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넓히는 아마존] 클라우드 시장 접수한 전자상거래 거인
[영역 넓히는 아마존] 클라우드 시장 접수한 전자상거래 거인
일본 IT 서비스 업계에서 ‘AWS’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AWS의 정식 명칭은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다.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 아마존이 운영하는 법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다.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AWS는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나 IBM을 제치고 지난해 세계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아마존이 낳은 또 하나의 거인인 셈이다. 그 거인이 지금 일본 IT 시장에 서서히 발을 들이고 있다.
최근 마루베니(일본의 대형 종합상사)는 사내 서버에 두었던 업무 시스템을 AWS로 전면 이전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2011년 대지진 이후 사내에선 백업 센터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대두됐다. 그러나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대량의 서버를 구입해 사내에 설치해야 하므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마루베니 정보기획부 스미쿠라 케이스케 부장대리). 이에 마루베니는 지난해 봄 AWS로의 전환을 결심했다. 현재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인데 본사에 있던 250대의 서버는 내년까지 모두 없앨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마루베니는 시스템 비용을 대폭 경감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사내 서버의 유지 보수나 서비스 규모 확충 등에 인력을 배치해왔으나 앞으로는 이러한 부담이 사라진다’(스미쿠라 부장대리). 효율화로 여유가 생긴 인력은 마케팅 등에 활용하거나 차기 기간 시스템 설계 등 전략적 업무로 전환할 계획이다. 마루베니는 국내외 계열사가 보유한 약 2000대의 서버도 AWS 전환을 고려 중이다. ‘리쿠나비’ ‘자란’ ‘SUUMO’ 등 많은 대형 사이트를 거느리는 리쿠르트홀딩스도 마찬가지다. 마루베니와 달리 사내 업무 시스템은 기존 온프레미스(On-premise, 자사에서 서버를 소유해 관리하는 방식)를 유지하지만 연 800억 페이지뷰 이상이 집중되는 그룹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은 AWS를 쓰기로 했다. ‘우리 회사는 새로운 웹서비스를 매달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사전에 접속자 수를 파악하기 어려운데, 기존 방식대로라면 사내 서버로 처리할 수 없어 사이트가 다운될 우려가 있었다. AWS는 필요할 때 필요한 양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다’(리쿠르트 테크놀로지 IT 솔루션 총괄부 기타오카 후미야).
대표적인 예가 ‘프롬 에이(FromA, 아르바이트 구인정보 사이트)’의 캐릭터 ‘판다 이치로’였다. 리크루트가 ‘라인 스탬프’ 무료 배포 이벤트를 하자 접속률이 평상시의 150배까지 치솟았지만 그럼에도 서버는 무사히 버텼다. AWS 덕분이었다. 캠페인 종료와 함께 AWS 서버 사용량을 축소해 비용 절감에도 성공했다.
아지노모토(조미료 회사) 역시 웹사이트의 AWS화를 추진 중이다. ‘Cook Do’ ‘혼다시’ 등 클라우드 사이트 30개 정도를 지난해 말 AWS 체제로 바꿨다. 아지노모토 나카라이 코이치 정보기획부 전임부장은 “여러 이벤트로 인해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다운되면 고객이 불편해진다”며 “오히려 이벤트가 고객 관리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위험이 있지만 AWS는 자동적으로 필요한 서버량을 계산해 선택해주는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국내외 아지노모토 그룹 전체 사이트의 AWS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119개 법인, 약 300개 사이트가 대상이다. 각국의 마케팅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사이트의 운영은 각국에 맡기겠지만, 기반이 되는 부분은 AWS로 통일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동일한 운용 방식을 쓸 수 있다는 점은 일본 클라우드 서비스에 없는 AWS의 커다란 장점이다’(나카라이 부장).
이 외에도 유니클로 퍼스트리테일링이 기간 시스템을 포함해 거의 모든 사내 시스템을 AWS로 이행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상당수의 일본 기업이 속속 AWS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클라우드화’가 일본에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약 6년 전부터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로 중소 벤처기업에서 도입했기 때문에 대기업은 예전처럼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사용하겠다는 ‘공존론’이 강했다. 그러나 이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일본에서 AWS 사업을 추진하는 나카사키 타다오 아마존 데이터서비스 재팬 사장은 “2009년 일본에서 처음 AWS 사업을 시작했을 땐, 인터넷서점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문전박대를 당한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급변한 건 2011년부터다. 대지진에 따라 위기관리 의식이 고조된 탓이다. 병원 서버가 침수돼 진료 차트가 분실되는 등 여러 사건이 벌어지자 데이터 서버를 여러 개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데이터센터의 증설 수요가 비용 면에서 우수한 클라우드로의 이행을 뒷받침한 것이다. 마루베니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하나 중요한 계기는 2011년 3월 일본 내에 AWS 데이터센터가 설치된 점이다. 이것은 고객 신뢰 향상에 큰 역할을 했다. 이전까지 일본 기업이 AWS를 이용할 때는 싱가포르 센터에 데이터를 맡겼다. ‘일본 데이터센터가 갖춰진 이후 일본 대기업이 AWS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나카사키 사장). 이후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에서 AWS의 매출은 100억엔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 내 클라우드 시장점유율은 14.2%로 1위인 NTT커뮤니케이션즈(15.6%)를 바짝 뒤쫓고 있다. AWS의 가파른 성장세를 지탱하는 것은 바로 가격경쟁력이다.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AWS는 49회에 걸쳐 가격 인하를 실시해왔다. 일반적으로 최고의 점유율을 가진 기업은 스스로 가격 인하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AWS는 서버나 스토리지 등 인프라 부분 서비스에서 저가격 경쟁을 선도해왔다. 연간 투자 규모는 공표하지 않고 있지만, 경쟁 기업보다 서버 증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능이 계속 추가된다는 점 또한 AWS의 매력이다.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나 푸시 서비스 등 엔지니어의 구미를 당길 만한 새로운 편의 요소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이 덕분에 유저 커뮤니티 역시 활발하다. AWS 유저 커뮤니티는 세계 각국에 있는데 일본의 경우 ‘JAWS’라고 불린다.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대도시뿐 아니라 아오모리·에히메 등 전국 각지에 지부가 있다. 초심자 전용이나 여성 전용 지부까지 포함하면 총 50곳이 넘는다. 참가자는 독립계 엔지니어, 기업의 정보 시스템 담당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JAWS를 운영하는 아마존 데이터서비스 재팬의 오지마 히데키 마케팅 본부장은 “지금도 매주 어느 지부에서든 JAWS 회합이 열린다”고 말했다. 2010년 시작된 JAWS는 초창기 아마존 측이 관리해왔지만 지금은 유저들이 스스로 운영한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AWS를 바라보는 경쟁 기업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세계 최대 ERP(통합업무시스템) 브랜드인 독일 SAP가 대표적이다. ‘SAP라고 하면 대부분은 온프레미스를 생각한다. 그러나 2012년부터 AWS와 본격적인 제휴를 시작했다(SAP재팬 인더스트리 클라우드 사무총괄본부 요시코시테루노부). 올 6월에는 AWS에서 작동하는 SAP를 도입한 일본 기업이 100곳을 돌파했다는 발표도 나왔다. 대형 보안소프트 업체인 트렌드 마이크로 역시 AWS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적극적인 가격 인하, 새로운 서비스의 확충, 사용자 간 활발한 정보교류가 AWS 수요를 높인 것이다. 이것이 또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의 참여를 촉진시키는 선순환 구조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아마존이 창업 이래 취해온 경영 철학과 맞아 떨어진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창업 전, 종이 냅킨에 적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는 이 구상대로 저가 격화와 상품군 확충을 반복하며 전자상거래의 왕좌에 올랐다. 다음 타자는 AWS였다. 쑥쑥 자란 AWS는 아마존 그룹 영업 이익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효자가 됐다. 올 상반기 AWS 부문 영업이익은 6억5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가량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19%로 높은 편이다. 한 차원 높은 저가격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러면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안전성을 이유로 클라우드 이행을 주저하는 기업이 아직 많지만 앞으로의 추세는 명확해 보인다. 아마존의 공세에 일본에서 기존 시스템의 강자로 군림했던 후지쯔·NEC 등 SI(시스템 통합) 기업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야마구치 시게카즈 후지쯔 클라우드 서비스 추진부장은 “우리에게 AWS는 위협적인 라이벌인 동시에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후지쯔도 자체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AWS 등 복수의 클라우드를 조합해 제공하는 ‘클라우드 인터그레이션’ 사업을 추진 중인데 AWS와의 공존을 도모하는 셈이다. 사업이 잘 되는 아이든 기존 온프레미스 시스템의 주도권을 잡았던 후지쯔로서는 밥그릇이 확 줄어들 게 분명하다.
사토 히데야 테라스카이 사장은 “시스템의 주류가 오피스 컴퓨터에서 클라이언트 서버로 이행됐을 때도 저항은 있었으나 결국 일부 금융회사를 제외하고 클라이언트 서버로 전환했다”며 “이번에도 저항을 이겨내고 클라우드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본 SI 기업은 여전히 온프레미스 환경에서의 시스템 구축에 매달려있다. 클라우드를 잘 이해하는 엔지니어 육성은 일본 SI 기업의 공통과제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일본 전체 IT 서비스 시장은 연 5조엔 규모다. 그중 클라우드 시장은 1374억엔으로 아직 작다. 그러나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대부분의 법인 시스템은 클라우드로 이행할 것”이라고 나가사키 사장은 강하게 이야기한다. 이 비전이 현실이 되었을 때 과연 일본 SI 기업은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번역=김다혜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마루베니(일본의 대형 종합상사)는 사내 서버에 두었던 업무 시스템을 AWS로 전면 이전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2011년 대지진 이후 사내에선 백업 센터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대두됐다. 그러나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대량의 서버를 구입해 사내에 설치해야 하므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마루베니 정보기획부 스미쿠라 케이스케 부장대리). 이에 마루베니는 지난해 봄 AWS로의 전환을 결심했다. 현재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인데 본사에 있던 250대의 서버는 내년까지 모두 없앨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마루베니는 시스템 비용을 대폭 경감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사내 서버의 유지 보수나 서비스 규모 확충 등에 인력을 배치해왔으나 앞으로는 이러한 부담이 사라진다’(스미쿠라 부장대리). 효율화로 여유가 생긴 인력은 마케팅 등에 활용하거나 차기 기간 시스템 설계 등 전략적 업무로 전환할 계획이다. 마루베니는 국내외 계열사가 보유한 약 2000대의 서버도 AWS 전환을 고려 중이다.
불과 몇 년 전 인터넷서점 취급 받았지만
대표적인 예가 ‘프롬 에이(FromA, 아르바이트 구인정보 사이트)’의 캐릭터 ‘판다 이치로’였다. 리크루트가 ‘라인 스탬프’ 무료 배포 이벤트를 하자 접속률이 평상시의 150배까지 치솟았지만 그럼에도 서버는 무사히 버텼다. AWS 덕분이었다. 캠페인 종료와 함께 AWS 서버 사용량을 축소해 비용 절감에도 성공했다.
아지노모토(조미료 회사) 역시 웹사이트의 AWS화를 추진 중이다. ‘Cook Do’ ‘혼다시’ 등 클라우드 사이트 30개 정도를 지난해 말 AWS 체제로 바꿨다. 아지노모토 나카라이 코이치 정보기획부 전임부장은 “여러 이벤트로 인해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다운되면 고객이 불편해진다”며 “오히려 이벤트가 고객 관리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위험이 있지만 AWS는 자동적으로 필요한 서버량을 계산해 선택해주는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국내외 아지노모토 그룹 전체 사이트의 AWS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119개 법인, 약 300개 사이트가 대상이다. 각국의 마케팅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사이트의 운영은 각국에 맡기겠지만, 기반이 되는 부분은 AWS로 통일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동일한 운용 방식을 쓸 수 있다는 점은 일본 클라우드 서비스에 없는 AWS의 커다란 장점이다’(나카라이 부장).
이 외에도 유니클로 퍼스트리테일링이 기간 시스템을 포함해 거의 모든 사내 시스템을 AWS로 이행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상당수의 일본 기업이 속속 AWS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클라우드화’가 일본에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약 6년 전부터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로 중소 벤처기업에서 도입했기 때문에 대기업은 예전처럼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사용하겠다는 ‘공존론’이 강했다. 그러나 이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일본에서 AWS 사업을 추진하는 나카사키 타다오 아마존 데이터서비스 재팬 사장은 “2009년 일본에서 처음 AWS 사업을 시작했을 땐, 인터넷서점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문전박대를 당한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급변한 건 2011년부터다. 대지진에 따라 위기관리 의식이 고조된 탓이다. 병원 서버가 침수돼 진료 차트가 분실되는 등 여러 사건이 벌어지자 데이터 서버를 여러 개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데이터센터의 증설 수요가 비용 면에서 우수한 클라우드로의 이행을 뒷받침한 것이다. 마루베니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하나 중요한 계기는 2011년 3월 일본 내에 AWS 데이터센터가 설치된 점이다. 이것은 고객 신뢰 향상에 큰 역할을 했다. 이전까지 일본 기업이 AWS를 이용할 때는 싱가포르 센터에 데이터를 맡겼다. ‘일본 데이터센터가 갖춰진 이후 일본 대기업이 AWS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나카사키 사장).
대지진 이후, 서버 관리에 대한 관심 급증
새로운 기능이 계속 추가된다는 점 또한 AWS의 매력이다.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나 푸시 서비스 등 엔지니어의 구미를 당길 만한 새로운 편의 요소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이 덕분에 유저 커뮤니티 역시 활발하다. AWS 유저 커뮤니티는 세계 각국에 있는데 일본의 경우 ‘JAWS’라고 불린다.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대도시뿐 아니라 아오모리·에히메 등 전국 각지에 지부가 있다. 초심자 전용이나 여성 전용 지부까지 포함하면 총 50곳이 넘는다. 참가자는 독립계 엔지니어, 기업의 정보 시스템 담당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JAWS를 운영하는 아마존 데이터서비스 재팬의 오지마 히데키 마케팅 본부장은 “지금도 매주 어느 지부에서든 JAWS 회합이 열린다”고 말했다. 2010년 시작된 JAWS는 초창기 아마존 측이 관리해왔지만 지금은 유저들이 스스로 운영한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AWS를 바라보는 경쟁 기업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세계 최대 ERP(통합업무시스템) 브랜드인 독일 SAP가 대표적이다. ‘SAP라고 하면 대부분은 온프레미스를 생각한다. 그러나 2012년부터 AWS와 본격적인 제휴를 시작했다(SAP재팬 인더스트리 클라우드 사무총괄본부 요시코시테루노부). 올 6월에는 AWS에서 작동하는 SAP를 도입한 일본 기업이 100곳을 돌파했다는 발표도 나왔다. 대형 보안소프트 업체인 트렌드 마이크로 역시 AWS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 공세에 위기 내몰린 일본 SI 기업
안전성을 이유로 클라우드 이행을 주저하는 기업이 아직 많지만 앞으로의 추세는 명확해 보인다. 아마존의 공세에 일본에서 기존 시스템의 강자로 군림했던 후지쯔·NEC 등 SI(시스템 통합) 기업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야마구치 시게카즈 후지쯔 클라우드 서비스 추진부장은 “우리에게 AWS는 위협적인 라이벌인 동시에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후지쯔도 자체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AWS 등 복수의 클라우드를 조합해 제공하는 ‘클라우드 인터그레이션’ 사업을 추진 중인데 AWS와의 공존을 도모하는 셈이다. 사업이 잘 되는 아이든 기존 온프레미스 시스템의 주도권을 잡았던 후지쯔로서는 밥그릇이 확 줄어들 게 분명하다.
사토 히데야 테라스카이 사장은 “시스템의 주류가 오피스 컴퓨터에서 클라이언트 서버로 이행됐을 때도 저항은 있었으나 결국 일부 금융회사를 제외하고 클라이언트 서버로 전환했다”며 “이번에도 저항을 이겨내고 클라우드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본 SI 기업은 여전히 온프레미스 환경에서의 시스템 구축에 매달려있다. 클라우드를 잘 이해하는 엔지니어 육성은 일본 SI 기업의 공통과제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일본 전체 IT 서비스 시장은 연 5조엔 규모다. 그중 클라우드 시장은 1374억엔으로 아직 작다. 그러나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대부분의 법인 시스템은 클라우드로 이행할 것”이라고 나가사키 사장은 강하게 이야기한다. 이 비전이 현실이 되었을 때 과연 일본 SI 기업은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번역=김다혜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머스크 "오바마 시절 설립 미 소비자금융보호국 폐지해야"
2뉴욕 유가, 美 휘발유 증가에 혼조세…WTI, 0.07%↓
32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구간 '경고 파업' 철회
4‘하늘길도 꽁꽁’ 대설에 항공기 150편 결항
5‘이재명 아파트’도 재건축된다…1기 선도지구 발표
6코스피로 이사준비…에코프로비엠,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
7‘3000억원대 횡령’ 경남은행 중징계….“기존 고객 피해 없어”
8수능 2개 틀려도 서울대 의대 어려워…만점자 10명 안팎 예상
9중부내륙철도 충주-문경 구간 개통..."문경서 수도권까지 90분 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