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아르헨티나·포르투갈서 열린 월드랠리챔피언십에서 연속 더블포디움 달성해 지난 5월 18~21일 포르투갈 포르토에서 열린 WRC 6차 대회에서도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나란히 2, 3위를 기록하며 더블포디움을 달성했다. / 사진·HYUNDAI MOTORS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막판 역전극이었다. 지난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아르헨티나 코르드바 주 비야 카를로스 파스에서 열린 ‘2017 월드랠리챔피언십(WRC)’ 5차 대회에서 현대차 월드랠리팀 소속 티에리 누빌이 엘핀 에반스를 0.6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누빌은 험로에 의한 각종 돌발 상황에도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경기 운영을 통해 프랑스에서 열린 4차 대회 코르시카 랠리에 이어 2연속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같은 팀 소속의 다니 소르도는 이 경기에서 3위를 달성해 팀에 다섯 번째 더블포디움(한 팀 선수가 동시 시상대에 오름)을 안겼다.
승부는 결승점 통과 직전까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다.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에반스가 3.1초 앞서나가면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듯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에반스의 실수로 격차가 좁혀지면서 두 선수는 막상막하의 접전을 벌였고 간발의 차로 누빌이 먼저 결승점을 지났다.
누빌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초반에 크게 앞선 에반스를 보면서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의 실수로 기회가 생겼다”며 “막판에 에반스를 추격하는 순간은 정말 놀라웠다”고 돌이켰다. 우승을 거둔 누빌은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이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다’고 승리를 자축하며 ‘대단한 일을 해준 현대차 월드랠리팀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3위를 달성한 소르도는 “어려움을 뚫고 이번 주말 포디움을 달성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이것은 팀에도 훌륭한 성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5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포르투갈 포르토에서 열린 WRC 6차 대회에서도 현대차 월드랠리팀의 성적은 돋보였다. 누빌과 소르도 선수가 나란히 2, 3위를 기록하며 더블포디움을 달성했다. 특히 누빌은 가산점이 부여되는 파워 스테이지에서 참가 선수 중 가장 빨리 통과해 추가 4점을 획득하며 개인 누계 점수 106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그는 올해 누계 점수로 개인 부문 2위에 올랐으며 현대차 월드랠리팀도 제조사 부문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100% 비포장 도로로 악명 높은 포르투갈 랠리에서 나란히 2, 3위로 더블포디움을 달성해 신형 i20 랠리카의 우수한 차량 성능 및 내구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경기가 지속될수록 팀 전체의 사기가 높아지고 성적도 좋아지고 있어 올 한해 최고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자동차 경주의 ‘철인경기’라 불리는 WRC는 1년간 5개 대륙에서 13개의 대회를 치른다. 일반도로에서부터 산길, 눈길 등 각양각색의 도로 환경에서 장거리 경주로 진행돼 극한의 상황에서 차량의 내구성과 주행성능을 겨루는 시합이다. 160개국에서 연평균 1억5000만 명이 시청하는 모터 스포츠 대회로 F1 대회와 함께 세계 모터 스포츠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특히 비양산차로 경쟁하는 F1 대회와 달리 WRC는 양산차를 경주용 차로 개조해 참가하는 만큼 완성차 업체간 자존심을 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17 월드랠리챔피언십 (WRC)’ 5차 대회에서 현대차 월드랠리팀의 티에리 누빌이 우승을 차지했다. / 사진·HYUNDAI MOTORS현대차는 2000년 처음 베르나 랠리카를 앞세워 WRC에 참가했다. 2003년까지 4년간 최고 성적 4위를 기록했지만 철수했다. 이후 유럽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구가한 현대차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선 브랜드 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한다는 판단 하에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모터스포츠 진출을 재차 결정했다. 특히 WRC를 다시 선택한 것도 기존에 판매하는 유럽 전략 차종을 개조해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축적하고 이를 다시 양산차 개발에 적극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WRC 랠리카는 경기 중 주행 과정에서 엔진 성능을 비롯한 각종 주행 성능 데이터들을 ECU와 데이터 로거(여러 가지 양이나 각종 기기의 동작에 따른 시간적 변화 등을 기억해 두는 장치)를 통해 수집한다. WRC 랠리카가 ‘움직이는 컴퓨터’라 불리는 이유다. 이 데이터들은 매 경기마다 수집돼 WRC 랠리카에 적용된 고성능 기술들에 대한 분석으로 이어진다. 현대차는 이 같은 분석 내용을 한국의 남양연구소로 보내 고급차들의 선행기술 개발을 위한 자료로 다시 활용한다. 특히 고성능 N브랜드 차량 개발에 없어선 안될 기본 자료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이 올해 WRC에 출전시킨 i20 월드 랠리카는 남양연구소의 전담 엔지니어들과 유럽의 랠리카 전문 엔지니어들이 설계부터 각종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해 극한의 주행성능과 내구성을 확보한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i20 월드랠리카는 300마력 급의 터보차저가 장착된 1600cc 엔진과 경기 전용 6단 시퀀셜 변속기를 갖췄으며 4륜 구동 시스템을 통해 최고 수준의 동력 성능을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노면에서 최적의 주행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용 서스펜션 시스템을 탑재하고 차량 저중심화 및 타이어별 중량 배분 최적화, 공기역학적 디자인 개선 등 자체 개발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주행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특히 남양연구소의 다양한 개발시설을 활용해 최고수준의 성능과 디자인을 구현했다. 여기에 차체 구조를 보강해 차체 비틀림 강성을 높였고, 차량의 경량화와 설계 최적화를 통해 상하·전후·좌우에 최적의 무게 배분을 달성했으며, 차체와 엔진룸을 공기역학적으로 재설계해 주행성능을 개선하고 고출력 엔진의 발열 문제를 해결했다.
현대차가 WRC 랠리카를 통해 핵심적으로 육성한 기술은 고출력 엔진 기술, 고강성 차체 및 샤시 기술, 저중심 설계 기술, 공력 기술 등이다. WRC 차량에 탑재되는 엔진은 300마력 이상의 고출력을 내며 7000~8500rpm으로 상시 주행하는 만큼 고부하 상태에서 계속 운행된다. 따라서 실린더 블록의 강성과 엔진의 과열을 막는 냉각 성능은 물론 실린더 헤드, 가스켓과 같이 고연소압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부분 역시 강성이 보강돼야 한다. 남양연구소의 전담 엔지니어들과 유럽의 랠리카 전문 엔지니어들은 설계부터 각종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월드랠리카는 공동으로 개발한다. / 사진·HYUNDAI MOTORS극한 주행 환경에서 하중을 버티기 위해서는 차체와 샤시의 강성 증대도 필수다. WRC는 눈길, 자갈길을 비롯해 험난한 비포장도로에서 수시로 경기가 펼쳐지는데, 특히 비포장도로 주행 중에는 잦은 점프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랠리카에는 점프하고 착지할 때 발생하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체 구조와 높은 강성의 샤시 부품이 적용된다. i20 랠리카는 일반 i20 양산 모델에 비해 비틀림 강성은 3배 이상, 샤시의 횡강성은 5배 이상 높다. 이 같은 랠리카의 고성능 기술은 실제 경기 주행을 통해 실전 테스트를 한다.
현대차는 모터스포츠의 국내 저변 확대에도 앞장선다. 지난 4월 9일에는 국내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을 초청해 6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 프랑스 랠리를 현대 모터스튜디오 디지털에서 생중계로 함께 관람하는 ‘WRC Night Live’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 대회에서도 i20 랠리카에 탑승한 누빌과 소르도가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하며 더블포디움을 달성해 생중계를 지켜본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WRC Night Live’는 현대차가 ‘레드불’과 함께 국내 모터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고, 국내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이 보다 즐겁게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생중계 이벤트다. 이날 행사에서는 프랑스 랠리 관람, 아마추어선수 참석 및 프리토킹, 레이싱 게임 등이 진행됐다. 현대차는 이번 프랑스 랠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독일 등 주요 경기에서도 ‘WRC Night Live’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 이 기 준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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