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6 올해의 차] 제네시스 EQ900 ‘내가 왕이로소이다’
[중앙일보 ‘2016 올해의 차] 제네시스 EQ900 ‘내가 왕이로소이다’
우승자는 제네시스 ‘EQ900’이었다. 현대자동차가 ‘독일산 프리미엄 세단을 잡겠다’며 심혈을 기울인 노력을 인정받았다. 중앙일보 ‘2016 올해의 차(Car of the Year·COTY, 이하 코티)’에서 EQ900이 27개 브랜드 51대 차량을 제치고 ‘월계관’을 차지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코티’ 심사는 어느 해보다 열띤 경쟁 속에서 치러졌다. 각 업체들이 ‘기함(旗艦·Flagship) 모델’을 포함해 성능·디자인 등을 한껏 높인 수준작들을 대거 출품했기 때문이다. 심사는 ‘1차 프레젠테이션→2차 주행 시험→3차 심층 토론’으로 이뤄졌다. 특히 올해엔 더욱 정교하고 엄정한 심사를 위해 심층 토론을 신설했다. 3단계 심사에서 종합 점수 1위에 올라 ‘올해의 차’로 뽑힌 EQ900은 전체적으로 ‘국산차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BMW의 ‘뉴 7 시리즈’와 경합을 벌였다.
EQ900은 실제 시승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유연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주행감을 뽐냈다. 시승차는 V6 3.3L 터보 엔진을 통해 370마력의 힘을 발휘하면서 8단 자동변속기와 4륜 장치인 HTRAC 을 갖췄다. 심사위원장인 유지수 국민대총장(전 자동차산업학회장)은 “부드러움과 강함을 함께 겸비한 세단”이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EQ900의 한계도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었다. 아직 벤츠·BMW 같은 색깔과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취지였다.
우승컵을 놓치긴 했지만 BMW의 ‘뉴 7시리즈’는 대신 ‘올해의 수입차’ 자리에 올랐다. 모니터를 장착한 자동차 리모콘 키, 고속도로 자율주행 지원, 손동작으로 각종 장치를 조작하는 ‘제스처 컨트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알루미늄을 섞어 만든 ‘카본 코어’ 뼈대 등 혁신적 요소가 넘쳐났다.
오토뷰의 김기태 PD는 “최고급 대형 세단이 갖춰야 할 승차감은 물론 주행 안전성과 가속 성능까지 모두 확보했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시험장에 나온 750Li 모델은 최상급으로 450마력을 발휘하는 V84.4L 트윈터보 엔진을 달았다. ‘올해의 SUV’로는 기아차 ‘스포티지’와 쌍용차 부활의 주인공 ‘티볼리’ 그리고 현대차 ‘올 뉴 투싼’ 등이 맞붙었다. 티볼리의 혁신성과 투싼의 디자인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스포티지는 ‘한국형 SUV’의 개척자라는 칭찬을 등에 업고 SUV 1위에 올랐다. 참신한 디자인과 동급 최다 편의장비는 물론 앞바퀴굴림 방식인데도 뛰어난 핸들링 성능이 호평을 받았다.
또 최대 510마력의 출력과 66.3㎏·m의 토크를 뿜어내는 메르세데스-AMG의 ‘GT S 에디션 1’은 이론의 여지 없이 ‘올해의 성능’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4km의 타원형 주행 시험장에서 3.8초 만에 시속 0→100㎞ 가속을 하는 폭발적 성능과 포효하는 배기음 등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계기판을 통해 차량정보·지도 등을 표시하는 ‘버추얼 콕핏’을 장착한 아우디의 신형 ‘TT’는 ‘올해의 혁신’을 차지했다. 전설적 디자이너인 이언 칼럼의 감성이 담긴 재규어의 ‘XE’와 유려한 선이 살아 있는 현대차 ‘투싼’은 ‘올해의 디자인’ 상을 받게 됐다.
경차로 유일하게 2차 심사 대상인 12대의 차량에 포함된 한국지엠의 ‘쉐보레 넥스트 스파크’는 가벼운 몸집에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과 연비를 선보인 게 강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L당 평균 15km 안팎의 연비로 ‘올해의 친환경’ 차량에 선정됐다.
미니 ‘클럽맨’은 양쪽으로 열리는 ‘분할형(split)’ 트렁크 문을 장착한 아이디어로 점수를 받았다. 미니 특유의 날렵한 주행 감각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티볼리는 ‘올해의 SUV’와 ‘올해의 이슈’ 등 여러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종합 평점에서 ‘올해의 소비자’ 상으로 뽑혔다.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과 젊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감각적 디자인 등이 경쟁력이었다. 기아차 ‘K5’는 이전 모델보다 많은 변화를 이룬 ‘올해의 챌린저’가 됐고, 한국지엠의 ‘임팔라’는 많은 소비자·네티즌 주목을 받은 ‘올해의 이슈’로 뽑혔다.
- 이수기 기자, 김선웅 오토뷰 기자 retalia@joongang.co.kr
◆올해의 차 심사위원: 유지수(심사위원장·국민대학교 총장), 강병휘(프로레이싱 드라이버), 김기범(로드테스트 편집장), 김기태(오토뷰 PD), 김태완(완에디 대표), 나윤석(칼럼니스트), 박상원(유엘코리아 부장), 신홍재(아멕스카드 팀장), 양정수(아우다텍스 코리아 이사), 이남석(중앙대학교 교수), 이대운(AT&M 컨설팅 대표), 이수기(중앙일보 기자), 장진택(카미디어 대표), 허승진(국민대학교 학장), 윤대성(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 신차(新車)를 출시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바로 ‘초고장력 강판을 00% 사용했다’는 내용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장력 강판 비율을 밝히는 제조사가 많지 않았다. 심지어 ‘내부 기밀’이라고 입을 닫는 업체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제조사들이 앞다퉈 자사 모델에 적용한 고장력 강판을 강조하고 나선다.
업체들은 고장력 강판을 통해 ‘차체 강성과 안전성을 높였고, 더불어 무게까지 줄였다’고 자랑한다. 이렇게 감소한 차체 무게는 다시 연비를 높이고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대체 초고장력 강판이 뭐 길래 이토록 ‘뜨거운 홍보전’이 펼쳐지는 걸까?
거미줄은 강철보다 20배 질기다고 한다. 하지만 거미줄은 어린아이의 힘으로도 쉽게 끊을 수 있다. 이와 달리 강철을 손으로 끊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거미줄이 더 질기다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동일한 무게, 동일한 두께’ 등 같은 조건을 갖췄을 때 20배 질기기 때문이다. 초고장력 강판의 장점도 이런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일반 철판 100kg을 사용한 자동차와 초고장력 강판 100kg을 사용한 차량이 있다면 후자의 자동차가 월등한 강성을 갖는다. 일반 철판보다 2배 강한 초고장력 강판이라면 무게를 반으로 줄이면서 동일한 강성을 낼 수 있다. 이처럼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높이면 차체 강성을 높이면서 무게를 줄이는 일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초고장력 강판에 대한 ‘명확한 규격’은 아직 없다. 세계자동차철강협회(World Auto Steel)는 고장력 강판의 경우 ‘HSS(High-Strength Steels)’, 이보다 성능이 좋은 강판(초고장력강)은 ‘AHSS(Advanced High Strength Steel)’라는 이름으로 정의한다고만 공표했다. 현재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을 포함한 많은 철강사들이 초고장력 강판을 ‘AHSS’로 표기한다. 일부 철강사들은 초고장력 강판에 ‘UHSS(Ultra High Strength Steel)’라고 표기한다. 세계자동차철강협회는 ‘AHSS’의 정의를 인장 강도 60kg/㎟급 이상으로 정의한다. 1㎟ 넓이에서 60kg의 힘을 견디는 강도를 말한다. 또 ‘UHSS’의 경우 80kg/㎟급 이상의 강판으로 규정한다.
일부 제조사는 “새로 출시한 신차의 초고장력 강판 비율이 50%를 넘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업체들이 발표하는 초고장력 강판의 기준도 각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대·기아차는 초고장력 강판 적용 수준을 ‘AHSS’ 기준인 60kg/㎟ 이상으로 맞춰 발표한다. 도요타는 99.9kg/㎟ 이상의 강판부터 초고장력 강판으로 표기한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아이오닉에 53%의 초고장력 강판을 썼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올해 출시하는 4세대 프리우스에 19% 수준의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수치만으로 보면 아이오닉에 더 많은 초고장력 강판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요타의 경우 인장 강도 99.9kg/㎟ 미만의 것을 초고장력 강판으로 표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다시 말해 도요타가 60kg/㎟ 이상을 초고장력 강판으로 표기할 경우 적용 비율은 크게 올라간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EQ900을 출시했을 때 51%(인장 강도 60kg/㎟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때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와 같은 세단의 적용 비율은 평균 27%에 불과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최근 알루미늄 합금을 비롯해 마그네슘 적용 비율도 늘리는 업체가 많다. 나아가 탄소섬유까지 사용한다. 때문에 수치로 드러나는 초고장력 강판 비율이 낮아 보이더라도 성능이 떨어진다고 일반화해서 평가하긴 어렵다. 초고장력 강판 자체가 만능은 아니다. 특성상 가공이 힘들다는 한계도 있다. 사고 발생시 수리비가 올라가 소비자와 보험사의 부담을 키울 수도 있다.
- 김선웅 오토뷰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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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7회째를 맞은 ‘코티’ 심사는 어느 해보다 열띤 경쟁 속에서 치러졌다. 각 업체들이 ‘기함(旗艦·Flagship) 모델’을 포함해 성능·디자인 등을 한껏 높인 수준작들을 대거 출품했기 때문이다. 심사는 ‘1차 프레젠테이션→2차 주행 시험→3차 심층 토론’으로 이뤄졌다. 특히 올해엔 더욱 정교하고 엄정한 심사를 위해 심층 토론을 신설했다. 3단계 심사에서 종합 점수 1위에 올라 ‘올해의 차’로 뽑힌 EQ900은 전체적으로 ‘국산차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BMW의 ‘뉴 7 시리즈’와 경합을 벌였다.
EQ900은 실제 시승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유연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주행감을 뽐냈다. 시승차는 V6 3.3L 터보 엔진을 통해 370마력의 힘을 발휘하면서 8단 자동변속기와 4륜 장치인 HTRAC 을 갖췄다. 심사위원장인 유지수 국민대총장(전 자동차산업학회장)은 “부드러움과 강함을 함께 겸비한 세단”이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EQ900의 한계도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었다. 아직 벤츠·BMW 같은 색깔과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취지였다.
우승컵을 놓치긴 했지만 BMW의 ‘뉴 7시리즈’는 대신 ‘올해의 수입차’ 자리에 올랐다. 모니터를 장착한 자동차 리모콘 키, 고속도로 자율주행 지원, 손동작으로 각종 장치를 조작하는 ‘제스처 컨트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알루미늄을 섞어 만든 ‘카본 코어’ 뼈대 등 혁신적 요소가 넘쳐났다.
오토뷰의 김기태 PD는 “최고급 대형 세단이 갖춰야 할 승차감은 물론 주행 안전성과 가속 성능까지 모두 확보했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시험장에 나온 750Li 모델은 최상급으로 450마력을 발휘하는 V84.4L 트윈터보 엔진을 달았다. ‘올해의 SUV’로는 기아차 ‘스포티지’와 쌍용차 부활의 주인공 ‘티볼리’ 그리고 현대차 ‘올 뉴 투싼’ 등이 맞붙었다. 티볼리의 혁신성과 투싼의 디자인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스포티지는 ‘한국형 SUV’의 개척자라는 칭찬을 등에 업고 SUV 1위에 올랐다. 참신한 디자인과 동급 최다 편의장비는 물론 앞바퀴굴림 방식인데도 뛰어난 핸들링 성능이 호평을 받았다.
유일한 경차 한국지엠의 ‘쉐보레 넥스트 스파크’
계기판을 통해 차량정보·지도 등을 표시하는 ‘버추얼 콕핏’을 장착한 아우디의 신형 ‘TT’는 ‘올해의 혁신’을 차지했다. 전설적 디자이너인 이언 칼럼의 감성이 담긴 재규어의 ‘XE’와 유려한 선이 살아 있는 현대차 ‘투싼’은 ‘올해의 디자인’ 상을 받게 됐다.
경차로 유일하게 2차 심사 대상인 12대의 차량에 포함된 한국지엠의 ‘쉐보레 넥스트 스파크’는 가벼운 몸집에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과 연비를 선보인 게 강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L당 평균 15km 안팎의 연비로 ‘올해의 친환경’ 차량에 선정됐다.
미니 ‘클럽맨’은 양쪽으로 열리는 ‘분할형(split)’ 트렁크 문을 장착한 아이디어로 점수를 받았다. 미니 특유의 날렵한 주행 감각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티볼리는 ‘올해의 SUV’와 ‘올해의 이슈’ 등 여러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종합 평점에서 ‘올해의 소비자’ 상으로 뽑혔다.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과 젊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감각적 디자인 등이 경쟁력이었다. 기아차 ‘K5’는 이전 모델보다 많은 변화를 이룬 ‘올해의 챌린저’가 됐고, 한국지엠의 ‘임팔라’는 많은 소비자·네티즌 주목을 받은 ‘올해의 이슈’로 뽑혔다.
- 이수기 기자, 김선웅 오토뷰 기자 retalia@joongang.co.kr
◆올해의 차 심사위원: 유지수(심사위원장·국민대학교 총장), 강병휘(프로레이싱 드라이버), 김기범(로드테스트 편집장), 김기태(오토뷰 PD), 김태완(완에디 대표), 나윤석(칼럼니스트), 박상원(유엘코리아 부장), 신홍재(아멕스카드 팀장), 양정수(아우다텍스 코리아 이사), 이남석(중앙대학교 교수), 이대운(AT&M 컨설팅 대표), 이수기(중앙일보 기자), 장진택(카미디어 대표), 허승진(국민대학교 학장), 윤대성(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
[박스기사] 고장력 강판이 뭐길래? - 차체 강성 높이고 무게 줄이고
업체들은 고장력 강판을 통해 ‘차체 강성과 안전성을 높였고, 더불어 무게까지 줄였다’고 자랑한다. 이렇게 감소한 차체 무게는 다시 연비를 높이고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대체 초고장력 강판이 뭐 길래 이토록 ‘뜨거운 홍보전’이 펼쳐지는 걸까?
거미줄은 강철보다 20배 질기다고 한다. 하지만 거미줄은 어린아이의 힘으로도 쉽게 끊을 수 있다. 이와 달리 강철을 손으로 끊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거미줄이 더 질기다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동일한 무게, 동일한 두께’ 등 같은 조건을 갖췄을 때 20배 질기기 때문이다. 초고장력 강판의 장점도 이런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일반 철판 100kg을 사용한 자동차와 초고장력 강판 100kg을 사용한 차량이 있다면 후자의 자동차가 월등한 강성을 갖는다. 일반 철판보다 2배 강한 초고장력 강판이라면 무게를 반으로 줄이면서 동일한 강성을 낼 수 있다. 이처럼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높이면 차체 강성을 높이면서 무게를 줄이는 일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초고장력 강판에 대한 ‘명확한 규격’은 아직 없다. 세계자동차철강협회(World Auto Steel)는 고장력 강판의 경우 ‘HSS(High-Strength Steels)’, 이보다 성능이 좋은 강판(초고장력강)은 ‘AHSS(Advanced High Strength Steel)’라는 이름으로 정의한다고만 공표했다. 현재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을 포함한 많은 철강사들이 초고장력 강판을 ‘AHSS’로 표기한다. 일부 철강사들은 초고장력 강판에 ‘UHSS(Ultra High Strength Steel)’라고 표기한다. 세계자동차철강협회는 ‘AHSS’의 정의를 인장 강도 60kg/㎟급 이상으로 정의한다. 1㎟ 넓이에서 60kg의 힘을 견디는 강도를 말한다. 또 ‘UHSS’의 경우 80kg/㎟급 이상의 강판으로 규정한다.
일부 제조사는 “새로 출시한 신차의 초고장력 강판 비율이 50%를 넘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업체들이 발표하는 초고장력 강판의 기준도 각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대·기아차는 초고장력 강판 적용 수준을 ‘AHSS’ 기준인 60kg/㎟ 이상으로 맞춰 발표한다. 도요타는 99.9kg/㎟ 이상의 강판부터 초고장력 강판으로 표기한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아이오닉에 53%의 초고장력 강판을 썼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올해 출시하는 4세대 프리우스에 19% 수준의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수치만으로 보면 아이오닉에 더 많은 초고장력 강판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요타의 경우 인장 강도 99.9kg/㎟ 미만의 것을 초고장력 강판으로 표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다시 말해 도요타가 60kg/㎟ 이상을 초고장력 강판으로 표기할 경우 적용 비율은 크게 올라간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EQ900을 출시했을 때 51%(인장 강도 60kg/㎟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때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와 같은 세단의 적용 비율은 평균 27%에 불과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최근 알루미늄 합금을 비롯해 마그네슘 적용 비율도 늘리는 업체가 많다. 나아가 탄소섬유까지 사용한다. 때문에 수치로 드러나는 초고장력 강판 비율이 낮아 보이더라도 성능이 떨어진다고 일반화해서 평가하긴 어렵다. 초고장력 강판 자체가 만능은 아니다. 특성상 가공이 힘들다는 한계도 있다. 사고 발생시 수리비가 올라가 소비자와 보험사의 부담을 키울 수도 있다.
- 김선웅 오토뷰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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