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송지오 송지오옴므 대표
[STYLE] 송지오 송지오옴므 대표
패션 디자이너 송지오가 하이엔드 남성복 브랜드 송지오옴므로 국내 패션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내년 시즌 선보일 신제품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를 만나 브랜드 출시 배경과 사업 계획을 들어봤다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사업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송지오(56) 대표가 하이엔드 남성복 브랜드 송지오옴므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1999년 첫선을 보인 송지오옴므는 서울패션위크를 시작으로 2006년부터 파리패션위크, 2016년부터 런던콜렉션에 참가하고 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다. 모던하면서도 매력적인 도시 남성의 스타일을 송지오만의 예술적인 상상력과 정교한 테크닉으로 표현한다. 지난 10월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송지오옴므 본사에서 만난 송 대표는 “송지오옴므는 한마디로 남성의 멋과 품위를 완성시켜주는 옷”이라며 “클래식하면서도 독창적인 옷을 선호하는 한국 남성들을 위해 브랜드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지오옴므의 국내 출시 배경이 궁금하다.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크리에이티브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볼륨을 키워야 한다. 생명력을 갖춘 건강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사이즈가 필요하다.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어야만 퀄리티를 꾸준히 담보할 수 있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재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지오옴므도 그런 볼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내 남성복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게 됐다. 사실 송지오옴므는 1999년 론칭 당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영광을 뒤로 하고 과감하게 해외 진출을 감행했다. 신인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10년간 파리패션위크나 런던콜렉션 같은 해외 무대에 주력해왔다. 아방가르드하고 디자인성이 강한 패션쇼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내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한마디로 브랜드를 새롭게 리뉴얼해서 선보이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지난달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었다. 반응이 어땠나?
송지오만의 색깔이 확실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디자이너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극찬이 아닐까 싶다. 바이어들의 반응도 좋았다. 최근 정형화되고 획일화된 패션 시장에서 콘셉트가 확실한 브랜드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 우리만의 유니크함을 최대한 부각시키려 했던 의도가 잘 먹힌 것 같아 만족스럽다.
송지오옴므만의 유니크함은 뭔가?
패션 하우스로서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옷만 디자인하지 않는다. 매 시즌 떠오르는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콘셉트를 잡는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 디자이너들이 옷을 만든다. 이런 프로세스를 갖고 있는 브랜드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단순한 패션 하우스보다 아트 하우스를 지향한다. 우리의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론칭 행사도 갤러리에서 진행했다. 지금까지 작업했던 그림과 옷을 결합해서 행사장에 전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크리에이티브를 지향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리서치를 통해 트렌드를 연구하고 시장에서 필요한 스타일을 만들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만의 그림과 패턴, 실루엣들을 창의적으로 만들고 있다. 최근 패션 브랜드와 아티스트들 간의 콜라보가 유행인데 우리는 시작부터 그렇게 하고 있는 셈이다. 송지오가 그린 그림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경쟁력이다.
향후 브랜드 운영 계획을 밝혀 달라.
현재 우리는 3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하이엔드 고객들을 겨냥한 송지오옴므, 합리적인 가격대의 지오송지오, 여성복이 90%를 차지하고 있는 지오송지오 홈쇼핑 라인이 그것이다.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덕분에 지난 20년간 우리 브랜드를 지탱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브랜드를 좀 더 알리고 볼륨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최근 패션업계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브랜드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패션 대기업들이 가능성 있는 토종 브랜드에 투자하고 창의성을 키우기보다 돈 되는 해외 브랜드에만 연연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우리만의 브랜드를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꾸준한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패션 기업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강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브랜드를 추가로 만들 계획은 없는지.
당분간 송지오옴므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마음만 먹으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숙녀복, 아동복, 스포츠복 등으로 얼마든지 브랜드를 늘릴 수 있다. 매출을 늘리는 것도 시간문제다. 하지만 그렇게 몸집만 불리는 것은 우리의 신념과 맞지 않는다. 멀리 미래를 보고 정해놓은 스케줄과 정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1993년 패션 무대에 데뷔한 송 대표는 국내 남성복 분야 1세대 디자이너로 꼽힌다. 고교 시절부터 패션 비즈니스와 팝송에 관심이 많았던 송 대표는 어느 날 문득 빌보드차트에 오른 히트곡들처럼 모두가 좋아하는 옷을 만들어서 팔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남자가 패션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대학교 의상학과는 여자들만 다니는 곳으로 치부되는 분위기였다. 송 대표는 유학을 결심했고 파리 에스모드를 나온 사촌누나의 영향으로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송 대표는 “비즈니스로서 패션을 시작했지만 파리라는 도시가 디자이너로서의 감성을 키워준 것 같다”며 “패션과 미술 공부에 전념하면서 결국 디자이너 브랜드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남성복은 언제부터 했나?
1987년 파리 에스모드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남자 셔츠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러다 좀 더 창의적인 일에 도전하고자 한국으로 돌아와 여성복으로 진로를 바꿨다. 1996년 말 IMF가 터지면서 여성복을 접고 1999년 남성복으로 전환했다. 사실 여성복을 할 때도 남성복에 대한 갈망이 어느 정도는 있었다. 여성복 쇼에서 남자옷들을 꾸준히 선보인 것도 그런 이유였다.
예술적인 영감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30~40대 때는 영화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읽고, 음악도 많이 들었다. 또 여행도 많이 다니고, 미술관에도 자주 들렀다. 최근에는 아주 보편적인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캐주얼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하루에 수백 개의 TV 채널을 돌린다. 스스로 만족하고 대중에게도 새로운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수다.
내년 선보일 의상들의 콘셉트가 궁금하다.
우리의 스타일은 1900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00년부터 1930년까지는 1800년대의 모더니즘이 현대화된 포스트 모더니즘 시기다. 그때 남성복은 지금의 스타일과 흡사한 것이 많다. 서부 시대의 웨스턴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내년에는 로맨틱하면서도 복고적인 분위기를 기본으로 강렬한 컬러를 많이 사용할 예정이다. 또 크리에이티브한 소재들도 많이 쓸 계획이다. 기능성에 치중한 첨단 신소재가 아닌 클래식한 울이나 코튼을 새로운 기법으로 가공하고 염색한 소재들을 사용해 단조로운 남성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생각이다.
향후 패션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업계 사람들 대부분 패션 시장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현재 패션 사업은 너무나도 호황이다. 모든 패션 기업들이 H&M이나 자라, 유니클로 같은 성공을 꿈꾸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콘셉트를 잘 잡고 타깃팅을 잘 한다면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자신들의 역할이나 발전 가능성을 제대로 알고 접근해야만 오래도록 기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추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의 패션 기업들은 전문성이 부족하다. 고어텍스를 개발해 세계 패션 시장을 점령한 고어(GORE) 같은 글로벌 기업처럼 우리도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패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송지오옴므의 전략은 무엇인가?
패션 비즈니스에서 브랜드를 확장하고 볼륨을 키우는 데만 치중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았다. 과거의 사례를 살펴봐도 짧은 기간 반짝하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브랜드가 수없이 많다. 명확한 타깃팅을 통해 성공 확률을 높여야만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다. 송지오옴므는 오랜 세월 남성복에만 집중해왔다. 그러다 보니 남성복을 만드는 일이 가장 쉬운 일이고 자신 있는 일이 됐다. 그 결과 송지오의 남성 재킷은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런 게 바로 전문성이라고 확신한다.
송지오에게 패션은 어떤 의미인가?
천직이다. 패션 외에는 지금까지 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패션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는 것도 별로 없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지금보다 훨씬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언제나 집중하게 된다. 그것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자양분이 된 것 같다. 송지오옴므는 패션 비즈니스로 성공하겠다던 열일곱 소년의 꿈이 실현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여 년간 쌓아온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경험과 노하우, 창의성이 녹아 있는 세계적 패션 기업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지오옴므의 국내 출시 배경이 궁금하다.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크리에이티브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볼륨을 키워야 한다. 생명력을 갖춘 건강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사이즈가 필요하다.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어야만 퀄리티를 꾸준히 담보할 수 있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재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지오옴므도 그런 볼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내 남성복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게 됐다. 사실 송지오옴므는 1999년 론칭 당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영광을 뒤로 하고 과감하게 해외 진출을 감행했다. 신인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10년간 파리패션위크나 런던콜렉션 같은 해외 무대에 주력해왔다. 아방가르드하고 디자인성이 강한 패션쇼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내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한마디로 브랜드를 새롭게 리뉴얼해서 선보이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지난달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었다. 반응이 어땠나?
송지오만의 색깔이 확실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디자이너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극찬이 아닐까 싶다. 바이어들의 반응도 좋았다. 최근 정형화되고 획일화된 패션 시장에서 콘셉트가 확실한 브랜드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 우리만의 유니크함을 최대한 부각시키려 했던 의도가 잘 먹힌 것 같아 만족스럽다.
송지오옴므만의 유니크함은 뭔가?
패션 하우스로서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옷만 디자인하지 않는다. 매 시즌 떠오르는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콘셉트를 잡는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 디자이너들이 옷을 만든다. 이런 프로세스를 갖고 있는 브랜드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단순한 패션 하우스보다 아트 하우스를 지향한다. 우리의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론칭 행사도 갤러리에서 진행했다. 지금까지 작업했던 그림과 옷을 결합해서 행사장에 전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크리에이티브를 지향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리서치를 통해 트렌드를 연구하고 시장에서 필요한 스타일을 만들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만의 그림과 패턴, 실루엣들을 창의적으로 만들고 있다. 최근 패션 브랜드와 아티스트들 간의 콜라보가 유행인데 우리는 시작부터 그렇게 하고 있는 셈이다. 송지오가 그린 그림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경쟁력이다.
향후 브랜드 운영 계획을 밝혀 달라.
현재 우리는 3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하이엔드 고객들을 겨냥한 송지오옴므, 합리적인 가격대의 지오송지오, 여성복이 90%를 차지하고 있는 지오송지오 홈쇼핑 라인이 그것이다.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덕분에 지난 20년간 우리 브랜드를 지탱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브랜드를 좀 더 알리고 볼륨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최근 패션업계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브랜드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패션 대기업들이 가능성 있는 토종 브랜드에 투자하고 창의성을 키우기보다 돈 되는 해외 브랜드에만 연연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우리만의 브랜드를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꾸준한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패션 기업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강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브랜드를 추가로 만들 계획은 없는지.
당분간 송지오옴므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마음만 먹으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숙녀복, 아동복, 스포츠복 등으로 얼마든지 브랜드를 늘릴 수 있다. 매출을 늘리는 것도 시간문제다. 하지만 그렇게 몸집만 불리는 것은 우리의 신념과 맞지 않는다. 멀리 미래를 보고 정해놓은 스케줄과 정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아트 하우스 지향하는 창의적인 브랜드
남성복은 언제부터 했나?
1987년 파리 에스모드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남자 셔츠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러다 좀 더 창의적인 일에 도전하고자 한국으로 돌아와 여성복으로 진로를 바꿨다. 1996년 말 IMF가 터지면서 여성복을 접고 1999년 남성복으로 전환했다. 사실 여성복을 할 때도 남성복에 대한 갈망이 어느 정도는 있었다. 여성복 쇼에서 남자옷들을 꾸준히 선보인 것도 그런 이유였다.
예술적인 영감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30~40대 때는 영화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읽고, 음악도 많이 들었다. 또 여행도 많이 다니고, 미술관에도 자주 들렀다. 최근에는 아주 보편적인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캐주얼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하루에 수백 개의 TV 채널을 돌린다. 스스로 만족하고 대중에게도 새로운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수다.
내년 선보일 의상들의 콘셉트가 궁금하다.
우리의 스타일은 1900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00년부터 1930년까지는 1800년대의 모더니즘이 현대화된 포스트 모더니즘 시기다. 그때 남성복은 지금의 스타일과 흡사한 것이 많다. 서부 시대의 웨스턴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내년에는 로맨틱하면서도 복고적인 분위기를 기본으로 강렬한 컬러를 많이 사용할 예정이다. 또 크리에이티브한 소재들도 많이 쓸 계획이다. 기능성에 치중한 첨단 신소재가 아닌 클래식한 울이나 코튼을 새로운 기법으로 가공하고 염색한 소재들을 사용해 단조로운 남성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생각이다.
향후 패션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업계 사람들 대부분 패션 시장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현재 패션 사업은 너무나도 호황이다. 모든 패션 기업들이 H&M이나 자라, 유니클로 같은 성공을 꿈꾸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콘셉트를 잘 잡고 타깃팅을 잘 한다면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자신들의 역할이나 발전 가능성을 제대로 알고 접근해야만 오래도록 기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추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의 패션 기업들은 전문성이 부족하다. 고어텍스를 개발해 세계 패션 시장을 점령한 고어(GORE) 같은 글로벌 기업처럼 우리도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패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송지오옴므의 전략은 무엇인가?
패션 비즈니스에서 브랜드를 확장하고 볼륨을 키우는 데만 치중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았다. 과거의 사례를 살펴봐도 짧은 기간 반짝하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브랜드가 수없이 많다. 명확한 타깃팅을 통해 성공 확률을 높여야만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다. 송지오옴므는 오랜 세월 남성복에만 집중해왔다. 그러다 보니 남성복을 만드는 일이 가장 쉬운 일이고 자신 있는 일이 됐다. 그 결과 송지오의 남성 재킷은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런 게 바로 전문성이라고 확신한다.
송지오에게 패션은 어떤 의미인가?
천직이다. 패션 외에는 지금까지 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패션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는 것도 별로 없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지금보다 훨씬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언제나 집중하게 된다. 그것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자양분이 된 것 같다. 송지오옴므는 패션 비즈니스로 성공하겠다던 열일곱 소년의 꿈이 실현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여 년간 쌓아온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경험과 노하우, 창의성이 녹아 있는 세계적 패션 기업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오피스텔 마지막 규제, 바닥 난방도 허용…생숙→오피스텔 전환 지원
2농심 오너家 신상열, 상무→전무 승진...3세 경영 속도
3MBK, 10년 내 고려아연 팔까…경영협력계약 ‘기한’ 명시 없어
4GS리테일 4세 허서홍 시대 열린다...오너가 세대 교체
58억 아파트, 6700억으로 '껑충'…손해만 봤다, 왜?
6이재현 CJ 회장 “마지막 기회 절실함” 당부…인사 이틀만에 소집
710조 대어 놓친 韓조선, ‘원팀’ 물꼬 튼 한화오션·현대重
8한동훈 "가상자산은 청년들의 희망, 힘겨루기 할 때 아냐"
9오데마 피게, 서울 첫 플래그십 스토어 그랜드 오프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