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 나서는 식음료업계] 장기 내수 부진에 이종 제품으로 활로 모색
[사업 다각화 나서는 식음료업계] 장기 내수 부진에 이종 제품으로 활로 모색
한국야쿠르트, 어린이 수요 줄어들자 커피로 승부수... 컬래버레이션 제품으로 화장품 사업 가능성 엿본 빙그레 음료 브랜드 ‘맥콜’ ‘초정탄산수’ ‘고려인삼’으로 알려진 식품기업 일화가 물류기업인 제이알물류와 제이알로지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월 29일 발표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물류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헬스기업을 지향하는 일화는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와 온라인 직영몰 등으로 사업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일화 관계자는 “물류사업 진출 역시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며 앞으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우물만 파던 식음료업체의 ‘외도’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 전체가 오랜 경기 침체로 인해 내수 부진에 시달리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나선 것. 웅진식품은 지난 2014년 초콜릿과 껌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대영식품의 지분 100% 인수해 제과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듬해 제과류 브랜드 ‘스위토리’를 론칭하고 초콜릿 4종과 껌 2종을 내놨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해 동안 시장 테스트를 거쳐 올해 초에는 자체적으로 기획·개발한 껌 2종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사내 공모를 통해 직원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사장껌’ ‘부장껌’이 그 주인공으로, ‘상사를 씹는다’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웅진식품이 종합제과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껌으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껌 시장은 기존 생산업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함께 커피 등 대체 기호식품이 늘어난 탓이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연 5000억 원에 이르던 제과 3사(롯데제과·오리온·해태제과)의 껌 매출은 현재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웅진식품이 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배경에는 해외시장 진출에 있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국내 껌 수요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는 여전히 성장세”라며 “내수시장보다는 해외로 발을 넓히기 위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식품기업 샘표는 지난 2월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샘표 든든하게 밥먹자’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골곰탕국밥·사골미역국밥 등 국밥 4종과 곤드레비빔밥 1종을 출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에는 차(茶) 전문 브랜드 ‘순작’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차 음료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커피 시장보다 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기존 장류를 생산하며 얻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살려 연근우엉차·헛개차 등 건강 음료 위주로 출시했다. 2007년 일찍이 선보인 간식 브랜드 ‘질러’는 10년간 꾸준히 신 메뉴를 내놓으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샘표가 이처럼 꾸준히 신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전통 장류에 대한 수요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늘고, 집에서 요리하는 대신 외식을 택하는 가정이 증가하며 자연스레 수요도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 브랜드일수록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샘표처럼 한식 양념에 집중하던 기업이 새로운 활로 모색에 더 적극적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샘표 측은 “최근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새로운 제품 출시를 준비해 왔다”며 “그동안 식품 기업으로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간식 브랜드를 강화해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커피음료인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를 출시해 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 출시 1주년을 맞아 신제품을 내놨다. 한국야쿠르트가 커피시장에 뛰어들 때만 해도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미 포화상태인 커피시장에서 승산이 있겠느냐’는 분위기였다. 한국야쿠르트로서는 유산균 음료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저출산 시대에 주요 고객인 어린이 수가 점차 줄고, 커피 등 대체 음료시장이 성장하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며 “이미 경쟁이 치열한 커피시장이었지만 한국야쿠르트가 제공할 수 있는 신선함을 무기로 내세운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예상은 어느정도 적중했다. 이전까지 RTD(Ready to drink· 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 커피에선 보기 힘들었던 콜드브루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해 차별화했다. 콜드브루 커피는 차가운 물로 커피를 장시간 내려 청량감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지만 유통기한이 짧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업계 최초로 로스팅 날짜를 새기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빠르게 배달해 신선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 제품은 출시 후 1년간 약 1600만 개가 팔리며 인기몰이를 했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커피시장이 포화상태라곤 하지만 저가의 질 좋은 커피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며 “하반기에 출시한 액상 스틱형 제품 역시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커피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나나맛 우유’를 비롯해 각종 유제품을 주로 하는 빙그레도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빙그레가 1992년 한화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25년 만이다. 계열 분리 당시 10년간 누적적자가 100억원에 이르렀던 빙그레는 수익성 위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주력 사업부문은 빙과와 유음료 2개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업황이 전반적인 부진에 빠지며 활로 모색이 절실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에 CJ올리브영과 협업해 내놓은 화장품이 히트를 치며 제 2의 도약기를 맞았다. 빙그레는 올리브영과 손잡고 자사 스테디셀러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 용기를 그대로 적용한 보디크림 등 11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열흘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된 데 이어 석 달 만에 누적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인기에 힘입어 올리브영은 출시 당시 60개 매장에서 열흘 만에 160개 매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했고, 올 초부터는 전국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빙그레와 올리브영의 라이선스 계약은 5월 초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어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빙그레는 올리브영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독자적인 화장품 사업 가능성까지 내비친 상태다. 빙그레는 지난달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세제·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과 ‘브랜드 상표권 등의 지적 재산권의 관리 및 라이선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음식업과 급식업을 비롯해 ‘포장재·포장용기 제조·판매업’ ‘식품 제조·가공 판매업’도 추가해 상반기 중 HMR 제품 출시 전망에 힘을 실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앞으로 진출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 목적을 추가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가격 덤핑으로 인해 빙과류 사업에서 이익을 확대하기 어렵고, 유음료 역시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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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만 파던 식음료업체의 ‘외도’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 전체가 오랜 경기 침체로 인해 내수 부진에 시달리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나선 것. 웅진식품은 지난 2014년 초콜릿과 껌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대영식품의 지분 100% 인수해 제과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듬해 제과류 브랜드 ‘스위토리’를 론칭하고 초콜릿 4종과 껌 2종을 내놨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해 동안 시장 테스트를 거쳐 올해 초에는 자체적으로 기획·개발한 껌 2종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사내 공모를 통해 직원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사장껌’ ‘부장껌’이 그 주인공으로, ‘상사를 씹는다’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며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웅진식품이 종합제과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껌으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껌 시장은 기존 생산업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함께 커피 등 대체 기호식품이 늘어난 탓이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연 5000억 원에 이르던 제과 3사(롯데제과·오리온·해태제과)의 껌 매출은 현재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웅진식품이 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배경에는 해외시장 진출에 있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국내 껌 수요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는 여전히 성장세”라며 “내수시장보다는 해외로 발을 넓히기 위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웅진은 해외 진출 노리고 껌 시장 도전
샘표가 이처럼 꾸준히 신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전통 장류에 대한 수요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늘고, 집에서 요리하는 대신 외식을 택하는 가정이 증가하며 자연스레 수요도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 브랜드일수록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샘표처럼 한식 양념에 집중하던 기업이 새로운 활로 모색에 더 적극적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샘표 측은 “최근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새로운 제품 출시를 준비해 왔다”며 “그동안 식품 기업으로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간식 브랜드를 강화해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커피음료인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를 출시해 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 출시 1주년을 맞아 신제품을 내놨다. 한국야쿠르트가 커피시장에 뛰어들 때만 해도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미 포화상태인 커피시장에서 승산이 있겠느냐’는 분위기였다. 한국야쿠르트로서는 유산균 음료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저출산 시대에 주요 고객인 어린이 수가 점차 줄고, 커피 등 대체 음료시장이 성장하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며 “이미 경쟁이 치열한 커피시장이었지만 한국야쿠르트가 제공할 수 있는 신선함을 무기로 내세운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1인 가구 늘자 간장·조미료 대신 HMR 시장 진출
‘바나나맛 우유’를 비롯해 각종 유제품을 주로 하는 빙그레도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빙그레가 1992년 한화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25년 만이다. 계열 분리 당시 10년간 누적적자가 100억원에 이르렀던 빙그레는 수익성 위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주력 사업부문은 빙과와 유음료 2개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업황이 전반적인 부진에 빠지며 활로 모색이 절실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에 CJ올리브영과 협업해 내놓은 화장품이 히트를 치며 제 2의 도약기를 맞았다. 빙그레는 올리브영과 손잡고 자사 스테디셀러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 용기를 그대로 적용한 보디크림 등 11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열흘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된 데 이어 석 달 만에 누적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인기에 힘입어 올리브영은 출시 당시 60개 매장에서 열흘 만에 160개 매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했고, 올 초부터는 전국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빙그레와 올리브영의 라이선스 계약은 5월 초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어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빙그레는 올리브영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독자적인 화장품 사업 가능성까지 내비친 상태다. 빙그레는 지난달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세제·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과 ‘브랜드 상표권 등의 지적 재산권의 관리 및 라이선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음식업과 급식업을 비롯해 ‘포장재·포장용기 제조·판매업’ ‘식품 제조·가공 판매업’도 추가해 상반기 중 HMR 제품 출시 전망에 힘을 실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앞으로 진출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 목적을 추가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가격 덤핑으로 인해 빙과류 사업에서 이익을 확대하기 어렵고, 유음료 역시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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