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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이고 은근한 섹시함을 꿈꿔요

고전적이고 은근한 섹시함을 꿈꿔요

수위 조절 없는 거침없는 발언으로 JTBC <마녀사냥> 고정 MC에 발탁된 서인영은 화려한 퍼포먼스부터 가수, DJ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며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서인영(31)은 퍼포먼스와 끼, 가창력 모두를 인정받는 몇 안 되는 가수다. ‘한국의 레이디가가’로 불리며 패셔니스타로 유명세를 떨쳤던 서인영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JTBC 예능프로그램 <마녀사냥> 게스트로 출연했다가 바로 그 다음주부터 고정 MC로 발탁되면서다. 그는 “지금 나랑 밀당(밀고 당기기)하는 거에요?”, “난 된장녀가 아니라 신상녀에요. 남에게 뜯어내지 않거든요” “전 야동을 봐요”라고 하는 등 거침없는 발언으로 연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10월 7일,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아담한 체구, 인형같이 작은 얼굴에 붉은 입술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인터뷰가 시작된 지 5분도 안 돼 그는 예의 에너지 넘치는 수다를 이어갔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늘 화제가 됐죠.


제가 성격상 없는 걸 지어내는 걸 잘 못해요. 그래서 연기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선호하고요. ‘사람들이 바라는 좋은 모습, 갖춰진 모습이 아니더라도 나를 보여주자’는 생각이죠. 남들이 보는 것보다 자기 만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떤 신념이나 주관을 가지고 밀고 나갔을 때 그게 딱 맞아떨어지면 희열은 두 배가 되잖아요. 그래서 늘 내가 만족하는 환경에서 일하려고 하죠. 패션철학이 “옷은 피부처럼, 신발은 내 발처럼” 확고할 만큼 서인영은 유명한 패셔니스타로 늘 화제를 몰고 다닌다.
 최고의 ‘신상’은 클래식
JTBC<마녀사냥> 고정 MC에 발탁된 서인영.(왼쪽)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어렸을 때 패션디자이너가 꿈이었어요. 지금 가수라는 게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끼고 행복하지만 옷을 좋아하고 외모 꾸미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요. 그래도 학교에서 머리는 항상 칭찬 받았죠. 옆 가르마를 쓸어 넘긴 복고 커트로 단정했거든요.



고전적인 것을 좋아하세요? 현대 신여성 느낌이 더 강한데요.


학창시절부터 60년대 스타일을 좋아했어요. 메리제인 슈즈, 반 스타킹, 복고 헤어스타일. 그래서 예전에 배바지 패션을 선보였던 거고요. 지금이야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입지만 당시엔 촌스럽다는 반응이 많았죠. 최고의 신상은 클래식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러고 보면 노래하는 목소리도 옛 감성을 지니고 있네요.


주변에서는 ‘술을 부르는 목소리’라고 하더라고요.(웃음)

2002년 걸그룹 ‘쥬얼리’로 가요계에 데뷔한 서인영은 <원 모어 타임> 등에서 보여준 ‘몸털기’ 춤으로 더 알려져 있던 ‘섹시’ 댄스가수였다. 2008년에 솔로로 전향한 이후 <사랑이라 쓰고 아픔이라 읽는다> <헤어지자> <세수> 등 발라드 곡을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작은 체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파워풀한 음색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가늘지만 허스키한 보이스가 모아진 그의 목소리는 한국 대중이 사랑한다는 ‘한’이 깃들어져 있다. 현대여성의 당차고 매력적인 심벌로 자리매김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2009년 그는 돌연 모든 방송을 접고 미국으로 떠났다. 녹화 도중 이유 없이 눈물이 터지거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야 잠들 수 있을 정도로 우울증을 앓았다고 했다. 몇 개월의 휴식 뒤 그는 더 성숙해져 돌아왔다. 데뷔 때부터 10여 년간 그를 쫓아다니던 섹시에 대한 철학도 바뀌었다. 과감한 노출보다 내면의 섹시로 돌아섰다. 그는 “과거에는 섹시해 보이려고 물쇼, 봉쇼 안 해본 것이 없었는데(웃음) 이제는 대놓고 흔들지 않아도 느껴지는 내면의 섹시함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내면의 섹시함’은 어떤 것이죠?


노련미가 어우러진 섹시함 같은 것. 은근하면서도 노출하지 않아도 되는 매력이죠.



섹시함을 포기하시진 않네요.(웃음)


“여자는 반드시 섹시해야죠(그는 정말 정색을 했다). (웃음) 낮에 청순하고 밤에 섹시하고. 전 생각 없는 여자는 매력 없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보기에) 제가 생각 없어 보이지만 생각 많이 하거든요.(웃음) 서인영이 아닌, 인간 서인영은 앞으로 어떨까. 과거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연애 고민, 인생 고민 전부요.



결혼 생각은요?


결혼은 정말 친구처럼 나랑 비슷하지만 듬직한 사람, 배울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하고 싶어요. 생각하는 미래가 같았으면 좋겠고요. 그는 SBS MTV <매쉬업> 을 통해 글로벌 DJ로 도전한다. 9월 21일 첫 방송된 <매쉬업> 은 서인영을 비롯해 효연(소녀시대), 미르(엠블랙), 혜정(AOA) 등 스타들을 디제잉, 퍼포먼스 능력을 갖춘 글로벌 EDM 스타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요즘 일정의 대부분이 매쉬업 프로그램 준비에요. 매일매일 연습해요. 낮 일정을 소화하고 연습을 하다 보면 새벽 3시에 끝나요.”



노력파인 것 같아요


혼자 완벽주의죠.(웃음) 뒤에서 노력을 많이 해요. 전 스파르타로 배우는 편이에요. 운동도 ‘악’소리 내며 하고요. 고통스럽게 배우는 편이에요. 하하. 모든 일이 힘들다고 피하면 나중에 다 오더라고요. 그래서 힘들더라도 부딪히는 게 낫죠.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는지.


내가 했던 행적들이 사후에도 남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롤 모델로 쓰일 수 있는 사람이요. 마돈나나 에디 세즈윅처럼 시대를 대표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지금 당장 대중적이지 않아도 세대가 지나서도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어요.

흑백영화는 단순함 그 자체로 작품을 더 빛나게 하기도 한다. 고전의 매력이다. 신세대처럼 화려하기만 할 것 같던 서인영은 묘하게도 복고적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채로운 ‘끼’가 강렬하게 뿜어져 나왔지만 지워지지 않는 타투처럼 당연하게 ‘서인영’다웠다. 옛날 영화처럼 단편적이면서도 편안했다. 빨갛고 도톰한 입술 양 옆 보조개에 시선을 계속 뺏긴 인터뷰였다. 어쩌면 그는 이미 대중들에게 자신의 매력에 빠져들도록 마법을 걸고 있는지도 모른다.

- 글 박지현 월간중앙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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