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침체 vs 호황

2016년 경제전망은 불투명하다. 일부 저명 경제전문가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임박했다고 경고하는가 하면 순항을 예고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다음 경기침체가 언제 올지는 상관없이 고용시장의 호전으로부터 기업의 자본배분 패턴에 이르는 더 장기적인 트렌드에서 2016년 경제의 기초체력을 진단해 볼 수 있다.
다음은 2016년 눈여겨봐야 할 3가지 경제 지표다.
고용과 노동력

지난 1년 사이 실업률이 마침내 정확히 5%까지 하락했다. 최소한 불황기의 고용부진이 대체로 해소됐음을 말해주는 상징적인 지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재닛 옐런 FRB 의장을 포함한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시장의 저변에 남아 있는 취약점의 흔적에 여전히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다.
그런 우려 중 일부는 새롭지 않다. 미국 성인 근로자의 비율은 10년 넘게 감소해 왔다.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성인 비율은 62% 남짓이다. 1990년대 후반의 약 67%에서 5%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이 같은 패턴에 우려를 나타냈다. 스탠리 피셔 FRB 부의장은 “경제활동 참가율은 그 밑바탕을 이루는 추세에 대한 대부분의 예상을 밑돈다”고 지난해 10월의 한 연설에서 말했다. “풀타임 일자리를 원하지만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이 비정상적으로 많다.”
25~54세의 이른바 핵심 노동인구 비율은 더 미묘한 현상을 보여준다. 불황이 바닥을 친 이후 전체 인구 대비 핵심 노동인구 비율은 꾸준히 상승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는 그 비율이 거의 1년 내내 77.2%로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12월 들어 77.4%로 뛰었다.
올해는 핵심 노동인구 비율의 정체가 일시적인 증상에 불과한지 아니면 더 장기적인 현상인지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이는 미국 근로자 특히 임금인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노동시장의 역량이 최고수준에 접근할 때 임금인상에 가속도가 붙는다. 올해 경제활동 참가율이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인다면 임금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크다.
자사주매입 VS 기업공개

자사주매입 증가세가 올해도 계속될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주식시장에는 호재지만 근로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하다.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하는 대신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면 근로자에게 불리할지 모른다. 그러나 시장에 대해 또 다른 의문이 제기된다. 그 돈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주주들에게 풀린 돈은 새로운 성장기업들에 재투자 된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흔히 가정한다. 그러나 근년 들어 그와 같은 가정이 도전을 받고 있다. 배당을 포함해 주주 환원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는데도 새로운 성장기업에의 투자는 그만큼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학 교수이자 루스벨트 연구소 연구원인 J W 메이슨 박사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새로운 중소기업의 투자 비중은 증가하기는커녕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주주들이 역사적인 규모의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수익을 신생 기업들에 골고루 분산시키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스퀘어(모바일 결제 서비스) 등 공개시장 상장 기업들이 지난 1년 사이 조달한 금액은 300억 달러에 불과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규모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 주식이 줄어드는 동안 지난해 최초 주식공모를 하는 신규 상장기업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감소했다.
유망한 신생 벤처 기반이 어느 때보다 두터워진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의 급증과 IPO의 상대적인 빈곤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츠는 144개 기업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신생 벤처)으로 꼽는다. 그리고 531개 기업을 IPO 후보 업체로 분류했다.
IPO 전 단계 신생 벤처의 이 같은 적체 현상이 올해는 어느 정도 해소될까? 그것은 기존 자사주 매입에 치우친 시장의 편식 습관이 신생 벤처에의 모험투자로 전환되느냐에 달려 있다.
중앙은행들의 탈동조화

하지만 그와 같은 불리한 경제 환경도 2006년 이후 첫 금리인상에 시동을 거는 FRB를 막지는 못했다. 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장에 제동을 건다. 지난해 12월의 금리인상은 차입금리가 올라도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이 타격을 받지 않으리라는 FRB의 자신감을 말해준다.
그러나 FRB가 미국 통화정책의 궤도를 수정하는 동안에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통화공급을 한층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12월 초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수준으로 더 인하하고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발표했다. FRB의 금리인상 결정 후에는 일본은행까지 통화공급 확대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공표했다.
“FRB와 ECB의 각자도생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라고 유니크레딧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릭 닐슨이 지난해 11월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2016년에는 FRB가 두어 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ECB는 최근 발표한 수준보다 통화공급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FRB와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 정책 사이의 간극 확대는 미국 기업들에는 희비가 교차하는 뉴스다. 그와 같은 갭은 다른 경쟁국가에 비해 미국 경제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반면 미국의 금리인상에 외국의 통화공급 확대가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값을 더 끌어올린다. 그만큼 미국 수출품의 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소매유통 업체, 패스트푸드 체인, 자동차 제조업체 등 미국 경제 주축기업들의 재무구조에 지속적으로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그에 따라 주식 투자수익이 감소하고 고용증가가 둔화할 위험성이 커진다.
- OWEN DAVIS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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