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내게 맞는 웨지 선택법] 피칭+50·54·58도 클럽으로 챙겨볼 만

[내게 맞는 웨지 선택법] 피칭+50·54·58도 클럽으로 챙겨볼 만

타이틀리스트의 보키 디자인 SM4 웨지. 왼쪽부터 투어 크롬, 블랙 니켈, 오일 캔.
PGA투어에서 82승으로 최다승 기록을 쌓은 거장 샘 스니드는 “골프 스코어의 60%는 125야드 안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웨지가 중심인 숏게임이 골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골프백에 몇 개의 웨지를 가지고 다니는 게 적당할까? 프로 선수들은 몇 개를 가지고 다닐까? 투어의 각종 데이터를 축적하는 샷링크에서 지난해 PGA투어 선수들의 50~125야드에서의 웨지 플레이 부문을 추출해 순위를 매긴 결과 가장 잘 한 선수는 이탈리아의 프란시스코 몰리나리로 조사됐다. 물론 스코어를 최종 결정하는 데는 그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의 숏게임이나 퍼팅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핀 가까이에 얼마나 가까이 붙이는가를 기준으로 웨지 실력을 따져본다면 몰리나리는 평균 4.343m에 붙였다. 김민휘는 4.951m로 이 항목의 평가에서 9위에 오를 정도로 준수했다<표 참조> .


프로들은 어떤 웨지를 가지고 다니나:
톱10의 웨지 플레이어를 살펴보면 공통점과 차이점이 나온다. 공통점이라면 웨지의 시작 로프트 각도가 46~47도이고 마무리되는 웨지의 로프트는 58도 혹은 60도라는 점이다. 차이점이라면 3개 웨지와 4개 웨지 세트로 양분된다. 톱 선수들에게서 웨지 구성은 클럽 선호도와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달라진다. 이때 로프트 간 차이, 즉 갭핑(Gapping)은 아주 큰 역할을 하는데 그것이 실제 라운드에서 몇 야드씩 보내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장타에 능한 롱히터는 주로 3개의 웨지 세트, 정교한 숏 히터들은 4개의 웨지 세트를 가지고 다니는 정도의 차이는 있다. 4웨지 셋업인 경우 각종 러프와 벙커 상황에 대한 대처가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비거리가 짧은 골퍼가 4개의 웨지를 가진다면 긴 클럽에 대한 옵션이 줄어드는 건 단점이다. 반대로 웨지 3개의 셋업인 경우 웨지 간 거리 차이가 간결해지는 건 장점이나 다양한 라이에 대처해야 할 샷을 모두 연습해야 하는 건 힘든 점이다.

물론 아마추어 골퍼가 웨지 4개를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 특히 60도 이상의 로브웨지는 볼을 높이 띄워야만 하는 경우나, 경사가 아주 빠른 그린에 제한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들이 접하는 코스란 프로대회에서처럼 스피드가 빠른 그린이 아닐 것이다. 또한 그린 주변의 러프 역시 US오픈 세팅처럼 무성하지도 않을 것이다. 때문에 클럽과 볼 사이의 좁은 공간을 끼워넣어 볼을 띄워야 할 상황은 드물다. 60도 웨지의 경우 헤드의 날로 볼을 쳐서 스컬(skull) 샷을 내거나 뒤땅으로 낭패를 볼 우려가 훨씬 높다(물론 상급자는 빼고).

따라서 가장 좋은 자신의 취향 구분법은 드라이빙 레인지나 용품사의 퍼포먼스센터를 방문해 풀스윙을 해서 거리 차이를 구분해보는 것이다. 피칭에서 시작해 각도를 4도씩 혹은 무작위로 사용해서 적당한 거리 간격 차이가 나오도록 세팅한다. 혹은 당신이 쉽게 사용하면서도 가장 로프트 각이 높은 웨지를 고른 뒤에 그 사이에 적당한 클럽이 무엇인지 시타를 통해 맞춰나가면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피칭 웨지는 로프트각이 46~47도에서 형성된다. 그리고 샌드웨지는 56도가 주를 이룬다. 피칭웨지와 샌드웨지의 사이에 10도의 로프트각 차이가 있는 것은 꽤 많은 야지디갭이다. 이에 따라 그 사이의 거리 격차를 좀 더 섬세하게 조절하기 위한 갭(Gap) 웨지(혹은 A:어프로치 웨지)가 나왔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웨지의 거장 밥 보키는 “웨지들의 로프트는 4~6도 간격을 유지하여 10~15야드 클럽 간 거리 차이를 두는 것이 좋다”면서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주로 52도와 58도를 포함해, 총 3개의 웨지 구성을 한다.

이와 달리 미국은 4개의 웨지를 구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에 9번 아이언의 로프트가 많이 내려가 피칭웨지의 경우 46도가 많다. 따라서 피칭웨지와 50도, 54도, 58도의 조합으로 웨지를 구성하는 것이 정교한 숏게임을 위해 좋다.”



샌드와 로브 웨지의 등장 배경:
골프 용품의 역사에서 ‘쐐기(Wedge)’라는 클럽이 등장한 건 채 100년도 되지 않았다. 1930년에 세상에 선을 보였다. 가장 처음 쓰인 웨지라면 1930년에 보비 존스가 잉글랜드 호이레이크 로열리버풀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할 때 사용한 클럽으로 페이스가 오목한 니블릭(Niblick)이었다. 우리에겐 마스터스 1회 우승자로도 알려진 프로 골퍼 호튼 스미스는 자신이 고안한 이 클럽을 존스에게 선물했다. 존스는 특히 벙커에서 성능이 좋은 이 클럽을 지참하고 브리티시오픈에 나갔다. 마지막 날 16번 홀 다운힐에다 사이드힐 라이인 벙커에서 존스는 그 웨지를 써서 홀 10cm 거리에 붙이는 신기의 샷을 선보이며 우승했다. 존스가 그 해 가을 펜실베이니아의 메리온골프클럽에서 열린 US아마추어선수권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자 메리온 클럽하우스에서는 존스가 사용한 웨지가 금세 동이 날 정도 (300개)로 인기였다.

하지만 이듬해 미국골프협회(USGA)는 페이스가 오목한 클럽 사용을 금지하면서 ‘클럽 페이스는 평평해야 한다’고 정의했다. 그 클럽을 애용하던 진 사라센은 이리저리 궁리하던 끝에 페이스는 평평하지만 이번엔 클럽 소울, 즉 플랜지를 묵직하게 한 클럽을 고안해낸다. 그 클럽이 벙커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다. 클럽 헤드가 모래를 파고 들어가지 않았고, 플랜지로 인해 바운스(Bounce) 효과로 모래에서 튕겼다. 사라센은 1932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할 때도 그 샌드웨지를 애용했지만 다른 누군가가 볼까, 혹은 공인을 받지 못할까 전전긍긍한 탓에 클럽을 거꾸로 골프백에 꽂아두곤 했다.

하지만 사라센의 웨지는 이후 프로 사이에 전파되었고 벙커에서 특히 효과를 본다고 해서 샌드웨지로 불리게 됐다. 로프트 각도가 있고 뒷면이 묵직한 웨지는 이후 일반적인 클럽으로 아마추어들에게도 보급된다. 이후 샌드웨지는 바운스각 즉, 지면과 리딩 에지가 이루는 각도를 이용해 친다는 이론이 전파되었다. 긴 러프나 부드러운 모래가 깔린 벙커에서는 클럽의 바운스를 이용해 볼을 쉽게 탈출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후 1980년에 숏게임 분야의 최고 교습가인 데이브 펠츠가 톰 카이트에게 로프트각 60도의 로브(Lob) 웨지를 권하면서 프로들에게 보급되었다. 이전까지는 프로골퍼도 피칭과 샌드웨지 2개의 웨지만 사용했으나, 자그마한 몸집의 카이트가 보여주는 환상적인 어프로치와 숏게임으로 인해 프로들은 앞다퉈 2번 아이언을 버리고 웨지를 하나씩 추가했다.

로브웨지는 샌드웨지와는 달리 바운스각이 적고 플랜지도 두툼하지 않으며 로프트는 60~64도를 이룬다. 심지어는 리딩 에지가 트레일링 에지보다 더 낮은 각도를 이루기도 한다. 짧은 러프나 딱딱한 벙커에서 볼을 높이 띄워야 할 경우에는 바운스를 이용하기보다는 클럽페이스가 볼과 지면 사이를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에 로브 웨지를 선호하는 것이다.
3웨지 구성(왼쪽)과 4웨지 구성의 사례.


현대의 그루브 관련된 분쟁:
현대 골프에서 웨지와 관련된 쟁점은 페이스의 홈인 그루브(Groove)에 집중된다. 프로 선수의 어프로치 샷에 백스핀이 걸릴 때마다 찬사가 쏟아진다. 그건 선수들의 기량이 훌륭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웨지 페이스에 난 그루브의 마법이기도 했다. 1984년 미국골프협회가 웨지 관련 지침을 완화해 V자 외에 U자 그루브를 허용하자 이듬해 핑골프의 창업자인 카스텐 솔하임이 U자로 가장자리를 둥글게 한 핑아이2를 출시했다. 그건 웨지계의 일대 혁신이었다. 유사한 기능의 페이스를 갖춘 제품이 시장에 쏟아졌다. 이전까지 연철 단조 클럽들은 V그루브를 만들었으나 밀링 가공기술의 발전으로 U그루브가 대세를 이루게 된 것이다. 그루브는 볼이 웨지 헤드와 접촉할 때 미끄러지는 현상을 줄여주는 기능을 한다. U그루브는 홈이 깊기 때문에 볼을 잘 잡아주어 백스핀이 잘 걸리고, 구르는 런이 적다. 원하는 지점에 볼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이다.

클리브랜드cg12 페이스.
하지만 2006년 USGA는 그 같은 스퀘어 그루브가 스핀을 높인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U자형 그루브는 철퇴를 맞았고, 결국 2010년부터는 새로운 그루브 조항에 따라 그루브의 깊이는 낮아지고 모서리가 좀 더 둥근 제품만 공인 클럽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용품사들은 페이스에 다양한 방법의 밀링 처리를 한 제품을 내면서 스핀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프로와 달리 아마추어는 웨지 페이스의 마모에 크게 관심이 없고, 클럽 교체 주기도 길다. 따라서 그루브에 홈을 애초에 시판될 때처럼 갈아주는 보조용품이 나오거나, 혹은 페이스만 교체하는 웨지도 출시된 바 있다.

요즘에는 웨지가 출시될 때부터 코팅 즉, 마감이나 피니시 기능을 다채롭게 해서 나온다. 크게 4가지(크롬, 건 메탈, 오일캔, 빈티지)로 구분된다. 헤드 표면이 반짝거리는 크롬(Chrome) 처리는 빛이 잘 반사된다. 오일캔(Oil Can)은 미끄러운 재질로 만들어 잔디를 잘 파고드는 것이 특징이다. 건 메탈은 빛에 의한 반사가 적고 내구성이 강하다. 빈티지는 클럽페이스가 거친 느낌으로 스핀량을 늘리는 효과에 중점을 둔다. 또한 소울의 모양을 다채롭게 하고 너비에 변화를 주어 소비자들의 감성과 감각에 호소한다. 클럽 제조기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기술이 한계에 달하면 예술과 손을 맞잡는다는 건 이런 경우에 그럴듯하게 종종 인용된다.

-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

2 “네타냐후, 헤즈볼라와 휴전 ‘원칙적’ 승인”

3“무죄판결에도 무거운 책임감”…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이재용 최후진술은

4中 “엔비디아 중국에서 뿌리내리길”…美 반도체 규제 속 협력 강조

5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

6이재용 ‘부당합병’ 2심도 징역 5년 구형…삼성 공식입장 ‘無’

7격화하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갈등…예화랑 계약 두고 형제·모녀 충돌

8“이번엔 진짜다”…24년 만에 예금자보호 1억원 상향 가닥

9로앤굿, 국내 최초 소송금융 세미나 ‘엘피나’ 성료

실시간 뉴스

1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

2 “네타냐후, 헤즈볼라와 휴전 ‘원칙적’ 승인”

3“무죄판결에도 무거운 책임감”…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이재용 최후진술은

4中 “엔비디아 중국에서 뿌리내리길”…美 반도체 규제 속 협력 강조

5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