은 1930년대 서부시대를 누빈 전설의 갱단 두목인 제시 제임스가 피신한 곳으로 유명하다. <톰 소여의 모험> 촬영소이기도 하다.

[Day 4] 스프링필드~오클라호마시티 530㎞ 주행
정오를 지났다. 주유를 겸해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오클라호마주의 두 번째 도시인 튤사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길에 철도 건널목을 만났다. 때마침 기차가 들어온다. 길이만 1㎞가 넘는 화물열차다. 시속 60㎞ 정도로 24시간 대륙을 달린다. 정말 길다. 신호 대기에서 10분 정도 기다렸다. 땡볕에 땀이 비 오듯 흐른다.
[Day 5~6] 오클라호마시티~텍사스 아마릴로~뉴멕시코 싼타페 930㎞ 주행

뉴멕시코에 들어서자 바람이 불어온다. 해발 고도 1000미터가 넘는 고지대라 그렇다. 민감한 사람은 귀가 멍멍해진다. 산타 로사에서 루트 66의 명소로 꼽히는 고풍스런 주유소에 들렀다. 주유소와 나란히 한눈에 봐도 오래된 루트 66의 황토색 도로가 남아 있다. 싼타페는 멕시칸 문화의 상징답게 고풍스런 황토색 건물이 이어진다. 왜 싼타페를 예술의 도시라고 부르는지 단박에 느끼게 해주는 풍경이다.
[Day 7~8] 싼타페~갤럽~아리조나 플래그스태프 680㎞ 주행

어느덧 일정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그랜드 캐년으로 유명한 아리조나와 마주한다. 그랜드 캐년은 지구의 기가 가장 잘 모이는 곳이라고 한다. 아울러 인디언의 한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인디언이 이곳에서 학살됐는가. 인디언의 저주를 생각하면서 할리데이비슨의 심장 고동을 듣는다.
[Day 9~12] 플래그스태프~네바다~캘리포니아 빅토리아빌~로스앤젤레스 1270㎞


종점인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해안에 들어섰다. 더 이상 주행은 불가능하다. 해변 한 가운데 루트 66의 종점을 알리는 현대식 간판이 홀로 서 있다. ‘어머니의 길’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 김태진 포브스코리아 전문기자 kim.taejin@joongang.co.kr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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