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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친듯이 돈 뿌리며 축구계 망친다고?

중국이 미친듯이 돈 뿌리며 축구계 망친다고?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슈퍼리그 지출액이 영국 프리미어 리그 앞질렀지만 연간 계약 기준으로는 다른 리그에 크게 뒤져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활약했었던 카를로스 테베즈(왼쪽)는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하며 약 8억8000만원의 주급을 받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약간의 루머, 거액의 계약, 선수영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 중국의 능력에 대한 프리미어 리그 감독의 탄식이 이젠 1월의 전통으로 자리 잡는 듯하다. 지난해에는 첼시의 하미레스가 장쑤 쑤닝으로 이적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웨인 루니의 이적설이 끈질기게 나돌았다. 올해엔 첼시의 오스카(5100만 파운드)와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활약했던 카를로스 테베즈(7000만 파운드)가 중국 구단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고, 첼시 소속 디에고 코스타의 이적설이 돌고 있으며, 야야 투레는 거액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했다고 전해진다.

토트넘 핫스퍼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1월 하순 중국이 “미친 듯이 돈을 뿌리며 시장을 망쳐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테베즈는 61만5000파운드(약 8억8000만원)의 주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말로 정상이 아닌 듯하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와 유럽의 주요 구단들이 그렇게 걱정할 만한 일일까?

중국 리그는 지난 수년간 프리미어 리그가 유럽의 라이벌 구단들을 상대로 특급 선수들을 싹쓸이할 때 하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을 뿐이다. 2015년 프리미어 리그가 방송사 스카이·BT와 체결한 51억4000만 파운드의 중계권 계약은 특히 독일 구단들에 깊은 걱정거리를 안겨줬다. 프리미어 리그의 중간 순위 구단들과 선수 영입전에서 급속도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우려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의 칼하인츠 루메니게 CEO는 “이적 쓰나미가 더 강하고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세계 20대 고수입 구단 중 프리미어 리그 팀이 9개 구단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독일 구단들은 여전히 유럽 무대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반면 잉글랜드 구단들은 큰돈이 걸린 UEFA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 한 개를 잃을 수도 있다. 최고의 선수들이 항상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건 아니다. 프리미어 리그 감독들이 정말 걱정된다면 돈을 적게 쓰고도 성공하는 법을 독일 감독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중국 당국이 외국인 선수의 경기출전 인원에 제한을 둔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전 허용인원 수가 현재의 4명에서 3명으로 줄게 된다. 그것이 선수 이적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그로 인해 중국 구단들이 선수 영입 숫자를 줄이는 대신 더 특급 선수들을 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이적료 지출로 승부가 결정됐다고 단정 짓기 전에 몇몇 통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모든 통계의 출처는 Transfermarkt).
중국 구단들이 선수 영입 숫자를 줄이는 대신 더 특급 선수를 노릴 수도 있다.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에서 뛰고 있는 첼시 스트라이커 출신 뎀바 바(가운데).
중국의 이적료 지출은 여전히 유럽 특히 잉글랜드에 한참 뒤진다. 현재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중국 리그가 3월부터 개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1~2월 시즌 개막 전 영입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이 시기와 맞물리는 유럽의 시즌 중반 이적 기간은 여름 이적시장보다 훨씬 한산하다. 시즌이 한창일 때 한쪽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형 이적 계약을 꺼린다.

요즘 중국의 스카우트가 연일 언론에서 화제가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연간 계약을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중국은 이적 규모 면에서 여전히 다른 리그에 크게 뒤졌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중국은 1억4000만 파운드를 지출한 반면 프리미어 리그의 지출액은 1억700만 파운드였다. 하지만 여름 이적시장을 포함하면 프리미어 리그의 지출액은 12억 파운드로 중국 2억5000만 파운드의 5배에 달한다.

이적 시장을 개별적으로 보면 종종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예컨대 2014-15 시즌 겨울 이적시장 중 멕시칸 리그의 몸값 지출이 이탈리아·독일·스페인 리그를 앞질렀다. 하지만 멕시코가 세계를 점령한다고 호들갑 떠는 언론보도는 없다. 2013년 프랑스 구단들이 프리미어 리그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이적료를 썼다. 하지만 그것은 주로 파리생제르맹이 일시적으로 큰돈을 썼기 때문이다.

축구 이적과 관련해 이상한 점은 지출만 발표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을 경영할 때는 지출뿐만 아니라 수입도 살핀다. 그런 점에서 이적료 수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리그 내의 선수 이적 문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같은 리그 구단들 간의 선수 이적은 언론에 발표된다. 약 10억 파운드로 알려진 이적료 지출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존 스톤즈의 몸값으로 에버튼에 지불한 4700만 파운드 등이 포함된다. 리그 전체 이적 수지에는 그 수치가 반영되지 않는다.

중국의 이적료 순지출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프리미어 리그에는 크게 못 미친다. 2015-2016 시즌 중국 슈퍼 리그의 이적료 순지출은 2억9200만 파운드, 프리미어 리그는 7억7100만 파운드였다.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 2016~2017 시즌의 순지출도 상당히 유사하다(흥미로운 사실은 중국에 대한 최근의 경종이 3년 뒤에야 울린다는 사실이다. 중국 구단들의 이적료 순지출이 프리미어 리그를 실제로 능가한 것은 2013년 겨울 이적시장에서였다).

기이한 사실은 지난 수년간 다른 유럽 리그들의 이적료 수입이 지출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예컨대 2013~2014, 2014~2015 시즌 스페인 라리가의 이적료 수입이 그렇다. 중국 슈퍼리그는 스페인·이탈리아·독일 리그에 근접해 있다. 모두 300만~400만 파운드 규모다. 그러나 모두 잉글랜드 리그 평균인 900만 파운드에 한참 못 미친다.

문제는 중국이 지불하는 선수 몸값이 프리미어 리그를 뛰어넘을 것이냐가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도 전체적으로는 불가능할지 모른다. 중국이 가능한 일, 그리고 분명 시작된 현상은 몇몇 유명 선수의 영입에서 유럽보다 많은 몸값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럽은 어떻게 경쟁할까?

선수 관점에서는 분명 연봉에 눈길이 가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선수들은 타이틀과 명예, 주요 리그의 우승 메달과 유럽 우승컵에 따르는 명성 또한 원한다. 오스카와 테베즈의 이력에 중국 슈퍼리그 타이틀이 추가된다고 그렇게 빛이 날까?

선수들은 삶의 질 또한 중시한다. 몇몇 선수가 중시하는 나이트클럽은 중국에도 많다. 하지만 중국 일부 도시의 스모그를 꺼림칙하게 여기거나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선수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 경우 유럽의 마드리드나 밀라노 등 주거 환경이 좋은 도시들이 엄청난 속도로 건물들이 올라가는 중국 도시 지역보다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렇다면 일부 선수들이 몸값이 적더라도 더 큰 명예를 선택할까? 유럽 구단들은 그러기를 희망한다. 거액의 몸값을 거부한 투레, 루니 같은 선수들에 관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럴 가능성도 있다.

- 롭 민토



[ 필자는 ‘이미지로 보는 스포츠 신화, 논쟁, 데이터(Sports Geek: A Visual Tour of Sporting Myths, Debate and Data)’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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