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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3대 핀테크 게임체인저

스웨덴의 3대 핀테크 게임체인저

전통은행에 도전하는 P2P 결제앱 클라르나, 가상화폐 거래소 사펠로, 마이크로칩 체내 이식업체 바이오핵스를 만나다
스웨덴 사펠로의 프랭크 슈일 CEO (가운데)와 경영진. 사펠로는 ‘유럽의 코인베이스’로 자리매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사진 : SAFELLO
스웨덴 사람들은 캔 치즈 소비 빼고는 거의 모든 일에서 미국인을 능가한다는 속설이 있다. 스웨덴의 경제정책과 정부 효율성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났다. 물론 온라인결제 서비스 페이팔과 비트코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근거지는 실리콘밸리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도 나름 핀테크 시장판도를 바꿔놓는 게임체인저가 여럿 자라나고 있다.

스웨덴 스타트업 클라르나는 올여름 독자적으로 웨이비라는 P2P(개인간) 결제 앱을 출범하고 정식 은행업 면허를 취득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로써 클라르나는 전통 은행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극소수 핀테크 기업 중 하나로 부상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클라르나를 70만 개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대상으로 하는 20억 달러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묘사했다. 지난 6월 비자는 클라르나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고 결제 파트너십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클라르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널리 평가 받는다. 클라르나가 여태껏 스톡홀름에서 배출된 최대 유니콘(unicorn,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신생 벤처)일지 모르지만 필시 마지막은 아닐 듯하다.

스톡홀름 기반 가상화폐 거래소 사펠로의 프랭크 슈일 CEO는 “스웨덴은 역사적으로 IT 플랫폼 구축에 강세를 보였다”며 “스톡홀름에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많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스톡홀름 핀테크 허브’는 설립된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현재 200여 개 스타트업뿐 아니라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대기업의 대표부도 자리 잡았다. 스웨덴에선 예컨대 블록체인 같은 특정 사고방식이나 기술에 미래가 있다는 쪽으로 여론이 모아지면 아주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 슈일 CEO는 그것이 이 북구 시장의 가장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현재 스톡홀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스웨덴 내 비트코인 수요는 많지 않지만 증가세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직접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사펠로는 ‘유럽의 코인베이스’로 자리매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유럽의 비트코인 풍토가 규제와 이용자 행태 면에서 북미보다 훨씬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필시 자본규모상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유럽에서 영업 중이지만 사펠로는 아홉 개 언어 지원을 포함해 유럽 이용자의 수요에 전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방법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슈일 CEO는 “거의 모든 나라에 소규모 중개업체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나라마다 제각기 보편적인 결제방식과 전자정부 ID가 있다. 독일 소비자는 현지 앱을 사용하는 반면 프랑스인은 직불·신용카드를 선호하는 편이다. 페이팔은 서비스 가능 지역에서는 어디서든 상당히 인기가 있지만 아직은 유럽 전반에 걸쳐 똑같이 서비스되지 않는다. 슈일 CEO는 “한 가지 결제방식이 아닌 현지 결제방식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사펠로는 자금을 맡아뒀다가 이용자가 나중에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이용자의 개인 주소로 직접 비트코인을 전송한다.
바이오핵스는 지난 1년 사이 사람들의 손에 3000개의 마이크로칩을 이식했다. 사진은 생체인증 마이크로칩으로 승차권 값을 지불하는 승객. / 사진 : SJ
지금껏 유럽 이용자 수만 명이 사펠로를 통해 1000만 달러에 달하는 거래를 했다고 슈일 CEO는 말했다. 사펠로는 앞으로 기업 부문 옵션을 강화할 예정이다. 사업주·개인·기업 비트코인 구매자에게 똑같이 더 밀착된 이용자 체험을 제공하려는 목표다. 슈일 CEO는 “중소 사업체 대상 서비스에 이어 대기업 고객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금융기관들로선 어렵거나 불가능한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도우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은행과 기타 전통적인 금융 업체들의 가상화폐 구매를 도와주면 유럽 비트코인 이용자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 클라르나는 비트코인 친화적인 결제 처리작업을 쉽게 하는 데 따르는 가능성을 시사한 적도 있었다.

사람들의 화폐 이용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잠재력을 지닌 스웨덴 스타트업은 클라르나와 사펠로뿐이 아니다. 스톡홀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온갖 스타트업 중에서도 바이오핵스(Biohax) 인터내셔널이 단연 돋보인다. 바이오핵스는 사람들의 신체, 일반적으로 손에 3000개의 마이크로칩을 이식했다고 조완 오스터룬드 CEO가 IB타임스에 말했다. 대부분 지난 1년 사이에 이식이 이뤄졌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심지어 남극에서까지 요청이 들어온다”고 오스터룬드 CEO는 말했다. 이 같은 체내 이식 서비스가 계속 증가한다.

이들 마이크로칩은 기차표나 음식 요금 결제에 사용될 수 있다. 미국 위스컨신 주 기업 ‘쓰리 스퀘어 마켓’ 직원들은 손에 이식한 칩으로 구내 간식 구입뿐만 아니라 사무실 장비 사용을 위한 작업장 ID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식된 마이크로칩을 이용한 결제는 신용카드를 긋는 것과 유사하다고 오스터룬드 CEO는 말했다. 대다수 상인은 이용자에게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인증하도록 해서 위조 또는 실수로 결제가 되지 않도록 한다. 오스터룬드 CEO는 마이크로칩이 실물 화폐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쇼핑 방식을 발명하고 있다.”

스웨덴은 상당부분 캐시리스 사회다. 모바일 결제, 신용·직불 카드, 가상화폐가 지폐를 대체한다. 바이오핵스의 마이크로칩 같은 체내이식 기술이 비트코인 지갑을 비롯한 기타 분산형 금융 채널과 동기화할 수 있다면 신세계가 열릴 수 있다. 사람들이 휴대전화나 컴퓨터 없이도 가상화폐를 이용할 수 있다. 탈세와 신원도용이 훨씬 더 어려워지는 한편 모바일 앱과 플라스틱 카드의 영역을 훨씬 뛰어넘어 금융 서비스 접근이 확대된다. 오스터룬드 CEO는 “디지털 아바타를 위한 금고문과 같다”며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 카드를 골동품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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