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쇼퍼(Smart Shopper)] 제품 바코드만 스캔하면 집으로 ‘쓱’
[스마트 쇼퍼(Smart Shopper)] 제품 바코드만 스캔하면 집으로 ‘쓱’
주부 유지연(34)씨는 세 살짜리 아들과 갓 돌이 지난 딸을 데리고 동네 대형마트에 곧잘 들른다. 딸을 태운 유모차도 끌고 있지만, 그는 혼자서도 아이들을 챙기며 여유롭게 쇼핑을 즐긴다. 유씨는 필요한 제품을 카트에 담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있는 대형마트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후 제품 바코드를 찍는다. 스캔한 물건은 스마트폰 장바구니에 있다. 스마트폰으로 간편 결제 후 집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그날 저녁, 유씨는 아이들을 재우고 스마트폰으로 백화점 쇼핑도 한다. 백화점에 가지 않아도 원하는 브랜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모바일 쇼핑이긴 하지만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둘러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직원들이 현재 매장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 사진으로 찍어 올려 놓기 때문에 최신 트렌드까지 읽을 수 있다. 상상 속의 일이 아니다. 이미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 15일부터 ‘스마트 스캔’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마트 스마트 스캔 쇼핑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서 롯데마트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 실행시킨 후 스마트 스캔을 눌러 원하는 상품의 바코드를 인식시키면 된다. 롯데마트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 목록을 확인하고 결제하면 2시간 안에 원하는 곳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휴대폰, 실시간 계좌이체, 카카오페이 등으로 결제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 스캔 서비스는 롯데마트 송파점, 잠실점, 청량리점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까지 전 점포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모바일 쇼핑 앱 ‘샤벳’을 선보였다. 샤벳은 백화점 매장 직원들이 직접 촬영한 화장품·의류·신발·속옷 등 400여 브랜드 상품을 볼 수 있는 앱이다. 가령 전체 카테고리에서 여성의류를 선택하면 의류 브랜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원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면 매장에서 현재 잘나가는 제품은 물론 종류별로 제품을 보고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제품을 카트나 장바구니에 담을 필요 없이 바코드 스캔만으로 구매하는 등 더욱 스마트해진 스마트 쇼퍼(Smart Shopper) 시장이 열렸다. 과거 스마트 쇼퍼는 명품보다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거나, 동일한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는 것과 같이 합리적인 소비행위를 의미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을 이용하는 ‘엄지족(모바일 쇼핑 애용자)’이 늘고 스마트폰 하나로 간편하고 가벼운 쇼핑을 하려는 쇼핑객이 늘면서 스마트 쇼퍼의 개념도 확장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조6657억 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5조2100억원)의 51.2%를 차지했다. 2014년 9114억원이었던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년 만에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모바일 쇼핑 증가는 주요 이용 고객층인 20~30대뿐 아니라 40대 중년층이 늘어난 덕도 컸다. 소셜커머스 티몬이 최근 3년 간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0대 모바일 고객 비중은 지난해 24%로 2년 동안 8%포인트 늘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기반한 쇼핑이 가능해지면 스마트 쇼퍼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사물인터넷 쇼핑 기기가 등장했다. 지난 2014년 미국 온라인 유통회사인 아마존이 출시한 ‘대시(Dash)’가 대표적이다. 대시는 손바닥 크기 만한 원형 막대다. 막대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붉은 적외선 빔이 제품 바코드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가령 적외선 빔이 음료수병에 붙은 바코드를 인식하면 그 순간 거실에 있던 태블릿에 연결된 아마존 쇼핑 구매 리스트에 담기고 구매로 이어진다. 이마저도 귀찮으면 막대를 입 가까이 대고 제품 이름을 외쳐도 태블릿 쇼핑 구매 리스트에 담긴다. 대시는 스마트폰·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와 무선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대시는 연 회비 299달러만 내면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상품이 있다. 지난해 11월 티몬이 선보인 ‘슈퍼태그’다. 소비자가 필요할 때 NFC(근거리 무선통신)가 내장된 해당 품목의 슈퍼태그 자석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티몬 앱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담기는 방식이다. 가령 크리넥스 휴지를 주문하고 싶으면 크리넥스 태그 자석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티몬 앱이 바로 구동되고 가격과 수량을 체크하면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겨 결제 전 단계까지 진행된다. 결제는 티몬페이, 실시간 계좌이체, 신용카드 3가지로 할 수 있다. 현재 쇼핑이 가능한 수퍼태그 자석은 크리넥스, 삼다수, 퍼실, 너구리 등 4종이다. 티몬 관계자는 “현재 내놓은 슈퍼태크는 티몬 슈퍼마트 내 생필품 코너에서 많이 찾는 제품”이라며 “앞으로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스마트 쇼퍼, 스마트 신용카드, 스마트 스탬프 등 스마트폰으로 모든 물품 구매와 배송요청까지 할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 전기·전자, 유통 업체들의 스마트 쇼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배송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물 인터넷 쇼핑 플랫폼까지 가세하면 소비자에게 얼마나 더 친절하고 빠르게 배송하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통센터나 물류창고 등에 대한 투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온라인 유통 업체 아마존은 물류경쟁력을 위해 미국 내 66개의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물류거점을 늘리고 있다. 아마존은 특히 물류센터의 효율적 가동을 위해 ‘키바 시스템(Kiva Systems)’을 도입했다. 키바(물류 로봇)는 제어센터에서 명령이 떨어지면 원하는 상품을 넣은 선반으로 이동한 뒤, 선반 자체를 들어서 담당자가 있는 곳까지 운반한다.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작업 효율까지 높인 사례다.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경기도 보정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연 이마트는 2020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조만간 경기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여는 등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건립 등 이마트몰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배송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유통 업체들의 배송전쟁은 택배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 가전제품, 전자기기와 같이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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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중 51%가 모바일 쇼핑
신세계백화점도 모바일 쇼핑 앱 ‘샤벳’을 선보였다. 샤벳은 백화점 매장 직원들이 직접 촬영한 화장품·의류·신발·속옷 등 400여 브랜드 상품을 볼 수 있는 앱이다. 가령 전체 카테고리에서 여성의류를 선택하면 의류 브랜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원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면 매장에서 현재 잘나가는 제품은 물론 종류별로 제품을 보고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제품을 카트나 장바구니에 담을 필요 없이 바코드 스캔만으로 구매하는 등 더욱 스마트해진 스마트 쇼퍼(Smart Shopper) 시장이 열렸다. 과거 스마트 쇼퍼는 명품보다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거나, 동일한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는 것과 같이 합리적인 소비행위를 의미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을 이용하는 ‘엄지족(모바일 쇼핑 애용자)’이 늘고 스마트폰 하나로 간편하고 가벼운 쇼핑을 하려는 쇼핑객이 늘면서 스마트 쇼퍼의 개념도 확장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조6657억 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5조2100억원)의 51.2%를 차지했다. 2014년 9114억원이었던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년 만에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모바일 쇼핑 증가는 주요 이용 고객층인 20~30대뿐 아니라 40대 중년층이 늘어난 덕도 컸다. 소셜커머스 티몬이 최근 3년 간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0대 모바일 고객 비중은 지난해 24%로 2년 동안 8%포인트 늘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기반한 쇼핑이 가능해지면 스마트 쇼퍼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사물인터넷 쇼핑 기기가 등장했다. 지난 2014년 미국 온라인 유통회사인 아마존이 출시한 ‘대시(Dash)’가 대표적이다. 대시는 손바닥 크기 만한 원형 막대다. 막대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붉은 적외선 빔이 제품 바코드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가령 적외선 빔이 음료수병에 붙은 바코드를 인식하면 그 순간 거실에 있던 태블릿에 연결된 아마존 쇼핑 구매 리스트에 담기고 구매로 이어진다. 이마저도 귀찮으면 막대를 입 가까이 대고 제품 이름을 외쳐도 태블릿 쇼핑 구매 리스트에 담긴다. 대시는 스마트폰·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와 무선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대시는 연 회비 299달러만 내면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상품이 있다. 지난해 11월 티몬이 선보인 ‘슈퍼태그’다. 소비자가 필요할 때 NFC(근거리 무선통신)가 내장된 해당 품목의 슈퍼태그 자석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티몬 앱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담기는 방식이다. 가령 크리넥스 휴지를 주문하고 싶으면 크리넥스 태그 자석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티몬 앱이 바로 구동되고 가격과 수량을 체크하면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겨 결제 전 단계까지 진행된다. 결제는 티몬페이, 실시간 계좌이체, 신용카드 3가지로 할 수 있다. 현재 쇼핑이 가능한 수퍼태그 자석은 크리넥스, 삼다수, 퍼실, 너구리 등 4종이다. 티몬 관계자는 “현재 내놓은 슈퍼태크는 티몬 슈퍼마트 내 생필품 코너에서 많이 찾는 제품”이라며 “앞으로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스마트 쇼퍼, 스마트 신용카드, 스마트 스탬프 등 스마트폰으로 모든 물품 구매와 배송요청까지 할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 전기·전자, 유통 업체들의 스마트 쇼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배송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물 인터넷 쇼핑 플랫폼까지 가세하면 소비자에게 얼마나 더 친절하고 빠르게 배송하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통센터나 물류창고 등에 대한 투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송전쟁, 택배시장에 큰 기회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경기도 보정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연 이마트는 2020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조만간 경기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여는 등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건립 등 이마트몰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배송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유통 업체들의 배송전쟁은 택배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 가전제품, 전자기기와 같이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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