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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하기 좋은 기업(12) 이디야커피

한국의 일하기 좋은 기업(12) 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는 올해로 창립 16주년을 맞는 ‘젊은 기업’이다. 역사가 그리 길진 않지만 들고 낢이 잦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산전수전 겪은 탄탄한 회사로 꼽힌다. 2001년 단 1개의 매장으로 출발한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2100여개 매장을 거느린 커피전문점으로 성장하며 직원 수도 급증했다. 단기간 회사가 성장한 비결은 끊임없는 소통에 있었다.
서울 논현동 이디야커피 사옥 1층에 자리한 이디야커피랩에 모인 직원들은 “커피프랜차이즈업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회사” 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실시한 이디야커피 신입사원 채용 경쟁률은 407대 1였다. 평년 수준인 300대 1의 경쟁률을 뛰어넘은 역대 최고치다. 2012년부터 매년 30여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이디야커피의 공채 경쟁률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급여와 복지 수준이 높은 알짜기업’이라는 입소문이 퍼진 덕분이다.

이디야커피는 대기업 못지 않은 직원 복지제도로 유명하다. 잡플래닛이 2015년 발표한 ‘일하기 좋은 한국 기업’에서도 업종을 막론하고 복지와 급여 부문에서 순위권에 올랐다. 신입사원 초봉은 34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외국어 공부와 체력 단련 등에 필요한 자기계발비도 지원한다. 2015년 말 공채 4기로 입사한 정아라(27) 주임은 퇴근 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닌다. 회사가 지원하는 자기계발비로 학원에서 라떼 아트와 원두 감별법 등을 배운다. 정 주임은 “커피 회사인 만큼 커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수라고 생각해서 별도로 학원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며 “입사 동기 대부분이 회사의 지원을 받아 자유롭게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디야커피는 젊다. 300여명 임직원의 평균 연령이 30세다. 이 중 절반은 공채로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직급별 나이차가 크지 않아 조직문화가 수평적이라는 평가다. 양선(32) 인사팀장은 “팀장과 팀원 간 소통에 벽이 없다 보니 신입사원이라고 해도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반영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며 “임원실은 전면 통창으로 설계해 직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사내 복지제도도 자연스레 젊은층이 선호하는 ‘실속있는’ 제도가 주를 이룬다. 구내식당에서는 아침·점심·저녁 하루 세 끼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4월 서울 논현동에 신사옥을 지으며 지하 1층에 구내식당을 마련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의 지시였다. 김명범(39)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혼자 사는 젊은 직원들이 많다 보니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일이 잦은 점을 감안해 식당 확충을 최우선으로 했다”며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해 좋은 식재료만 고집해 회사 식당이지만 끼니당 원가가 7000원 정도”라고 말했다. 본사 3층에 있는 사내 카페테리아에서는 전 직원이 언제든 무료로 이디야 메뉴를 이용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직장인들 입장에선 매일 식대와 커피값을 아끼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며 “실제로 직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가장 큰 복지 혜택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른 회사에 없는 특별한 지원도 있다. 이디야는 분기별로 30만원씩 매년 120만원의 피복비를 지원한다. 커피업종의 특성상 새로운 문화와 유행에 민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장기근속자에게 금을 제공하는 포상제도도 직원의 사기를 높인다. 5년 재직시 금 5돈, 10년 재직시 금 10돈을 제공한다.
 대기업 수준의 복지제도에 만족
이러한 복지혜택은 본사에 소속된 바리스타 직군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한다. 본사 커피연구소 겸 카페인 ‘이디야 커피랩’에는 총 15명의 바리스타가 근무한다. 수석바리스타로 일하는 정동수(33) 대리는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업무 강도에 비해 대우가 박한 편인데 반해 이디야의 급여나 복지수준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특히 커피 관련 기기나 다양한 원두를 접하기에 근무환경 역시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일반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근무시간(오전 7시 30분~오전 2시)과 큰 매장 규모로 업무 강도는 센 편이다. 대신 소규모 카페와 비교해 조직 체계가 확실하고, 본사에서 개발한 메뉴가 전국 2000여개 가맹점으로 공급된다는 점은 바리스타로서 느끼는 장점이다. 정 대리는 “카페이기 전에 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보니 다른 팀과 협업할 일도 잦고, 의사결정 과정도 여러 단계를 거친다”면서도 “회사가 개인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돕고, 이로 인해 회사 역시 성장하는 ‘상생’ 관계라는 점이 이디야커피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디야커피 직원의 절반 가량은 수퍼바이저로, 운영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본사와 가맹점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주된 업무다. 이밖에 점포개발 등 가맹사업과 마케팅, 신사업 발굴 등 다양한 업무가 있다. 순환근무제도를 통해 대부분의 직원들은 재직 중에 다양한 부서를 거친다. 양선 팀장은 “어떤 부서를 가든 핵심은 현장이고, 모든 업무가 가맹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지원부서라는 개념이 강하다”며 “커피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업에 대한 이해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회장 e메일로 독후감 보내 소통
운영팀 소속인 정아라 주임은 “신입사원이라고 해도 일정 교육기간이 끝나면 직접 가맹점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생긴다”며 “수퍼바이저의 역량에 따라 가맹점 매출이나 점주의 만족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의 입장을 전달·설득하는 동시에 점주의 고충을 해결하는 업무이다 보니 여느 회사보다 원활한 소통능력이 중시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업무방식은 회사와 직원 간의 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지난해 11월 경력직으로 입사한 경영기획팀 성우진(34) 과장은 “입사 후 사내제안제도인 ‘막뚫굽펴’ 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막힌 곳을 뚫고, 굽은 곳을 편다’는 뜻의 이 제도는 2015년 하반기부터 실시했다. 이디야커피 전 직원은 물론 가맹점주까지 참여하는 ‘소통의 장’이다. 회사 직원 누구나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그 즉시 전 임직원에게 e메일이 발송된다. 하루 평균 20여 건의 의견이 올라오며 지난해 1500건에 달하는 제안이 접수됐다. 성 과장은 “보통 이런 제도는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은데 이디야커피에서는 제안을 검토·관리하는 일이 경영기획팀의 주된 업무일 정도로 의견 개진에 적극적”이라며 “2000개가 넘는 가맹점을 관리하려면 현장의 소리를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회사의 주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의견은 빠르게 현장에 반영한다. 예컨대 가맹점 매장에서 사용하는 집게가 날카로워 빵이 부서지는 일이 잦은 점에 대해 시정 요청을 하자 본사는 즉시 새로운 집기로 전면 교체했다. 본사 커피랩 매장에 신진 작가의 그림을 걸어 후원하자는 신입직원의 의견도 반영됐다. 좋은 아이디어를 낸 직원은 연말에 포상을 실시해 더 많은 제안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문창기 회장의 ‘독후감 경영’도 소통의 일환이다. 이디야커피는 매월 도서 구매비를 지원한다. 직원들은 시집이나 여행책·자기계발서 등 원하는 책을 읽고, 한달에 한 번 독후감을 작성해 회장에게 e메일로 독후감을 제출한다. 독후감을 보내며 회장에게 개인적인 고민 상담이나 업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도 있다.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는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부터 회사에 대한 조언까지 다양하다. 이디야커피 측은 “독후감 제도가 직원과 대표 간 수평적인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며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가족 같은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라고 말했다.
 매년 전 직원이 해외 워크숍
이디야커피의 복지정책 중 직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제도가 있다. 매년 실시하는 해외 워크숍이다. 2009년 일본을 시작으로 베이징·홍콩·대만·태국 등지로 전 직원이 해외 여행을 떠난다. 또 1년에 한번 전 직원이 참여하는 음료·베이커리 신상품 공모전을 연다. 실제 매장에서 신제품으로 출시할 경우 인센티브가 추가로 지급된다. 이같이 사내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공모전과 보상제도가 회사는 물론 개인의 경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2006년 입사한 김도희(34) 이커머스팀장은 이디야커피 직영점 파트타이머로 발을 들였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본사에 입사해 가맹점을 관리하는 수퍼바이저와 교육업무를 담당했다. 최근 모바일 멤버십과 온라인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이커머스팀으로 배치돼 중책을 맡게 됐다. 김 팀장은 “3~4년에 한번씩 새로운 업무를 접하며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업무에 필요한 교육은 물론 개인의 역량을 높이는데 회사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초반에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회사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규모는 커졌지만 기본적으로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는 변함이 없어요.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김 팀장은 “지금은 성비가 반반 정도지만 초창기에는 여직원 비율이 높았던 만큼 여성 친화적인 문화가 배어있다”며 “승진과 업무에 있어 여성에게도 등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육아휴직과 같은 복지제도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직원이 무엇을 원하는지 회사가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복지 여건 역시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사진 최정동 기자

[박스기사] 커피 업계 현주소는 - 젊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 업무강도나 급여수준은 ‘글쎄’(기준: 5점 만점)
국내 5개 커피 업체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강점은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였다. 지난해 잡플래닛에 올라온 530여 개의 커피업계 리뷰를 살핀 결과다.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낮은 편으로,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유연한 근무환경을 장점으로 생각한 응답자가 많았다.

5개 업체 중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평점이 3.31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스타벅스는 모든 직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해 고용안정성이 높고, 신세계그룹과 연계한 복지제도가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많았다. 바리스타부터 점장까지 공정한 승진 기회가 보장된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디야커피는 연봉을 비롯해 해외 워크숍·장학금 등 복지제도가 업계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상대적으로 낮은 업무강도도 직원들이 꼽은 장점이다. 단 가맹점주의 인식이 젊은 기업 문화를 따라가지 못해 제도와 현실 간 괴리가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할리스에프앤비는 업무 분담체계가 확실하고,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제도가 좋은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직원 관리와 위생 관리 등 여러 면에 있어 체계가 잡혀있어 업무에 적응하기 쉽고, 사내 분위기가 좋은 기업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반면 임금상승률과 급여가 낮은 편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커피빈코리아 역시 체계적인 업무방식과 사전교육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급여와 복지수준, 경영진의 폐쇄적인 경영방침에 있어 업계 최저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탐앤탐스는 모든 부문에서 평이한 평가를 받았으나 높은 급여 수준에 비해 사내 복지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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