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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디어 콘퍼런스] 미디어산업의 새로운 내일을 연다

[중앙 미디어 콘퍼런스] 미디어산업의 새로운 내일을 연다

모바일 시대는 언론 산업의 기반을 흔들었다. 종이 매체와 방송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인터넷과 모바일의 파급력이 하루가 다르게 강해졌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언론계는 그동안 다양한 고민을 하며 돌파구를 찾아왔다. 언론의 현주소는 무엇이고 과연 어떤 내일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한국의 대표 미디어그룹인 중앙미디어네트워크도 이를 놓고 세계적인 미디어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왔다. 창립 50주년(9월 22일)을 맞은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9월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중앙 미디어 콘퍼런스’를 개최한 배경이다. 콘퍼런스에 모인 글로벌 언론 전문가들은 뉴스 미디어의 위기를 진단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DDP 지하 2층 알림 1관에서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진행된 콘퍼런스의 주제는 ‘내일로 통하다(Know Way Out)’이다. ‘Know Way Out’은 길이 없다는 의미인 ‘No Way Out’을 재치있게 패러디한 것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는 내일로 통하는 새로운 돌파구를 알고 있다’는 의미로 ‘No’가 아닌 ‘Know’라고 정했다. 이날 행사장엔 약 1000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동시통역을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을 지급했다.
 신문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말아야
콘퍼런스는 모두 4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의 주제는 ‘신문이 나아갈 길’. 뉴욕타임스의 마크 톰슨 사장이 ‘디지털과 모바일 세계로의 전환’을 주제로 강연했다. 톰슨 사장은 영국 BBC 사장(2004~2012년)을 거쳐 2012년 11월 뉴욕타임스의 사장에 올랐다. BBC를 세계적 멀티미디어 뉴스 공급자로 탈바꿈시킨 인물이다. BBC의 변화를 주도한 다음 그는 런던에서 뉴욕으로 이동했다. 미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언론사의 디지털 책임자로 일한 경험에 대해 그는 “정통 언론이 쌓아온 경험과 대중으로부터의 신뢰는 디지털 세계에서도 유효하다”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수한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의 야마자키 히로시 온라인편집 본부장도 연사로 나섰다. 닛케이는 일본 언론 가운데 유일하게 디지털화에 성공한 매체다. 히로시 본부장은 “신문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하며 비즈니스를 강화한 덕에 비즈니스 미디어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두 번째 세션에선 뉴스룸의 미래를 주제로 손석희 JTBC 보도 부문 사장이 강연을 했다. 뒤이어 토니 매덕스 CNN 인터내셔널 총괄부사장은 전통 미디어와 새로운 세계, 후안 세뇨르 이노베이션 미디어 컨설팅그룹 파트너는 ‘세계 신문 혁신 리포트 2015’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지난 6월 미국 워싱턴 DC에선 세계신문협회 총회가 열렸다. 행사장에서 세계 신문 혁신 리포트가 화제에 올랐다. 리포트의 주제는 ‘신문의 모바일화를 어떤 방법으로 진행할 것이냐’였다. 후안 세뇨르 파트너는 “동영상은 텍스트보다 12배 많이 공유되고 있다”며 “미래가 모바일 사회라고 가정할 때, 동영상에 역점을 두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덕스 CNN 총괄부사장은 기자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기자로 일하기 힘든 세상이지만 언론 본연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다”며 “불확실한 정보가 난무하는 사회일수록 공정성과 객관성을 근거로 나침반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리지널 콘텐트가 미래 좌우
‘뉴스미디어의 그린라이트’라는 제목의 세 번째 세션은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홍석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이 좌장을 맡고 마이크 펄리스 포브스 미디어 사장,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CNN 인터내셔널 앵커, 라주 나리세티 뉴스코프 전략담당 부사장이 뉴스 미디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크리스티 루 CNN 앵커는 “단순한 기사는 로봇이 작성하는 시대가 왔다”며 “전문 영역을 가진 기자가 살아 남고, 평범한 ‘제너럴리스트 기자’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전문성을 키우고 사안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 언론산업에서 기자가 지녀야 할 핵심역량이라는 지적이다. 세션의 마지막엔 세계적 피아니스트이자 중앙SUNDAY 고정 칼럼니스트인 손열음씨가 열정이 넘치는 무대를 꾸몄다. 연주 후 그는 뉴미디어와 순수예술의 시너지에 대해 강연했다.

콘퍼런스의 대미를 장식한 네 번째 세션엔 주제 그대로 ‘뉴미디어 시대의 개척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강남스타일’로 세계를 강타한 가수 싸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등이 그들이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도 강연에 나섰다. 미국의 온라인 전문 매체인 아틀라스옵스큐라닷컴의 데이비드 민킨 발행인도 나왔다. 그는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 디지털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포브스와 이코노미스트의 디지털화를 주도했고, 160년 역사의 시사잡지 아틀란틱의 경영을 맡아 온라인 매체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의 부침을 살펴보면 콘텐트의 역량이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며 미디어의 미래는 결국 오리지널 콘텐트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콘퍼런스 다음날인 22일 오후 4시엔 같은 장소인 DDP에서 JMnet 창립 5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주요 정·재계 인사는 물론 문화·스포츠·미디어 업계 관계자들과 젊은 오피니언 리더 1000여명이 참석했다. 홍석현 회장은 이날 디지털 혁신 등을 포함해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소리꾼 장사익의 축하공연도 펼쳐졌다.

- 조용탁 기자 cho.youngta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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