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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통시장은 지금] 전자상거래 회사가 유통권력 장악

[해외 유통시장은 지금] 전자상거래 회사가 유통권력 장악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2015년 광군제에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로 초당 최대 8만5900건의 결제가 이뤄졌다.
최근 들어 한반도 날씨는 여름과 겨울만 존재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세계 주요 유통시장의 모습도 ‘뉴노멀(New Normal)’에 가깝다. 온라인 유통기업이 약진하고 오프라인 기반의 소매기업이 고전하는 현상이 세계 주요 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계 유통시장에서는 과거 비주류 또는 비표준적인 기업이 주류 그리고 새로운 표준으로 발전하면서 본격적인 뉴노멀 시대가 개화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은 불과 10년 전쯤인 2005년 시가총액이 20조 원이었다. 당시 시가총액 230조원 규모 월마트의 1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5년 7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이 월마트를 넘어선 것이다. 2015년 초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에게 선보인 아마존 대쉬(Dash) 같은 혁신 서비스는 아마존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옴니(Omni) 채널 선구자’라는 명성을 강화시켜 주었다. 특히 아마존 대쉬는 막대기 같은 디바이스에 상품명을 말하면 다음 날 신선식품이 배달되는 그야말로 놀라운 디지털 세상을 구현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아마존 주가 폭등은 10년간 매출이 지속적으로 급신장했고, 옴니채널 혁신성 등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0년간 10배 이상의 주가 폭등에 힘입어 1964년생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빌 게이츠, 워런 버핏에 이어 미국 3대 부자에 등극했다.
 제프 베조스, 미국 3대 부자에 올라
차량 공유를 활용한 아마존의 새 배달 서비스 ‘아마존 플렉스’.
월마트는 종업원 수 220만 명, 매장 6000개를 운영하며 1주일 방문 고객수가 2억 명을 넘고 28개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최대 소매점이다. 그러나 2015년 결산 결과 35년 만에 연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자본주의 3.0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세계 최대 기업 월마트가 자본주의 4.0 시대를 맞이하고 저성장·저금리·저유가로 대변되는 뉴노멀 시대를 맞이해 쇠퇴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5년 간 월마트는 아마존에 대응하면서 다양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3만 개의 품목을 판매하는 월마트는 3억5000만 개의 품목을 판매하는 아마존의 롱테일 법칙에 눌려서 정상에서 내려오는 모양새다.

일본 유통시장은 지난 25년의 장기 불황과 초고령화로 장기 침체에 빠져있다. 그러나 일부 소매 기업들은 지속성장하고 있다. 전문화된 카테고리 킬러형 소매기업과 편의점이 주인공이다. 일본 드럭스토어의 대명사 마츠모토키요시, 일본의 이케아라고 불리는 니토리, 저가격 의류 전문점 시마무라 같은 카테고리 킬러 업체들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도 초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 시장점유율 40%를 자랑하는 세븐&아이홀딩스의 세븐일레븐은 2015년 이후 유니클로와 생산·판매·물류 전 부분에서 다양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예를 들면 유니클로에서 판매되는 의류를 동네 편의점에서 픽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중국·일본에 3만8000여 개의 편의점 매장을 배송망으로 확보한 유니클로는 이와 같은 물류 공유경제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과 일본 아마존도 계속 성장 중이다. 지난 4월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CEO는 미국 아마존보다 먼저 드론 배송을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예컨대 골프장 그늘집에 음료를 배달해 준다는 것이다. 일본 시장에서도 결국 전문성과 혁신 서비스로 무장한 소매기업은 뉴노멀 경제에서도 지속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中 푸이다이·치링허우·빠링허우 적극 공략해야
유럽에서도 지속적인 경기 침체에도 저가격 고효율 소매기업은 선전하고 있다. 독일의 대표 하드디스카운트스토어 알디(Aldi)와 리들은 영국·독일을 중심으로 전 유럽에서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제 이들은 유럽을 넘어 미국으로 진출 중이다. 유럽 26개국 1만1000 개의 점포를 운영중인 알디는 미국 진출을 선언, 2018년까지 500개, 2020년까지 2000개 점포를 출점한다는 기획을 추진 중이다. 1979년부터 트레이더 조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진출한 알디는 현재 미국에서만 50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점포 수는 확대일로에 있다. 영국의 경우처럼 유럽에서는 세인즈베리·테스코 같은 전통적인 대형마트(하이퍼마켓) 업체들은 고전하는데 반해 하드디스카운트스토어처럼 초저가 매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한편 존루이스 백화점처럼 옴니채널 전략을 적극적으로 선도하는 백화점들 또한 소폭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양극화된 소매시장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세계 최대의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 집단이 존재한다. 모바일 생태계에서 우리보다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국에서 유통시장은 알리바바와 텐센트와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의 약진이 눈부시다.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빼빼로 데이’인 11월 11일, 중국인에게는 쇼핑하기 가장 좋은 날을 의미한다. ‘광군제’ 즉 싱글들의 축제일은 알리바바가 만든 빅 바겐세일의 날이다. 생겨난 지 10년도 안 되지만 전 세계 소매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11월 11일 광군제 일 매출은 2013년 6조원을 돌파하고 2014년 10조원, 2015년에는 20조원에 육박했다. 그야말로 폭풍 성장이다. 한국 TV 홈쇼핑산업이 1년 간 올린 매출을 단 하루 만에 온라인, 모바일 거래를 통해서 달성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중국 소비자 집단은 다음 소개하는 3개의 집단이다. 첫째 푸이다이(富一代). 스스로 부를 이룬 1960년대 이후 출생한 부유층으로 최소 18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사업가나 금융권 종사자다. 이들 중 1000여 명이 제주도 투자이민제도를 이용해 제주도에 5억원 이상의 펜션과 별장을 마련했다. 베이징·상하이 등 빅5 도시 거주민으로 1선 도시에만 2~3개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신규 면세점이 이들에 대해 맞춤 마케팅을 한다면 1인 1000만원 이상의 소비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는 빠링허우다. 이들은 1980년~1989년 출생한 중국인들로 2억2000만 명으로 추산한다. 대부분 1자녀 세대로 형제 자매가 없이 자란 소황제(小皇帝)들이다. 이들은 한류 1세대로 1981년생 전지현을 팔로우하며 한국 방문시 300만원 이상의 쇼핑을 주저없이 하고 있다. 마지막 그룹은 치링허우이다. 1990~1999년 출생한 10~20대 중국인들이다. 성비 132 즉 여성 100명당 남성 132명이다. 치링허우 여성은 중국 역사상 가장 부유한 시기에 양육된 공주들이다. 총 2억5000만 명으로 빠링허우보다 숫자가 많고 구매력도 한층 더 강력한 소비자들이다. 이들 중국의 파워 소비자 집단을 체계적이고 보다 섬세한 마케팅으로 공략한다면 한국 유통시장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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