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배우 시안 브룩, ‘셜록’ 시즌 4에서 셜록의 여동생 유러스 역 맡아 홈즈 형제 간의 위험한 경쟁 구도 이끌어 시안 브룩은 셜록과 마이크로프트의 여동생 유러스 홈즈로 나온다.영국 BBC 드라마 시리즈 ‘셜록’의 공동 제작자 스티븐 모팻과 마크 게이티스는 시즌 4가 이전보다 더 어두운 이야기가 될 거라고 예고했었다. 과연 그 말대로 이번 시즌에는 성서의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형제 간의 위험한 경쟁이 펼쳐졌다.
첫 번째 에피소드 ‘여섯 개의 대처 상(The Six Thatchers)’ 막바지에 메리 왓슨(아만다 애빙턴)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시청자가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셜록(베네틱트 컴버배치)과 그의 형 마이크로프트(마크 게이티스)에게 정신병원에 갇혀 지내는 여동생이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다. 이들의 여동생 유러스 홈즈(시안 브룩)는 두 오빠보다 훨씬 더 똑똑하며 어린 시절 보호시설에 감금돼 줄곧 그곳에서 지내왔다.
이 복잡한 플롯은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브룩이 존 왓슨(마틴 프리먼)의 잠재적 애정 상대로 등장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두 번째 에피소드 ‘병상의 탐정(The Lying Detective)’에서 그녀는 왓슨의 새로운 테라피스트와 셜록의 사건 의뢰자로 변장해 다시 나타난다. 하지만 이 모두가 셜록과 마이크로프트, 두 오빠와의 심리전을 펼치기 위한 유러스의 계략이었다. 세 번째 에피소드 ‘마지막 문제(The Final Problem)’에서 우리는 유러스가 왜 셜록의 삶을 망치려고 했는지, 그리고 왜 정신병원에 감금됐는지를 알게 된다. 유러스는 셜록의 어린 시절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강아지 레드비어드를 질투심에 못 이겨 죽였다.
컴버배치와 프리먼, 앤드류 스콧(1~2시즌의 악당 모리아티 역)이 ‘셜록’ 출연으로 전 세계 캐스팅 감독들의 섭외 대상 1순위에 올랐듯이 브룩도 유러스 역할로 드라마와 영화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뉴스위크가 브룩을 만나 ‘셜록’ 출연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비밀로 했던 사연과 시즌 5가 제작될 경우 유러스가 다시 등장할지에 관해 들었다.
지난 몇 주 동안 ‘셜록’ 거품 속에서 살아본 느낌이 어떤가?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반응이 어떨지 예측할 수 없어 불안했는데 다행히 긍정적인 듯하다.
오디션은 어땠나? 어떤 역을 맡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오디션을 봤다고 들었는데.
제작자들이 날 ‘셜록’에 캐스팅하려고 만나고 싶어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카메오로 출연하는구나 싶어 무척 흥분됐다.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은 두 장면에 등장하는 서로 다른 역할을 제안했다. 그 두 인물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두 번째 만났을 때는 또 다른 캐릭터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난 ‘이 역할들을 한 배우에게 다 맡기려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욕심이 났다. 그들은 내가 출연 제의를 수락하고 나서야 내가 맡을 캐릭터가 셜록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때 기분이 어땠나?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셜록’의 팬인 나는 이 드라마에 마이크로프트 말고 셜록의 형제가 또 등장한다면 남동생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여동생이라니, 게다가 내가 그 역할을 맡게 되다니 너무 놀라 한 방 맞은 기분이었다.
컴버배치와 게이티스가 셜록과 마이크로프트 홈즈로 기막힌 호흡을 자랑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홈즈 캐릭터로 나서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
부담스러웠다. 뛰어난 대본을 제대로 연기해야겠다는 일념뿐이었다. 대본에 쓰인 단어 하나하나에 멋지게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다. 게다가 난 여러 명의 서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바이올린도 연주해야 했다. 어렵고 부담스러운 작업이었다. 난 늘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해 왔는데 이번에 그 기회가 온 것이다.
모팻과 게이티스는 뉴스위크에 이 역할이 당신에게 ‘앤드류 스콧 같은 순간’(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계기)을 가져다 주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당신에게 그건 어떤 의미인가?
배역이 확정되기 전엔 까맣게 몰랐다. 하지만 그들이 내게 이 일을 맡길 만하다고 생각했다는 게 영광이다. 내겐 큰 도약이다. 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
이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에게도 비밀로 했다는 게 사실인가?
제작자들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어떤 말도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카디프의 촬영장에 가느라 자주 집을 비워야 했기 때문에 가까운 가족에게는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두 번째 에피소드가 방영될 때까지 말하지 않았다. 그들이 ‘셜록’을 볼 때 내가 언제 나오나 신경 쓰기보다는 드라마로서 즐기길 바랐다. 그 에피소드가 방영된 후 많은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들이 뭐라고 하던가?
이제 나를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가 있느냐?’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유러스가 마이크로프트보다 셜록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유러스를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부모에게 죽었다고 말한 사람은 마이크로프트였는데 말이다.
유러스는 마지막에 “어렸을 때 나와 놀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한다. 셜록과 한 살 차이인 유러스는 오빠가 자신과 놀아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다섯 살밖에 안됐던 유러스는 셜록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었던 듯하다. 쫓아다니면서 자신을 그의 세계에 받아들여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셜록과 마이크로프트는 4 시즌 동안 누가 더 똑똑한지 겨뤄왔지만 사실상 홈즈 형제 중 제일 똑똑한 사람은 여자인 유러스다. 여권주의적인 설정 아닌가?
여성으로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영광이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유러스는 셜록과 마이크로프트, 그리고 존까지 남자 주인공 3명 모두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녀에겐 여린 구석이 전혀 없다. 지능으로는 그들 모두를 능가하지만 감정은 결여됐다. 멋진 역할이다.
‘셜록’의 여성 캐릭터들이 1차원적이라든가 효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려진다는 비난에 대한 응답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모팻과 게이티스를 대신해 말할 수는 없다. 이 이야기를 최선을 다해 전달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하지만 그런 의도가 깔린 선택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쨌든 유러스는 플롯상의 가장 놀라운 반전이다.
시즌 4 막바지에 유러스는 다시 보호시설에 갇힌다. 하지만 이번엔 가족이 정기적으로 면회를 간다. 그녀가 재활할 수 있을까?
그녀가 저지른 일을 생각할 때 구원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가끔 착한 행동을 할지도 모르지만 정신병원에 너무 오래 있어서 자유의 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하다.
시즌 5가 제작될 경우 유러스가 다시 등장할 거라고 보나?
배우로서 이 역할을 매우 좋아한다. 아주 재미있다. 다시 불러준다면 기꺼이 나오겠다. 유러스가 죽진 않았으니 희망은 있다. 하긴 모리아티는 죽었는데도 다시 불러냈지만 말이다.
‘셜록’은 인터넷(특히 텀블러)에서 열성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데 얼마나 실감하나?
안 그래도 오늘 그 이야기가 나왔다. 난 트위터를 하지 않는데 트위터에 ‘셜록’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왔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평소엔 유러스처럼 보이지 않아 사람들이 날 못 알아보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 투파옐 아메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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