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재키’의 나탈리 포트만, 숨소리가 많이 섞인 퍼스트 레이디의 가느다란 목소리와 독특한 억양 잘 묘사해 나탈리 포트만은 영화 ‘재키’에서 재키 케네디 역을 맡아 그녀의 말투와 습관을 잘 묘사했다는 평을 들었다.존 F. 케네디(JFK) 전 미 대통령을 배출한 케네디가는 암살이나 사고로 요절한 사람이 많아 저주 받은 가문으로 알려졌다. 또 특이한 말투로도 유명하다. 방언 전문가 에이미 스톨러는 “(케네디 가문의 본거지인) 매사추세츠 주 출신의 어느 누구도 케네디가 사람들처럼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케네디 가문만의 독특한 말투는 늘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케네디가의 말투는 파블로 라레인 감독의 새 영화 ‘재키’(국내 개봉 1월 25일)에서 사실상 또 하나의 캐릭터다. ‘재키’는 JFK가 암살된 후 슬픔에 찬 퍼스트 레이디 재클린(재키) 케네디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1960년대를 기억할 만큼 나이를 먹지 않았다면, 다시 말해 재키 케네디가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면 이 영화에서 재키 역할을 맡은 나탈리 포트만의 특이한 말투에 깜짝 놀랄 것이다.
한숨 쉬듯 숨소리가 많이 섞인 가느다란 목소리는 롱아일랜드 상류층 출신인 재키의 성장 배경을 반영한다. 충격과 슬픔이 꿈처럼 아련하게 펼쳐지는 이 영화에서 대사는 캐릭터의 극한에 이른 감정으로 강조된다. “재키의 억양은 매우 독특하다”고 포트만이 최근 NBC 방송의 ‘투나잇 쇼’에 출연해 말했다. “나도 재키처럼 롱아일랜드 출신이라 지역적 특색을 묘사하기는 비교적 쉬웠다. ‘talk’ ‘walk’ ‘hall’ 같은 단어를 발음할 때 모음을 길게 빼는 그녀의 습관은 롱아일랜드 억양에서 비롯된 것이다.” (JFK의 특이한 말투는 이 영화에선 잘 들을 수 없다. 영화가 그의 암살 직후에 시작돼 JFK는 회상 장면에만 잠깐씩 등장한다.)
우리는 몇몇 노련한 방언 전문가에게 포트만의 억양을 분석해 그녀가 재키의 말투를 제대로 묘사했는지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2014년 영화 ‘셀마’에서 카르멘 에조고(코레타 스콧 킹 역)의 억양을 코치했던 스톨러는 포트만을 극찬했다. “포트만은 재키의 말투를 똑같이 흉내 내진 못했지만 근본적인 특징을 포착해 훌륭하게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뛰어나다.”요즘 미국인에게 그 억양이 왜 이렇게 특이하게 들리는지 묻자 스톨러는 이렇게 답했다. “롱아일랜드의 특정 지역에서만 쓰이는 억양이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 대다수가 그렇게 말하지 않을 뿐 아니라 평생 그런 사람을 만나보지도 못할 수 있다. 그런 말투를 쓰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그 말투는 20세기 초반에 나타났다가 자취를 감췄다. 따라서 롱아일랜드 파이브 타운스에서 지난 5년 사이 고등학교를 다닌 사람 중에 재키처럼 말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충격과 슬픔이 꿈처럼 아련하게 펼쳐지는 이 영화에서는 대사가 극한에 이른 캐릭터의 감정으로 강조된다.포트만이 재키의 말투를 흉내 낼 때 과장된 측면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스톨러는 “과장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재키의 말투는 매우 독특하다. 롱아일랜드, 더 광범위하게 말하자면 뉴잉글랜드의 특정 계층과 연관 있다. 또한 특정 사립학교와도 관련 있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어떻게 보여줄지, 말투를 어떻게 조절할지를 가르치는 상류층 학교다.”
미국 역대 퍼스트 레이디 중 세 번째로 젊었던 재키는 성장기에 미국 북동부의 여러 사립학교를 다녔다. 메릴랜드 주 베데스타의 ‘홀튼-암스 스쿨’과 코네티컷 주 파밍턴의 ‘미스 포터스 스쿨’ 등이다. 예비신부 학교(부유층 처녀들이 상류 사회 사교술 등을 익히는 사립학교)에서 배운 듯한 그녀의 거만한 말투를 직접 들어보려면 1962년 제작된 ‘백악관 투어’ 프로그램 비디오를 보는 게 가장 좋다(영화에서도 이 비디오가 재현됐다).
다년 간의 경험을 지닌 방언 전문가 ‘앨런 스미디’(직업상의 이유로 가명을 이용했다)도 포트만의 연기를 칭찬했다.
“포트만은 재키 목소리의 특징을 잘 포착했다. 숨소리가 많이 섞이고 끝으로 가면서 아래로 떨어지는 억양, 그리고 특이한 모음 발음법 등. 대체로 옛날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위 ‘대서양 중부(mid-Atlantic)’ 억양으로 재키는 이 말투를 예비신부 학교에서 배운 듯하다. 하지만 롱아일랜드 억양의 특징도 분명히 드러난다. ‘Aw’ ‘coffee’ ‘thought’ 등에서 모음을 발음할 때 그런 특징이 가장 확실하게 나타난다. 재키는 끝의 ‘uh’ 발음을 ‘aww’라고 길게 발음했다. 그건 중부 대서양 억양과는 확연히 다르다. 포트만은 때때로 목소리가 떨리거나 경과음(어떤 음에서 휴지 또는 후속음으로 옮아갈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음)을 냈는데 재키의 말투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특징이다.”
계층을 나타내는 데는 예비신부 학교에서 배운 억양이 가장 큰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말에 스미디는 모든 억양이 계층적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억양은 정체성이다. 재키의 말투는 높은 사회적 신분 및 교육수준과 굉장히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경향이 거의 사라졌다.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재키처럼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그 특이한 말투는 매우 흥미롭고도 신기하다”고 스미디는 말했다. “그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말투다.”
스미디는 또 “포트만이 재키의 말투를 훌륭하게 묘사했지만 전반적인 패턴과 감정에 주의를 충분히 기울이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말할 때 숨소리를 섞으려는 노력이 좀 과장된 듯하다. 그리고 숨소리가 많이 섞일 때는 목소리 톤이 높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재키의 말소리를 들어보면 그녀의 목소리 톤이 약간 낮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재키가 JFK의 선거운동에 협조했던 잭 발렌티와 백악관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포트만의 과장된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스미디는 재키의 습관과 말투를 묘사한 포트만의 연기가 전반적으로 훌륭했다고 말했다. “포트만은 여러 면에서 아주 용감했다. 위험을 감수한 그녀의 연기에 경의를 표한다.”
포트만은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아카데미상은 유력하다. 스톨러는 포트만의 말투 연기를 지도한 타냐 블럼스타인에 대해 “일을 대하는 태도나 성과 면에서 매우 훌륭한 코치”라고 칭찬했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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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기사] 재키의 두 얼굴 - 대중에게 보이고 싶은 이미지와 자신만의 개성 철저하게 분리시켜
포트만은 재키 케네디 역할을 하면서 이 혁신적인 캐릭터에 대해 새롭게 눈뜨게 됐다고 말했다.나탈리 포트만(35)은 “기업과 정부, 스토리텔링에서 여성이 물건 취급을 당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재클린 케네디의 전기 영화 ‘재키’에서 열연한 포트만은 “할리우드도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여성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기는 문제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포트만은 라디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성은 나약함과 강인함, 집중력을 동시에 지닌 복잡한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단순히 남성의 시각에서 욕망의 대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사회는 기업과 정부, 스토리텔링에서 여성에게 지도적 역할을 인정하는 데 여전히 문제가 있다. 사람들이 그런 위치에 있는 여성을 불편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그들 앞에는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다.”
포트만은 재키 역할을 하면서 이 혁신적인 캐릭터에 대해 새롭게 눈뜨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녀의 솔직성과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여론과 분리시키려는 욕망에 감동 받았다고 했다.
“재키는 대중에게 보이고 싶은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고 관리했다. 그녀는 시대를 매우 앞서 갔다. 요즘은 많은 사람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나가지만 재키는 50년 전에 그 일을 했다. 난 배우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나에 관한 기사를 모두 읽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약간의 사적인 영역은 지키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 루시 클라크-빌링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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