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혁신 나선 LG]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에 승부수
[선제적 혁신 나선 LG]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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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미래 준비를 본격화한다. 핵심은 B2B(기업 간 거래)다. 특히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솔루션에 미래를 건다. 구 회장이 신년사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했던 분야다. 시장을 선도하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신성장 사업에 적극 투자해 사업 구조를 재편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연다. LG는 2011년(4조3000억원) 이후 연평균 5000억원 이상씩 R&D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해엔 사상 최대인 6조 300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불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올해도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R&D 투자는 줄이지 않기로 했다.
구본무 회장 “내가 먼저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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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공장 건설(1조8400억원)을 시작으로 앞으로 3년 간 미래형 디스플레이 분야에 총 10조원을 투자한다. 2018년 상반기 완공될 경기도 파주 P10 공장에서는 미래형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플렉시블(휘는) OLED 패널이 본격 생산된다. LG디스플레이는 총 투자의 절반 이상을 2~3년 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OLED에 집중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신규 공장에서 생산될 플렉시블 OLED는 웨어러블 기기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에도 활용할 수 있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5152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 농자재 생산 업체인 동부팜한농 인수를 확정했다. 2014년 미국 수처리 분리 막필터 생산 업체인 ‘나노H2O’를 인수한 데 이어 동부팜한농까지 품에 안으면서 농업·바이오 분야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석유화학, 전지에 몰렸던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욱 다양해졌다. LG이노텍은 소자·소재사업을 제2의 신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올해 말까지 700억원을 투입한다.
투자 계획에서 엿보이는 두 가지 중요한 키워드는 자동차와 에너지다.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솔루션은 대표적인 B2B 사업이다. 현재 자동차 분야는 LG전자가 부품,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LG화학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담당하고 있다. 차량용 센서를 생산하는 LG이노텍과 자동차용 원단과 경량화 소재를 개발하는 LG하우시스도 힘을 보탠다. 지난해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4조원(그룹 전체 기준)을 넘어섰다. 올해는 5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만큼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013년 7월 LG CNS 자회사 ‘V-ENS’를 합병해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부품 사업의 R&D 기지 역할을 할 LG전자 인천캠퍼스도 준공해 가동을 시작했다. 미국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구동 모터 등 11종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LG전자는 얼마 전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자율주행차 개발 협력을 맺는 등 미래형 자동차 부품 업체로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 10대 완성차 업체 중 6곳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은 세계 최대 친환경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7000억원 수준이던 LG화학의 자동차용 배터리 매출은 올해 1조2000억원으로 70%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에너지 사업도 속도를 낸다. 생산과 저장, 효율적 사용과 관리에 이르는 통합 솔루션 역량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생산은 태양전지 모듈과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저장은 에너지저장 장치(ESS), 효율성은 시스템에어컨과 단열재, 관리는 에너지 관리시스템(EMS)이 핵심이다. 그룹 내에선 LG전자가 고효율 태양전지 모듈과 ESS, LG화학은 ESS용 배터리, LG CNS는 EMS 등 스마트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 LG퓨얼셀시스템즈가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다.
세계 최대 ESS 프로젝트, 배터리로 뚫은 LG화학
LG전자는 1995년 태양전지 연구를 시작해 2010년 첫 태양전지 모듈을 출시했다. 보통 태양전지 모듈이 태양광을 흡수해 18% 이상 전기에너지로 바꾸면 고효율 제품으로 인정받는다.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인 19.5%의 효율을 내는 제품을 출시했고, 20% 이상인 제품도 개발을 끝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서울시와 ‘에너지 효율화 및 사회공헌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울시에 있는 아파트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에너지 소비 효율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각종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활용해 각 가정이 전기를 절약한 만큼, 인센티브로 되돌려주는 ‘아낀 전기 판매사업(홈 전력수요자원 거래)’도 시범 운영한다.
-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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