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독 다이어트가 때로는 ‘독’
해독 다이어트가 때로는 ‘독’
주로 주스만 마시는 극단적인 클렌즈 다이어트는 일시적인 효과 있지만 장기적인 부작용 심해미국에는 다이어트엔 클렌즈(cleanse, 일명 ‘해독 다이어트’)가 최고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음식과 음료 섭취를 지정된 최소량으로 줄이는 것만으로 몸에서 독소를 제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신적 명민함 개선부터 규칙적인 배변까지 다양한 건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클렌즈가 아무리 인기 높다고 해도 그 방법이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를 보여준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다이어트가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하루 종일 다른 것을 먹지 않음으로써 어지럽거나 구역질이 날 수 있다. 또 어떤 클렌즈 다이어트는 운동을 금지한다. 따라서 전반적인 건강 효과를 원하는 사람에겐 맞지 않다.
따라서 신속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클렌즈 같은 극단적인 다이어트 대신 생활방식을 건강에 유익하도록 바꿀 수 있는 장기적인 해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클렌즈 중 가장 유명한 ‘마스터 클렌즈(Master Cleanse)’는 레몬 주스, 메이플 시럽, 카옌페퍼(생 칠리를 건조시킨 후 빻아서 가루로 만든 향신료), 물만 열흘 이상 섭취하면 체중이 5㎏ 줄고 “날아갈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완화제(설사제)를 사용하는 것도 이 다이어트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다이어트는 단기적으로 급속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그때 줄어드는 체중이란 남아도는 지방의 무게가 아니라 순전히 물의 무게다. 섭취하는 칼로리를 크게 줄이면 몸은 근육과 간에 저장해둔 글리코겐을 사용한다. 글리코겐은 물과 결합한다. 따라서 몸이 글리코겐을 사용하면 물도 빠져나가 체중이 자연히 줄어든다.
이처럼 결과가 즉시 나타난다는 점이 마스터 클렌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이 다이어트에는 결함이 많다. 다이어트가 끝나고 정상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기 시작하면 빠진 체중이 곧바로 원상 복귀한다. 그 같은 ‘요요 현상’이 없는 지속 가능한 체중감량 프로그램은 뭘까? 섭취하는 칼로리[‘마이피트니스팔(MyFitnessPal)’ 같은 스마트폰 앱으로 쉽게 계산할 수 있다]를 계산한 다음 하루에 섭취하는 양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운동으로 소모하는 것이다.
건강을 챙기려는 미국인 사이에서 클렌즈 다이어트로 가장 먼저 인기를 얻은 것은 ‘주스 클렌즈’였다. 대부분의 영양소를 액체 형태의 과일과 채소에서 얻는 방식이다. 주스를 만들어 마시는 것은 과일이나 채소를 썰어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과일과 채소는 주스로 짜내면 식이섬유가 제거된다. 식이섬유는 건강에 극히 중요한 영양소다. 과일이 몸에 좋은 것도 바로 그 식이섬유 때문이다. 케일 잎 15장을 짜서 주스로 만든다고 해도 그 잎에 들어 있는 섬유질은 액체 형태로는 건강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
앨라배마대학 인간영양학부 부교수 크리스티 크로-화이트 박사는 2013년 잡지 아웃사이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영양 밀도와 칼로리 제공의 관점에서 보면 과일과 채소는 주스로 섭취하는 것보다 그대로 먹는 것이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버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과일을 그대로 먹는 것이 주스로 만들어 먹는 것보다 2형 당뇨 예방에도 더 효과적이다.
주스로 만들어 먹는 것은 매일 과일과 채소를 그냥 썰어서 균형 맞게 섭취하는 것보다 효과가 적을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 유명 브랜드의 주스는 아주 비싸며 고급 주스기도 결코 싸지 않다. 물론 과일과 채소를 아예 먹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좀 더 오래 갈 수 있는 변화를 원한다면 인스턴트 식품을 과일과 채소, 견과류 등 건강에 좋은 간식으로 바꿔야 한다. 요구르트나 파스타에 과일과 채소를 추가해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클렌즈 다이어트에는 사전에 계획된 식단을 따르는 간단한 방법부터 마스터 클렌즈처럼 복잡한 것까지 여러 단계가 있다. 어떤 방법이든 목표는 오염과 가공식품, 알코올이 남긴 독성물질을 몸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다이어트의 효과를 믿는 사람들이 해독됐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상 소화기관이 쇼크 상태에 들어가는 느낌일 뿐이다. 그 결과 심한 위경련과 피로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그런 다이어트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더 심각한 위장 문제에 시달릴 수 있다.
다행히도 우리 몸은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독성 화학물질은 대부분 몸에 남아 있지 않는다. 분해하기 어려운 물질은 결장과 간, 신장이 제거해준다. 공격적인 해독 다이어트는 오히려 우리 몸의 자연적인 정화 시스템에 방해가 된다. 학술지 ‘비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대부분의 클렌즈 다이어트(특히 당분이 많은 시럽이 포함되는 마스터 클렌즈)에서 사용하는 것 같은 고혈당 성분은 지방간 증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몸의 자연적인 해독 작용을 더 쉽게 해주고 싶다면 냉동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유기농 식품을 구입해야 한다. 식품에 첨가되는 성분이 적을수록 더 낫다.
그러나 식단에 유기농 식품을 서서히 도입해 습관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번에 유기농으로 전부 바꾸면 몸이 익숙해진 가공식품을 여전히 원하게 된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끼로 시작하다가 서서히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클렌즈 다이어트로 정신이 맑아져 야근도 거뜬히 해낼 수 있다고 느낀다고 해서 효과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데이비스 캠퍼스)의 엘리자베스 애플게이트 교수는 온라인 매체 슬레이트에 “정신이 맑아졌다는 건 위약 효과”라고 지적했다. “아니면 케톤증일 수 있다. 생존 매커니즘의 일종이다. 음식 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흥분하고 예민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규칙적인 생활방식이다. 낮에 피곤하면 24시간 생체주기 리듬이 영향을 받는다. 하루는 자정에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은 오후 10시에 잔다면 24시간 생체 리듬이 잘 적응하지 못한다. 그 결과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몇 시간 동안 깨 있는 채 누워 있게 된다. 식사 시간도 24시간 생체주기 리듬에 영향을 미친다. 식사 시간을 계속 바꾸면 적절치 않은 시간에 배가 고파지거나 식사를 해야 할 시간에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이 모든 문제는 잠에서 깨고 먹고 잠드는 시간을 매일 거의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우리 몸이 예상할 수 있도록 커피 마시는 시간, 건강 간식을 먹는 시간, 산책 나가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 뉴스위크 편집부
[ 이 기사는 뉴스위크 영문판 특별호 ‘자연의 치료법: 당신의 몸을 힐링하라(Nature’s Remedies - Heal Your Body)’에서 발췌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클렌즈가 아무리 인기 높다고 해도 그 방법이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를 보여준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다이어트가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하루 종일 다른 것을 먹지 않음으로써 어지럽거나 구역질이 날 수 있다. 또 어떤 클렌즈 다이어트는 운동을 금지한다. 따라서 전반적인 건강 효과를 원하는 사람에겐 맞지 않다.
따라서 신속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클렌즈 같은 극단적인 다이어트 대신 생활방식을 건강에 유익하도록 바꿀 수 있는 장기적인 해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클렌즈 중 가장 유명한 ‘마스터 클렌즈(Master Cleanse)’는 레몬 주스, 메이플 시럽, 카옌페퍼(생 칠리를 건조시킨 후 빻아서 가루로 만든 향신료), 물만 열흘 이상 섭취하면 체중이 5㎏ 줄고 “날아갈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완화제(설사제)를 사용하는 것도 이 다이어트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다이어트는 단기적으로 급속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그때 줄어드는 체중이란 남아도는 지방의 무게가 아니라 순전히 물의 무게다. 섭취하는 칼로리를 크게 줄이면 몸은 근육과 간에 저장해둔 글리코겐을 사용한다. 글리코겐은 물과 결합한다. 따라서 몸이 글리코겐을 사용하면 물도 빠져나가 체중이 자연히 줄어든다.
이처럼 결과가 즉시 나타난다는 점이 마스터 클렌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이 다이어트에는 결함이 많다. 다이어트가 끝나고 정상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기 시작하면 빠진 체중이 곧바로 원상 복귀한다. 그 같은 ‘요요 현상’이 없는 지속 가능한 체중감량 프로그램은 뭘까? 섭취하는 칼로리[‘마이피트니스팔(MyFitnessPal)’ 같은 스마트폰 앱으로 쉽게 계산할 수 있다]를 계산한 다음 하루에 섭취하는 양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운동으로 소모하는 것이다.
건강을 챙기려는 미국인 사이에서 클렌즈 다이어트로 가장 먼저 인기를 얻은 것은 ‘주스 클렌즈’였다. 대부분의 영양소를 액체 형태의 과일과 채소에서 얻는 방식이다. 주스를 만들어 마시는 것은 과일이나 채소를 썰어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과일과 채소는 주스로 짜내면 식이섬유가 제거된다. 식이섬유는 건강에 극히 중요한 영양소다. 과일이 몸에 좋은 것도 바로 그 식이섬유 때문이다. 케일 잎 15장을 짜서 주스로 만든다고 해도 그 잎에 들어 있는 섬유질은 액체 형태로는 건강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
앨라배마대학 인간영양학부 부교수 크리스티 크로-화이트 박사는 2013년 잡지 아웃사이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영양 밀도와 칼로리 제공의 관점에서 보면 과일과 채소는 주스로 섭취하는 것보다 그대로 먹는 것이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버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과일을 그대로 먹는 것이 주스로 만들어 먹는 것보다 2형 당뇨 예방에도 더 효과적이다.
주스로 만들어 먹는 것은 매일 과일과 채소를 그냥 썰어서 균형 맞게 섭취하는 것보다 효과가 적을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 유명 브랜드의 주스는 아주 비싸며 고급 주스기도 결코 싸지 않다. 물론 과일과 채소를 아예 먹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좀 더 오래 갈 수 있는 변화를 원한다면 인스턴트 식품을 과일과 채소, 견과류 등 건강에 좋은 간식으로 바꿔야 한다. 요구르트나 파스타에 과일과 채소를 추가해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클렌즈 다이어트에는 사전에 계획된 식단을 따르는 간단한 방법부터 마스터 클렌즈처럼 복잡한 것까지 여러 단계가 있다. 어떤 방법이든 목표는 오염과 가공식품, 알코올이 남긴 독성물질을 몸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다이어트의 효과를 믿는 사람들이 해독됐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상 소화기관이 쇼크 상태에 들어가는 느낌일 뿐이다. 그 결과 심한 위경련과 피로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그런 다이어트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더 심각한 위장 문제에 시달릴 수 있다.
다행히도 우리 몸은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독성 화학물질은 대부분 몸에 남아 있지 않는다. 분해하기 어려운 물질은 결장과 간, 신장이 제거해준다. 공격적인 해독 다이어트는 오히려 우리 몸의 자연적인 정화 시스템에 방해가 된다. 학술지 ‘비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대부분의 클렌즈 다이어트(특히 당분이 많은 시럽이 포함되는 마스터 클렌즈)에서 사용하는 것 같은 고혈당 성분은 지방간 증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몸의 자연적인 해독 작용을 더 쉽게 해주고 싶다면 냉동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유기농 식품을 구입해야 한다. 식품에 첨가되는 성분이 적을수록 더 낫다.
그러나 식단에 유기농 식품을 서서히 도입해 습관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번에 유기농으로 전부 바꾸면 몸이 익숙해진 가공식품을 여전히 원하게 된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끼로 시작하다가 서서히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클렌즈 다이어트로 정신이 맑아져 야근도 거뜬히 해낼 수 있다고 느낀다고 해서 효과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데이비스 캠퍼스)의 엘리자베스 애플게이트 교수는 온라인 매체 슬레이트에 “정신이 맑아졌다는 건 위약 효과”라고 지적했다. “아니면 케톤증일 수 있다. 생존 매커니즘의 일종이다. 음식 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흥분하고 예민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규칙적인 생활방식이다. 낮에 피곤하면 24시간 생체주기 리듬이 영향을 받는다. 하루는 자정에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은 오후 10시에 잔다면 24시간 생체 리듬이 잘 적응하지 못한다. 그 결과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몇 시간 동안 깨 있는 채 누워 있게 된다. 식사 시간도 24시간 생체주기 리듬에 영향을 미친다. 식사 시간을 계속 바꾸면 적절치 않은 시간에 배가 고파지거나 식사를 해야 할 시간에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이 모든 문제는 잠에서 깨고 먹고 잠드는 시간을 매일 거의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우리 몸이 예상할 수 있도록 커피 마시는 시간, 건강 간식을 먹는 시간, 산책 나가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 뉴스위크 편집부
[ 이 기사는 뉴스위크 영문판 특별호 ‘자연의 치료법: 당신의 몸을 힐링하라(Nature’s Remedies - Heal Your Body)’에서 발췌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우리금융, 그룹 통합 슈퍼앱 ‘뉴 우리WON뱅킹’ 출시
2'아무 이유 없어' 고속도로서 돌팔매질·직원 폭행까지
3경북 고령군, 2024년 스타기업 및 우수기업인 선정
4분천 산타마을 "백두대간 협곡열차 타고 동화 속 겨울여행 떠나요"
5고려아연, 임시 주총 ‘표 대결’ 앞두고 장중 상한가
6우아한형제들, 서울시와 협력...배민 앱으로 ‘외로움’ 자가 진단
7'부자아빠' 기요사키, 비트코인 '10만달러' 넘으면 팔라더니..."25만달러 간다"고 주장 바꿔
8이승기, 과거 배신했던 만행…김민지 "절대 믿으면 안 돼"
9“고객 보고 1등 향하자”...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첫 출근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