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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황금알 낳는 거위 아니다

올림픽은 황금알 낳는 거위 아니다

경기장 건설뿐 아니라 대회 이후 유지비도 만만치 않아…관광객 유치, 일자리 창출도 기대에 못 미쳐
빈곤층을 위한 대책 없이 리우 올림픽 개최를 위해 슬럼가를 폐쇄한다는 브라질 정부의 조치에 항의하는 NGO 회원들.
올림픽은 세계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한데 모여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노력과 희생을 지켜보는 축하 무대다. 또 운동선수 개인과 글로벌 공동체가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테마로 하는 감동적 스토리를 감상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불행히도 올림픽에서 경제발전도 스포츠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바로 이 대목에서 동화 스토리는 끝난다. 올림픽에 개최국 경제의 부양 효과가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주최하면 현지 경제에 부양 효과가 클 듯하다. 번쩍거리는 대규모 스타디움을 신설하는 데는 노동력과 물자가 필요하다.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어 지역 경제에 돈을 뿌리고 세금을 낸다.

이 같은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같은 대형 행사 주최에 따르는 경제적 혜택의 증거는 극히 과장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2년 올림픽 주최 후 영국에 10년 가까이 신규 사업계약, 추가 매출과 외자유치가 발생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세우지만 그런 예측이 실현되리라고 믿을 만한 근거는 거의 없다.

이번 올림픽의 슬로건은 ‘리우 2016, 신세계’지만 올림픽 이후 브라질 세계에 경제성장이 포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 위험성은 멀리서 찾을 필요 없이 그리스만 봐도 알 수 있다. 막대한 2004년 올림픽 개최비용이 몇 년 뒤 재정파탄을 앞당겼다.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의 재정이 붕괴된 데는 하계 올림픽 개최 비용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예산조달
올림픽 시설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통상적으로 가장 큰 논란은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느냐다. 사설 경기장 건설에도 그들은 공적자금을 확보하려 애쓴다.

미국 스포츠에선 공공예산으로 건설되는 경기장 프로젝트가 거의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미국 프로축구 구단주들이 자신들의 경기장에 세금을 끌어다 쓰는 솜씨는 혀를 내두를 만하다. 그리고 주최도시로부터 이권을 얻어내는 IOC의 능력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개최지 선정과정에는 개최 후보도시의 경기시설 자금조달 능력도 포함된다. IOC는 당연히 요구할 만한 비용이라고 믿는다. 그 대가로 IOC는 올림픽 주최가 개최국에 ‘지속적인 경제 혜택’을 안겨줄 것이라고 약속한다.

그러나 번쩍거린다고 모두 금메달로 착각해선 곤란하다. 하계 올림픽은 주최국에는 일회성 행사임이 거의 분명하다. 하계 올림픽을 한번 이상 개최한 곳은 4개 도시뿐이다. 하지만 재유치하기까지 런던은 64년(1948, 2012), 아테네 108년(1896, 2004), 로스앤젤레스 52년(1932, 1984), 파리 24년(1900, 1924)이 걸렸다.

이는 올림픽 개최도시들이 대회 후 이들 대형 시설의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는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개최도시들이 수십 년 동안 계속 유지·관리 비용을 부담한다. 나머지는 그냥 방치돼 다시 풀숲으로 변한다.

예컨대 2008년에 건설한 베이징 외곽에 있는 올림픽 경기장 중 지금은 폐허가 된 곳이 많다. 지역 예술가와 운전 연수자들이 사용하긴 하지만 정말 이런 경기장을 수십억 달러를 들여 짓고 나아가 수천만 달러를 들여 유지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관광·건설·수출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올림픽 대회를 전후해 관광객이나 신규 투자 증대 효과가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영국이 2012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달 외국인 방문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약 5% 감소했다. 그리스는 2004년 아테네 하계 올림픽 직후 3개월 사이 주로 건설업에서 7만 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경제활동이 증가한다는 약속은 어떤가? 최근의 한 조사에선 올림픽 유치 실패가 그 나라의 수출에 오히려 주최만큼이나 플러스 효과를 가져왔다.

더 중요한 사실은 올림픽 유치신청이 대외적으로는 사업기회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점이다. 주최 효과는 결과적으로 그에 비해 떨어지는 듯하다. 그래도 도시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시카고는 2009년 올림픽을 유치하려고 맺은 몇 건의 거액 계약으로 지금도 고통 받고 있다.

따지고 보면 올림픽 주최는 올림픽 출전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정력·의지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림픽 대회 유치에 관한 한 패배가 승리보다 더 유리할지 모른다. 리우는 올림픽 기간 중엔 각광 받았을지 모르지만 9월에는 분명 그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 크리스토퍼 쿠프먼, 토마스 새비지



[ 크리스토퍼 쿠프먼은 조지메이슨대학 머케이터스 센터 미국 자본주의학 프로젝트 연구원이다. 토머스 새비지는 머케이터스 센터 국가·지방 정책 연구원이다. 이 글은 경제교육재단 사이트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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