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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검은 그림자, 세계에 드리우나

중국의 검은 그림자, 세계에 드리우나

중국 주가 하락의 여파가 일본(사진),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8월 24일 중국 주가가 8.5% 내려앉으면서 2007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언론은 이 날을 ‘블랙 먼데이’로 불렀다. 전 세계로 그 여파가 퍼져나가면서 도미노처럼 주가지수가 곤두박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6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일본 니케이, 독일 닥스, 프랑스 CAC 지수 모두 뒤따라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올 초 이후 투자자들의 마음 속에서 공포감이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이 주가 폭락을 초래한 한 요인이었던 듯하다.

중국 경제의 올해 목표 성장률은 7%다. 지난해 7.4%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중국은 수출주도형 경제에서 내수 기반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리라는 우려가 커진다. 발표되는 경제 실적도 악화일로다.

올 초 투자자들 사이에서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식 매물이 쏟아지면서 한 달 사이 중국 증시 시가총액의 30% 이상(약 3조 달러)이 증발했다. 중국 정부는 우량주에 수십 억 달러를 수혈하는 방법으로 대처했다. 국가 연금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를 처음으로 허용하고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수출을 살리려 했다.

그러나 어떤 조치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듯하다. 대신 실망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투매하면서 전 세계 증시의 동반 폭락을 유발했다. 도이체 방크의 짐 레이드는 이렇게 말했다. “월요일의 아시아 증시 폭락에 앞서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조치가 곧 실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개장 직후 정부의 부양조치가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의 고통이 실제보다 과장돼 나타나는 듯하다.”

원자재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의 성장둔화로 석유와 금속 수요가 감소하리라는 우려가 원인이었다. 많은 기업이 매출감소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중국 상황의 연장선상에서 글로벌 불황을 경고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코노미스트 이언 캠벨은 “중국 수출업계의 설비가 남아돌고 중국 자산에 거품이 끼었다”고 평했다.

미국이 9월 중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널리 예상됐다. 하지만 단기적으론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 도이체 방크의 레이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9월 금리 인상을 가로막는 돌발변수가 나오리라고 항상 생각했는데 어쩌면 지금이 그런 상황인지도 모른다”며 “한 달안에 결말이 나겠지만 8월 9일 54%까지 치솟았던 금리 인상 확률이 34%까지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보수당 정부는 중국과 통상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 둔화는 영국의 대중(對中)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버버리, 테드 베이커, 재규어 등 중국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치는 다수의 영국 기업도 타격 받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 전체의 관점에서 중국을 가리켜 ‘제2의 그리스’로 부르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네덜란드 라보방크의 유로존(유로화 사용권) 투자전략가 엘윈 드 그루트는 이렇게 말했다. “(비유적으로 말해) ‘중국’이 제2의 ‘그리스’가 될 경우 한 가지 큰 위험이 제기된다. 세계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연기하고 따라서 내수회복이 약화된다.”

경제의 흥망성쇠가 중국 경제에 달려 있는 신흥시장도 위험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NN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신흥시장에서의 자본도피 규모가 지난 13개월 사이 1조 달러로 불어났다. 2007~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2배다. 중국을 1위 또는 2위 수출 파트너로 꼽는 나라로는 호주·뉴질랜드·브라질·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남아공 등이 있다.

라보뱅크 선임 통화 전략가 제인 폴리는 “이들 중엔 원자재 생산국이 많은데 중국은 세계 최대의 원자재 소비국이다”고 말했다. “현재 석유·철광석·석탄·유제품 같은 원자재가 공급 과잉이다. 그것은 이미 원자재 생산국 그중에서도 특히 개도국 경제에 큰 어려움을 안겨 줬다.”

세계무역기구(WTO)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의 수입 규모는 미국으로부터 1230억 달러, 일본으로부터 1940억 달러, 유로존으로부터 2110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의 38%를 담당한 세계 2위 경제대국이다. 따라서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는 곧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로 이어진다. 경제의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 중국에 필요한지도 모른다.

- RAVENDER SEMBHY IBTIMES 기자/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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