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딱 맞는 브래지어 찾아줍니다
당신에게 딱 맞는 브래지어 찾아줍니다
알고리즘 사용해 최적 제품 추천하는 플랫폼과 3D 프린팅 맞춤형 제작 등 란제리 산업에 혁명 예고 여성이 일상에서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가 귀가해서 브래지어를 벗을 때가 아닐까 싶다. 브래지어는 대개 상당히 불편하다. 세계적인 시장 규모가 280억 달러에 이르는 란제리 산업에서 대다수 주류 브랜드는 아직도 다양한 체형에 잘 맞는 브래지어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을 사용한 스포츠웨어가 보편화됐고 기술 전문가들이 이제 신발 산업에서도 혁명을 일으키기 시작했지만 브래지어는 여전히 구식 기술에 머문다.
기술업계가 고급 란제리만이 아니라 브래지어도 여성이 실제로 즐겨 착용할 수 있는 속옷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스라엘의 패션 스타트업 브라욜라는 브래지어 쇼핑을 현대화하기 위해 640만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모금했다. 한마디로 소비자에게 딱 맞는 브래지어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브라욜라의 독특한 추천 알고리즘은 아마존이 책과 영화를 추천해주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브라욜라의 시스템이 훨씬 더 복잡하다. 브라욜라의 창업자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오리트 하셰이 CEO는 “브래지어는 품질만 좋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사이즈가 관건이다. 기능성과 색상만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에게 꼭 맞는 컵이 필요하다. 따라서 스타일의 문제이며 자신에게 맞는 크기와 모양, 디자인, 소재가 중요하다.”
이 세상에 똑같은 가슴을 가진 여성은 없다. 각 여성의 가슴은 형태와 색, 크기가 전부 다르다. 특히 임신한 적이 있거나 모유를 수유하는 여성은 더욱 그렇다. 미국 유타대학병원 산부인과의 커틀리 파커 존스 박사에 따르면 대다수 여성의 가슴은 용적이 약간씩 다르다. 또 여성의 약 15%는 양쪽 가슴의 크기가 눈에 띌 정도로 차이가 난다. 따라서 여성에게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사이즈를 찾는다고 해도 편안하게 잘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브라욜라의 알고리즘은 약 5000만 개의 데이터포인트를 사용한다. 다양한 브랜드와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소유하는 여성들에게서 얻는 피드백을 말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평소 좋아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브래지어를 추천해준다. 하셰이 CEO는 지금까지 브라욜라를 통해 브래지어를 구입한 여성이 200만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브라욜라에서 브래지어를 구입하려는 여성은 자신이 즐겨 착용하는 브랜드와 사이즈를 입력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브라욜라는 100개가 넘는 브랜드와 직접 제휴를 체결해 100만 개 이상 재고 관리 코드를 사용한다. 이런 통합을 통해 브라욜라는 재고 관리에서 큰 장점을 얻게 됐다. 또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브래지어를 구입할 수 있게 해준다.
브라욜라는 2016년 이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연말까지 1000만 달러 수익을 올렸고 올해는 27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히도 여성이 가슴을 더 편안하게 돌볼 수 있도록 돕는 첨단기술 솔루션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가가 하셰이만이 아니다.
트러스트 란제리의 창업자 소피 버먼 CEO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메이커 봇 3D 프린터를 사용해 더 큰 가슴을 위한 브래지어 형태를 개발했다. 그녀는 불편한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고 큰 가슴을 지탱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스타일리시한 브래지어를 만들기 위해 킥스타터를 통해 약 7만9000달러를 모금했다. 버먼 CEO는 그 첨단 소재를 두고 “금속이 아니라 유연한 플라스틱”이라고 설명했다. “가슴을 찌르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현재 우리 디자인의 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우린 여성만으로 구성된 스타트업 팀이다.”
란제리 전문 블로거 코라 해링턴은 트러스트 란제리의 브래지어가 시중에 나와 있는 기성 제품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링턴은 란제리 회사가 큰 차이 없는 상품과 제품 디자인을 설명하는 데 기술업계의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 그녀는 떠들썩한 광고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스마트 소재와 모바일 앱이 란제리 산업을 재편할 것이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 패션 스타트업 서드러브는 3D 체형 스캐너에 기반한 사이즈 측정 앱을 제공한다. 셀카 사진을 사용해 맞춤형 치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서드러브는 지금까지 136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주류 패션 산업의 경우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베카 맥차렌-트랜이 란제리를 건축 같은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전파하는 가장 잘 알려진 이름이다. 그녀는 첨단기술 소재를 좋아하며 비욘세와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저명인사가 고객이다.
해링턴은 “가슴을 잘 감싸안거나 민감한 피부 같은 특별한 가슴에 잘 맞는 3D 프린팅된 언더와이어를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3D 프린팅은 우리가 브래지어를 생각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인공 팔다리와 신체 부위를 만들기 위해 3D 프린팅으로 실험하고 있다. 언젠가 3D 프린팅은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맞춤 란제리를 제작해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처럼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주류 소비자가 그런 기술을 받아들이려면 앞으로 수년이 걸릴 듯하다. 해링턴은 “주류 란제리 산업은 변화가 아주 느리다”고 지적했다. “신기술이 특정 산업을 뚫고 들어가 견인력을 갖기는 상당히 어렵다. 브래지어의 경우 사람들은 첨단기술 제품에 적합한 가격을 선뜻 지불하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호주머니 사정을 의식하는 소비자도 첨단기술 보석이나 편안한 하이힐에는 100달러를 기꺼이 지불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여성은 브래지어에 50달러 이상 쓰려하지 않는다(운동 측정 장치가 내장된 옴브라 스포츠 브래지어는 최저가가 169달러나 한다). 왜 그럴까? 부분적으론 여성에게 어떤 브래지어가 좋은지에 관해 편견 없는 교육을 받을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단지 상충되는 마케팅 전략과 판매 기법만 판칠 뿐이다. 따라서 여성은 자신의 가슴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브래지어에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을 정당화하려면 자신의 몸에 관해 잘 알 필요가 있다. 브래지어에 지지대가 두꺼우면 허리가 덜 아픈가? 자신의 가슴이 표준 컵보다 더 뾰족하거나 둥근가? 요즘 브래지어 기성품을 고르는 기준은 고작해야 표준화된 사이즈와 지지대 두께다. 주류 란제리 브랜드가 피부색에 맞춘 ‘누드’ 브래지어를 만드는 경우도 아직 드물다. 해링턴은 “지금도 맞춤 브래지어는 250달러에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소재 부문에서도 성장과 혁신의 여지가 많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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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업계가 고급 란제리만이 아니라 브래지어도 여성이 실제로 즐겨 착용할 수 있는 속옷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스라엘의 패션 스타트업 브라욜라는 브래지어 쇼핑을 현대화하기 위해 640만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모금했다. 한마디로 소비자에게 딱 맞는 브래지어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브라욜라의 독특한 추천 알고리즘은 아마존이 책과 영화를 추천해주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브라욜라의 시스템이 훨씬 더 복잡하다. 브라욜라의 창업자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오리트 하셰이 CEO는 “브래지어는 품질만 좋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사이즈가 관건이다. 기능성과 색상만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에게 꼭 맞는 컵이 필요하다. 따라서 스타일의 문제이며 자신에게 맞는 크기와 모양, 디자인, 소재가 중요하다.”
이 세상에 똑같은 가슴을 가진 여성은 없다. 각 여성의 가슴은 형태와 색, 크기가 전부 다르다. 특히 임신한 적이 있거나 모유를 수유하는 여성은 더욱 그렇다. 미국 유타대학병원 산부인과의 커틀리 파커 존스 박사에 따르면 대다수 여성의 가슴은 용적이 약간씩 다르다. 또 여성의 약 15%는 양쪽 가슴의 크기가 눈에 띌 정도로 차이가 난다. 따라서 여성에게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사이즈를 찾는다고 해도 편안하게 잘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브라욜라의 알고리즘은 약 5000만 개의 데이터포인트를 사용한다. 다양한 브랜드와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소유하는 여성들에게서 얻는 피드백을 말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평소 좋아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브래지어를 추천해준다. 하셰이 CEO는 지금까지 브라욜라를 통해 브래지어를 구입한 여성이 200만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브라욜라에서 브래지어를 구입하려는 여성은 자신이 즐겨 착용하는 브랜드와 사이즈를 입력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브라욜라는 100개가 넘는 브랜드와 직접 제휴를 체결해 100만 개 이상 재고 관리 코드를 사용한다. 이런 통합을 통해 브라욜라는 재고 관리에서 큰 장점을 얻게 됐다. 또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브래지어를 구입할 수 있게 해준다.
브라욜라는 2016년 이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연말까지 1000만 달러 수익을 올렸고 올해는 27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히도 여성이 가슴을 더 편안하게 돌볼 수 있도록 돕는 첨단기술 솔루션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가가 하셰이만이 아니다.
트러스트 란제리의 창업자 소피 버먼 CEO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메이커 봇 3D 프린터를 사용해 더 큰 가슴을 위한 브래지어 형태를 개발했다. 그녀는 불편한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고 큰 가슴을 지탱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스타일리시한 브래지어를 만들기 위해 킥스타터를 통해 약 7만9000달러를 모금했다. 버먼 CEO는 그 첨단 소재를 두고 “금속이 아니라 유연한 플라스틱”이라고 설명했다. “가슴을 찌르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현재 우리 디자인의 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우린 여성만으로 구성된 스타트업 팀이다.”
란제리 전문 블로거 코라 해링턴은 트러스트 란제리의 브래지어가 시중에 나와 있는 기성 제품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링턴은 란제리 회사가 큰 차이 없는 상품과 제품 디자인을 설명하는 데 기술업계의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 그녀는 떠들썩한 광고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스마트 소재와 모바일 앱이 란제리 산업을 재편할 것이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 패션 스타트업 서드러브는 3D 체형 스캐너에 기반한 사이즈 측정 앱을 제공한다. 셀카 사진을 사용해 맞춤형 치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서드러브는 지금까지 136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주류 패션 산업의 경우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베카 맥차렌-트랜이 란제리를 건축 같은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전파하는 가장 잘 알려진 이름이다. 그녀는 첨단기술 소재를 좋아하며 비욘세와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저명인사가 고객이다.
해링턴은 “가슴을 잘 감싸안거나 민감한 피부 같은 특별한 가슴에 잘 맞는 3D 프린팅된 언더와이어를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3D 프린팅은 우리가 브래지어를 생각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인공 팔다리와 신체 부위를 만들기 위해 3D 프린팅으로 실험하고 있다. 언젠가 3D 프린팅은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맞춤 란제리를 제작해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처럼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주류 소비자가 그런 기술을 받아들이려면 앞으로 수년이 걸릴 듯하다. 해링턴은 “주류 란제리 산업은 변화가 아주 느리다”고 지적했다. “신기술이 특정 산업을 뚫고 들어가 견인력을 갖기는 상당히 어렵다. 브래지어의 경우 사람들은 첨단기술 제품에 적합한 가격을 선뜻 지불하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호주머니 사정을 의식하는 소비자도 첨단기술 보석이나 편안한 하이힐에는 100달러를 기꺼이 지불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여성은 브래지어에 50달러 이상 쓰려하지 않는다(운동 측정 장치가 내장된 옴브라 스포츠 브래지어는 최저가가 169달러나 한다). 왜 그럴까? 부분적으론 여성에게 어떤 브래지어가 좋은지에 관해 편견 없는 교육을 받을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단지 상충되는 마케팅 전략과 판매 기법만 판칠 뿐이다. 따라서 여성은 자신의 가슴에 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브래지어에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을 정당화하려면 자신의 몸에 관해 잘 알 필요가 있다. 브래지어에 지지대가 두꺼우면 허리가 덜 아픈가? 자신의 가슴이 표준 컵보다 더 뾰족하거나 둥근가? 요즘 브래지어 기성품을 고르는 기준은 고작해야 표준화된 사이즈와 지지대 두께다. 주류 란제리 브랜드가 피부색에 맞춘 ‘누드’ 브래지어를 만드는 경우도 아직 드물다. 해링턴은 “지금도 맞춤 브래지어는 250달러에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소재 부문에서도 성장과 혁신의 여지가 많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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