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벤터 휴먼 롱지비티 창업자
크레이그 벤터 휴먼 롱지비티 창업자
인간게놈(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던 크레이그 벤터. 수명 연장의 열쇠를 발견하는 동시에 자신을 억만장자로 만들어 줄 2만5000달러 짜리 건강검진을 손에 들고 돌아왔다.세상에서 가장 유난스러운 건강검진이 가장 고급스러운 검사실에서 시작됐다. 개인 화장실이 딸린 검사실에는 안락한 소파가 있었고, 탁자에는 과일이 가득 담긴 접시가 놓여 있었다. 오늘만큼은 이곳이 내 집이다. 혈액 검사가 먼저 시작됐다. 내 피가 작은 혈액병 여러 개에 담겼다. 그 다음에는 MRI 장비에 들어가 35분짜리 촬영을 두 번 받았다. 기기가 내 온몸을 스캔하는 동안 철거덕거리며 돌아가는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헤드폰에서 REM과 U2 노래가 흘러나왔다. MRI 장비에서 나온 뒤에는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점심으로 니스 스타일의 샐러드를 먹은 후에는 채변을 했다. 어지러운 속도로 글자가 날아다니는 컴퓨터 스크린을 뚫어져라 보면서 인지검사도 받았다. 그 다음에는 CT 심장 검사였다. 내 나이에는 필요 없는 검사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받지 않으려 했다.
“베트남에서 18~22살짜리 젊은이들 사체를 부검했어요. 의외로 심혈관 질환이 많았습니다.” 내가 받고 있는 건강검진을 설계한 J.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70)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리고 무섭게 덧붙였다. “분명 무언가 발견됩니다. 문제는 ‘그래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그것이죠.”
그 ‘크레이그 벤터’냐고? 맞다. 1990년대 정부 지원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거북이 걸음이 답답해서 계획보다 2년 먼저 인간 DMA 염기서열을 분석한 사람(덕분에 그는 자신의 DNA 지도를 가장 먼저 아는 사람이 됐다). 이후에도 그는 질주를 계속했다. 다윈의 비글호 항해에 영감을 받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천 종의 새로운 생물을 발견했다. 합성 생물체를 만들었고, 창업도 3번 했다. 성장 전망이 밝았던 기업 셀레라 게노믹스에서 해고되기 전에는 억만장자의 대열에 들어설 뻔 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17년 전 역사적 진보를 이룬 이후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를 들고 돌아왔다. 셀진(Celgene)과 GE 벤처스 등의 투자자로부터 3억 달러를 모집한 그는 새로운 회사 휴먼 롱지비티(Human Longevity)를 설립했다. 자신의 연구로 얻어낸 DNA 정보를 활용해서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십 년간 죽음을 피해 다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그 중심에는 2만5000달러짜리 건강검진 패키지 헬스 뉴클러스(Health Nucleus)가 있다. 지금 내가 받고 있는 검사다. 검사 구성은 확실히 아주 꼼꼼했다. 그러나 이런 검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많다. 잘못된 양성 결과(false positive)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선별검사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보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심장학과장 스티븐 닛센은 말했다. “몸 전체를 MRI로 훑었는데 아무 것도 안 나왔다면 운이 정말 좋은 거다. 의학의 바람직한 활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벤터는 코웃음을 칠 뿐이다. “건강한 사람을 검진하는 우리를 탐탁지 않게 보는 의사가 많다”고 그는 인정했다. “그들에게 할 말은 다음과 같다. 그 사람들이 건강한지 어떻게 확신하는가? 아직도 많은 사람이 중세시대에 사용했던 ‘건강’의 개념을 그대로 사용한다. 보기에 별문제 없고 컨디션이 괜찮으면 건강하다고 넘어가는 거다. 그러나 우리는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70세가 된 벤터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든다. 지난해 헬스 뉴클러스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암을 발견한 그는 지난 11월 수술로 이를 제거했다. 벤터가 자신의 ‘과학 뮤즈’라고 부르는 노벨상 수상자 해밀튼 스미스(Hamilton Smith·85) 또한 건강검진으로 폐에서 악성 림프종을 발견했다. 그 또한 적절한 치료를 받았고, 예후가 좋은 상태다. 거친 말투로 유명한 벤터는 업계 주류를 꾸짖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건 공격을 받는 상대도 마찬가지다. 벤터의 DNA 지도 완성은 20세기 과학계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였지만, 그는 노벨상을 한 번도 타지 못했다. 학계에서는 그가 학문보다 돈에 관심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는 열등감이 많아서 거만하고 공격적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보상을 얻는다”고 함께 연구를 진행한 적 있는 동료가 말했다. 사업 성과 또한 마찬가지다. 벤터의 과학적 발견은 의료업계를 뒤집어 놓을 만큼 대단했지만, 사업가로서 걸어온 길을 보면 억만장자가 될 뻔 하다가도 투자자나 윗사람과 관계가 끝장나는 등 심한 기복을 보여준다. “그는 많은 사람의 심기를 거슬렀다”고 벤터의 팬을 자청하는 조지 처치 하버드 유전학 교수는 말했다. “안타깝다.”
그렇기 때문에 휴먼 롱지비티는 벤터가 자신의 유산을 바로 세우고 동료 과학자의 감탄을 받으며 억만장자로 도약하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벤터는 호모 사피언스라면 예외 없이 비상한 관심을 가질 주제, ‘우리는 언제, 어떻게 죽을까’란 논의를 뿌리째 흔들 것이다.
지금의 크레이그 벤터를 만든 것은 베트남 전쟁이다. 20세 때 그는 해군병원 위생병으로 일하며 구정공세(Tet Offensive)와 같은 군사작전을 수행하다가 부상을 입은 군인의 치료 순서를 결정하는 임무를 맡았다.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 결정해야 하는 경험은 그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빠져 죽을 작정으로 바다 멀리까지 수영해 나갔다. 그렇게 1마일 정도를 헤엄쳐 갔는데 상어 한 마리가 다가와 그를 쿡 찌르자 죽고 싶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도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시 베트남 참전을 할 생각이다. “어떻게 결과가 나올 지 알고, 그 경험이 나를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알기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억지로라도 다시 가겠다”고 벤터는 말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처음에는 의사가 되려 했지만, 나중에 과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그리고 생리학과 약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76년 버팔로 뉴욕 주립대학교(SUNY)에서 교수가 됐다가 1984년 국립보건원(NIH)에 들어갔다. 생산성과 드러난 탐욕, 순수과학과 산업자본의 갈등 등 향후 그의 커리어를 결정지은 이슈가 부각된 건 이 때부터다. 그는 신기술을 응용해 인간게놈 수천 개를 새롭게 발견했다. NIH는 그의 이름으로 해당 게놈의 특허를 받겠다고 유례없는 결정을 내렸고, 동료들은 그가 탐욕스럽게 군다고 비난했다. 노벨상 수상자 제임스 왓슨(James Watson)은 ‘충격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벤터는 특허를 내는 방안에 자신은 계속 반대했지만, NIH가 이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좌절감을 느낀 그는 1992년 차별화된 모델을 가진 비영리 연구소를 세웠다. 그리고 연구 성과를 발표하기 전 영리기업 휴먼 게놈 사이언스(Human Genome Sciences)와 공유하는 조건으로 벤처투자자의 투자를 받았다. 그러나 데이터 공개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면서 1997년 휴먼 게놈 사이언스와의 관계가 끝이 났다. 벤터는 연구자금 4000만 달러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끝냈다. “(휴먼 게놈 사이언스를) 제거하기 위해 값비싼 대가를 지불했다”고 벤터는 말했다.
그런데 1995년, 벤터의 비영리 연구소는 파격적 발견을 했다. 박테리아 생명체의 게놈, 다시 말해 유전자 코드 지도를 처음으로 완성한 것이다. 친한 동료 해밀튼 스미스의 제안으로 시작한 연구였다. 1993년 스페인 과학회의에서 처음 만난 둘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이후 20년간 지속될 협업을 시작했다. 향후 휴먼게놈프로젝트와 경쟁관계가 될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벤터와 스미스의 박테리아 게놈 지도는 다른 유사 프로젝트보다 수개월 앞서 결과를 냈다.
그러자 DNA 염기서열 분석장비를 제작하는 캘리포니아 실험장비업체 퍼킨-엘머(Perkin-Elmer)가 벤터에게 손을 내밀었다. 박테리아 게놈 지도를 완성했으니, 퍼킨-엘머의 최신 장비를 써서 인간게놈 지도를 완성해 보라는 제안이었다.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1998년 ‘셀레라 게노믹스’가 설립됐다. 회사는 30억 달러를 모집한 미국 정부주도의 국제 컨소시엄 휴먼게놈프로젝트를 앞지르는 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실험 동물로 많이 사용되는 초파리와 생쥐의 게놈 지도 또한 완성했다. 그러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는 연구가 지식보다 수익을 목표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전세계 과학자들은 경악했고, 벤터를 향해 분노를 드러냈다. 제임스 왓슨은 격노해서 벤터를 히틀러에 비유하며 동료들에게 챔벌라인이 될 건지 처칠이 될 건지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압박은 셀레라와 정부 출연 연구팀 모두가 실질적 결과를 내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양측 모두 실험방법을 개선하며 계획보다 일찍 결과를 냈고, 2000년 6월26일에는 백악관에서 인간게놈의 전체 지도를 완성했다는 발표를 함께 할 수 있었다. 우리의 후손이 교과서로 배울 역사적 순간이었다. 닷컴 거품이 한창이던 시기, 훨훨 날기 시작한 셀레라는 2000년 2월 주식 공개상장으로 8억5500만 달러를 모집했다. 그런데 3월, 증시가 붕괴했다. 셀레라 시가총액이 140억 달러로 최고점에 이르고 벤터의 지분 가치가 7억 달러를 상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후였다. 그는 보유지분의 절반을 자신의 비영리재단에 기부했다. 재단은 해당 지분의 절반을 판매하면서 1억5000만 달러의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벤터의 연구 프로젝트 자금을 대고 있다.
과학 연구를 위해 필요한 비상금이었다. 셀레라는 선도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약물과 진단 테스트를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벤터는 끊임없이 이사회와 설전을 벌였다. 이사회는 셀레라를 대형 제약사로 키우고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약물을 제조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벤터는 연구에 충실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결국 2002년 1월, 벤터는 회사에서 해고됐다. 그가 보유한 스톡옵션의 권한 행사 날짜가 며칠 안 남았을 때였다. “그런 방식으로 해고를 하다니,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고 벤터는 말했다. 셀레라는 힘들게 경영을 이어가다가 2011년 3억4400만 달러에 퀘스트 다이아그노스틱스(Quest Diagnostics)에 매각됐다. (2개 스타트업에 대한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계산한 그의 순재산은 3억 달러다.) 그의 자식이나 다름 없었던 회사는 조각난 상태로 매각됐다.
휴먼 롱지비티를 통해 벤터는 셀레라와 휴먼게놈프로젝트의 효과적 진행을 방해했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셀레라와 휴먼게놈프로젝트는 DNA ‘평균’ 염기 서열을 만들었다. 학문적 차원에서는 중요한 정보임에 틀림 없지만, 개인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정보다. 한 사람의 유전자 정보가 다른 사람과 어떻게 다른지, 사람마다 코 모양과 눈 색깔, 그리고 유전 질환이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가 개인에게는 훨씬 더 중요한 정보다.
신기술 덕분에 벤터는 개인 간 유전적 차이를 규명하는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었다. 초기 셀레라는 2만5000평방피트를 차지하는 DNA 염기서열 분석 장비를 가지고 있었고, 벤터는 방문객에게 이를 자랑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대한 분석장비 수천 대가 했던 작업을 데스크톱 1대로 처리할 수 있고, 한 사람의 게놈 지도도 며칠만 주면 1000달러에 완료할 수 있다. 휴먼게놈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만 해도 10년의 세월과 5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던 일이다. (DNA 분석 데스크톱 컴퓨터를 제작하는 샌디에이고 회사 일루미나(Illumina)는 휴먼 롱지비티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초기 단계에서 휴먼 롱지비티는 제약사 로슈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실험에 참여한 4만 명의 DNA 정보를 얻어 서열 지도를 완성했다. 이 작업으로 젊은 사람한테만 있고 나이든 사람에게선 발견되지 않는 다양한 유전 변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젊은이들은 노년까지 살아남을 수 없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들 유전자의 역할을 알아낸다면, 게놈 지도로 인간의 생명을 구한다는 약속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러려면 임상실험 참가자보다 많은 사람에게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했다. 2만5000달러짜리 건강검진 패키지가 탄생한 건 이 때문이다.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유료 서비스라서 수입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500명에 가까운 사람이 벤터의 선별검사 서비스를 받았다. 그는 빠르면 올해까지 연간 2000명을 모을 거라고 희망한다. 그럼 수입은 5000만 달러가 된다. 메디케어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시장은 부유층이나 경영진 건강을 살펴야 하는 기업에 국한되어 있다. 건강 보장이 최고의 럭셔리 아이템이 된 것이다. 의사들은 질색을 한다. “뿌리 깊게 회의적”이라고 피츠버그 대학 비뇨기과 전문의 벤자민 데이비스는 말했다. “건강한 사람을 그렇게 철저히 선별검사하는 건 부정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그는 CT 폐암 선별검사의 60%에서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오지만, 실제 암환자는 이중 1.5%밖에 되지 않는다고 예를 들었다. 미국암학회 최고의료책임자 오티스 브롤리는 건강검진이 치료가 아니라 연구를 목적으로 시행된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린다면 벤터의 프로젝트는 “흥미로운 연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헬스 뉴클러스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40%는 자신에게 심각한 질환이 있다는 결과를 받는다. 해밀튼 스미스의 폐암처럼 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질병도 있다. 스미스의 경우 종양을 몇 주만 늦게 발견했어도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고 벤터는 주장한다. 그러나 휴먼 롱지비티를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검진 결과가 그리 명확하지 않다. 나는 어땠냐고? 다행히 운이 좋았다. MRI 결과 아무 문제도 없었고, 그냥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가 평균 크기라는 정도만 나왔다. 결과를 받기 전 나는 종양이나 동맥류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할 지 계속 생각하다가 벤터의 건강 선별검사를 받기로 한 게 과연 잘한 일인지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검사가 후회되지는 않았다. 우리 자신에 대해 알려준다는 제안은 얼마나 매력적인지. 이 매혹적 제안 덕분에 벤터는 게놈 분석이 약속한 미래를 현실로 바꿔줄 데이터를 손에 넣고 있다.
- MATTHEW HERPER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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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휴먼 게놈 사이언스(HGS)
시작: 인간게놈 연구 성과를 응용해 약물을 개발하려고 1992년 설립함.
끝: 연구 성과에 대한 권한을 두고 끊임 없는 논쟁을 벌이다 1997년 관계를 끝냄. HGS는 2012년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30억 달러에 인수.
셀레라 게노믹스
시작: 1998년 인간게놈, 생쥐와 초파리 DNA 코드 염기서열 분석을 위해 공동 설립함.
끝: 벤터는 2002년 회사에서 해고됨. 기업가치가 폭락한 후 회사는 2011년 3억4400만 달러에 매각됨.
신테틱 게노믹스.
시작: 합성 생명체 개발을 위해 해밀턴 스미스와 2005년에 공동 설립함. 2010년 인공 게놈으로 합성 세포를 만드는 등 유의미한 업적을 냄.
끝: 엑손모빌이 바이오연료 자금을 3억 달러 대겠다고 약속함. 존슨&존슨과 함께 신약개발 계약 체결.
휴먼 롱지비티
시작: 유전자의 차이가 개인의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기 위해 2013년 공동 설립.
끝: 고가의 건강검진 서비스이자 의료연구 프로젝트인 헬스 뉴클러스 시작. 4만 명의 게놈 지도를 분석함.
1946년: 유타에서 출생
1967~68년: 위생병으로 베트남전 복무, 구정공세 동안 부상병 분류 작업을 맡음. 자살하려고 바다로 헤엄쳐 나갔다가 상어가 자신의 몸을 슬쩍 미는 걸 느끼고 마음을 다잡음
1972년: UCSD에서 생물화학 전공으로 학사 졸업
1975년: UCSD에서 생리학 및 약물학 박사학위를 받음
1976년: SUNY 버팔로 의학 대학원 교수로 합류
1984년: NIH 근무
1992년: 게놈연구소(Institute for Genomic Research) 설립
1995년: 인플루엔자균 박테리아 세포의 게놈 염기서열 구조를 최초 해독 1998년 인간 유전자 지도를 3년 만에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영리법인 셀레라 게노믹스 설립. 같은 목표를 가진 정부의 휴먼게놈프로젝트와 경쟁 돌입.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 집권 당시 백악관에서 셀레라와 휴먼게놈프로젝트가 인간 게놈 지도 초안을 완성시켰다고 공동 발표
2002년: 셀레라 게노믹스에서 해고됨
2004~06년: 100피트 길이의 범선 '소서러(Sorcerer) II'를 타고 세계 일주. 항해 과정에서 채취한 바다생물 DNA를 분석해 새로운 종을 발견함. 합성 생명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신테틱 게노믹스(Synthetic Genomics)를 공동 설립하고, J.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를 설립
2007년: 자신의 게놈 염기서열 구조 전체를 분석한 첫 번째 사람이 됨. 결과는 에 발표.
2010년: 최초의 합성 박테리아를 개발하며 100% 인공 DNA로 구성된 첫 생물종을 만듬.
2013년: 휴먼 롱지비티 공동 설립
2015년: 헬스 뉴클러스 서비스 시작
2016년: 전립선암 진단 1831년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H.M.S. 비글호에 올라 5년간의 항해를 떠났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던 그는 갈라파고스 군도를 탐험하고 되새류 14종을 포함한 약 1500개 생물종 표본을 고국으로 가져왔다. 항해를 하면서 얻은 증거는 진화론을 발전시킨 토대가 됐다. 다윈과 마찬가지로, 2004년 J. 크레이그 벤터는 100피트짜리 요트 소서러 II에 올라 2년간 전세계 바다를 누비고 다녔다. 벤터 또한 갈라파고스 군도를 탐험하고 수천 종의 미생물과 수백만 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2010년 벤터가 가장 친한 동료 해밀튼 스미스, 합성생물학 천재 다니엘 깁슨과 함께 구성한 연구팀은 마이코플라스마 마이코이디즈(Mycoplasma mycoides) 박테리아의 게놈을 합성했다. 그러나 100% 그대로 합성한 게 아니라 작은 변화를 줬다. 연구자 이름과 제임스 조이스 인용구를 DNA 코드로 변환해 넣은 것이다. 다시 말해 완전히 새로운 인공 DNA 코드를 가진 물질이 생명을 얻은 것이다.
연구팀은 다른 박테리아도 만들었다. 박테리아의 게놈은 관련성 낮은 유전자를 편집해서 만들었다. 박테리아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선 250개 유전자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벤터 연구팀이 만들어낸 박테리아는 473개의 유전자를 필요로 했다. 그런데 이중 149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되지 않았다. 필요 없는 유전자를 쳐내고 최소한의 모양만 갖춘 게놈을 만든다면 어떤 유전자가 정말 중요한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구 성과는 벌써 상업적으로 응용되고 있다. 2005년에는 신테틱 게노믹스 인코퍼레이션(SGI)이 설립됐고, 엑손모빌은 2009년 휘발유보다 저렴한 바이오연료용 해조류 개발 연구에 최대 3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약물 제조(실험적 백신 시제품 생산 등), 존슨 & 존슨과의 약물 연구 파트너십,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안전하게 이식하기 위해 생명공학 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연구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SGI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DNA 프린터를 개발해서 실험실 연구원들이 손쉽게 유전물질에 변형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장비 가격은 5만~7만5000달러다. 지금까지 50대가 판매됐지만, 단기적으로 5억 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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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18~22살짜리 젊은이들 사체를 부검했어요. 의외로 심혈관 질환이 많았습니다.” 내가 받고 있는 건강검진을 설계한 J.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70)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리고 무섭게 덧붙였다. “분명 무언가 발견됩니다. 문제는 ‘그래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그것이죠.”
그 ‘크레이그 벤터’냐고? 맞다. 1990년대 정부 지원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거북이 걸음이 답답해서 계획보다 2년 먼저 인간 DMA 염기서열을 분석한 사람(덕분에 그는 자신의 DNA 지도를 가장 먼저 아는 사람이 됐다). 이후에도 그는 질주를 계속했다. 다윈의 비글호 항해에 영감을 받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천 종의 새로운 생물을 발견했다. 합성 생물체를 만들었고, 창업도 3번 했다. 성장 전망이 밝았던 기업 셀레라 게노믹스에서 해고되기 전에는 억만장자의 대열에 들어설 뻔 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17년 전 역사적 진보를 이룬 이후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를 들고 돌아왔다. 셀진(Celgene)과 GE 벤처스 등의 투자자로부터 3억 달러를 모집한 그는 새로운 회사 휴먼 롱지비티(Human Longevity)를 설립했다. 자신의 연구로 얻어낸 DNA 정보를 활용해서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십 년간 죽음을 피해 다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2만5000달러짜리 건강검진 ‘헬스 뉴클러스’ 출시
벤터는 코웃음을 칠 뿐이다. “건강한 사람을 검진하는 우리를 탐탁지 않게 보는 의사가 많다”고 그는 인정했다. “그들에게 할 말은 다음과 같다. 그 사람들이 건강한지 어떻게 확신하는가? 아직도 많은 사람이 중세시대에 사용했던 ‘건강’의 개념을 그대로 사용한다. 보기에 별문제 없고 컨디션이 괜찮으면 건강하다고 넘어가는 거다. 그러나 우리는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70세가 된 벤터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든다. 지난해 헬스 뉴클러스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암을 발견한 그는 지난 11월 수술로 이를 제거했다. 벤터가 자신의 ‘과학 뮤즈’라고 부르는 노벨상 수상자 해밀튼 스미스(Hamilton Smith·85) 또한 건강검진으로 폐에서 악성 림프종을 발견했다. 그 또한 적절한 치료를 받았고, 예후가 좋은 상태다. 거친 말투로 유명한 벤터는 업계 주류를 꾸짖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건 공격을 받는 상대도 마찬가지다. 벤터의 DNA 지도 완성은 20세기 과학계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였지만, 그는 노벨상을 한 번도 타지 못했다. 학계에서는 그가 학문보다 돈에 관심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는 열등감이 많아서 거만하고 공격적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보상을 얻는다”고 함께 연구를 진행한 적 있는 동료가 말했다. 사업 성과 또한 마찬가지다. 벤터의 과학적 발견은 의료업계를 뒤집어 놓을 만큼 대단했지만, 사업가로서 걸어온 길을 보면 억만장자가 될 뻔 하다가도 투자자나 윗사람과 관계가 끝장나는 등 심한 기복을 보여준다. “그는 많은 사람의 심기를 거슬렀다”고 벤터의 팬을 자청하는 조지 처치 하버드 유전학 교수는 말했다. “안타깝다.”
그렇기 때문에 휴먼 롱지비티는 벤터가 자신의 유산을 바로 세우고 동료 과학자의 감탄을 받으며 억만장자로 도약하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벤터는 호모 사피언스라면 예외 없이 비상한 관심을 가질 주제, ‘우리는 언제, 어떻게 죽을까’란 논의를 뿌리째 흔들 것이다.
지금의 크레이그 벤터를 만든 것은 베트남 전쟁이다. 20세 때 그는 해군병원 위생병으로 일하며 구정공세(Tet Offensive)와 같은 군사작전을 수행하다가 부상을 입은 군인의 치료 순서를 결정하는 임무를 맡았다.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 결정해야 하는 경험은 그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빠져 죽을 작정으로 바다 멀리까지 수영해 나갔다. 그렇게 1마일 정도를 헤엄쳐 갔는데 상어 한 마리가 다가와 그를 쿡 찌르자 죽고 싶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도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시 베트남 참전을 할 생각이다. “어떻게 결과가 나올 지 알고, 그 경험이 나를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알기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억지로라도 다시 가겠다”고 벤터는 말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처음에는 의사가 되려 했지만, 나중에 과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그리고 생리학과 약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76년 버팔로 뉴욕 주립대학교(SUNY)에서 교수가 됐다가 1984년 국립보건원(NIH)에 들어갔다.
유전자 코드 지도 처음으로 완성한 크레이그 벤터
그런데 1995년, 벤터의 비영리 연구소는 파격적 발견을 했다. 박테리아 생명체의 게놈, 다시 말해 유전자 코드 지도를 처음으로 완성한 것이다. 친한 동료 해밀튼 스미스의 제안으로 시작한 연구였다. 1993년 스페인 과학회의에서 처음 만난 둘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이후 20년간 지속될 협업을 시작했다. 향후 휴먼게놈프로젝트와 경쟁관계가 될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벤터와 스미스의 박테리아 게놈 지도는 다른 유사 프로젝트보다 수개월 앞서 결과를 냈다.
그러자 DNA 염기서열 분석장비를 제작하는 캘리포니아 실험장비업체 퍼킨-엘머(Perkin-Elmer)가 벤터에게 손을 내밀었다. 박테리아 게놈 지도를 완성했으니, 퍼킨-엘머의 최신 장비를 써서 인간게놈 지도를 완성해 보라는 제안이었다.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1998년 ‘셀레라 게노믹스’가 설립됐다. 회사는 30억 달러를 모집한 미국 정부주도의 국제 컨소시엄 휴먼게놈프로젝트를 앞지르는 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실험 동물로 많이 사용되는 초파리와 생쥐의 게놈 지도 또한 완성했다. 그러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는 연구가 지식보다 수익을 목표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전세계 과학자들은 경악했고, 벤터를 향해 분노를 드러냈다. 제임스 왓슨은 격노해서 벤터를 히틀러에 비유하며 동료들에게 챔벌라인이 될 건지 처칠이 될 건지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압박은 셀레라와 정부 출연 연구팀 모두가 실질적 결과를 내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양측 모두 실험방법을 개선하며 계획보다 일찍 결과를 냈고, 2000년 6월26일에는 백악관에서 인간게놈의 전체 지도를 완성했다는 발표를 함께 할 수 있었다. 우리의 후손이 교과서로 배울 역사적 순간이었다.
셀레라 게노믹스 회사와 휴먼게놈프로젝트 진행
과학 연구를 위해 필요한 비상금이었다. 셀레라는 선도적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약물과 진단 테스트를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벤터는 끊임없이 이사회와 설전을 벌였다. 이사회는 셀레라를 대형 제약사로 키우고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약물을 제조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벤터는 연구에 충실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결국 2002년 1월, 벤터는 회사에서 해고됐다. 그가 보유한 스톡옵션의 권한 행사 날짜가 며칠 안 남았을 때였다. “그런 방식으로 해고를 하다니,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고 벤터는 말했다. 셀레라는 힘들게 경영을 이어가다가 2011년 3억4400만 달러에 퀘스트 다이아그노스틱스(Quest Diagnostics)에 매각됐다. (2개 스타트업에 대한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계산한 그의 순재산은 3억 달러다.) 그의 자식이나 다름 없었던 회사는 조각난 상태로 매각됐다.
휴먼 롱지비티를 통해 벤터는 셀레라와 휴먼게놈프로젝트의 효과적 진행을 방해했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셀레라와 휴먼게놈프로젝트는 DNA ‘평균’ 염기 서열을 만들었다. 학문적 차원에서는 중요한 정보임에 틀림 없지만, 개인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정보다. 한 사람의 유전자 정보가 다른 사람과 어떻게 다른지, 사람마다 코 모양과 눈 색깔, 그리고 유전 질환이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가 개인에게는 훨씬 더 중요한 정보다.
신기술 덕분에 벤터는 개인 간 유전적 차이를 규명하는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었다. 초기 셀레라는 2만5000평방피트를 차지하는 DNA 염기서열 분석 장비를 가지고 있었고, 벤터는 방문객에게 이를 자랑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대한 분석장비 수천 대가 했던 작업을 데스크톱 1대로 처리할 수 있고, 한 사람의 게놈 지도도 며칠만 주면 1000달러에 완료할 수 있다. 휴먼게놈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만 해도 10년의 세월과 5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던 일이다. (DNA 분석 데스크톱 컴퓨터를 제작하는 샌디에이고 회사 일루미나(Illumina)는 휴먼 롱지비티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초기 단계에서 휴먼 롱지비티는 제약사 로슈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실험에 참여한 4만 명의 DNA 정보를 얻어 서열 지도를 완성했다. 이 작업으로 젊은 사람한테만 있고 나이든 사람에게선 발견되지 않는 다양한 유전 변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젊은이들은 노년까지 살아남을 수 없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들 유전자의 역할을 알아낸다면, 게놈 지도로 인간의 생명을 구한다는 약속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러려면 임상실험 참가자보다 많은 사람에게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했다. 2만5000달러짜리 건강검진 패키지가 탄생한 건 이 때문이다.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유료 서비스라서 수입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500명에 가까운 사람이 벤터의 선별검사 서비스를 받았다. 그는 빠르면 올해까지 연간 2000명을 모을 거라고 희망한다. 그럼 수입은 5000만 달러가 된다. 메디케어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시장은 부유층이나 경영진 건강을 살펴야 하는 기업에 국한되어 있다. 건강 보장이 최고의 럭셔리 아이템이 된 것이다.
부유층·경영진 건강 살펴야 하는 기업이 주 고객
헬스 뉴클러스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40%는 자신에게 심각한 질환이 있다는 결과를 받는다. 해밀튼 스미스의 폐암처럼 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질병도 있다. 스미스의 경우 종양을 몇 주만 늦게 발견했어도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고 벤터는 주장한다. 그러나 휴먼 롱지비티를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검진 결과가 그리 명확하지 않다. 나는 어땠냐고? 다행히 운이 좋았다. MRI 결과 아무 문제도 없었고, 그냥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가 평균 크기라는 정도만 나왔다. 결과를 받기 전 나는 종양이나 동맥류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할 지 계속 생각하다가 벤터의 건강 선별검사를 받기로 한 게 과연 잘한 일인지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검사가 후회되지는 않았다. 우리 자신에 대해 알려준다는 제안은 얼마나 매력적인지. 이 매혹적 제안 덕분에 벤터는 게놈 분석이 약속한 미래를 현실로 바꿔줄 데이터를 손에 넣고 있다.
- MATTHEW HERPER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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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기사] 스타트업 DNA - 과학적 돌파구를 발견할 때마다 크레이그 벤터는 이를 응용한 수입 창출에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극적으로 갈린다.
휴먼 게놈 사이언스(HGS)
시작: 인간게놈 연구 성과를 응용해 약물을 개발하려고 1992년 설립함.
끝: 연구 성과에 대한 권한을 두고 끊임 없는 논쟁을 벌이다 1997년 관계를 끝냄. HGS는 2012년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30억 달러에 인수.
셀레라 게노믹스
시작: 1998년 인간게놈, 생쥐와 초파리 DNA 코드 염기서열 분석을 위해 공동 설립함.
끝: 벤터는 2002년 회사에서 해고됨. 기업가치가 폭락한 후 회사는 2011년 3억4400만 달러에 매각됨.
신테틱 게노믹스.
시작: 합성 생명체 개발을 위해 해밀턴 스미스와 2005년에 공동 설립함. 2010년 인공 게놈으로 합성 세포를 만드는 등 유의미한 업적을 냄.
끝: 엑손모빌이 바이오연료 자금을 3억 달러 대겠다고 약속함. 존슨&존슨과 함께 신약개발 계약 체결.
휴먼 롱지비티
시작: 유전자의 차이가 개인의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기 위해 2013년 공동 설립.
끝: 고가의 건강검진 서비스이자 의료연구 프로젝트인 헬스 뉴클러스 시작. 4만 명의 게놈 지도를 분석함.
[박스기사] 크레이그 벤터의 인생서열 분석
1946년: 유타에서 출생
1967~68년: 위생병으로 베트남전 복무, 구정공세 동안 부상병 분류 작업을 맡음. 자살하려고 바다로 헤엄쳐 나갔다가 상어가 자신의 몸을 슬쩍 미는 걸 느끼고 마음을 다잡음
1972년: UCSD에서 생물화학 전공으로 학사 졸업
1975년: UCSD에서 생리학 및 약물학 박사학위를 받음
1976년: SUNY 버팔로 의학 대학원 교수로 합류
1984년: NIH 근무
1992년: 게놈연구소(Institute for Genomic Research) 설립
1995년: 인플루엔자균 박테리아 세포의 게놈 염기서열 구조를 최초 해독 1998년 인간 유전자 지도를 3년 만에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영리법인 셀레라 게노믹스 설립. 같은 목표를 가진 정부의 휴먼게놈프로젝트와 경쟁 돌입.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 집권 당시 백악관에서 셀레라와 휴먼게놈프로젝트가 인간 게놈 지도 초안을 완성시켰다고 공동 발표
2002년: 셀레라 게노믹스에서 해고됨
2004~06년: 100피트 길이의 범선 '소서러(Sorcerer) II'를 타고 세계 일주. 항해 과정에서 채취한 바다생물 DNA를 분석해 새로운 종을 발견함. 합성 생명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신테틱 게노믹스(Synthetic Genomics)를 공동 설립하고, J.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를 설립
2007년: 자신의 게놈 염기서열 구조 전체를 분석한 첫 번째 사람이 됨. 결과는
2010년: 최초의 합성 박테리아를 개발하며 100% 인공 DNA로 구성된 첫 생물종을 만듬.
2013년: 휴먼 롱지비티 공동 설립
2015년: 헬스 뉴클러스 서비스 시작
2016년: 전립선암 진단
[박스기사] 두 항해 이야기
[박스기사] 인공생명
연구팀은 다른 박테리아도 만들었다. 박테리아의 게놈은 관련성 낮은 유전자를 편집해서 만들었다. 박테리아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선 250개 유전자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벤터 연구팀이 만들어낸 박테리아는 473개의 유전자를 필요로 했다. 그런데 이중 149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되지 않았다. 필요 없는 유전자를 쳐내고 최소한의 모양만 갖춘 게놈을 만든다면 어떤 유전자가 정말 중요한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구 성과는 벌써 상업적으로 응용되고 있다. 2005년에는 신테틱 게노믹스 인코퍼레이션(SGI)이 설립됐고, 엑손모빌은 2009년 휘발유보다 저렴한 바이오연료용 해조류 개발 연구에 최대 3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약물 제조(실험적 백신 시제품 생산 등), 존슨 & 존슨과의 약물 연구 파트너십,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안전하게 이식하기 위해 생명공학 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연구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SGI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DNA 프린터를 개발해서 실험실 연구원들이 손쉽게 유전물질에 변형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장비 가격은 5만~7만5000달러다. 지금까지 50대가 판매됐지만, 단기적으로 5억 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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