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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헌의 경제에 비친 세상 읽기 (2)] 신화도 잭팟도 신기루도 아니다

[김수헌의 경제에 비친 세상 읽기 (2)] 신화도 잭팟도 신기루도 아니다

한미약품 사태로 본 제약·바이오 기업 평가 난맥상 ... 주먹구구식 부풀리기 관행에 제동
10월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올무티닙 기술수출 취소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주식기준보상’이라는 것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이다. 예를 들면, 현재 주가 1만3000원인 A사가 직원 50명에게 “앞으로 3년 동안 근무하면, 주당 1만 5000원에 회사 주식을 100주씩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는 식으로 약속하는 것이다. 직원들은 3년 후 주가가 1만 5000원이 넘을 경우 권리행사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조건이 붙은 미래의 불확실한 스톡옵션 가치는 얼마쯤 될까. 여기에는 세계적 석학들이 고안한 산출 방법이 있다. 권리 행사가격, 주가 변동성, 만기, 무위험 이자율(보통 국고채 유통수익률)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스톡옵션 공정가치를 산출해 낸다. 이를테면 A사 스톡옵션 1개 가치는 3500원으로 평가될 수 있다.

B 제약회사가 위암치료 신약물질을 개발했다고 하자. 글로벌 제약사 C사가 이를 이용해 항암제를 만들고자 계약금 5억 원에 기술을 구매했다. 신약 허가를 받기 전까지 임상시험은 3번 진행되는데, 이전 단계가 성공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매 단계를 진행할 때마다 C사는 B사에게 성과보수 50억 원씩 총 150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3단계 모두 통과할 확률은 10%에 조금 못 미친다. 최종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판매 매출의 15%를 로열티로 지급한다는 약정도 맺었다. 그렇다면 이 계약의 가치는 얼마일까.
 신약 개발 관련 미래 현금흐름은 불확실
스톡옵션처럼 세계적인 학자들이 고안한 산출식이 있으면 좋으련만, 신약 개발과 관련한 미래 불확실한 현금흐름에 딱히 적용할 수 있는 공식은 없다. 분석자가 계산하기에 따라 50억원, 100억원이 될 수도 있고, 500억원, 1000억원이 될 수도 있다.

‘시험대 오른 한미약품 9조(兆) 신화’. 최근 한 유력 경제 매체의 기사 제목이다. 지난해 체결한 대형 기술수출 계약 한 건이 무산되자 ‘대박’ ‘잭팟’의 대명사 한미약품이 졸지에 신기루 기업으로 추락하는 분위기다.

시간을 2016년 4월로 되돌려 보자. 한미약품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 226억원)이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에 훨씬 못 미쳤다. 애널리스트들은 적게는 550억원 안팎에서 많게는 1100억원대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영업이익은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수치의 절반 또는 심지어 5분의 1에 불과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2015년 11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anofi)와 체결한 당뇨 신약물질 기술 이전 계약금 회계처리가 문제였다. 한미약품이 사노피로부터 받기로 한 계약금은 우리돈 5000억원, 그리고 이른바 ‘마일스톤(milestone)’ 지급액이 무려 4조3000억 원에 이르렀다. 마일스톤이란 3차례에 걸친 까다로운 글로벌 임상시험(임상 1상~3상), 신약품목승인, 판매허가,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독점 진행할 권리를 사노피가 가지면서 각 단계마다 한미약품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단계별 진행과 성공 여부가 지급액을 좌우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불확실 그 자체다. 이와 달리 계약금은 계약 시점으로부터 보통 2~3개월 안에 기술 이전 업체의 통장에 꽂히며, 반환의무가 없는 확실한 돈이다.
 계약금, 마일스톤 지급액 회계처리 기준 없어
사노피 계약금 5000억원은 두 달 후인 2016년 1월 입금 예정이었다. 한미약품은 2015년 말 결산을 하면서 절반인 2500억 원만 매출(영업수익)로 잡았다. 나머지는 선수수익(부채)으로 처리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한미약품이 나머지 2500억 원에 대한 매출 인식을 2016년 1년 동안 즉, 4개 분기에 걸쳐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매 분기 625억원 정도). 어떤 애널리스트들은 2016년 1분기에 전액 반영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예측은 모두 빗나갔다. 한미약품은 1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이 금액을 3년 동안, 즉 12개 분기(매분기 208억원 정도)에 걸쳐 분할인식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니 애널리스트들의 예상과 회사 발표치 간에 큰 간극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앞서 2년 전 바이오 업체 메디톡스의 기술수출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메디톡스의 2014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720억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10분의 1인 75억원에 그쳤다. 메디톡스는 2013년 9월 말 미국 바이오 업체 앨러간(Allergan)에 차세대 메디톡신(신경독소 후보제품) 기술을 수출했다. 계약금은 700억원, 마일스톤으로 3100억원을 받기로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2014년 초 계약금이 입금되자, 이를 전액 회사 추정 매출에 반영했다. 그리고 1분기 영업이익이 7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리포트를 냈다. 그러나 회사는 계약금을 무려 5년에 걸쳐 매 분기 35억원씩 매출로 인식하기로 결정하였다.

계약금은 회사에 유입된 현금이다. 이를 손익계산상의 매출로 단기 반영하건, 장기 반영하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별로 없다. 따라서 이를 두고 애널리스트를 탓할 필요는 없다. 실제 사례를 보면 계약금은 그 해에 전액 매출로 반영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1년, 또 다른 경우는 3년 분할 반영되기도 한다. 딱히 정해진 기준은 없어 보인다.

왜 한미약품은 2015년 4분기에는 5000억원 가운데 절반을 한꺼번에 매출로 잡았으면서 나머지는 장기 분할인식할까? 공시된 것 말고는 사노피와의 구체적 계약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의문에 대해 아무도 설명하지 못한다. 그러니 사노피 잔액 2500억원이 2016년 1분기에 전액 매출로 반영될 것이라고 헛발질 하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현실이 이렇다.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라는 이들도 가진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에 기껏 계약금의 매출 인식기간을 정확하게 예상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렇다면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마일스톤 금액까지 묶어 ‘~兆 대박’ ‘~兆 잭팟’이라는 장밋 빛 제목을 뽑는 것이 합리적일까, 이것이 한미약품에 좋기만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업프런트(upfront, 초기 계약금)’가 뭔지, 개발 마일스톤(development milestone)과 판매 마일스톤(sales milestone)이라는 것이 뭔지, 러닝 로열티(running royalty, 매출 비례 로열티)가 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몇천억 짜리 계약이냐, 몇조 짜리 계약이냐에만 주목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마일스톤에 따른 현금 유입을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기술수출의 가치를 평가한다. 마일스톤은 상업화 성공 단계까지의 지급액이다. 이후 시판단계에서 매출에 비례해 지급하는 로열티(running royalty)는 따로 책정한다. 글로벌 기준으로 이제 겨우 임상 1상 또는 2상 진입 단계에서 기술 이전 계약을 해도 신약후보물질 1개의 가치를 조(兆) 단위로 산출하는 것은 마일스톤과 러닝 로열티까지 반영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나름 보수적으로 평가했다고 하는데도 이 정도다.
 확실하게 들어올 돈 사라진 것도 아닌데…
지난 1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1회 한미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한미약품 손지웅 부사장이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약개발 전략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지난해 한미약품 신약물질 기술을 이전받은 베링거인겔하임의 개발 포기 선언을 우리 시장이 ‘빅 쇼크’로 받아들이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사람들은 마치 회사로 확실하게 유입될 수 있었던 현금 몇 조원이 사라진 것처럼 여긴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한국 제약역사에 전례없는 성과를 일궈낸 것은 사실이다. 5군데의 글로벌 제약회사와 신약물질 기술 이전(라이선싱 아웃) 계약을 했다(1건은 계약금액 미공개). 일라이 릴리(3월)와는 면역질환치료제 기술에 대해 계약금 5000만 달러, 마일스톤 총액 6억4000만 달러의 계약을 했다. 베링거인겔하임(7월)과 맺은 내성표적 폐암신약 기술의 계약금은 5000만 달러, 마일스톤 총액은 6억 8000만 달러였다.

지속형 당뇨신약 기술에 대한 사노피(11월)와의 계약금과 마일스톤은 다른 계약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거액이었다. 각각 4억 유로, 35억 유로였다. 그런데 사노피와는 계약에는 특별한 조건이 하나 붙어 있다. 계약이 종료되면 최대 2억 유로를 반환한다는 조항이다. 예컨대 임상실패 등으로 더 이상 신약개발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계약을 종결하면 한미약품이 최대 2억 유로를 돌려준다는 내용인 것 같다. 그런데 한미약품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노피 계약공시를 할 때는 이를 밝히지 않았다. 회사가 4억 유로(약 5000억원)의 계약금 중 절반만 일시에 매출로 인식하고, 나머지는 3년에 걸쳐 분할 인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한편, 같은 달 얀센과는 당뇨 및 비만치료 신약 기술에 대해 계약금 1억500만 달러, 마일스톤 최대 8억1000만 달러의 기술 이전 계약을 했다.

이런 대형 계약 공시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환호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하던 투자자들이 주식 매입에 달려 들었고,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전망치를 쑥쑥 올렸다.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한미약품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그런데 한 가지 다소 의아한 점은 보수적인 신평사들이 대규모 마일스톤 유입을 거의 기정사실로 여기는 듯한 표현을 평가 리포트에서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근거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HM61713’ ‘HM71224’ 등 베링거인겔하임 및 일라이라이와 계약한 2개의 신약물질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아주 후했다. 보수적인 애널리스트들도 3조원 안팎, 좀 더 공격적인 애널리스트들은 4조~4조5000억원을 신약 가치로 제시했다. 이미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폐암신약이 임상 3상에 성공,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상황인데도 ‘HM61713’에 대해 1조5000억~2조3000억원의 신약 가치 평가를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밖에 없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이 ‘HM61713’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이유가 지난해 11월 아스트라제네카 폐암 치료제(타그리소)에 대한 FDA 판매허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더더욱 그렇다.

2015년 말 한 분석 리포트는 2017년부터 5년 동안 연간 6000억~8000억원씩 총 3조2700억원에 이르는 마일스톤이 한미약품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것이 현실화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판매 마일스톤(제품 시판후 매출액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지급하는 성과급)과 러닝 로열티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14년~15년 동안 12조~20조원에 이르는 현금이 한미약품에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정보 공개하지 않는 기업, 전문성 떨어지는 애널리스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 일러스트:중앙포토
이런 분석들은 몇 가지 가정을 전제하고 있다. 기술수출한 신약물질의 임상이 예상 스케줄 대로 진행되고 모두 성공한다는 것, 그리고 시판에 들어간 이후의 매출 규모, 판매 마일스톤 적용, 러닝 로열티 비율 등이 분석자가 가정한 대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과 전제부터가 사실 매우 불확실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결과로 나타난 수치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한미약품은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에 기술수익을 분배한다. 그런데 분배기준과 비율이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회사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이 정도 정보조차 보유하지 못해 이리저리 뜯어맞추고 추정해야 하는 것이 한국 시장의 현실이다.

지난 9월 29일까지만 해도 한미약품의 분위기는 최고였다. 이날 오후 장 마감 후 한미약품은 미국 제넨텍과 경구용 표적 항암제 신약물질(HM955 73) 기술 이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900억원에, 마일스톤은 9130억원. 이날 시장의 최고 빅 뉴스였다. 앞으로 20년 동안 러닝 로열티를 제외하고도 연평균 3800억원가량이 한미약품에 유입될 것이라는 리포트도 나왔다. 잔존 마일스톤 7조7000억원을 기준으로 한 분석이라고 한다. 다음 날인 9월 30일 주요 조간신문 1면에는 한미약품 기사가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증권시장 개장 30분 만에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공시 한 건이 장밋빛으로 가득했던 한미약품을 잿빛으로 몰아넣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폐암 신약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을 포기하고, 한미약품에 권리(임상 개발 및 상업화)를 반환키로 통보했다는 내용이었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무려 18%나 빠졌다. ‘한미약품 쇼크’ ‘시험대 오른 9조 신화’ ‘잭팟인가 신기루인가’ 등 무시무시한 제목을 단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신약개발은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과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한다. 신물질 개발에서부터 동물실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3상, 신약허가와 시판승인에 이르기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제약 업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래서 임상 1상이나 2상, 빠르게는 전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게 신약물질 기술을 이전한다. 글로벌 임상을 포함한 모든 실험 및 상업화 권리를 넘기는 대신 기술계약금, 마일스톤, 시판 이후 러닝 로열티 등을 받기로 하는 현실적 방법을 선택한다.

신약물이 최종 신약으로 성공할 확률은 대개 0.1% 미만이라 할 정도도 매우 낮다. 미국 바이오협회가 지난 2006년~2015년까지 10년 동안 FDA에서 임상을 수행했거나 진행 중인 9985건을 분석한 결과가 있다. 임상 1상 통과 가능성은 63%, 2상은 30%, 3상은 58%, 신약승인은 85%로 나타났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10건이 어렵사리 임상에 들어간다 해도 2상까지 성공할 확률은 2건이 채 안 된다는 이야기다. 최종 신약승인까지 성공할 확률은 9.6% 즉 10건 중 1건의 확률이다. 특히 임상 2상은 약효와 부작용,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여타 단계보다 확 떨어진다고 한다.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이 글로벌 기준으로 임상 1상~임상 2상 초기 단계에 걸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통계치로만 보면 한 건도 최종 신약으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미약품은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내수시장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일찍 깨닫고, 오랫동안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해왔다. 지난 2014년 연구개발 지출액은 매출액의 20%에 이른다. 국내 10대 제약 업체 평균이 8% 안팎임을 고려할 때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투자는 독보적이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2015년 글로벌 제약사와의 잇단 기술수출 계약이었다.

2015년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수익(매출)은 5125억원이다. 매출액 중 기술수출수익 비중은 40% 수준에 육박한다. 2014년의 13억원(0.17%)과 비교하면 정말 놀라운 급성장이다. 2016년 상반기 기술수출수익은 543억원으로 매출(4909억원) 대비 11% 수준이다. 지난 9월 미국 제넨텍과의 계약에서 발생할 계약금 수익과 사노피 잔액의 지속적인 분기반영 등을 고려하면 올해 기술수출수익도 양호한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재평가 엄정하게 하되 지나친 평가절하는 곤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은 9조원의 신화(神話)도 아니고, 잭팟도 아니다. 물론 신기루도 아니다. 신약물질이 상용화 될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한미약품 스스로도 예측하기 어렵다. 기술을 이전받은 글로벌 제약사라고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임상단계에서 실패 가능성도 크다.

한미약품이 지금까지 보여준 성과만 해도 일천한 국내 제약 업계의 상황을 감안하면 대단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큰 기대감에 흠뻑 젖어 주먹구구식으로 신약 가치 부풀리기에 매달려 온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증권가에서는 벌써부터 주가 전망치를 내리는 등 한미약품 재평가에 들어간 모습이다. 재평가는 재평가대로 엄정하게 하되, 신화가 무너졌다느니 하는 표현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애초부터 신화가 아니었으므로(참고로, 한미약품의 악재 공시 의도적 지연 논란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의 합동조사가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필자는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다).



필자는 국제경제와 금융시장을 분석하는 미디어&리서치 ‘글로벌모니터’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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