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해외 진출 가이드 | 동남아시아] 식지 않는 한류...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를 잡아라
[2017 해외 진출 가이드 | 동남아시아] 식지 않는 한류...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를 잡아라
K뷰티·K푸드 이어 K헬스 인기 …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 수주도 노릴 만 ‘범피로드(bumpy road : 울퉁불퉁한 길)에서 생존하라.’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한국 경제의 과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여 명의 경제·사회 전문가를 상대로 2017년 기업 환경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올해의 경제 키워드로 ‘범피로드’ 등 험난한 여정(50%)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서바이벌 모드’ 등 생존 전략 모색(33.3%)을 주문하는 목소리는 그 뒤를 이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보호무역 태풍의 진원지는 중국과 미국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한국은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먹구름이 낀 경제 전망에도 한 줄기 빛은 있다. 바로 동남아시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재·부품 수출은 2015년 대비 4.8% 감소했다. 중국의 가공무역 제한 정책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은 전년보다 11.5% 줄었다.
우울한 통계 속에도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의 수출 증가세(8.9%)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교역량이 늘고 베트남으로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전반적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전자부품(43.9%)과 전자기계부품(47.1%)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확대됐다. 이렇듯 아세안은 한국에 ‘포스트 차이나’로 각광받는다. 아세안은 1967년 8월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총 5개국을 창립 멤버로 둔 동남아의 국제기구다. 브루나이(1984년 가입), 베트남(1995), 라오스·미얀마(1997년), 캄보디아(1999년)가 차례로 들어와 현재 총 10개국이 아세안에 가입돼 있다. 닐슨리서치에 따르면 아세안의 중산층 인구는 2012년 1억9000만 명에서 2020년 4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2대 투자 대상 지역으로 부상한 아세안 시장의 진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을 활용한 한류 수혜 품목 수출 확대와 각국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 수주 기회를 잡는 것이다. 노인호 코트라 동남아지역본부장은 “아세안 시장은 성장잠재력이 큰 6억 인구의 내수 시장이 있다”며 “소비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소비재 수출을 강조했다. 아세안을 강타한 한류와 온라인 유통망을 이용해 소비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유망하다는 것이다.
아세안은 한류의 거점이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발간한 ‘2015 한류백서’에 따르면 아세안은 한류 관련 콘텐트가 가장 활발히 소비되는 시장이다. 이들 국가의 인터넷 기술 및 경제 발전 수준에 따라 향후 한류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한층 커질 수 있다. 화장품 등 한류 수혜 품목의 수출이 아세안 지역에서 꾸준히 늘고 있는 까닭이다. 식품·화장품·의류 등 한류 수혜 품목 수출은 최근 3년간 평균 11% 성장세를 보였다. 대(對) 아세안 주요 한류 품목의 수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음료와 화장품의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음료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20.6%, 32.6% 늘었고, 화장품은 같은 기간 각각 14.1%, 14.5%씩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아세안통합 화장품 규정(AHCRS) 도입 이후 아세안 시장의 화장품 수출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서명국 내에서 제조 또는 판매되는 화장품은 AHCRS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다른 서명국에도 판매가 가능하다. 아세안 시장에 화장품을 수출하기 위한 전략은 국가별 특징에 따라 나뉜다. 태국은 한류 드라마 등에 나온 화장품이나 한국에서 유행하는 화장법 등 K뷰티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다. 태국에서는 남성용 화장품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말레이시아에서는 BB크림 열풍이 CC크림으로 이동했다. 한국 스타의 뷰티 노하우와 제품에 관심이 커 색조화장품 중 특히 립스틱과 마스카라 제품이 잘 팔린다. 베트남에서 뷰티케어 제품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6.4% 판매성장률을 기록했다. 베트남의 소득 수준 향상으로 화장품과 성형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 확대를 위해 새로운 기능성 제품으로 블루오션 개척이 요구된다. 베트남 화장품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경쟁은 매우 치열하므로 제품 차별화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코트라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의 이주연 담당은 “최근 세계 경기 둔화 및 유가 하락 등 전 세계 수출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증가해 한국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부품 소재 공급 국가의 위상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고, 그중에서도 가전·자동차 부품, 화장품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국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 수주 기회도 주목해야 한다. 2017년은 아세안 창설 50주년이 되는 해다. 올해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을 위해 발표된 ‘AEC 블루프린트 2025’에 따른 각 분야별 역내 통합 노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까지 상품·서비스·인력·자본의 역내 이동을 자유화한다는 것이 목표다. 코트라는 아세안 각국 정부의 발전 전략과 경제 활성화 정책,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주요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프로젝트 발주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6년 6월 AIIB는 5억900만 달러 규모의 첫 프로젝트 4개를 공개하고, 2016년 총 대출액이 약 12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슬럼가 정비 프로젝트(세계은행과 공동 융자) 등이 이에 속한다. AIIB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 수요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ADB(아시아개발은행) 등 기존 국제금융기구의 한계 및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 주도로 2016년 설립됐다. 더욱이 기존 인프라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분야를 장악해 온 미국과 일본이 AIIB에 불참해, 한국 기업은 유리한 위치에서 아세안 인프라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한국의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도로·철도·해상물류·에너지·통신 분야가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2017년에도 인프라 개발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력·교통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데, 2016년 이후 주요 인프라 개발 타깃으로는 신규 도로 375.9㎞, 고속도로 26㎞, 철도 111㎞, 신공항 11개 건설이 포함돼 있다. 인터넷 초고속망 설비를 전국 시·군의 86%까지 확장하고, 현재 약 75% 수준에 머무는 전기보급률을 약 90%로 늘릴 계획이다.
필리핀의 두테르테 정부 역시 인프라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3% 수준이었던 인프라 예산을 올해는 6% 수준인 216억 달러로 늘리고 임기 내 7%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40% 이상이 도로·철도 건설, 항공·공항 시스템 개선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두테르테의 정치적 기반인 민다나오 지역의 물류시스템을 개선해 도로와 주요 항구와의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필리핀 경제개발청(NEDA)에 따르면 2011∼2016년에 진행된 115개 프로젝트 중 인프라 관련 사업은 80%에 달한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100일 만에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 마닐라 버스노선(BRT) 연장 등을 포함한 36억 달러 규모의 9개 인프라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통상 수개월 걸리던 승인 절차를 40일 내외로 단축시켰다. 두테르테 정부가 인프라 개발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베트남도 2016~2020년 수송·교통 개발전략계획에 따른 프로젝트를 줄줄이 발표할 계획이다. 개발비용 총액은 500억 달러로 그중 28% 정도만 정부 재원을 활용해 추진하고, 부족분은 민간 투자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수송·도로 프로젝트의 외국 투자자 참여비율은 약 47%다. 한국 13%, 일본 11%, 미국 8% 등으로 이뤄져 있다. 국제공항 등 23개의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에는 정부 재원이 18억 달러가량 쓰일 예정이다. 베트남의 물산업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 용수공급 및 수처리 플랜트 시장은 2016~2020년 연평균 5.5% 성장할 전망이다. 하노이·호치민 등 대도시 지역의 경우 대규모 수처리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DB는 2020년까지 베트남 수처리 개선사업에 10억 달러의 차관 제공을 약속했다. 현재 대부분의 사업은 공적개발원조(ODA) 차관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추가적인 투자를 위해 베트남 정부는 민간 투자를 끌어들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베트남 전역 15개 시·성의 수처리 플랜트 사업에 5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베트남이 민간기업·외국인 투자를 환영하고 있지만 섣부른 토지 계약은 금물이다. 베트남에 투자한 A사의 실패 사례를 보자. A사는 삼성전자 1차 협력사로 하노이 인근 빈푹성에 투자를 희망했다. 통상적인 경우, 정부가 인증한 정규 공단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토지 가격이 싸다는 현지 지인의 말만 믿고 공단 외 지역에 투자 계약을 맺었다. 베트남 법률상 공단 외 일반 지역의 경우, 토지 사용 용도가 공장 설립에 맞아야 하며, 일반농지의 경우 보상 및 인허가 문제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A사는 용지 사용 목적 변경에 3개월 이상 걸려 결국 계약 보증금(3만 달러)을 포기하고 공단지역에 다시 토지 임대 계약을 했다. 이로 인해 5개월 내에 공장을 가동한다는 애초 계획이 지연되면서 10개월이 지나서야 공장을 가동했다. 드라마·K팝 등으로 영향력이 더욱 커진 한류를 활용해 화장품·식품 등 한류 관련 소비재를 수출하면 동남아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여기에 빠르게 확산하는 ‘디지털 트레이드(전자상거래 교역)’를 활용하는 것도 필수다. 2015년 기준 55억 달러 규모인 아세안 주요 국가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5년에는 878억 달러에 이르고,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하는 중산층의 연령대가 30대 이하로 젊어 이들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온라인·대형 유통망의 폭발적 성장세에 따른 유통시장 선점 노력을 기울여 소비재 수출을 늘릴 수 있다.
화장품은 대표적인 수출 유망품목이다. 특히 동남아 내에서도 온라인 판매 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대도시는 물론 지방 거주 소비자들도 기호에 맞는 화장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품 정보를 얻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를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높은 임대료, 마케팅 홍보 비용 부담으로 시장 진출 또는 사업 확대에 어려움이 있던 기업들은 저비용, 고효율의 PC·모바일 유통 플랫폼을 통해 현지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건강보조식품도 또 다른 한류 수혜 상품으로 꼽힌다. 평소 식이요법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한국의 문화가 퍼졌기 때문이다. K뷰티·K푸드에 이어 K헬스에도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자본 유입에 따른 생활 환경 개선과, 식문화 변화로 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명절·축제 등 선물시즌과 연계한 한정 마케팅을 활용하거나 어린이·직장인 등 타깃 세분화를 통한 시장 공략도 좋은 진출 방안이 될 수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료 제품 소비도 늘고 있다. 탄산음료 선택 시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다.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포함된 음료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며 프리미엄 음료 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산음료보다는 저설탕 제품이나 미네랄·비타민 등의 성분을 함유한 제품 또는 알로에·코코넛음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알로에 음료 등의 경우 음료의 효능 홍보와 시음회 등과 같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한국 경제의 과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여 명의 경제·사회 전문가를 상대로 2017년 기업 환경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올해의 경제 키워드로 ‘범피로드’ 등 험난한 여정(50%)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서바이벌 모드’ 등 생존 전략 모색(33.3%)을 주문하는 목소리는 그 뒤를 이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보호무역 태풍의 진원지는 중국과 미국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한국은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먹구름이 낀 경제 전망에도 한 줄기 빛은 있다. 바로 동남아시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재·부품 수출은 2015년 대비 4.8% 감소했다. 중국의 가공무역 제한 정책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은 전년보다 11.5% 줄었다.
우울한 통계 속에도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의 수출 증가세(8.9%)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교역량이 늘고 베트남으로 한국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전반적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전자부품(43.9%)과 전자기계부품(47.1%) 중심으로 수출 실적이 확대됐다.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하는 아세안
한국의 2대 투자 대상 지역으로 부상한 아세안 시장의 진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을 활용한 한류 수혜 품목 수출 확대와 각국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 수주 기회를 잡는 것이다. 노인호 코트라 동남아지역본부장은 “아세안 시장은 성장잠재력이 큰 6억 인구의 내수 시장이 있다”며 “소비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소비재 수출을 강조했다. 아세안을 강타한 한류와 온라인 유통망을 이용해 소비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유망하다는 것이다.
아세안은 한류의 거점이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발간한 ‘2015 한류백서’에 따르면 아세안은 한류 관련 콘텐트가 가장 활발히 소비되는 시장이다. 이들 국가의 인터넷 기술 및 경제 발전 수준에 따라 향후 한류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한층 커질 수 있다. 화장품 등 한류 수혜 품목의 수출이 아세안 지역에서 꾸준히 늘고 있는 까닭이다. 식품·화장품·의류 등 한류 수혜 품목 수출은 최근 3년간 평균 11% 성장세를 보였다. 대(對) 아세안 주요 한류 품목의 수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음료와 화장품의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음료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20.6%, 32.6% 늘었고, 화장품은 같은 기간 각각 14.1%, 14.5%씩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아세안통합 화장품 규정(AHCRS) 도입 이후 아세안 시장의 화장품 수출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서명국 내에서 제조 또는 판매되는 화장품은 AHCRS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다른 서명국에도 판매가 가능하다.
한국산 식품·화장품·의류 인기
각국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 수주 기회도 주목해야 한다. 2017년은 아세안 창설 50주년이 되는 해다. 올해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을 위해 발표된 ‘AEC 블루프린트 2025’에 따른 각 분야별 역내 통합 노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까지 상품·서비스·인력·자본의 역내 이동을 자유화한다는 것이 목표다. 코트라는 아세안 각국 정부의 발전 전략과 경제 활성화 정책,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주요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프로젝트 발주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6년 6월 AIIB는 5억900만 달러 규모의 첫 프로젝트 4개를 공개하고, 2016년 총 대출액이 약 12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슬럼가 정비 프로젝트(세계은행과 공동 융자) 등이 이에 속한다. AIIB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 수요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ADB(아시아개발은행) 등 기존 국제금융기구의 한계 및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 주도로 2016년 설립됐다. 더욱이 기존 인프라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분야를 장악해 온 미국과 일본이 AIIB에 불참해, 한국 기업은 유리한 위치에서 아세안 인프라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한국의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도로·철도·해상물류·에너지·통신 분야가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로·철도·해상물류·에너지·통신 분야 파고들어야
필리핀의 두테르테 정부 역시 인프라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3% 수준이었던 인프라 예산을 올해는 6% 수준인 216억 달러로 늘리고 임기 내 7%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40% 이상이 도로·철도 건설, 항공·공항 시스템 개선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두테르테의 정치적 기반인 민다나오 지역의 물류시스템을 개선해 도로와 주요 항구와의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필리핀 경제개발청(NEDA)에 따르면 2011∼2016년에 진행된 115개 프로젝트 중 인프라 관련 사업은 80%에 달한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100일 만에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 마닐라 버스노선(BRT) 연장 등을 포함한 36억 달러 규모의 9개 인프라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통상 수개월 걸리던 승인 절차를 40일 내외로 단축시켰다. 두테르테 정부가 인프라 개발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베트남도 2016~2020년 수송·교통 개발전략계획에 따른 프로젝트를 줄줄이 발표할 계획이다. 개발비용 총액은 500억 달러로 그중 28% 정도만 정부 재원을 활용해 추진하고, 부족분은 민간 투자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수송·도로 프로젝트의 외국 투자자 참여비율은 약 47%다. 한국 13%, 일본 11%, 미국 8% 등으로 이뤄져 있다. 국제공항 등 23개의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에는 정부 재원이 18억 달러가량 쓰일 예정이다.
베트남 수처리 사업도 유망
베트남이 민간기업·외국인 투자를 환영하고 있지만 섣부른 토지 계약은 금물이다. 베트남에 투자한 A사의 실패 사례를 보자. A사는 삼성전자 1차 협력사로 하노이 인근 빈푹성에 투자를 희망했다. 통상적인 경우, 정부가 인증한 정규 공단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토지 가격이 싸다는 현지 지인의 말만 믿고 공단 외 지역에 투자 계약을 맺었다. 베트남 법률상 공단 외 일반 지역의 경우, 토지 사용 용도가 공장 설립에 맞아야 하며, 일반농지의 경우 보상 및 인허가 문제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A사는 용지 사용 목적 변경에 3개월 이상 걸려 결국 계약 보증금(3만 달러)을 포기하고 공단지역에 다시 토지 임대 계약을 했다. 이로 인해 5개월 내에 공장을 가동한다는 애초 계획이 지연되면서 10개월이 지나서야 공장을 가동했다.
[박스기사] 동남아 수출 유망 품목은 | 화장품·건강보조식품 수요 여전 ... 젊은층 중심으로 기능성 음료 인기
화장품은 대표적인 수출 유망품목이다. 특히 동남아 내에서도 온라인 판매 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대도시는 물론 지방 거주 소비자들도 기호에 맞는 화장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품 정보를 얻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를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높은 임대료, 마케팅 홍보 비용 부담으로 시장 진출 또는 사업 확대에 어려움이 있던 기업들은 저비용, 고효율의 PC·모바일 유통 플랫폼을 통해 현지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건강보조식품도 또 다른 한류 수혜 상품으로 꼽힌다. 평소 식이요법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한국의 문화가 퍼졌기 때문이다. K뷰티·K푸드에 이어 K헬스에도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자본 유입에 따른 생활 환경 개선과, 식문화 변화로 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명절·축제 등 선물시즌과 연계한 한정 마케팅을 활용하거나 어린이·직장인 등 타깃 세분화를 통한 시장 공략도 좋은 진출 방안이 될 수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료 제품 소비도 늘고 있다. 탄산음료 선택 시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다.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포함된 음료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며 프리미엄 음료 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산음료보다는 저설탕 제품이나 미네랄·비타민 등의 성분을 함유한 제품 또는 알로에·코코넛음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알로에 음료 등의 경우 음료의 효능 홍보와 시음회 등과 같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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