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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리치, 이제는 유동성이다

수퍼리치, 이제는 유동성이다

월스트리트는 어디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았을까. 미국 최고의 자산관리 전문가를 통해 수퍼리치에게 필요한 자본을 융통해주는 서비스다.금융위기가 월스트리트를 휩쓸고 지나간 후 암울했던 2009년, 제임스 고먼(James Gorman) 모건스탠리 CEO는 씨티그룹이 가지고 있던 스미스 바니(Smith Barney) 과반수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계약에 합의했다. 총 135억 달러가 필요한 계약은 양측 모두에게 위험했다.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연이은 부실로 큰 타격을 입은 씨티그룹은 현금이 절실했고, 초기 계약 체결을 위해 보통주 매도로 20억 달러를 조달해야 했던 모건스탠리의 상황도 별반 나을 게 없었다. 자산관리 전문가 1만8500명이 받는 별로 높지도 않은 자문 수수료와 커미션에 과연 그만한 돈을 쏟아부을 가치가 있는 지 묻는 비판도 터져 나왔다.

그러나 고먼이 있는 돈을 털어 넣은 데에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 2010년 CEO에 취임한 그는 가장 먼저 대출 전문가 200명을 미 전역의 모건스탠리 자산관리부서에 배치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고객의 자산을 배분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국의 ‘수퍼리치’를 위한 대출 계약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후, 고먼의 베팅은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모건스탠리와 스미스 바니의 합작사 이름을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로 바꾼 모건스탠리는 대출액을 610억 달러로 늘렸다. 이 대출액에서 들어온 순 금리수입이 지난해에만 30억 달러에 달한다. 5년 전과 비교해 2배로 성장한 금액이다. 월스트리트 실적이 저조했던 지난 분기에 부유층 고객과 이들의 예치금을 담보로 내어준 대출에서 나온 수입은 모건스탠리 합병자문과 자산인수 사업부의 수입을 합한 것보다 많다.

“고액자산을 유동화시키고 싶지 않은 부유층 고객이 다른 자산 매입 등을 위해 현금이 필요해질 때가 있다”고 고먼은 말했다.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는 중개 사업에서 이미 2조 달러의 자산을 잡은 만큼 추가로 자산을 늘리면 수수료 수입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수퍼리치 개인대출 열풍 이끄는 미국 100대 자산관리 전문가들
경쟁 증권사도 이를 알고 있다. 높은 수익을 보장했던 자기자본 거래나 대체투자가 지난 10년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걸 본 월스트리트는 이제 개인 대출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대출사업의 열풍을 이끄는 건 자산관리 전문가 부대다. 기술산업에서 SaaS(Software as a Service)가 수익을 담보하는 성배로 떠올랐다면, 금융산업에서는 LaaS(Liquidity as a Service)가 새로운 성배의 자리를 차지했다.

모건스탠리 대출액에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와 JP모건, 골드만삭스, UBS, 웰스파고 등 거대 금융기관 자산관리부 대출액을 합하면, 총 금액은 5000억 달러에 달한다. 2010년과 비교해 2배 증가한 금액이다. 고객 포트폴리오에 묶여 있던 자산에서 유동성을 이끌어내면서 미국 최고의 자산관리 전문가(포브스가 처음 산정한 미국의 100대 자산관리 전문가 순위 참조)들은 월스트리트가 엄격한 규제에 묶인 상황에서도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자산관리 전문가는 전통적으로 투자상품 선정이나 자산 배분, 유산 계획, 신탁 및 세금처리 등을 도맡았다. 이들 업무는 다른 금융기관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기관마다 별 차이 없는 기본 상품으로 치부됐다. 포브스가 공개한 최고 자산관리 전문가 순위(1~200위 순위권자가 관리하는 자산은 6750억 달러에 달했다)를 살펴보면 공통점 하나가 발견된다. 이들 자산관리 전문가가 수퍼리치의 삶 전반에 깊이 개입해 집사처럼 모든 일을 처리해 주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고객을 위한 호화 생일파티나 고객의 자녀를 위한 커리어 워크숍, 혹은 여름 인턴십 찾아주기 등의 서비스는 당연하다. 심지어 고객의 즐거운 여름 휴가를 위해 별장 냉장고에 하프앤하프 상품을 채워 넣거나 울타리를 다듬어 놓는 자산관리 전문가도 있었다. 통상적인 자문 서비스를 벗어난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포브스 순위에 오른 전문가의 성공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자산관리 전문가는 수퍼리치의 금융자산을 관리하는 CFO(최고재정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고 포브스 자산관리 전문가 순위를 위한 데이터 분석과 수백 건의 전문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슈크리서치(Shook Research)의 R. J. 슈크는 말했다.

대출 수입도 여기에서 나온다. 금융위기로 신용경색과 저금리 기조가 시작됐는데, 이들 자산관리 전문가는 신용경색을 극복하고 저금리 자금을 대출해주며 유동성 공급을 거대한 부가가치 서비스로 탈바꿈시켰다. 초부유층이 주식중개기관을 통해 여러 종류의 주식에 투자하는 대신 부동산과 예술품, 사모투자, 비상장주식에 더 많은 돈을 묻어두는 시대에 이는 분명 대단한 성과다.

포브스 자산관리 전문가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제프 에르드만(Jeff Erdmann)이 대표적 사례다. 코네티컷주 그린위치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에르드만은 5000만 달러 이상의 순재산을 가진 부유층 자산 총 55억 달러를 관리한다. VIP 고객인 한 CEO는 최근 아들을 위해 1000만 달러짜리 맨해튼 아파트를 매입하려 했지만, 저가에 매수했다가 가격이 크게 오른 보유 주식을 매도해 현금을 마련할 경우 엄청난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망설이고 있었다. 에르드만은 고객에게 인상 가격으로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아들 명의 신탁으로 이전하고, 아들에게 금리 1.18%에 9년 만기로 1000만 달러를 대출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럼 아들은 신탁에서 빌린 자금에 매년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에 이르면 신탁에서 돈을 꺼내 대출을 갚은 후 아버지의 주식을 인수한다. 주식의 가격이 (예를 들어 2배로) 상승했다면, 아버지는 세금을 내지 않고 아들에게 2000만 달러를 성공적으로 상속해준 셈이 된다.
 에르드만, 부유층 자산 55억 달러 관리
“부유층은 저금리 기조를 이용한다. 유산을 미리 증여한다는 차원에서 가족간 대출과 담보대출 등의 전략으로 자가용 비행기부터 목장, 스키 별장 구매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에르드만은 말했다. 수년 전에는 리테일 기업 CEO 고객이 걸프스트림 G650 자가용 비행기를 즉각 구매하기 위해 4500만 달러 한도의 신용 대출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에르드만은 메릴린치 항공 자금대출 부서에 연락했고, 5일 후 고객은 자가용 비행기를 즉각 구매할 수 있는 돈을 손에 넣었다. 이후 에르드만은 비행기 구매용 대출을 여러 건 더 진행했다.

27명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에르드만의 팀에는 대출 전문가가 있고, 연평균 50건의 부동산 담보 대출을 진행한다. 에르드만의 고객 중 약 50%는 언제라도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서 자금을 대출할 수 있다. 이들 대출상품의 절대 다수는 고객 가족의 유동자산을 담보로 받고는다. LTV(담보인정비율)는 50%보다 훨씬 낮아서 리스크도 낮다. 담보 물건에 따라 LTV 비율을 80%까지 올리는 금융기관도 있다. 피카소 작품의 경우 평가가치의 60%까지 대출을 해준다.

UBS 자산관리 전문가 제프리 코버닉(Jeffrey Kobernick)과 로버트 세찬(Robert Sechan)은 포브스 순위에서 각각 95위, 96위를 차지한다. 이들은 사모펀드 중역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클라이언트는 인수 계약이 체결될 때 신속히 현금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출은 이 때 이루어진다. 사모펀드 중역이 빠른 시일에 수백만 달러의 돈이 필요하다고 요청을 해오면 코버닉은 담보부 신용대출을 통해 필요한 현금을 공급해준다. “2008년 UBS 대출 장부에는 거래내역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그 금액이 5억 달러에 달한다”고 64억 달러의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코버닉이 말했다.

유동성 제공은 슈퍼리치를 위한 좋은 서비스인 동시에 증권사 수익에 엄청난 기회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대출 및 융자 금액이 2010년 이후 10배 가까이 증가해 610억 달러를 기록했다. 덕분에 모건스탠리 자산관리 사업부의 세전수입은 3배 증가했다. “모건스탠리 순이자수입 중 자산 관리 전문가에게 배정되는 비율은 낮다”고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 스티븐 추박(Steven Chubak)은 말했다. 자산관리 수익률이 2배 이상 상승해 22%까지 올라왔다고 말한 그는 “부수적 수입의 대부분이 최종결산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 입장에서 이는 놀라운 방향 선회다. 증거금 계정을 보유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자산 담보 대출은 수십 년간 주식 중개사업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시장이 상승세를 탈 때 주식을 매입한 후, 이 주식을 담보로 더 많은 돈을 차입하고, 다시 이 과정을 되풀이하는 투자는 이전에도 애용됐다. 그러나 주식 종목에 집중 투자해서 주가를 부양하거나 이를 담보로 자금을 차입하는 투자방식은 이제 유행이 지났다. 그런 상황에서 LaaS가 신속히 나타나 대출 사업을 부양하는 바통을 넘겨받았다. 2008~09년의 위기에서 교훈을 배운 슈퍼리치는 이제 안전 밸브를 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엔 대출을 할수록 더 안전해지는 상황이 증가했다.

“자문을 받으러 온 고객에게 유동성이 부족하면 어떻게 되는 지, 어떻게 해결할지 항상 묻는다”고 포브스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한 패트릭 드와이어(Patrick Dwyer)는 말했다. 최근에는 현금 확보가 필요하지만 집중보유 주식을 담보로 내놓고 싶지 않은 한 상장사 CEO에게 무담보 신용대출 4500만 달러를 제공하기도 했다.

재산 담보대출의 금리는 다양하다. VIP 고객의 경우 리보 금리보다 75~125bp 높게 설정된다. 이 경우 자산 담보대출은 금리 1~2%가 되고, 무담보 신용대출은 2%가 넘어간다.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위치한 모건 스탠리의 앤디 체이스(Andy Chase)는 포브스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370억 달러의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그는 LaaS를 통해 우버나 팔란티르(Palantir) 등 비상장 기술기업의 딜레마를 풀어내고 있다. 이들 유니콘 기업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평가 받고 부유층이나 초 고액자산 개인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받고, 그 대가로 비유동성 재산을 안겨준다. 가치가 엄청나긴 하지만, 상장이 될 때까지는 증서로만 존재하는 금액이다. 어떻게 하면 투자자는 수익을 실현해 초부유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어가고 베이 에어리어(Bay Area)에 집을 살 현금을 만들 수 있을까?
 고객들,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IPO 이전 비상장 주식 담보로 자금 융통 요청해
이 때문인지 고객이 요즘 가장 자주 하는 요청 중 하나가 바로 IPO 이전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해 달라는 것이라고 체이스는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들 주식을 담보로 대출상품을 제공할 때도 있지만, 담보로 삼을 다른 보유자산을 찾아 이를 기준으로 자금을 융통해줄 때도 있다.

“이 경우 우리가 왜 자금을 융통해 주지 않는지 이해를 못한다. 엄청난 가격이 책정된 기업에 투자를 간청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담보로 대출을 해주지는 않는지 고객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것”이라고 체이스는 말했다. “고객이 상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팀원과 싸움을 벌여서라도 자금을 융통해준다. 이런 대출을 해주는 경우가 이전보다 많아졌다.” 그렇게 해줄 때마다 체이스에게는 충성스러운 고객이 생긴다. 회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누구나 뱅킹 서비스가 필요하다. 누구나 융자 대출을 하고, 누구나 시중은행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모건스탠리 뉴욕 사무소 자산관리 전문가 브라이언 파이플러(Brian Pfeifler)가 말했다. 가계 순재산이 7500만 달러가 넘는 초부유층 고객자산 77억 달러를 관리하는 그는 포브스 순위 2위에 올랐다. “우리 사무소는 아직 직접 대출 역량을 갖추지 않아서 이런 기회를 다른 사무소에 양도한다.”

월스트리트 대형 증권사의 ‘은행화’ 현상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고먼모건스탠리 CEO는 클라이언트의 재산 담보대출이 2017년 말까지 30% 증가해 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모건 스탠리 현재 대차대조표에서 10%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추가로 성장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모건스탠리의 자산사업부가 관리하는 고객자산은 현재 2조 달러이고, 예치금은 1530억 달러다. 그런데 자산관리 고객 중 모건스탠리를 통해 담보 대출을 한 고객은 아직 2%밖에 되지 않고, 증권을 담보로 대출한 경우는 16%밖에 되지 않는다.

‘대마불사’ 증권사를 비롯한 월스트리트에 최고로 좋은 소식은 이들 수퍼리치를 위한 대출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성장 사업이라는 점이다. “수만 건의 담보 대출 중 연체나 채무 불이행은 고작 십여 건 정도”라고 고먼은 말했다. 비결은 무엇일까? “자산을 담보로 잡기 때문이다. 그들 자산의 가치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중시장 거래가 아니다.” 6월 연준위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모건스탠리의 슈퍼리치 담보 대출 손실률은 급격한 시장 침체 시나리오에도 1.7%를 기록했다. 반면, 부유한 대중(mass affluent)에 담보대출을 제공하는 M&T 뱅크의 연준위 스트레스 테스트 손실률은 5.6%였다.

월스트리트에서 ‘안전성’은 별다른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는 미덕이다. 그래서 자산관리 서비스는 투자은행에 비해 오랜 기간 홀대를 받았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다시 모습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이들 수퍼리치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단비를 내려주는 새로운 ‘레인메이커’로 부상했다. 이들은 오랜 기간 지속가능한 사업방식을 제시한다. “제대로만 한다면 회사 자본을 이용해 매력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 프라이빗뱅킹을 총괄하는 앤드류 카이저(Andrew Kaiser)는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담보대출액은 현재 280억 달러로 증가했다. “우리는 고객과 이전보다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 ANTOINE GARA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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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스기사] 브라이언 파이플러 - 모건스탠리, 뉴욕, 운용자산: 77억 달러
브라이언 파이플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3가지를 알아야 한다. 첫째, 그는 평생을 모건스탠리에서 일했다. 둘째, 투자은행과 채권거래 쪽에서 일하다가 자산관리로 넘어왔다. 셋째,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환으로 컨시어지 쪽으로는 발을 담글 마음이 조금도 없다. “테이블을 예약하고 계산을 대신 해줄 사람은 언제라도 찾을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가 관리하는 자본은 그 규모와 중요성이 커서 그런 일로 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 순 없다.”

대신 파이플러는 시장의 변칙 현상을 발견하고 (이미 차고 넘치는) 고객의 자산을 크게 불려주는데 자신의 지적역량을 활용하는 걸 즐긴다. 요즘 부흥하는 분야는 바로 비상장 투자시장이다. 기업이 비상장으로 남는 기간이 길어지고, 시장 최고 유니콘이 모건스탠리와 금융거래를 하고 있는 경우가 꽤 있어서 파이플러는 우버나 팔란디르 등이 투자 라운드에 나설 때 수퍼리치 고객을 투자에 참여시킬 수 있었다.
 [박스기사] 크리스토퍼 에리코(Christopher Errico) - UBS, 뉴욕, 운용자산: 31억 달러
자산관리 전문가라면 금융상품 패키지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지만, 크리스토퍼 에리코는 증시 종목을 고르는데 일가견이 있다. 고객에게도 포트폴리오의 20%는 주식으로 보유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권고하는 편이다.

“포트폴리오 일부는 좀더 간결하고 직접적이며, 집중적인 주식 보유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에리코는 말했다.

주식을 보유하려는 성향은 9/11 이후 더 강해졌다. 당시 모건스탠리에서 일하던 그는 고객에게 “미국 전체가 매도에 나섰으니 우리는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열띤 주장을 펼쳤다. 그의 자문을 받아들인 한 고객은 맥도날드, 제너럴 일렉트릭, 하인즈, 보잉 등 블루칩 기업 주식 6000만 달러어치를 매입했다. 이들 회사의 주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자 흡족한 수익을 낸 고객은 지인 수입 명에게 에리코를 추천했고, 이들은 에리코가 관리 중인 31억 달러의 자산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박스기사] 롭 클라펠드(Rob Clarfeld) - 클라펠드 파이낸셜, 뉴욕 태리타운(Tarrytown) 운용자산: 55억 달러
프라하에서 지갑을 잃었는가? 아스펜 별장에 도착해서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하프앤하프 제품이 정리되어 있기를 바라나? 뉴욕주 고속도로에서 교통경찰과 싸움이 벌어져서 변호사가 필요한가? 롭 클라펠드와 그의 팀이 모든 걸 해결해줄 수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편의는 이보다 더 많다. 조건은 단 하나, 투자금이 500만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공인 자산관리 전문가이자 공인 회계사인 클라펠드는 유산상속 계획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부를 운영한다. 고객의 순자산 규모는 보통 8000만 달러 정도다.

“투자는 우리 사업의 핵심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는 최고로 세심한 금융서비스를 통해 이를 보완한다”고 그는 말했다. 각종 고지금 납부와 문서 관리, 보험증권 관리 등의 서비스가 여기 포함된다. “스스로 알아서 하기에 귀찮은 모든 업무를 처리해준다.”
 [박스기사] 마크 커티스(Mark Curtis) - 그레이스톤 컨설팅(Graystone Consulting)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운용자산: 200억 달러
마크 커티스는 1980년대 기술산업에서 IPO 물결이 이어졌을 때 급작스럽게 주식 부자가 된 기업 경영진에게 어디다 돈을 넣어두어야 할 지 알려주며 성장했다.

이후 기업의 CFO들은 기업 스톡옵션 계획을 관리해줄 사람이 필요할 때 커티스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사업이 성장하자 커티스는 1993년 샌프란시스코 은행에서 주식전문가를 영입해 자기 사업을 위한 팀을 구성했다. 지금은 실리콘밸리에서 넘쳐나는 우리사주 보유 프로그램이 커티스의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 받는 비상장 스타트업이 수십 개를 넘어가는 요즘 시장에서는 스톡옵션 행사와 보유 시기에 대해 그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곳이 항상 많다.
 [박스기사] 로드 웨스트모어랜드(Rod Westmoreland) - 메릴린치, 애틀랜타, 운영자산: 38억 달러
와인 시음회와 만찬 주최는 언제나 웨스트모어랜드와 함께 했다. 젊은 시절인 1970년대 해군 장교로 복무할 때부터 그는 해군전함 해롤드 J. 엘리슨(Harold J. Ellison)의 식당을 총감독하는 역할을 맡았다. 40년이 지난 지금은 애틀랜타 자택에서 수시로 저녁 파티와 와인 시음회를 개최한다. 고객이 그의 뛰어난 행사 기획력을 빌릴 때도 있다. 최근에는 한 고객이 부인의 50번째 생일파티를 준비해 달라며 10만 달러를 맡기기도 했다.

웨스트모어랜드의 고객 수는 총 41명으로 명단이 길지 않지만, 총 자산금액은 38억 달러를 자랑한다. 그는 자산 유동성을 전문으로 하며, 경영자가 기업 매각 후 엄청난 돈을 손에 넣었을 때 자문을 해준다. 고객은 가족재단을 발족할 때, 자녀의 혼전서약을 협상할 때, 사모투자 계약을 할 때, 혹은 재미있는 경험을 위한 돈이 필요할 때 그를 찾아온다. 다니엘 라노이스(Daniel Lanois) 유럽 7개국 순회 콘서트에 가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고객도 했다. 기업 경영에만 몰두하다가 “처음으로 인생을 즐기려는 경우가 많다”고 웨스트모어랜드는 말했다.
 [박스기사] 론 카슨(Ron Carson) - 카슨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 오마하, 운영자산: 66억 달러
네브라스카주 테카마(Tekamah)에서 옥수수와 콩, 알팔파(alfalfa)를 수확하며 보낸 어린 시절은 자산관리 전문가로서 커리어를 쌓으려는 카슨에게 꽤 좋은 시작이었다. 1983년 그가 네브라스카 대학 기숙사에서 금융자문 사업을 시작했을 때에도 이웃 농가는 그의 첫 고객이 되어주었다.

현재 66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카슨은 아직 새싹을 틔우지 않은 씨앗에 집중하고 있다. 바로 밀레니엄 세대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엄청난 성장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일주일에 4번 투자 웹세미나를 주최하며 20대가 무엇을 원하는지(수익을 많이 가져가지 않는 금융 자문 수수료 등) 파악하기 위한 자문위원회도 만들었다.
 [박스기사] 찰스 장(Charles Zhang) - 장 파이낸셜, 미시간주 포티지(Portage), 운영자산: 34억 달러
찰스 장은 숫자에 강하다. 중국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중국식 억양이 강하게 묻어나는 그는 1991년 첫 직장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고객 수백 명을 얻은 후 가능성을 확신했다. 이후 더 많은 고객을 얻기 위해 회사를 떠난 그는 직접 돌아다니며 고객 기반을 넓혀갔다. 현재 그는 고객 1200명의 자산 34억 달러를 관리한다. 장은 발로 뛰며 다닌 덕에 지금의 성공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다른 자문 사업을 인수하지도 않았고, 수퍼리치를 고객으로 삼지도 않았다. 최소 투자액은 25만 달러다.
 [박스기사] 레베카 로스스타인(Rebecca Rothstein) - 메릴린치,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 운영자산: 37억 달러
레베카 로스스타인은 최악의 타이밍에서 증권중개 업무를 시작했다. 무려 5000억 달러의 돈이 증발한 1987년 10월의 블랙먼데이 수 개월 전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 풋내기였던 로스스타인은 요동치는 시장에서 많은 교훈을 얻고 새로운 관계를 쌓을 기회도 얻었다. “최고의 사업 노하우는 서비스 모델이라는 교훈을 일찍부터 배웠다.” 로쓰스타인의 밑에는 아들(33)을 포함해 12명의 전문가가 있다. 이들은 37억 달러의 자산을 함께 관리한다. 고객 중에는 할리우드 스타나 부동산 재벌이 많다. 고객 순재산은 평균 2000만 달러다. 오랜 세월 동안 퇴색하지 않은 게 있다면 바로 로스스타인의 강력 서비스 정신이다. 정통적 방식을 고집하는 그녀는 고객과 직접 만나 자문을 하거나 전화를 애용한다. 고객의 자녀를 인턴으로 고용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100대 자산관리 전문가 순위
시장은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금리는 ‘0’에 가까워졌다. 여기에 패시브 투자나 로봇을 이용한 투자전략이 급부상 중이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기에 최고의 금융 자문가들은 자신을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단위: 100만 달러)

팀의운영자산


거래를 위한 최소 투자자산2

1. 제프 에르드만

$5531


$2.5메릴린치, 코네티컷주 그린위치



2. 브라이언 C. 파이플러

7700


25모건스탠리, 뉴욕시



3. 크리스토퍼 에리코

3100


5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뉴욕시



4. 앤디 체이스

37000


0.5모건스탠리,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



5. 패트릭 드와이어

2660


10메릴린치, 마이애미



6. 롭 클라펠드

5480


5클라펠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뉴욕주 태리타운



7. 마크 커티스

20000


5그레이스톤 컨설팅,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



8. 로드 웨스트모어랜드

3778


10메릴린치 애틀랜타주



9. 그레고리 보건

17329


10모건스탠리,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



10. 릭 에델만

15492


0.005에델만 파이낸셜 서비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11. 앤디 버리쉬

3725


0.5UBS 파이낸셜 서비스, 위스콘신주 매디슨



12. 셰리 버그만

6000


3모건스탠리, 뉴욕시



13. 론 카슨

6600


0.1카슨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 오마하



14. 리처드 세이퍼스타인

11231


5하이타워 어드바이저/트레저리 파트너, 뉴욕시



15. 마빈 맥킨타이어

3283


2모건스탠리, 워싱턴 D.C.



16. 찰스 장

3364


0.25장 파이낸셜, 미시간주 포티지



17. 라즈 샤르마

9870


5메릴린치, 보스턴



18. 스티브 헤프터

2700


3웰스파고, 일리노이주 하이랜드 파크



19. 제임스 한스버거

2500


2모건스탠리, 애틀랜타주



20. 존 골드스타인

6719


20퍼스트 리퍼블릭,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



21. 폴 트라몬타노

6719


25퍼스트 리퍼블릭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뉴욕시



22. 마틴 할브핑거

3346


5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뉴욕시



23. 마이클 스톨퍼

13136


20베리터블 LP,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



24. 라이언 폴크

10267


10모건스탠리, 뉴욕시



25. 존 월드론

1156


2월드론 프라이빗 웰스, 피츠버그



26. 레자 자파리

13289


10메릴린치, 로스엔젤레스



27. 리처드 존스

13289


10메릴린치, 로스엔젤레스



28. 그레그 S. 피셔

3261


0거스타인 피셔, 뉴욕시



29. 톰 모란

3044


2웰스파고,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30. 폴 파그네이토

2383


10파크네이토카프, 버지니아주 레스톤



31. 레베카 로스스타인

3717


1메릴린치,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



32. 케빈 피터스

4750


4모건스탠리, 뉴욕주 펄체스



33. 데이비드 호우

12618


5퍼스트 리퍼블릭, 로스엔젤레스



34. 로버트 스키너

12618


5퍼스트 리퍼블릭,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



35. 샐리 글래스만

3927


0.25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 펜실베이니아주 블루벨



36. 마이클 클라인

10027


10로버트 W. 베이어드 앤 코, 밀워키



37. 윌리엄 그레코

4724


0.5UBS 파이낸셜 서비스, 코네티컷주 하트포드



38. 브라이언 프랭크

3630


2모건스탠리, 애틀랜타



39. 마틴 에비

2946


3WMS 파트너, 메릴랜드주 타우슨



40. 제이슨 카츠

1864


0UBS 파이낸셜 서비스, 뉴욕시



41. 수잔 카플란

1569


1카플란 파이낸셜 서비스, 매사추세츠주 뉴튼



42. 피터 로어

2855


10메릴린치, 필라델피아



43. 조던 왁스만

2000


10하이타워 어드바이저/HSW, 뉴욕시



44. 마크 더글라스

17329


10모건스탠리,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



45. 토마스 키건

21175


10메릴린치, 뉴욕시



46. 마이클 팝포

1170


2UBS 파이낸셜 서비스, 뉴욕시



47. 앤드류 버그

4389


2홈리치 버그, 애틀랜타



48. 존 올슨

2733


1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 뉴욕시



49. 마크 슐텐

1582


0.25웰스파고,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50. 브렌트 브로데스키

5277


0.5사반트 캐피탈, 일리노이주 록퍼드



51. 데이비드 싱어

2274


2.5메릴린치, 신시내티



52. 라일라 펜스

1505


0.5펜스 웰스 매니지먼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



53. 앨런 휘트만

1734


0.1모건스탠리,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54. 데이비드 엘리스 3세

1357


2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신시내티



55. 루이스 시아바치

1998


10메릴린치, 플로리다주 코럴 게이블즈



56. 브라이언 헤더링튼

2241


10메릴린치, 코네티컷주 뉴케이넌



57. 랜디 카버

1015


0.5레이몬드 제임스, 오하이오주 멘토



58. 피터 프린치

5100


2그레이스톤 컨설팅, 보스턴



59. 행크 맥라티

1401


1그레이투스 캐피탈, 애틀랜타



60. 케빈 마이어오프

1300


0NCA 파이낸셜 플래너스, 클리블랜드



61. 마이클 발데스

2681


5메릴린치, 탬파



62. 애덤 칼린

2201


7.5모건스탠리, 플로리다주 코럴 게이블즈



63. 조 몽고메리

15313


5웰스파고,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



64. 찰스 빈

1029


1헤리티지 파이낸셜 서비스, 매사추세츠주 웨스트우드



65. 네스터 빅네어

1650


3.5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 휴스턴



66. 브라이언 스트라찬

1231


1.5모건스탠리, 보스턴



67. 게라드 클링만

1572


2클링만 & 어소시에이츠/레이몬드 제임스, 뉴욕시



68. 테리 쿡

1150


10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워싱턴주 벨뷰



69. 클라크 레몬스

1448


1워터오크 어드바이저, 플로리다주 윈터파크



70. 토마스 설리반

1946


1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 뉴욕주 가든시티



71. 트로이 그리엡

7583


10모건스탠리, 샌프란시스코



72. 데브라 웨더바이

3978


10웨더바이 애셋 매니지먼트, 샌프란시스코



73. 월리 오버메이어

1580


1오버메이어 우드 인베스트먼트 카운슬, 콜로라도주 아스펜



74. 로저 카터

4569


10메릴린치, 샌프란시스코



75. 제프리 콜린

7657


5베이커 스트리트 어드바이저, 샌프란시스코



76. 드류 프리데스

2758


10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로스엔젤레스



77. 윌리엄 코벨리니

2715


3메릴린치, 댈러스



78. 론 웨이너

722


1RDM 파이낸셜 그룹, 코네티컷주 웨스트포트



79. 제스 브롬버그

2041


2모건스탠리, 샌프란시스코



80. 스콧 마그네센

2650


0.25모건스탠리, 일리노이주 오크브룩



81. 배리 가버

2400


5도이체 방크, 볼티모어



82. 스콧 티라스

2184


0.5티라스 웰스 매니지먼트, 휴스턴



83. 리처드 F. 콘놀리 주니어

1700


2모건스탠리, 보스턴



84. 제프 그린스푼

1230


1하이타워 어드바이저, 버지니아주 비엔나



85. 브라이언 스테파니안

3700


10도이체 방크, 코네티컷주 그린위치



86. 엘레인 메이어스

2600


10J.P. 모건 증권, 샌프란시스코



87. 마크 스미스

742


0.5M.J. 스미스 & 어소시에이츠/레이먼드 제임스, 콜로라도주 그린우드 빌리지



88. 로버트 월델레

7599


5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 뉴욕시



89. 숀 파울러

2885


5모건스탠리, 덴버



90. 로버트 발렌타인

2373


5발렌타인, 애틀랜타



91. 마이크 소이어

2900


25모건스탠리, 뉴욕시



92. 패트리샤 브렌넌

690


0.5키 파이낸셜,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체스터



93. E. 조프리 셀라

641


0SPC 파이낸셜/레이몬드 제임스, 메릴랜드주 록빌



94. 데이비드 비버

2541


2모건스탠리, 뉴욕시



95. 제프리 코버닉

6371


5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뉴욕시



96. 로버트 세찬

6371


5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뉴욕시



97. 노엘 웨일

7937


10메릴린치, 뉴욕시



98. 조나단 뷰켈만

1141


2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네브라스카주 링컨



99. 숀 루빈

1500


2모건스탠리, 뉴욕시



100. 론 휴즈

926


25메릴린치, 애틀랜타



2016년 3월 31일 기준 데이터, 1자산관리 전문가는 개인 성과를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운영자산은 팀 기준으로 표시, 2최소 투자금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근사치로 표시

순위 산정법포브스 파트너인 슈크 리서치가 개발한 순위는 수천 명의 자산관리 전문가를 정성·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업계 최고의 관행이나 비즈니스 모델, 최근 활동 등 서로 다른 가중 요소를 반영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데이터를 측정했다. 전체 순위를 비롯한 자세한 정보는 www.forbes.com/top-wealth-advisors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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