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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와인 테이스팅 여행 나파와 소노마

캘리포니아 와인 테이스팅 여행 나파와 소노마

캘리포니아 최고 와인을 맛보기 위해 샌프라시스코 남쪽을 향해 여러 도시를 거쳐 가는 로드트립에 나섰다. 포시즌스가 소개한 최고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그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일일 투어를 했다. 포시즌스 호텔을 통해 예약을 하면 일반인에 공개되지 않는 회원 전용 와이너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다.‘캘리포니아 와인’ 하면 바로 떠오르는 지역이 나파다. 그러나 최고급 피노누아 와인처럼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또한 매우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나파밸리 와인제조협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4700개 와이너리 중 나파의 비중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탐사할 지역이 아주 다양하다는 뜻이다.

나파는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지 중 하나지만, 전체 면적은 가로 5마일, 세로 30마일밖에 되지 않아 규모는 세계에서 가장 작다. 그래도 나파 지역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블렌딩, 샤도네이로 이름을 날리는 뛰어난 저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다른 품종 와인도 유명해지는 추세다)

소노마 근방은 관광객으로 덜 붐벼서 여유로웠다. 무엇보다 피노누아부터 샤도네이, 진판델, 스파클링 등 소노마의 서늘한 기후에 딱 맞는 와인이 우리를 흡족하게 했다.
 숙소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해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서 별 5개를 준 포시즌스 샌프란시스코 호텔로 향했다. 나파가 샌프란시스코 북쪽에서 불과 60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 오브 마켓에 있는 포시즌스 호텔은 샌프란시스코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는 중심지에 있다. 바닥에서 천장으로 이어지는 전면 창문 앞에는 긴 의자가 놓여 있었고, 하얀 대리석 욕실에는 편하게 전신목욕을 할 수 있는 욕조가 있었다. 와이너리를 오가는 긴 하루를 마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와이너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로어 와인(Roar Wines)이나 오로 엔 파즈(Oro En Paz) 등 새롭게 부상 중인 와인너리가 꽤 있지만, 전통적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일정이 꽉 찼다. 포시즌스는 빈(Bin) 415의 마이클 라가우를 프라이빗 투어 가이드로 소개시켜줬다. 친절하고 박학다식한 그는 피노 그리지오와피노누아를 구분 못하는 와인 초보에게도 와인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소믈리에 인증 자격 2급과 함께 포시즌스와 휴버트 켈러의 플레르 드 리스(현재 영업 중단)에서 일하는 등 훌륭한 경력도 갖추고 있다.

라가우는 BMW SUV를 타고 호텔로 우리를 데리러 왔다. 뒷좌석에는 오늘 일정을 담은 아이패드가 놓여져 있었다. 우리는 소노마의 대표적 와인을 고루 만날 수 있는 도넘 에스테이트(The Donum Estate)로 향했다. 호텔에서 44마일 떨어진 곳이었다.

카네로스와 앤더슨 밸리, 러시안 리버 밸리에 있는 자체 소유 포도밭의 포도로만 만든 피노 계열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다. 스파이시하면서 구조감 있는 2013년 빈티지 카네로스 에스테이트 피노누아(Carneros Estate Pinot Noir)도 독보적이었지만, 뜻밖의 놀라움을 안겨 준 건 샤도네이였다. 일반적인 캘리포니아 샤도네이처럼 버터와 크림 맛이 나지 않고, 사과와 레몬 향이 섞인 밝고 생기 있는 맛이었다.

포시즌스 소개인 데다가 지역 와인업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라가우와 함께 다니다 보니 100% 예약제인 도넘도 들어가볼 수 있었다. 도넘은 피노 와인 말고도 다른 매력이 많아 인기가 아주 좋은 곳이다.

또 다른 인기 비결은 바로 조각 공원이다. 187에이커 면적의 도넘 포도밭에는 세계 최고 조각작품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중국의 유명 현대미술가 아이 웨이웨이의 ‘12간지 동물상(Circle of Animals)’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12간지 동물의 머리를 막대기에 꽂은 모양이다. 순회 전시를 하다가 도넘 포도밭의 영구 설치작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콜롬비아 예술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옴브레 까미난떼(Hombre Caminante)’가 있다. 거대한 몸집의 남자가 다른 남자의 등을 밟고 선 조각상이다.

도넘을 나온 우리는 하우웰 마운틴 산자락에 위치한 가족 와이너리 비아더(Viader)로 향했다. 시골 느낌의 소박한 테이스팅룸에서 우리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으로 만든 2013년 빈티지 리퀴드 캐시미어(Liquid Cashmere)를 마셨다. 눈 앞에는 포도밭과 호수, 나파밸리 산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장관을 이루었다.

테이스팅을 하는 동안 와인메이커이자 와이너리 운영 책임을 맡은 앨런 비아더가 자리를 함께했다. 그는 나파로 온 어머니 델리아가 계곡 밑 평지에서만 포도를 재배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절벽 경사면 쪽에 처음으로 포도를 심은 선구자였다고 설명하며 포도원에서 자란 어린 시절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실크같이 부드럽고 아로마가 짙은 2014년 데어(Dare)를 마셨다. 비아더의 이름을 알린 카베르네 프랑 와인이다. 와인과 함께 레드와인에 재운 살루미 샤퀴테리와 더블크림 브리 등을 곁들여 먹었다.

다음으로 우리는 철문이 놓여진 판테스카 에스테이트 & 와이너리(Fantesca Estate & Winery)로 향했다. 판테스카는 ‘컬트와인의 퍼스트 레이디’라 불리는 하이디 바렛의 와인(2006년 스트리밍 이글을 떠난 후 만든 첫 프로젝트)을 생산한다. 아늑하면서도 우아하게 꾸며진 테이스팅룸은 바렛의 컬트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인기가 아주 좋다. 회원의 추천이나 초대를 통해서만 예약을 잡을 수 있는 곳이다.

베스트바이 제국을 키워낸 수잔과 듀안 호프 부부(베스트바이 설립자 리처드 슐츠의 딸과 사위)가 관리하는 와이너리는 야생 과일과 포도를 블렌딩한 풍부한 향의 보르도 와인, 바렛이 주조한 유일한 샤도네이 와인 판테스카 샤도네이 2014년 빈티지 등 훌륭한 와인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우리는 수제 와인잔에 상큼하면서도 건조하게 사각거리는 샤도네이 와인을 따라 마셨다.

나파-소노마 투어의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 라가우는 우리를 도멘 카네로스(Domaine Carneros)로 데려갔다. 다양한 떼땅져 스파클링 와인을 맛보기 위해서다. 우리는 르 헤브 블랑 드블랑(Le Rêve Blanc de Blancs) 2008년 빈티지를 마셨다. 도메인 에스테이트에서 재배한 샤도네이로 만든 와인이다. 널따란 테라스로 나가자 나파의 포도밭이 모여 있는 언덕이 눈앞에 펼쳐졌다. 꿈 같은 와인투어를 끝마치기에 적격인 장소였다.

하루 일정은 끝났지만, 라가우는 우리가 나파의 진면목을 더욱 즐기길 바랬다. 새롭고 실험적인 와인을 향한 우리의 열망을 알아차린 그는 와인 전문 가이드의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구한 와인 1병을 헤어질 때 선물했다. 나파 매티아슨 레포스코(Napa Matthiasson Refosco) 2013년 빈티지 와인이었다. 이탈리아 프리울리베네치아 지역이 원산지인 레포스코 달 펜던쿨로 로소(refosco dal pendunculo rosso) 포도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매티아슨 가족 와이너리는 이 포도종을 재배하는 극소수의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중 하나다.
 레스토랑
샌프란시스코 호텔로 돌아온 저녁, 우리는 호텔 MKT 레스토랑 및 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영감을 받은 식사와 신선한 해산물을 제공하는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공간이었다. 셰프의 테이스팅 메뉴에는 포멜로 비네그레트와 애플버터 한 덩이를 얹어 과일 향을 더하고 셀러리 뿌리로 쌉쌀한 맛을 살린 고래고기 크루도(crudo)가 있었다.

로스팅한 당근 샐러드는 너무 아름답게 플레이팅 되어 있어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그래도 로즈마리를 살살 뿌린 부드러운 염소 치즈와 바삭바삭한 퀴노아 아몬드 그래놀라가 들어간 샐러드를 거부하는 건 불가능했다. 직화로 구운 문어는 먹음직스럽게 보일 정도로 가장자리가 살짝 타 있었고, 가리비 요리는 버번 위스키를 걸쭉하게 졸인 소스와 도토리 호박 퓨레, 갈비살 라비올리와 함께 접시에 담겨 나왔다.

곧 요리와 페어링한 와인이 함께 나왔다. 우리는 소노마의 러시안 리버 밸리에 위치한 부티크 와이너리 듀몰(DuMol)의 2013년 피노누아를 선택했다. 이 레스토랑 아니면 특별 주문을 통해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와인이다. 산타크루즈 와이너리 비리치노(Birichino)의 2015년 뱅 그히(vin gris)에서는 멜론과 타르트 체리, 시트러스 껍질의 향이 나서 문어의 풍미를 높여줬다.

호텔에서 10분 걸어가면 또 다른 훌륭한 와인 레스토랑이 나온다. 유니언 스퀘어에서 큰 성공을 거둔 패럴론(Farallon)이다. 레스토랑은 올해 20주년을 맞아 서부 지역 50여 개 와이너리에서 선보이는 연례 피노누아 와인 축제 피노페스트를 개최한다.

레스토랑은 해산물 레스토랑임을 확실히 알리는 독특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천장에는 해파리 모양의 조명이 달려 있고, 바에는 문어 모양의 높은 의자가 놓여져 있으며, 벽에는 해산물을 그린 벽화가 걸려 있다. 환상적인 분위기지만, 가볍지 않고 고급스럽다. 유려하게 곡선을 이룬 플러시 소파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테이블 위에는 흰 천이 덮여 있다. 높다란 아치형돔 천장은 1925년 엘크스 클럽 수영장 당시의 건축 뼈대를 그대로 남겨둔 것이다.

우리는 은두자 소시지로 감칠맛을 만들어낸 뇨끼와 굴 요리로 시작했다. 매콤한 향의 고기와 따뜻한 굴 요리에는 떼땅져 샴페인을 곁들여 풍미를 상큼하게 완성했다. 우유에 데쳐서 육즙이 풍부한 고래고기와 육수로 끓인 렌틸, 페르시아드 소스, 주걱철갑상어 캐비어 요리에는 리트 슈타인젯츠 캄프탈의 리저브 그뤼너 벨트리너(Ried Steinsetz Kamptal Reserve Grüner Veltliner) 2014년 빈티지를 페어링했다.

무겁지 않은 바닐라빈 치즈케이크에 애플데이트 쳐트니, 설탕에 졸인 피칸을 곁들인 디저트에는 살구향이 나는 달콤한 헝가리 와인 로얄 토카이 5 푸노니우스 아스주(Royal Tokaji 5 Puttonyos Aszú) 2008년 빈티지가 나왔다. 예상치 못한 조합이었다. 하루 종일 와인을 맛보고 다녔는데도 입맛을 다시 부드럽게 자극하는 향긋한 맛이었다.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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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NNIFER KESTER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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