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전문기자의 ‘Car Talk’ | 볼보트럭 2015 아태지역 연비왕 대회] 연비 효율 높이는 노하우 세계로 전파
[김태진 전문기자의 ‘Car Talk’ | 볼보트럭 2015 아태지역 연비왕 대회] 연비 효율 높이는 노하우 세계로 전파
대형 트럭은 상용차 시장의 꽃으로 불린다. 대당 가격이 2억원 전후로 벤츠의 최고급 모델인 S클래스 가격과 맞먹는다. 국내에서 대형 트럭 기준은 적재량 기준으로 15t 이상을 말한다. 한국 대형 트럭 시장 규모는 연간 1만∼1만1000대다. 트럭 1대당 가격은 1억5000만∼2억3000만원이다. 특수 장비를 제외한 차량 가격으로 따지면 연간 2조원 규모다. 국산 대형 트럭 시장은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가 6.5대3.5 비율로 양분하고 있다.
수입 대형 트럭 시장은 2005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씩 증가해 올해 약 5000대로 추산된다. 스웨덴 볼보와 스카니아, 독일 업체인 다임러·만(MAN), 이탈리아 이베코 등 유럽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볼보가 수입 시장의 40% 이상 점유해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볼보의 대형 트럭 예상판매 대수는 2000대 정도다. 대형 트럭의 핵심 기술은 통상 승용차의 20배가 넘는 토크를 내는 강력한 디젤 엔진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판하는 대형 트럭은 모두 유로6 친환경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이런 대형 트럭의 연비는 얼마나 나올까. 우선 차체 중량이 10t을 넘는데다 적재 화물만 수십t에 달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연비는 3㎞/L를 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난 9월 16일 태국 후아인의 테스트 트랙에서 눈길을 끄는 대회가 열렸다. ‘2015 아태지역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Volvo Trucks APAC Fuelwatch Championship 2015)’다.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는 상용차 업계 최초로 연비 효율성을 높이는 노하우를 운전자들이 서로 공유하고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선발된 운전자들 가운데 연비왕을 가리는 행사다. 이 행사는 한국에서 시작됐다. 볼보트럭코리아는 2007년 대형 트럭은 연비와 무관하다는 통념을 깨뜨리고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연비왕 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고유가 시대에 맞춘 마케팅 활동으로 볼보트럭의 연비 기술과 연비 운전법에 대한 교육이 목적이었다. 이 행사가 호평을 받고 스웨덴 본사에 알려지면서 2010년에는 볼보 본사에서 주최하는 세계 대회로 발전했다. 한국 지사의 마케팅이 글로벌로 전파된 것이다. 사실상 한국이 대회 종주국인 셈이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기름값이 비교적 저렴해졌지만 하루 400∼600㎞를 주파하는 대형 트럭 사업자에게 연비는 수익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 호주·중국·인도·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태국·인도네시아·홍콩 등 총 10개국에서 약 6000여명이 참가한 지역 예선에서 선발된 14명이 경쟁을 했다. 온로드 부문은 볼보 FH 6x2 트랙터에 40t의 화물이 적재된 트레일러를 장착한 후 약 16km의 코스를 주행했다. 오프로드는 30t의 화물을 적재한 험로전용 볼보 FMX 8x4 덤프트럭으로 약 8km의 비포장 코스를 달렸다. 최종 우승은 호주에서 참가한 여성 운전자가 차지했다. 볼보트럭코리아 이창하 마케팅 총괄 상무는 “연비왕 대회는 단순한 연비 측정을 넘어 사전에 세계 대회 진출자들을 대상으로 연비 강화 운전방법과 안전운전 교육에 더 중점을 두고 진행한다”며 “모든 참가자에게는 개발 및 생산시설 등의 견학을 통해 볼보트럭이 추구하는 품질·안전·환경이라는 경영철학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지역 예선을 거쳐 ‘왕중왕’ 대회에서 우승한 유광종(온로드 부문), 남동혁(오프로드 부문)씨와 여성 드라이버인 김재연씨가 처음으로 참가했다. 한국은 오프로드 연비 부문에서 지금까지 5년 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 6월7~8일 열린 제9회 볼보트럭 연비왕대회에서는 트랙터 부문에서 12.04km/L의 높은 연비를 기록한 염대식씨가 우승했다. 이는 볼보트럭 연비왕대회 트랙터 부문 역대 최고 기록이다. 본선 대회 참가자 중 8명이 일반 승용차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평균 9km/L 이상의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평가 코스는 볼보트럭코리아의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동탄에서 출발해 경북 청도의 소싸움경기장에 이르는 285km다.
대형 덤프를 모는 김재연 드라이버는 “볼보의 연비향상 프로그램에 참여했더니 3개월 만에 연비가 25% 향상됐다”며 “실제 운전에서 급가속이나 급정거를 삼가고 정속 주행을 하는 게 연비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볼보트럭코리아의 김영재 사장은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는 한국 지사에서 개발한 방식을 스웨덴 본사에서 그대로 도입했다”며 “연비 향상 노하우를 공유해 고객의 수익성을 높이고 환경에 대한 가치를 확인하는 세계 트럭 사업자의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볼보트럭코리아가 개최한 연비왕대회가 트럭 사업자에게 호평을 얻으면서 판매가 급상승하자 대형 트럭 시장 1위인 현대자동차가 2012년 부터 이를 본 딴 ‘연비 마스터’ 대회를 열고 있다. 국내 시장 1위 업체가 수입 트럭회사의 행사를 그대로 흉내를 낸 셈이다. 더구나 대형 트럭 시장에서 최근 2년 동안 현대차의 점유율이 급락하면서 지난 7월에는 현대차의 상용차 총괄 본부장(부사장)이 부임 1년 만에 문책성으로 사임하기도 했다.
- 김태진 전문기자 kim.taejin@joins.com
☞ 볼보트럭 : 볼보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1928년 설립됐다. 2001년 프랑스의 르노(Renault) 트럭과 미국의 맥(Mack) 트럭을 인수한데 이어 2007년에는 아시아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닛산디젤(현 UD트럭)을 인수했다. 현재 독일 다임러 그룹에 다음가는 대형 트럭 업체다. 전 세계 16여개국의 생산공장에서 140여개국 2300곳 이상의 영업망을 확보했다. 중형 트럭을 포함한 연간 판매대수는 20만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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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대형 트럭 시장은 2005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씩 증가해 올해 약 5000대로 추산된다. 스웨덴 볼보와 스카니아, 독일 업체인 다임러·만(MAN), 이탈리아 이베코 등 유럽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볼보가 수입 시장의 40% 이상 점유해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볼보의 대형 트럭 예상판매 대수는 2000대 정도다.
국내 수입 대형 트럭 시장 볼보가 줄곧 1위
지난 9월 16일 태국 후아인의 테스트 트랙에서 눈길을 끄는 대회가 열렸다. ‘2015 아태지역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Volvo Trucks APAC Fuelwatch Championship 2015)’다.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는 상용차 업계 최초로 연비 효율성을 높이는 노하우를 운전자들이 서로 공유하고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선발된 운전자들 가운데 연비왕을 가리는 행사다. 이 행사는 한국에서 시작됐다. 볼보트럭코리아는 2007년 대형 트럭은 연비와 무관하다는 통념을 깨뜨리고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연비왕 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고유가 시대에 맞춘 마케팅 활동으로 볼보트럭의 연비 기술과 연비 운전법에 대한 교육이 목적이었다. 이 행사가 호평을 받고 스웨덴 본사에 알려지면서 2010년에는 볼보 본사에서 주최하는 세계 대회로 발전했다. 한국 지사의 마케팅이 글로벌로 전파된 것이다. 사실상 한국이 대회 종주국인 셈이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기름값이 비교적 저렴해졌지만 하루 400∼600㎞를 주파하는 대형 트럭 사업자에게 연비는 수익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 호주·중국·인도·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태국·인도네시아·홍콩 등 총 10개국에서 약 6000여명이 참가한 지역 예선에서 선발된 14명이 경쟁을 했다. 온로드 부문은 볼보 FH 6x2 트랙터에 40t의 화물이 적재된 트레일러를 장착한 후 약 16km의 코스를 주행했다. 오프로드는 30t의 화물을 적재한 험로전용 볼보 FMX 8x4 덤프트럭으로 약 8km의 비포장 코스를 달렸다. 최종 우승은 호주에서 참가한 여성 운전자가 차지했다. 볼보트럭코리아 이창하 마케팅 총괄 상무는 “연비왕 대회는 단순한 연비 측정을 넘어 사전에 세계 대회 진출자들을 대상으로 연비 강화 운전방법과 안전운전 교육에 더 중점을 두고 진행한다”며 “모든 참가자에게는 개발 및 생산시설 등의 견학을 통해 볼보트럭이 추구하는 품질·안전·환경이라는 경영철학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세계 트럭 사업자의 축제로
대형 덤프를 모는 김재연 드라이버는 “볼보의 연비향상 프로그램에 참여했더니 3개월 만에 연비가 25% 향상됐다”며 “실제 운전에서 급가속이나 급정거를 삼가고 정속 주행을 하는 게 연비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볼보트럭코리아의 김영재 사장은 “볼보트럭 연비왕 대회는 한국 지사에서 개발한 방식을 스웨덴 본사에서 그대로 도입했다”며 “연비 향상 노하우를 공유해 고객의 수익성을 높이고 환경에 대한 가치를 확인하는 세계 트럭 사업자의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볼보트럭코리아가 개최한 연비왕대회가 트럭 사업자에게 호평을 얻으면서 판매가 급상승하자 대형 트럭 시장 1위인 현대자동차가 2012년 부터 이를 본 딴 ‘연비 마스터’ 대회를 열고 있다. 국내 시장 1위 업체가 수입 트럭회사의 행사를 그대로 흉내를 낸 셈이다. 더구나 대형 트럭 시장에서 최근 2년 동안 현대차의 점유율이 급락하면서 지난 7월에는 현대차의 상용차 총괄 본부장(부사장)이 부임 1년 만에 문책성으로 사임하기도 했다.
- 김태진 전문기자 kim.taejin@joins.com
☞ 볼보트럭 : 볼보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1928년 설립됐다. 2001년 프랑스의 르노(Renault) 트럭과 미국의 맥(Mack) 트럭을 인수한데 이어 2007년에는 아시아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닛산디젤(현 UD트럭)을 인수했다. 현재 독일 다임러 그룹에 다음가는 대형 트럭 업체다. 전 세계 16여개국의 생산공장에서 140여개국 2300곳 이상의 영업망을 확보했다. 중형 트럭을 포함한 연간 판매대수는 20만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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