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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등기 임원 2015년 연봉 살펴보니] 권오현 부회장 150억원 받아 ‘연봉킹’

[재계 등기 임원 2015년 연봉 살펴보니] 권오현 부회장 150억원 받아 ‘연봉킹’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중앙포토
국내 경영인 중 지난해 보수를 가장 많이 받은 등기 임원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3월 30일 주요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권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149억5400만원이었다. 급여는 20억8300만원이지만 상여금·인센티브 등으로 128억 71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각종 ‘특별 보너스’가 기본 급여의 6배 수준이란 얘기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반도체 사업 등 DS부문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고용량화와 기술 리더십 확보를 주도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2014년 보수는 93억9000만원이었다. 이와 달리 다른 삼성전자 주요 경영자들은 연봉이 감소했다. 2014년 145억7200만원을 받아 샐러리맨 ‘연봉킹’ 자리에 올랐던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지난해 총 47억9900만원으로 연봉이 전년보다 약 98억원 줄었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의 부진이 반영된 결과다.
 실적 따라 희비 엇갈려
이처럼 올해 주요 경영인의 연봉은 기업 실적에 좌우됐다. 기업 가치를 늘린 경영인은 상여금 등을 통해 급여가 많이 오른 반면,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기업·업종에서는 고액 연봉자의 수가 적었다. 예컨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21억51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시가총액을 1년 새 70% 늘린 덕분이다. 지난해 7년 만에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기여한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도 지난해 연봉이 20억1700만원으로 전년보다 44.2% 늘었다. 이와 달리 윤갑한 현대차 사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 탓에 연봉 인상폭이 미미했다. 호실적을 기록한 정유화학 업계는 등기이사의 연봉이 많이 오른 반면, 구조조정의 한파를 겪고 있는 조선 업계는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너 일가 중에선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보수가 9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는 지난해 등기 임원 가운데 가장 많은 총 215억원가량을 받았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64억5600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58억원,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53억4800만원을 받았다.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딸 최혜원 씨와 결혼한 박장석 전 SKC 부회장은 지난해 등기이사에서 사퇴하면서 퇴직급여를 포함해 총 48억6500만원을 받았다. 이밖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48억1000만원,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46억6000만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45억3200만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44억800만원, 구자용 E1 회장 41억2400만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40억7700만원, 허창수 GS 회장 37억9900만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35억74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재계 3위 SK그룹을 이끄는 최태원 회장은 지난 3월 18일 등 기이사에 복귀해 지난해 보수 공개 대상이 아니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연봉이 공개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0억3100만원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모비스에서 총 24억6600만원을 받았다.

 김승연·이재용·정용진 등은 미등기 임원
네이버는 지난해 김상헌 대표에게 전년보다 4억5000만원가량 늘어난 22억39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네이버는 인터넷·게임 업계 1위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1억2000만원을 받았다. 유통 업계에서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연봉으로 전년보다 44.5% 늘어난 80억원을 수령해 가장 많았다.

등기 임원이 아니어서 연봉 공개에서 제외된 오너도 적지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은 미등기 임원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회장, 담철곤 오리온 회장 등은 2013년 관련법 개정 이후 등기 임원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3월 초 법이 개정되면서 2018년부턴 ‘등기·미등기 임원’을 가리지 않고 상위 5명의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등기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평균 연봉을 많이 받은 곳은 카카오였다. 3월 30일 카카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등기이사 제외)들의 평균 연봉은 1억3248만원이었다. 이는 2014년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이 지난해 이를 일부 행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포털 업종인 네이버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6802만원이었다.

 직원 평균 연봉 1위는 카카오 1억3248만원
삼성전자 직원들은 지난해 평균 1억100만원을 받았다. 남성은 1억1000만원, 여성은 7500만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2013년 이후 꾸준히 억대 평균 연봉을 유지하고 있다. 전자 라이벌인 LG전자의 직원은 삼성전자보다 3000만원 작은 7100만원을 받았다. 전통적인 고연봉 직종인 금융업종의 경우 지난해 하나 금융지주 1억400만원, KB금융지주 1억900만원, 신한금융지주 1억800만원, NH농협금융지주는 9100만원 등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계열사를 총괄하는 지주사에는 차장 이상급의 직원이 몰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것”이라며 “은행 직원까지 감안하면 연봉은 이보다 낮다”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8800만원, 메리츠증권이 1억1125만원을 주는 등 생명·증권업계의 연봉도 많았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정유업종 직원도 보수가 두둑했다. GS칼텍스 9986만원, 에쓰오일 9447만원, 현대오일뱅크 8900만원 등이다. 이밖에 SK텔레콤(1억100만원)·기아차(9700만원)·현대차(9600만원)·SK하이닉스(9060만원)·현대모비스(9000만원)·현대제철(8500만원)·현대로템(8500만원)·SK이노베이션(7600만원) 등 국내 대표 그룹에 속한 기업의 연봉이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 손해용·문희철·이현택 기자 sohn.yong@joongang.co.kr
 [박스기사] 금융권 경영진 2015 보수는 김병헌(KB손해보험) 전 사장 33억원으로 1위
지난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KB손해보험(옛 LIG손보) 김병헌 전 사장이었다. 총보수 33억4700만원 중 28억300만원이 퇴직금이었다. 그는 임원으로 19년1개월 재직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12억200만원을 받았다. 다만, 한 회장에겐 지난해 1분기에 2011~2013년 누적 성과급과 스톡그랜트(성과연동 주식)로 33억500만원이 따로 지급됐다. 이것까지 포함하면 한 회장의 보수가 더 많다.

금융권에선 지난해 좋은 실적을 낸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수가 많았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은 27억6338만원을 받았다. 메리츠화재 사장으로 옮긴 김용범 전 사장도 17억2716만원(퇴직금 5억565만원 포함)을 수령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연봉은 17억2549만원이었다. 대신증권 오너인 이어룡 회장은 24억 9000만원, 이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사장은 10억51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13억2300만원,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12억4900만원을 각각 받았다.

금융지주와 은행권에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2억36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지주와 은행의 연봉이 각각 5억원이 안 돼 공시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은 퇴임(2017년 11월) 이후 경영 성과를 평가해 따로 스톡그랜트를 받도록 계약돼 있다”며 “스톡그랜트는 지주에서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3대 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공동으로 월급의 30%를 반납하고 있다.

은행장 보수는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이 6억8900만원, 김병호 전 하나은행장(하나금융 부회장) 6억6800만원, 조용병 신한은행장 6억3100만원, 이광구 우리은행장 5억4800만원이었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5억4100만원, 박종복 SC은행장이 5억2000만원을 받았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CEO의 보수가 높았다.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은 17억3200만원, 최신형 부사장은 11억5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삼성화재 안민수 사장의 보수는 16억2100만원, 전용배 부사장은 14억4900만원으로 공시됐다. 구한서 동양생명 대표는 13억3000만원을 받았다.

금융회사 오너 중에선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이 15억9000만원,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이 9억1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역시 오너인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부회장(10억4000만원)과 KTB투자증권 권성문 회장(10억3500만원)도 10억원 넘게 수령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현대카드·커머셜 정태영 부회장의 보수는 25억3400만원(카드 17억4100만원, 커머셜 7억9300만원)이었다.

- 강병철·한애란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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