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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리즈 모빌코리아윤활유 대표

사이먼 리즈 모빌코리아윤활유 대표

고급차 판매가 늘면서 엔진오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사이먼 리즈 모빌코리아윤활유 대표는 “다양한 모델과 용도에 맞춘 엔진오일 브랜드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먼 리즈 대표는 “소비자의 선택이 꼼꼼해지는 만큼 엔진오일 또한 세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경 사진은 모빌코리아윤활유의 울산공장 모습.
국내 자동차 시장에 엔진오일의 브랜드화가 시작된 것은 1995년 무렵이다. 글로벌 에너지 전문기업 엑손모빌이 자동차용 엔진오일 모빌원 브랜드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합성 윤활유시대를 열었다. 엑손모빌의 한국지사인 모빌코리아윤활유는 현재 모빌원(승용차용), 모빌델박(상용차용), 모빌 SHC(산업용) 등의 엔진오일 브랜드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수입 자동차 동호회나 정비사, 산업장비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고 기능성 엔진오일로 인지도가 높다.

지난 2월7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 모빌코리아윤활유 본사에서 만난 사이먼 리즈(47) 대표는 “최근 특정 엔진오일을 직접 선택해 교환을 요청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어떤 엔진오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동차의 엔진 성능과 연비가 민감하게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량에 따라 세분화된 엔진오일 제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소개하기 위해 정비업소 등 판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망 확충으로 소비자와의 접점 늘려
모빌코리아윤활유는 1973년 국내에 설립됐다. 엑손모빌은 각 사업 부문에 따라 법인을 나눠 운영 중인데 한국에서는 연료유 사업을 하지 않고 있고, 모빌코리아윤활유가 모빌 브랜드 윤활유의 제조와 판매를 담당한다. 현재 승용차용·상용차용 엔진오일, 산업용·특수 윤활유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울산공장에 생산된 제품은 국내 시장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취임해 2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사이먼 리즈 대표는 “한국은 엑손모빌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 국가의 시장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만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메가시티 서울은 최근 차량 증가는 물론 화물 운송량이 급증하고 있어 소형 트럭 엔진오일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최종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임 대표가 대리점 유통망을 잘 구축해 놓았습니다. 저는 도매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엔진오일 교환센터, 정비업소 등 소매점을 늘리는 데 노력하고 있어요. 모빌의 엔진오일 브랜드를 소비자의 머리에 각인코자 합니다.”

승용차·상용차 등 최종 소비자들이 직접 모빌의 엔진오일을 선택할 수 있는 판매점을 늘리는 게 역점 사업이다. 특히 승용차 엔진오일을 취급하는 ‘모빌원 전문점’은 2015년 말 100호점을 넘긴 후 확장 추세다. 일종의 엔진오일 전문 자동차 정비 프랜차이즈로, 20여 항목의 표준화된 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엑손모빌은 전세계적으로 2800여 곳에 모빌원 전문점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엔 2009년에 도입했다.

지난해 11월엔 한국타이어의 T스테이션과 업무협약을 통해 T스테이션에 모빌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 주로 고급 승용차의 타이어 교체와 경정비 서비스를 하는 곳으로, 모빌코리아윤활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결합했다는 자체 평가다.

상용차 엔진오일을 판매하는 ‘모빌델박 익스프레스’도 특화된 전문점이다. 사이먼 리즈 대표는 “모빌의 최고급 엔진오일을 트럭 운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차의 수명을 늘려 대형 트럭 및 상업용 트럭 운전자들의 비용 절감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현존하는 승용차 대부분의 모델에 적합한 엔진오일을 생산하고 있고,모빌원 전문점에서 특화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수리 및 유지보수에 대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뿐만 아니라, 개인의 주행 습관 및 엔진의 특성까지 고려해 다양한 차량에 가장 적합한 엔진 오일을 선택 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컨설팅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그동안 모빌코리아윤활유에서 보기 힘들었던 대대적인 고객 프로모션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자동차 전문가나 고급 차량 소유주들 위주로 알려져 있는 모빌 브랜드를 좀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려는 목적이다.

사이먼 리즈 대표는 ‘소비자의 직접적인 선택’을 위해서는 사내 안팎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원뿐 아니라 정비업체 정비사들의 교육을 통해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제품을 취급하는 정비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유지·보수, 윤활유 교체 기술을 갖추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내 차량에 맞는 엔진오일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알리고 판매하는 것이 모빌코리아윤활유가 추구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 주행환경에 맞춘 ‘1t트럭 전용’ 출시
사이먼 리즈 대표가 서울 양재동 탑기어모터스에서 정비직원에게 모빌의 엔진오일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서 꼽는 모빌 엔진오일의 장점은 제품의 세분화다. 승용차용 엔진오일 모빌원은 1974년 출시된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혁신을 통해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됐다. 모빌원시리즈, 모빌수퍼시리즈 등이 그것이다. 현재도 수입차나 합성 자동변속기 오일 등 다양한 모델에 맞게 진화 중이다. 1925년 출시된 디젤 엔진 전용 엔진오일 모빌델박 역시 상용차용 엔진오일의 대명사로 통하며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됐다. 이는 모회사인 엑손모빌의 끊임없는 연구개발(R&D) 덕분이다. 모빌델박의 경우 9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세계적인 엔진·트럭·중장비 제조업체들과 수많은 연구개발 협업과 테스트를 거쳤다. 사이먼 리즈 대표는 “R&D는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시장의 신모델 출시 주기가 짧아져 다양한 엔진오일이 쏟아지는 경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차량을 사용하는 목적과 습관에 맞춘 엔진오일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내 차에 딱 맞는 엔진오일을 원하거든요. 이런 데이터는 우리가 구축한 판매점의 정비사들을 통해 수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15년 말 출시한 ‘모빌델박시티’다. 모빌델박의 1t 소형트럭 전용 엔진오일 제품으로, 매연저감장치(DPF)가 장착된 차량에 최적화되도록 만들어졌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거나 급제동, 언덕길 주행이 잦은 시내 도로에서 소형 트럭이 고출력을 낼 수 있도록 개발됐다. 온도 변화에도 일정한 점도를 유지해 여름철 고온에서의 산화 안전성과 겨울철 저온 성능을 유지한다. 시동을 걸면 엔진오일이 빠르게 순환되어 엔진과 엔진 내부 부품의 마모를 방지해 주는 능력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사이먼 리즈 대표는 “파일럿 제품으로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1t 소형 트럭에 특화한 엔진오일을 모빌이 선도적으로 출시했습니다. 2년 전부터 서울 시내의 주행환경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됐죠. 서울 인근에 자영업자가 늘고 있고, 내구성 강한 화물차를 원하는 한국 소비자의 환경과 구체적 요구를 대변한 결과입니다.”

그동안 국내 디젤 엔진용 엔진오일 시장은 대형트럭과 일반 승용차 위주로 형성돼 있어 비교적 고출력을 요구하는 소형 트럭을 위한 제품군이 다양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자영업자가 증가하면서 1~1.5t 소형트럭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모빌델박 시티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긴 교체주기와 엔진 수명 연장의 측면에서 훨씬 높은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이먼 리즈 대표는 “최종적으로는 윤활유 사업을 통해 고객의 성공을 지원하는 기업이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우리의 엔진오일 기술로 장비의 성능이 좋아지고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면 결국 그것이 소비자에게 경제적인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연비 효율을 높이고 윤활유 폐기량을 줄이면 환경에도 큰 도움이 되고요.”
 승용차 엔진오일 증가세로 경쟁력 자신
현재 전세계 윤활유 총수요는 하루 95만2000배럴에 달한다. 중국·인도를 중심으로 신흥국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며, 특히 자동차용 고급 윤활유의 지속적인 수요의 증가가 예상된다. 윤활유는 원유 시황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전통적으로 정유사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한국의 윤활유 시장은 연간 소비량 100만㎘, 매출 2조5000억원 수준에서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차량이 늘면 엔진오일 소비량도 함께 늘어야 할 것 같지만 정작 시장의 파이는 커지지 않고 있다. GS칼텍스·SK루브리컨츠·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가 윤활유 시장의 45%, 모빌코리아윤활유·한국쉘·한국하우톤 등 외국계 정유사가 42%를 점유하고, 나머지 13%는 국내 유화사가 차지하고 있다. 모빌코리아윤활유는 2012년 이후 연 2200억~2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사이먼 리즈 대표는 “한국윤활유공업협회(KLOIA)의 자료를 보면 승용차 엔진오일 소비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산업용 윤활유 소비가 줄면서 전체적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승용차·상용차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로선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엔진오일 부문에서 고급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좀 더 향상된 성능의 엔진을 많이 장착하면서 엔진오일의 질도 덩달아 높아진 것이죠. 기술적으로 앞서 있고, 자동차 엔진오일 사업 비중이 높은 모빌코리아윤활유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시장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사이먼 리즈 대표는 미국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육사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그는 1998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세일즈·마케팅·엔지니어링 분야를 거쳐 글로벌 협력업체 및 품질담당 자문, 글로벌 수익담당 매니저, 미국 시장 담당 필드마케팅 매니저, 인도지사 비즈니스전략 기획 매니저 등을 거쳤다. 그는 “정해진 임기는 없지만 전임 대표는 5년이나 있었다(웃음)”며 “임기 동안 사내 안팎의 교육을 통해 소비자의 현명한 의사결정을 돕고자 한다. 이것이 모빌의 브랜드 파워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사진 오종택 기자
 [박스기사] 글로벌 에너지 1위 엑손모빌은…
몬태나주 빌링스에 있는 엑손모빌 빌링스 정유공장의 모습.
엑손모빌의 역사는 150년 전에 시작됐다. ‘석유왕’ 존 데이비슨 록펠러는 1870년 당시 단일 정유회사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탠더드오일 컴퍼니’를 미국 오하이오에 설립했다. 이후 ‘바큠 오일 컴퍼니’의 지분을 매입하고, 1882년엔 ‘저지 스탠더드오일 컴퍼니’와 ‘뉴욕 스탠더드오일 컴퍼니’를 통합하기 위해 ‘스탠더드오일 트러스트’를 설립했다.

하지만 시장 독점을 우려한 미국 대법원이 1911년 스탠더드오일 트러스트 해산 명령을 내리자 저지 스탠더드오일(엑손의 전신), 뉴욕 스탠더드오일(모빌의 전신), 바큠 오일 등 34개의 독립회사로 분할됐다. 각 회사는 생산·정유·연구 등에서 경쟁하며 산업을 발전시켰다.

1919년 저지 스탠더드오일은 텍사스의 험블 오일&정유사의 지분 50%를 매입했고, 1941년 뉴욕 스탠더드오일은 바큠 오일과 합병했다. 뉴욕 스탠더드오일은 1966년 바큠 오일 창사 100주년을 맞이해 ‘모빌 오일 코퍼레이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72년엔 저지 스탠더드오일이 사명을 ‘엑손 코퍼레이션’으로 변경했다.

1970년대 들어 석유산업은 중동의 석유파동과 이란의 혁명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이 두 사건으로 석유 공급이 중단되고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에너지 보존 노력과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진시켰다. 엑손과 모빌을 비롯한 석유회사들은 중동을 넘어서 북해·멕시코만·아프리카·아시아 등지로 탐사와 개발을 확대해 나갔다.

1999년 11월 엑손과 모빌은 합병을 통해 ‘엑손 모빌 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당시 리 레이몬드 엑손 모빌 회장은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불안정한 경제 환경에서 우리의 능력을 제고하는 합병”이라고 밝혔다.

이후 석유와 관련된 사업을 할 때는 ESSO(엑손이라는 이름은 미국에서만 사용하고, 글로벌에서는 ESSO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윤활유 사업을 할 때는 모빌을 쓰기로 결정했다. 한국에서는 석유와 관련된 사업이 없어 모빌코리아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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