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거짓말을 지어내는 자”
“너희는 거짓말을 지어내는 자”
새로 등장한 사해문서 조각에 동성애 비판한 레위기 2개 장의 구절이 한꺼번에 적혀 있어 전문가들 조작 가능성 제기해 미국인 대다수가 소란스런 대선에 정신 팔려 있는 동안 고고학자와 고대 문서 전문가들은 새로 발견된 고대 역사 몇 조각에 비상한 관심을 가졌다. 사해문서의 일부라고 주장되는 70개의 조각이다. 이 조각에는 구약성서의 구절이 일부 적혀 있다. 고대 유물 거래상과 소유주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기 전 두어 세기 동안 사막에서 금욕주의를 실천하며 살았던 유대교 종파 에세네파의 유물이라고 주장한다.
분쟁이 끊이지 않는 ‘홀리 랜드’(성지라는 뜻으로 이스라엘·요르단·레바논의 일부를 가리킨다)의 내부와 주변에서 발견된 모든 유물이 그렇듯이 사해문서의 이야기도 정치 색채가 아주 강하다. 사해문서는 1947년 베두인족 양치기 소년이 당시 요르단에 속하던 쿰란 인근 사막의 사해 해변 절벽에 있는 한 동굴에서 발견했다. 곧바로 예루살렘 소재 히브리대학의 한 학자가 그해 그 문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을 유대인 국가와 아랍인 국가로 분할한다는 안이 통과된 바로 그 시점이었다. 사실상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국가의 건설을 인정한 결정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해문서 조각 중 다수는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박물관에 있는 사해문서보관소에 전시됐다. 그곳은 지하 시설로 거대한 고깔 모양의 시멘트 뚜껑이 덮혀 있어 공격이나 폭격으로부터 전시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 등장한 사해문서 조각의 출처는 불확실하다. 그중 일부는 묶음으로 수천만 달러에 팔린다. 다수는 베들레헴에 살던 아랍인 수집가(사해문서의 첫 묶음을 입수해 판매했다)의 후손이 소유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문서 조각을 구입한 유럽과 미국의 민간인 수집가들조차 출처를 확신하지 못한다.
미국 공예품 전문 체인점 호비로비의 회장으로 워싱턴 DC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성서박물관을 짓고 있는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 스티브 그린은 새로 발견된 사해문서 조각의 구입에 수백만 달러를 썼다. 미국의 남서침례교신학원이 구입한 한 조각은 구약성서 레위기 중에서 동성애를 금하는 구절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비상한 관심을 끌며 고가에 팔리는 새로 등장한 문서 조각 중 다수가 전문적으로 위조된 것이라고 의심하는 전문가가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남서침례교신학원이 구입한 조각은 성서에서 동성애를 가장 강하게 비판한 레위기 18장과 20장의 두 구절을 한꺼번에 담고 있다. 동성애를 둘러싼 논란을 감안하면 우연치고는 너무도 희한한 그런 일치가 문서 조각의 위조 가능성을 제기한다.
노르웨이 아그데르대학의 아르스타인 유스트네스 종교학 교수는 새로 나타난 조각을 두고 사해문서를 다룬 현대 교과서에서 베낀 것으로 보이는 ‘아마추어적’ 위조품이라고 단언했다. “사해문서의 작은 조각 하나에 레위기의 2개 장에 나오는 문구가 한꺼번에 적혔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 조각은 동성애에 극구 반대하는 미국의 복음주의파를 위해 만들어진 듯하다.”
유스트네스 교수는 새로 나온 사해문서 조각의 진위를 판별하기 위해 과학자와 학자들이 참여하는 ‘서기관의 거짓 붓’이라는 국제 종합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고대 세계에 관한 지식의 바탕이 되는 데이터에 위조품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일”이라며 “이런 위험을 막아낼 수 있는 전략과 수단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년 들어 학자들은 성서 고고학에서 악명 높은 위조 사건 여러 건을 폭로했다. 대표적인 예가 야고보 유골함(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최초의 고고학적 증거로 주장됐다가 위조품으로 판명됐다), ‘예수의 아내’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되던 파피루스 조각(조사 결과 미국 플로리다 주에 거주하는 독일 출신 이민자가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등이다.
새로 등장한 사해문서 조각은 구약성서의 레위기와 느헤미야서 구절을 담고 있지만 사기꾼들에게 딱 들어맞는 구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너희는 거짓말을 지어내는 자요 다 쓸데없는 의원이니라”고 꾸짖는 욥기 13장 4절이다.
- 니나 벌레이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분쟁이 끊이지 않는 ‘홀리 랜드’(성지라는 뜻으로 이스라엘·요르단·레바논의 일부를 가리킨다)의 내부와 주변에서 발견된 모든 유물이 그렇듯이 사해문서의 이야기도 정치 색채가 아주 강하다. 사해문서는 1947년 베두인족 양치기 소년이 당시 요르단에 속하던 쿰란 인근 사막의 사해 해변 절벽에 있는 한 동굴에서 발견했다. 곧바로 예루살렘 소재 히브리대학의 한 학자가 그해 그 문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을 유대인 국가와 아랍인 국가로 분할한다는 안이 통과된 바로 그 시점이었다. 사실상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국가의 건설을 인정한 결정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해문서 조각 중 다수는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박물관에 있는 사해문서보관소에 전시됐다. 그곳은 지하 시설로 거대한 고깔 모양의 시멘트 뚜껑이 덮혀 있어 공격이나 폭격으로부터 전시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 등장한 사해문서 조각의 출처는 불확실하다. 그중 일부는 묶음으로 수천만 달러에 팔린다. 다수는 베들레헴에 살던 아랍인 수집가(사해문서의 첫 묶음을 입수해 판매했다)의 후손이 소유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문서 조각을 구입한 유럽과 미국의 민간인 수집가들조차 출처를 확신하지 못한다.
미국 공예품 전문 체인점 호비로비의 회장으로 워싱턴 DC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성서박물관을 짓고 있는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 스티브 그린은 새로 발견된 사해문서 조각의 구입에 수백만 달러를 썼다. 미국의 남서침례교신학원이 구입한 한 조각은 구약성서 레위기 중에서 동성애를 금하는 구절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비상한 관심을 끌며 고가에 팔리는 새로 등장한 문서 조각 중 다수가 전문적으로 위조된 것이라고 의심하는 전문가가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남서침례교신학원이 구입한 조각은 성서에서 동성애를 가장 강하게 비판한 레위기 18장과 20장의 두 구절을 한꺼번에 담고 있다. 동성애를 둘러싼 논란을 감안하면 우연치고는 너무도 희한한 그런 일치가 문서 조각의 위조 가능성을 제기한다.
노르웨이 아그데르대학의 아르스타인 유스트네스 종교학 교수는 새로 나타난 조각을 두고 사해문서를 다룬 현대 교과서에서 베낀 것으로 보이는 ‘아마추어적’ 위조품이라고 단언했다. “사해문서의 작은 조각 하나에 레위기의 2개 장에 나오는 문구가 한꺼번에 적혔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 조각은 동성애에 극구 반대하는 미국의 복음주의파를 위해 만들어진 듯하다.”
유스트네스 교수는 새로 나온 사해문서 조각의 진위를 판별하기 위해 과학자와 학자들이 참여하는 ‘서기관의 거짓 붓’이라는 국제 종합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고대 세계에 관한 지식의 바탕이 되는 데이터에 위조품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일”이라며 “이런 위험을 막아낼 수 있는 전략과 수단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년 들어 학자들은 성서 고고학에서 악명 높은 위조 사건 여러 건을 폭로했다. 대표적인 예가 야고보 유골함(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최초의 고고학적 증거로 주장됐다가 위조품으로 판명됐다), ‘예수의 아내’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되던 파피루스 조각(조사 결과 미국 플로리다 주에 거주하는 독일 출신 이민자가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등이다.
새로 등장한 사해문서 조각은 구약성서의 레위기와 느헤미야서 구절을 담고 있지만 사기꾼들에게 딱 들어맞는 구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너희는 거짓말을 지어내는 자요 다 쓸데없는 의원이니라”고 꾸짖는 욥기 13장 4절이다.
- 니나 벌레이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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